The Korean Society Fishries And Sciences Educa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Fisheries and Marine Sciences Education - Vol. 30, No. 4, pp.1391-1410
ISSN: 1229-8999 (Print) 2288-2049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Aug 2018
Received 08 Jun 2018 Revised 25 Jun 2018 Accepted 13 Aug 2018
DOI: https://doi.org/10.13000/JFMSE.2018.08.30.4.1391

화장품 방문판매직 취업여성결혼이민자들의 일터에서의 무형식학습 이해

박신영
동아대학교
Understanding Informal Learning in the Workplace of Working Female Marriage Immigrants of Door-to-Door Cosmetics Sales
Sin-Young PARK
Donga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Tel: 051-200-6296, E-mail: withme999@hanmail.net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how female marriage immigrants have developed their career by experiencing informal learning from three resources; employee training, colleagues, and customers. The study conducted in-depth interviews with 15 female marriage immigrants, and the results are as follow. First, the motive of working female marriage immigrants for getting a job in the field of door-to-door cosmetics sales includes “economic difficultyties” and “becoming a recognized career woman”. Second, there are four paths to learning in the workplace of female marriage immigrants: “learning from education every day in-house training”, “learning from close coworkers who is having a good the results of business”, “learning from customers”, and “self-directed learning”. The female marriage immigrants learned the following through in-house training: “ingredients and functions of cosmetics,” “how to maintain a neat appearance and provide a kind service for customers,” “how to converse with customers,” and “how to put on make-up”. They learned through learning from close coworkers who is having a good the results of business: “how to develop a regular customer base,” and “promoting products by directly visiting customers”. Through the interaction with customers, they learned “how to acquire life information during small talks” and “how to help each other with difficulties and challenges.” Additionally, they learned “how to acquire their own know-hows” through self-directed learning. Third, the participants of the study were gradually changing while working. The manifestation of their change was grouped into the following categories: by “changes in oneself” and “changes in the surrounding environment.” As for the changes in oneself, there are four types of changes: “grooming and loving themselves”, “having economic power and confidence”, “having become diligent, meticulous, and patient”, and “having a new dream”. As for the changes in the surrounding environment, there are two changes as follows: “husband is becoming supportive” and “family members are proud of me”. Fourth, the result of the study showed that working as a door-to-door cosmetics sales counselor for female marriage immigrants signifies the transformation from a mere immigrant into a great, confident career woman.

Keywords:

Door-to-door cosmetics sales, Working female marriage immigrants, Workplace, Informal learning

Ⅰ. 서론

인간은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기원전 5세기경 종교의식을 위해 사용되었던 화장은 점차 여성의 외적 아름다움을 위한 전유물이 되었다. 한편 한국사회에 외모지상주의가 만연되어 있어서 화장하는 남성도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한류의 영향으로 중국을 비롯한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한국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서 화장품 시장규모가 점차 확장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본국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코리언드림을 안고 국제결혼 이주를 선택한 결혼이주여성들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코리언드림을 꿈꾸었던 여성결혼이민자들의 가정 대부분이 언어문제, 경제적 문제, 자녀양육문제(Chung Ki-seon, 2008), 가정폭력, 가부장적 성차별 속에서 여성·외국인·노동자로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Kim Young-Lan, 2006). 더욱이 한국의 편향된 다문화정책은 여성결혼이민자들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가족형성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고 이들에게 이등시민의 의존적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더욱 주변화 시키고 있다(Lee Hwa-Seon, 2015).

여성결혼이민자들은 무엇보다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취업을 희망하지만 그녀들이 가지고 있는 낮은 인적자본과 사회적 자본은 한국어 의사소통능력을 비롯한 다양한 직업기초능력을 요구하는 직종보다는 육체적 노동을 주로 요구하는 식당종업원 또는 부품공장 단순노무자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하더라도 한국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 일터는 가정의 수입원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한국인 또는 외국인 동료들로부터 업무와 관련한 역량과 한국사회 적응에 필요한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는 학습의 장이 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생존을 위한 평생학습을 요구하고 있다. 직장인들은 직무수행을 위한 역량개발과 스스로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평생학습을 요구받는 상황에서 업무와 관련된 학습과 일을 통한 학습을 강조하는 일터 기반의 무형식학습(informal learning)이 중시되고 있다(Yi Sung-Yup, 2008). 종사하는 직종에 대한 능력과 경험이 부족한 신입사원일수록 일터 기반의 사내교육과 연수, 상사 또는 동료로부터의 관찰과 모방, 시행착오 등을 통한 무형식학습을 실천하면서 역량을 함양함으로써 보다 우수한 역량을 가진 직장인으로 성장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일터는 일과 학습이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상호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자아정체성을 형성해 나가도록 도와주는 공간이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화장품 산업발전과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취업욕구가 서로 맞물리면서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종사하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결혼한 여성들에게 화장품 방문판매 영업직은 나이 제한이 적고 자유로운 근무시간 때문에 가사와 일의 병행이 수월이고, 본인의 노력과 영업실적에 따라 월수입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경력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성격, 계층 그리고 배경을 가진 고객을 상대로 영업해야 하는 화장품 방문판매직은 본인의 적성과 흥미에 맞지 않으면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는 힘든 직업이기도 하다.

한국이 다문화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활동참여를 희망하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증가하고 있고 이들의 취업과 관련한 학습경험을 다룬 연구들도 증가하고 있다. 먼저, 미취업한 여성결혼이민자 대상으로는 다문화강사 양성과정(Chun Kyung-Mi et al., 2014), 이중언어강사 양성과정(Kim Do-Hun, 2016), 영어강사 연수(Park Chan-Kyu, 2016), 취업준비 경험(Kong Su-Youn·Yang Sung-Eun, 2014) 등의 선행연구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취업한 여성결혼이민자 대상으로는 직업기초능력 연구(Park Sin-Young & Yi Byung-Jun, 2013a), 자기주도학습 연구(Park Sin-Young & Yi Byung-Jun, 2013b), 학습경험 연구(Park Sin-Young, 2014; Park Sin-Young & Yi Byung-Jun, 2014; Park Sin-Young, 2017), 취업경험 연구(Algirmaa et al., 2015; Jeon Eun-Hee, 2014; Kim Mi-Ja & Jun Ju-Sung, 2015; Lee Hyeon-Ju, 2016; Li Hai-Ying, 2014; Park Mi-Eun et al., 2012), 자조그룹 연구(Park Sin-Young, 2016), 일터학습 연구(Lee Zi-Ah, 2016; Seok Young-Mi & Yi Byung-Jun, 2016b), 생애사 연구(Seok Young-Mi & Yi Byung-Jun, 2016a) 등 다양한 영역의 연구가 진행된 상황이다.

이상의 선행연구 대부분은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취업과 관련한 경험을 질적 연구에 기반하고 있으며, 미취업 여성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양성과정에, 취업 여성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취업경험에 집중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취업한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일터를 중심으로 업무와 관련한 일들을 무형식학습에 기반하여 학습하는 것에 초점을 둔 연구는 음식점을 창업한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창업단계에서 창업이후 가게를 운영하면서 어떠한 무형식학습이 일어났는지를 탐색한 Park Sin-Young(2017)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본 연구는 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 일터 기반의 무형식학습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화장품 방문판매 영업직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결혼이민자 15명을 대상으로 일터를 중심으로 사원교육, 동료, 고객의 3가지 영역에서 어떠한 무형식학습을 경험하면서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로서의 전문성과 역량을 신장시키면서 직업인으로 성장발전하고 있는지를 이들의 진솔한 내면의 목소리를 통해 탐색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연구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종사하게 된 동기는 어떠하였는가? 둘째,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화장품 방문판매직 신입부터 현재 경력에 이르기까지 사원교육으로부터, 동료로부터, 고객으로부터의 무형식학습은 어떠하였는가? 셋째,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종사하면서 삶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가? 이다.

도출된 연구결과는 취업 또는 화장품 방문판매직을 희망하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자신감과 용기를 갖고 취업활동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며,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일과 학습 그리고 삶을 이해하는데 기초자료를 제공해 줄 것이다.


Ⅱ. 이론적 배경

1. 일터에서의 무형식학습

치열한 경쟁사회인 한국에서 직장인으로서 도태되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평생학습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오늘날의 일터는 일과 학습이 분리되는 공간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일과 학습이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존하는 공간이 되었다. 더욱이 창의융합적 인재를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하는 직장인에게 일은 생존을 위한 배움의 장이고, 일터는 학습자가 일 주체로 성장하는 중요한 활동의 장인 동시에 개인의 학습이 사회적으로 형성되고 서로 교류하는 장이므로 ‘일’과 ‘일터’는 학습의 맥락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활동이자 공간으로 볼 수 있다(Jin Sung-Mi, 2015). 특히 일터에서 업무와 관련된 지식을 직접적으로 배우기 위해 많이 사용되고 있는 무형식학습은 환경 또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게 되고 이 속에서 자신의 활동을 성찰하면서 지식을 구조화해 나가기 때문에 사회 상호의존적 특성과 해석·의미부여의 특성을 가진다(Kim Eun-Hee, 2016).

일터에서의 무형식학습은 경험·관찰을 통한 모방·대화·함께 일하기·OJT·학습Cop·자기주도학습·성찰 등을 통해 일어나게 된다(Lee Yoon-Ha & Lee Ki-Sung, 2010; Yi Sung-Yup, 2008). 일터 무형식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차원의 학습자 특성요인으로는 역량수준, 경쟁심, 자기효능감, 직무만족, 자기주도성, 개인적 경험, 개인목표, 학습전략, 학습동기가 제시되고 있다(Park Hae-Sun & Lee Chan, 2012). 이러한 무형식학습은 직무능력 향상(Park Yoon-hee, 2012), 학습전이와 기업성과(Kim Hyoung-Chel et al., 2016)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직무만족, 조직몰입, 이직의도와 유의미한 정적 관계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Kwak Sang-Hyun, 2012).

본 연구는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일터에 기반을 둔 무형식학습을 탐색하기 위함인데, Jung kyoung-Ok(2014)은 화장품 방판대리점 대부분이 방문판매원들에게 제품교육만 실시하고 있어서 제품지식은 향상될 수 있으나 이들아 실제로 갖추어야 하는 사회적 관계능력과 정(情)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의 정서인 대인관계능력에 대한 교육은 등한시 되어 왔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그는 고성과 화장품 방문판매원은 7가지 역량, 즉 신뢰 역량, 성취 역량, 끈기 역량, 관계 역량, 지식 역량, 이미지 역량, 베풂 역량을 가지고 있고, 직업생애발달과정은 입문기-성장기-과도기-확신기-성숙기 5가지 단계로 일어나며 특히 성숙기에는 강한 열정과 새로운 목표를 정해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특성이 발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일터에서 활발한 무형식학습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자기주도성에 기반하여 본인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적 동기 또는 외적 동기가 명확하게 부여되어야만 도전정신과 일에 대한 열정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선행연구

현재 화장품 방문판매 영업직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일터에서 무형식학습을 다룬 선행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취업한 여성결혼이민자들의 학습 및 취업 경험과 관련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취업한 여성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학습경험을 다룬 선행연구를 검토하고자 한다. Park Sin-Young(2014) 연구는 근거이론에 기반하여 취업한 여성결혼이민자들의 학습경험을 탐색한 결과, 중심현상으로는 심리사회적 고립감, 일상생활에서의 갈등,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을, 인과적 조건으로는 언어적 소통의 어려움, 상호문화적 소통의 한계, 경제적 욕구를, 맥락적 조건으로는 코리언 드림, 편견과 차별이 도출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행동/상호작용 전략으로는 한국어 습득하기, 한국문화 전유하기, 직업관련 수료증/자격증 취득하기, 일터기반 학습하기, 학위취득교육과정 참여하기를, 중재조건으로는 모성애, 자녀양육 부담, 가족 지지, 자조그룹 지지, 이웃/지역사회 지지, 제도적 지원이 도출되었으며, 학습경험 실천결과로는 의사소통능력 향상, 긍정적인 자아인식, 사회적 관계망 확장, 자립능력 제고, 배움에 대한 열망 증가가 도출되었고, 핵심범주로는 ‘학습과 일의 통합 속에서 사회문화적·경제적 자립역량을 갖춘 시민으로 성장해나가기’로 도출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Park Sin-Young & Yi Byung-Jun(2014) 연구는 취업 상태에 있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의 학습경험에 따른 취업경로를 연구한 결과, 취업 여성결혼이민자의 취업경로 유형은 크게[선학습·후취업Ⅰ,Ⅱ유형]과[선취업·후학습Ⅰ,Ⅱ,Ⅲ 유형]으로 분류되고, 세부적으로는[선학습·후취업Ⅰ유형],[선학습·후취업Ⅱ유형],[선취업·후학습Ⅰ유형],[선취업·후학습Ⅱ유형],[선취업·후학습Ⅲ유형]5가지로 나누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취업 여성결혼이민자들은 한국사회 적응과정에서 축적한 다양한 학습활동과 취업활동을 기반으로 인적자본과 사회적 자본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었는데, 다양한 학습활동과 취업활동은 선형적·단계적으로 일어나기 보다는 반복적·순환적·동시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일어나고 있고,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점차 수동적이고 수혜적 삶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삶으로 나아가면서 자립능력을 갖춘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발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둘째, 취업한 여성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취업경험을 다룬 선행연구를 검토하고자 한다. Kim Mi-Ja & Jun Ju-Sung(2015) 연구는 학교에 근무하는 이중언어강사 4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과 참여관찰을 통해 전이학습 관점에서 여성결혼이민자의 직업교육과 취업 경험을 살펴본 결과, 직업교육과정에서의 ‘적응’은 기대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 ‘성장’은 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선택에 대한 만족감과 자신감으로, ‘차이’는 상황에 따라 방법을 강구, ‘저항’은 비판적 성찰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취업경험에서의 ‘적응’은 수업에 대한 걱정, 한국 선생님들과의 거리감, ‘성장’은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 ‘차이’는 학생들의 요구와 특성을 알기 위해 노력함, ‘저항’은 사회의 편견과 제도에 맞서 재도전으로 나타났으며, 이중언어강사에게 직업교육은 한국인으로서의 새로운 출발점이고 진정한 나를 찾는 삶의 전환점으로 작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Park Mi-Eun et al.(2012) 연구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취업경험은 ‘투명한 미로에서 길 찾기’, ‘준비 안 된 기회의 땅에서 버텨내기’, ‘돌고 돌아 결국은 목표를 향하여’, ‘한국에서 뿌리내리기’로 도출되었고, 이들은 취업의 과정에서 개인적·가정적·사회적으로 많은 어려움과 한계에 부딪히지만 결국은 다른 사회구성원들처럼 일을 통해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뿌리를 내리면서 행복을 추구하고 싶은 의지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Algirmaa et al.(2015) 연구는 심층면담을 통해 몽골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진로경험을 살펴보았는데, 몽골인은 한국인과 외모가 비슷하고 동양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과 몽골인의 특성인 진취적이고 빠른 적응이 한국사회에서의 진로선택에 도움이 되었고, 다양한 다문화정책과 다문화관련 프로그램이 다문화관련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다문화 관련 직업이 장기적이거나 비전을 가질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고, 한국어 능력과 모국에서의 학습경험이 진로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주었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미래를 대처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었고, 자원봉사 등 사회활동이 진로개발에 도움이 되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Li Hai-Ying(2014) 연구는 심층면담을 통해 결혼이주여성의 본국/한국 노동경험을 살펴보았는데, 동포/비동포출신을 막론하고 대부분이 노동경력단절을 겪었고, 비동포출신의 경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정부 지원기관을 많이 이용하고 통·번역사·이중언어강사·다문화강사 등의 직업으로 유도되는 경우가 많았고, 한국어교육이 필요 없는 대부분의 중국동포출신 결혼이주여성은 지원기관을 덜 이용하고 여행사·보험설계사·자영업자·프리랜서·개인사업가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연구는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지원은 본국 노동경험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으로, 취업지원내용이 다양한 직종으로, 한국가족과 한국사회의 성평등의식을 높이는 방식으로 가야할 것을 제언하고 있다.

Lee Hyeon-Ju(2016) 연구는 근거이론에 기초하여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기업 근무경험을 살펴보았는데, 중심현상은 ‘존재의 부활’, 핵심 범주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제도적 기회와의 조우를 통해 존재의 부활을 경험하고 한국인으로서 자기의 존재를 확장시키기’로 나타났으며, 사회적 기업에서 근무하는 결혼이주여성의 근무경험은 편승형, 자기확장형, 동반성장형으로 분류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Jeon Eun-Hee(2014) 연구는 고학력 결혼이주여성들은 사회참여와 직장생활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았고, 우울증과 고립감으로부터의 탈피하고 한국어 습득과 한국사회 이해 등을 위해 취업을 원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고학력 결혼이주여성일지라도 직장생활에서 해당 전문용어나 공문서 작성 등 한국어와 관련하여 곤란을 겪고 있었고, 업무의 단조로움과 발전적 전망의 부재로 힘들어하고 있었고, 한국적 인간관계와 위계적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워하고 있었고, 동료들 사이에서 관계적·업무적으로 소외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한국사회를 이해해 가고 있었고, 직무와 관련된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 가고 있었고, 한국인들의 문화적 편견에 저항하고 있었고, 학력갱신·각종 자격증 취득·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직업적 경쟁력을 높이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취업 여성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일터학습에 대한 선행연구를 검토하고자 한다. Lee Zi-Ah(2016) 연구는 여성결혼이민자의 일터 정착 과정은 ‘용기와 도전’, ‘성장통과 성장’, ‘경력의 디딤돌’의 3단계로 나타났으며, 여성결혼이민자의 일터 학습은 여성결혼이민자들 상호간의 진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였고, 다문화가족 지원기관에 종사하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은 후배 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 지혜를 전수하는 길잡이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인적자원으로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기개발을 지속하고 있었고, 일터에서 서로를 버팀목 삼아 정착해 나가는데 유대감은 이들을 일터와 한국사회에 정착하게 하는 원동력이었고, ‘한국인의 일’과 ‘여성결혼이민자의 일’이 나뉘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다문화가족 지원기관의 일은 여성결혼이민자들의 강점을 활용한 일자리이긴 하지만 계약직이고 업무범위가 한정적이라는 제한점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Seok Young-Mi & Yi Byung-Jun(2016b) 연구는 결혼이주여성 원어민 신입강사 20명을 대상으로 일터에서의 의례적 학습과정을 살펴보았는데, 면접을 통해 상호작용이 시작되며 신입강사 양성교육은 강사로서의 새로운 몸틀을 만드는 출발점이 되었고, 모의수업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체화된 지식들을 재현할 수 있었고, 수료식은 의례적 정서를 공유하고 첫 수업은 본격적인 원어민 강사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의례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상으로 본 연구주제와 관련한 선행연구를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국제결혼을 통해 더 나은 삶을 꿈꾸었던 여성결혼이민자 상당수가 경제적 어려움, 차별과 편견, 취업의 어려움 등으로 한국에서의 삶이 녹록치 않지만 나름 화장품 방문판매 영업직을 직업으로 선택하여 직업인으로서 일터에서 사원교육, 동료, 고객 등의 상호작용 속에서 어떠한 무형식학습을 경험하면서 성장발전하고 있는지를 심층면담을 통해 이해하고자 한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참여자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종사하는 연구참여자 15명에 대한 일반적인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연구참여자의 나이는 30대가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3명, 20대가 1명으로 나타났다. 학력은 4년제 대학졸업이 7명, 2년제 대학졸업이 4명, 고졸 3명, 4년제 중퇴 1명으로 나타났다. 출신국은 중국 한족/조선족이 7명, 베트남이 6명, 몽골이 2명으로 나타났다. 한국거주 기간은 10년 미만이 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월수입은 100~150만원이 8명, 300만원 이상이 3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자녀 수는 2명이 12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2. 자료수집

본 연구의 자료수집은 생명윤리위원회(PNU IRB/2017_76_HR) 심의를 받은 이후, 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승인에 의거하여 연구대상자의 자발적인 참여와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크게 모집공고문 게시와 평소 연구자와 친분 있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소개로 이루어졌다. 자발적 연구참여의사에 따라 연구자에게 연락을 취한 연구참여자에게 연구목적, 개인정보 보호, 녹음 등에 대한 제반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전화구두상으로 자발적 연구참여에 대한 일차적인 동의를 받았다. 또한 개별 심층면담 진행에 앞서 서면으로 작성된 설명서 내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자발적 연구참여 의사에 대한 동의서에 서명을 받고나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절차를 걸쳐 부산, 창원, 김해지역에 거주하면서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1년 이상 종사하고 있고,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연구대상자를 15명 선정하여 개별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개별 심층면담은 반구조화된 질문을 중심으로 하여 인터뷰 상황에 따라 비구조화된 질문을 추가하였으며, ‘포화(saturation)상태’가 될 때까지 진행하였다. 심층면담의 질문은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현황(연령, 학력, 출신국, 한국거주 기간, 근무경력, 월수입, 자녀 수, 본국/한국에서의 취업경험 여부)을 파악한 이후에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종사하게 된 동기는 어떠하였는지, 사원교육으로부터의 무형식학습은 어떠하였는지, 동료로부터의 무형식학습은 어떠하였는지, 고객으로부터의 무형식학습은 어떠하였는지,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종사한다는 것은 본인에게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였는지, 삶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앞으로의 계획 또는 꿈이 무엇인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종사하는 여성결혼이민자들과의 인터뷰는 2017년 11월~2018년 1월 동안 3개월에 걸쳐 총 1회, 60~90분 정도 소요되었으며, 인터뷰 일시와 장소는 연구참여자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여 정하였으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들의 이야기에 ‘아’, ‘네’, ‘그랬군요’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공감적 경청을 하면서 연구참여자의 목소리, 얼굴표정, 제스처 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인터뷰 진행시 핵심 키워드는 현장노트에 기록하였다. 그리고 인터뷰 끝남과 동시에 전사작업을 진행하여 현상에 대한 맥락적 본질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3. 자료분석

인터뷰 전사자료는 Strauss, A. & J. Corbin (1998)의 반복적 비교분석을 통해 분석하였다. 반복적 비교분석은 수집된 자료를 반복적 비교를 통해 귀납적 개념 및 카테고리를 형성하며 서로 다른 개념 및 카테고리의 유사점과 차이점 그리고 그들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전사자료는 다음의 과정을 걸쳐 분석 및 해석되고, 정리되었다.

첫째, 진술된 내용들을 여러 번 읽으면서 의미 있는 진술들을 이끌어 내고, 그 진술들 각각에 고유번호와 제목을 부여하는 분류화 작업을 반복해 나갔다. 둘째, 각각의 의미 있는 진술들을 파악하여 범주화한 후, 주제에 따라 분류하였다. 셋째, 분류된 주제들의 각각의 진술들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반복순환적 과정을 통해 기술하고 분석 및 해석하였다. 넷째, 분석 및 해석된 자료를 두 명의 동료연구자에게 조언 및 피드백을 받으면서 연구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현상에 대한 본질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화장품 방문판매직 취업동기

국제결혼 이주를 통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취업하게 된 동기는 크게 ‘경제적 어려움’과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로 나타났다.

가. 경제적 어려움

여성결혼이민자들의 배우자 대부분이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편의 낮은 월수입과 경제적 도움을 주지 못하는 시댁의 여건은 여성결혼이민자들을 가정에만 머물지 않고 경제활동 참여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엄마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어린 자녀가 있고, 한국어 구사능력 수준이 낮고, 특별한 기술이 없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취업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 놓인 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 화장품 방문판매직은 가사와 일을 병행하면서 자신의 영업실적에 따라 월수입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연구참여자 13과 연구참여자 9의 사례에서 보듯이 화장품 방문판매직은 근무시간이 자유로워서 가사와 자녀양육뿐만 아니라 대학원공부도 가능하게 해 주었다. 연구참여자 13은 자발적으로 집 근처에 있는 화장품대리점에 찾아가서 일을 하겠다고 의사를 밝혔고, 연구참여자 9는 많은 동생들과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포기해야만 했던 대학진학을 꿈을 이루기 위해 처음에는 아르바이트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하였던 일이 지금은 본업이 되었고 대학전공 실무경험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인식하고 일에서 재미를 찾고 있었다. 연구참여자 13과 9의 취업동기는 가정과 일의 조화를 이루면서 각자에서 주어진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내겠다는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에서 의대 전공하다가 중퇴했어요. (...) 처음에 신랑 혼자만 돈 버니까 아껴 써요. 많이 못 버니까. 신랑 집에 아예 돈이 없어요. 시어머니 아직 월세 집에 살아요. (...) 공장은 솔직히 가기 싫어요. 철판공장에서 일했어요. 여름에 엄청 덥고 안에 40도 이상까지 올라가요. 여름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 직장 다니고 싶은데 아기 때문에 못해요. 외국에서 온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요. 아무 기술도 없어요. 어떤 회사에서 저를 받아 주겠어요. (...) 집에만 있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집에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다가 화장품이 좀 괜찮았어요. 나도 돈 벌고 싶어요. 집에서 애 보면서 돈 벌 수 있는 일이 이것 밖에 없어요. 집 근처에 로또집이 있어요. 신랑이랑 같이 로또 사러 가는데 그 건물에서 화장품대리점을 보게 됐어요. (...) 직접 가서 일 하겠다고 말하고 그때부터 시작하게 됐어요. (연구참여자 13, 중국한족)
제가 다문화센터에서 1년 정도 일하고 대학교에 입학했어요. 베트남에서는 동생들이 많고 형편이 어려워서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어요. 학비도 들고 하는데 남편이 경제적으로 좀 어려운데 돈 달라고 말하기 힘드니까 아르바이트 해야겠다고 생각 들어서 화장품 방문판매하게 되었어요. 화장품은 시간이 자유로워서 제가 대학교 다닐 수 있고, 애도 키울 수 있어서 좋았죠. 다른 식당 같은 아르바이트는 시간이 정해지니까 제가 못하고요. 처음에는 그냥 아르바이트처럼 생각하는데 제가 공부하는 전공이 경영이니까 마케팅 같은 것도 배울 수 있으니까 재미있어요. 지금은 본업이 되었어요. 열심히 해요. (연구참여자 9, 베트남)
나.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한국에 살고 있는 많은 여성결혼이민자들이 내국인들에게 차별과 편견을 받고 있고, 한국사회에서 중심부에 속하는 사회구성원이 아니라 주변부에 속하는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것을 직접 경험한 여성결혼이민자일수록 한국사회에서 인정받는 사회구성원이 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작용할 것이다. 화장품 방문판매직은 나이, 자격증, 경력 등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일에 대한 열정만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직업이라 할 수 있다. 베트남 출신의 연구참여자 1도 한국에서 처음으로 한 일이 식당 아르바이트이었으나 먼저 한국으로 결혼이주해서 부업으로 화장품 방문판매를 하고 있는 본국출신의 언니 권유로 화장품 회사에서 개최한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곳에서 멋진 드레스를 입고 당당하게 무대에 나와서 인정받는 여성들의 모습을 보면서 본인도 한국에서 당당해지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느끼게 되었다. 우연찮게 접하게 된 새로운 경험이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녀를 향후 월 800만원을 버는 고소득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로 거듭나게 하는 생애 터닝포인터가 되어 준 것이다.

식당 아르바이트 경험 있어요. 식당 그만두고 집에서 애 키우면서 놀고 있었어요. 아는 베트남 언니가 시내에서 베트남 식당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언니가 부업으로 화장품 판매도 하고 있었어요. 스킨케어 해 준다고 오라고 계속 전화 왔어요. 저는 얼굴에 스킨만 바랐어요. 뭐 사고 싶지 않았어요. 언니가 회사 파티에서 드레스 입은 사진 보여 주었어요. 저도 이런 드레스를 입고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고 했어요. 궁금해졌어요. 언니 따라 참석했는데, (...) 처음에는 평상복 입어요. 그런데 한 시간 후에 갑자기 다들 드레스 갈아입으니까 완전 다른 거야. 그래서 저도 갑자기 저렇게 되고 싶다. 인정받고 싶어요. 화장품 팔아서 돈도 벌 수 있고, 여자로서 당당한 모습으로 무대에서 인정받고 싶어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여기는 자격증도, 나이도, 전직도 필요 없어요. (연구참여자 1, 베트남)

무엇보다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는 여성의 미적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서비스 직종이기 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적합하고 특별한 경력사항과 나이제한이 없기 때문에 여성들의 접근성이 좋은 직종임을 알 수 있다. 취업동기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든,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이든 간에 국제결혼 이주여성인 연구참여자들에게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는 가정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주어지는 역할의 경계를 뛰어넘어 보다 넓은 세상 밖으로 나와 새롭게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었다.

2. 일터에 기반한 배움의 다양한 통로

화장품 방문판매에 종사하는 카운슬러들은 일터인 화장품대리점을 기반으로 하여 크게 ‘매일 아침 상시교육으로부터 배움’, ‘영업실적이 좋은 친한 동료로부터 배움’, ‘고객으로부터 배움’, 그리고 ‘자기주도적 학습’의 통로를 통해 다양한 배움이 일어나고 있었다. 매일 아침 상시교육으로부터 배움에서는 주로 ‘화장품의 성분과 기능’, ‘깔끔한 외모와 친절한 서비스’, ‘고객과 대화하는 방법’, ‘화장하는 방법’을 학습하였으며, 영업실적이 좋은 친한 동료로부터 배움에서는 한국인 동료와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단골고객 만들기’와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홍보’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다. 고객으로부터 배움에서는‘일상의 생활정보 습득’과 ‘서로 어렵고 힘든 일 돕기’를 배웠으며, 자기주도적 학습에서는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한 ‘나만의 영업노하우 습득’이 가능하였다.

가. 매일 아침 상시교육으로부터 배움

1) 화장품의 성분과 기능 교육

한국 화장품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는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인 여성결혼이민자들은 매일 아침 대리점에서 30분 정도 실시하는 교육을 통해 주로 새로 출시되는 신제품을 비롯하여 기존의 다양한 화장품에 대한 성분과 기능, 고객 피부타입에 맞는 제품상담, 제품 포장하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인적자본과 사회적 자본이 미흡한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제품판매를 통해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업전략과 노하우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활발한 정보공유는 일어나지 않은 채 고스란히 개인의 몫으로 돌리고 있었다.

제가 이 회사를 통해서 화장품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됐거든요. 10시부터 10시 반까지 매일 교육 있거든요. 화장품하기 전에는 화장품에 관심은 많아도 깊이 알 수 없었어요. 회사에서 전문용어라던가, 화장품에 대한 성분, 여러 가지 기능 등을 많이 배우게 됐어요. 처음에 용어가 어려워서 사전 보면서 혼자 공부했어요. 이제는 계속 들으니까 알아요. 교육내용이 달라요. 그래서 좋더라구요. (...) 영업방법에 대한 구체적으로 얘기 안하죠. 왜냐면 영업은 개인마다 방식이 있어요. 영업 판매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알아서 생각해서 판매해야죠. 회사에서는 그냥 제품에 대한 얘기 해주는 거죠. 고객한테 판매하려면 샘플을 주면서 일단 어떤 피부인지 물어보고, 고객님이 건조한 피부면 이런 샘플 한 번 써보세요. 지성이면 이거 써보게 하라고 했어요. 먼저 써 보고 좋으면 본품을 사라고 하는 거죠. (연구참여자 4, 베트남)
자기 개인적으로 나가서 판매했던 이야기는 사실 잘 안 해요. 노하우이니까요. 그냥 주문 받고 선물 포장은 어떤 식으로 하는지, 고객 만났을 때 주는 샘플은 어떻게 포장하는지 여기까지만 가르쳐 줘요. 나머지는 사실 개인 노력이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6, 중국조선족)

2) 깔끔한 외모관리와 친절서비스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는 서비스직종이다. 서비스는 고객을 왕으로 생각으로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해야 함을 전제로 한다. 무엇보다 화장품 방문판매직은 다양한 취향과 니즈를 가진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고객만족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눈에 보이는 자신의 이미지가 자사 제품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를 어필하기 때문에 다양하고 복잡한 고객들을 응대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자신의 외모관리를 깔끔하고 세련되게 보이도록 가꾸어야 하고 말과 행동에 친절서비스가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베트남 출신의 연구참여자 4는 고객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종사하는 직종에 맞게 본인부터 화장도 하고, 옷차림도 깔끔하게 하고, 친절한 예의로 고객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해야 하다는 것을 교육받았다. 중국인들은 고객일지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객에게 친절하게 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중국한족 출신의 연구참여자 13은 한국에서 고객으로부터 열을 받아도 계속 웃으면서 높임말을 사용하면서 친절하게 응대하는 서비스를 배우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화장도 해야 되고 옷도 좀 정하게 입어야 되고요. 너무 지저분하지 말고. 내가 팔 수 있든 없든 일단 화장품 회사에서 일하니까 깔끔해야 돼요. 깨끗해야 되고요. 친절은 당연히 기본 예절이고 당연히 해야 된다고 회사에서 그렇게 교육해요. 한국 고객하고 말할 때 말이 서투잖아요 우리는 외국인이니까. 그래서 신뢰 있게끔 얘기 해 줘야 돼요. (연구참여자 4, 베트남)
우리 일은 서비스이잖아요. 중국 사람들은 보통 서비스쪽은 신경 쓰지 않아요. 사람한테 예의보다는 싸우지 않기만 하면 마음에 안 들면 안 좋게 이야기해요. 한국에서 서비스할 때는 자기가 열 받아도 계속 네 알겠습니다. 계속 웃으면서 이야기해요. 한국에서는 항상 웃어야 된다. 말도 높임말 쓰고(...) 한국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마음에 불만이 있지만 그래도 계속 친절하고 예의적인 것을 많이 배웠어요. 교육시켜 줬어요.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연구참여자 13, 중국한족)

3) 고객과 대화하는 방법

다양한 교육수준, 경제적 배경, 직업적 배경, 개성과 니즈를 가진 고객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화장품 방문판매는 고객을 상대로 하여 제품을 팔아야하는 서비스 업종이므로 특히 낯선 고객에게 처음 접근할 때 어떻게 응대하고,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가느냐는 영업실적과 직결되는 중요한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연구참여자 1은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고객의 안 좋은 피부에 대해 직설적으로 이야기 했으나 교육을 통해 자신의 행위가 고객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는 것을 알고 고객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취하면서 피부고민 상담도 친절하게 해 주는 모습으로 변하게 되었다. 또한 고객에게 처음부터 무조건 제품을 구매하도록 부담을 주거나 강압하지 않도록 교육받은 연구참여자 11은 주변에 일하는 친구나 사람들을 소개해 달라는 식으로 우회대화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우회대화법은 타인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도 본인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혜롭고 현명한 소통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처음 화장품 시작할 때 한국에 살고 있는 베트남 친구들에게 팔았어요. 친구하고 대화할 때 너 지금 피부 별로 안 좋은데 조금 하얘지고 싶니. 나는 너보다 더 하얘졌는데. 내가 피부 하얘지게 만들어줄게 했는데 그거 실수한 거예요. 그런 말 하면 안 되죠. 지금은 나는 ○○○○하는 사람인데 지금 무슨 화장품 쓰고 있나요. 지금 쓰고 있는 제품도 좋아요. 피부고민 있는지 물어봐요. 고민 있으면 얘기 하거든요. 그러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다 가르쳐줘요. 이렇게 고객과 대화하라고 교육시켜 줬어요. (연구참여자 1, 베트남)
처음부터 물건 사라사라 하지 말고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이야기하면서 이런 쌤플 써봐라 이렇게 이야기해 주라는 거죠. 바로 말하면 싫어한다고 교육받았어요. 아는 언니한테 바로 물건 사라고 하면 부담스러워하니까 언니 친구 중에 일하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 보는 거죠. 일하는 사람이면 화장도 해야 하니까 화장품 살 수 있잖아요. 화장품 팔 수 있도록 일하는 언니 친구를 소개시켜 달라고 하면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고. 그러면 언니가 화장품에 대해 이야기 해 달라고 해요. 그러면 언니에게 팔수 있어요. (연구참여자 11, 중국한족)

4) 화장하는 방법

화장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의 의미를 내포하게 된다. 특히 여성에게 있어서 화장은 사회생활의 시작을 알리는 통과의례의 의미를 가진다. 화장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했던 연구참여자들이 화장술을 하나씩 습득해 나간다는 것은 자신의 외모를 꾸미기 위한 수단이 됨은 물론이고 자사 제품을 이용하여 화장하는 방법을 구두로 가르쳐 주거나 시범을 보여줌으로써 고객과 가까워질 수 있고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여성결혼이민자들의 화장품과 화장하는 방법에 대한 풍부한 지식은 고객과 소통하는 중요한 창구역할을 해 주고, 고객과의 신뢰로운 관계형성과 영업실적 향상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연구참여자 2는 화장품 바르는 순서와 화장방법에 대한 교육이 자신의 얼굴피부 관리와 고객상담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연구참여자 11은 교육을 통해 자신이 예전에 알고 있었던 화장하는 방법에 대한 지식이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사무실에서 우리한테 화장하는 것을 가르쳐 주었어요. (...) 사무실에서 화장할 때 어떤 제품을 사용해야 되고, 어떤 곳에 갈 때 어떤 화장을 해야 되고, 화장품을 어떤 순서로 발라야 하는지 그런 것이 많이 도움이 되고, 제일 좋았어요. 제 피부도 많이 좋아지고 젊어졌어요. 기미 잡티도 없어졌어요. 고객들한테도 가르쳐 줍니다. 시간이 지나니까 화장품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져서 말이 술술 나와요. (연구참여자 2 중국한족)
메이크업 강사들이 얘기하면 우리는 귀를 열고 들어야 되는 거예요. 저는 평소 화장 안하거든요. 여기 들어와서 화장하기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화장품 하나 사면 1년 썼어요. 화장할 때 쿠션으로 꾹꾹 눌러 바르지 않고 탁탁탁 두드려가면서 많이 두드려야 화장이 얼굴에 착 달아 붙고 화사하게 펴져요. 저도 그렇게 화장하고 있어요. 눈 화장을 진하게 하면 립스틱은 연하게 발라야 해요. 눈도 진하게 립스틱도 진하게 바른다고 예쁜 줄 아는데 아니라는 것을 교육받아서 알아요. (연구참여자11, 중국조선족)
나. 영업실적이 좋은 친한 동료로부터 배움

1) 단골고객 만들기

한국사회에서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종사하는 여성의 수는 결혼이주여성보다 한국인출신 여성이 절대적으로 많다. 결혼이주로 통해 본국의 사회적 자본을 활용할 수 없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한국에서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본국 출신의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노동자 외에 내국인을 단골고객으로 확보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화장품 방문판매 대리점에서 10~20년 정도 일한 영업실적 좋은 한국인 경력자들과 친교를 통해 영업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영업실적이 높은 경력자들은 평소 고객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고 이러한 관리는 단골고객 확보로 이어지고 있었다. 한국인 고경력자들은 주기적으로 고객들에게 안부인사를 하고, 차나 식사를 함께 하면서 정도 쌓고 자연스럽게 신제품도 소개하기도 하였다. 또한 경력자 한국인동료는 고객에게 웃으면서 친절하게 말하고, 겉모습에서도 고급스러움과 프로페셔널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는데,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이들을 가까이서 보고, 대화를 나누고, 모방하고 따라해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무형식학습이 되었다. 그러나 여성결혼이민자들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인 측면이 많기 때문에 직장에서 한국인 경력자동료들과 친교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한국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본국 출신의 카운슬러들과 친교관계를 형성하면서 소통하고 있었다.

우리 회사에는 10년 20년 일한 언니들도 많아요. 언니들은 고객관리도 잘 하고 있어요. 그 언니들은 오래된 고객 100명 정도 돼요. 그 100명은 계속 거래 유지하고 있어요. 언니들은 오늘 누구를 만났는지, 수금 얼마 했는지 다 메모해요. 자주 안부 전화하고 차도 마시고 그랬어요. 제가 배운 것은 서비스입니다. (...) 언니들은 조금 고급스럽게 보여요. 그 언니들은 우리보다 월급을 두배 세배 받는 것 같아요. 옷도 항상 고급스럽게 입고, 일하는 모습도 오래 하니까 프로페셔널 해 보여요. 부러워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연구참여자 9, 베트남)
영업 잘 하시는 분은 친절하고, 영업할 때 항상 미소 짓고, 제품판매 아니더라도 고객들하고 자주 만나서 차 한잔 하고, 식사도 하고 그래요, 이렇게 판매를 위해서 만나는 거 아니고 일단 만나서 정붙이고 샘플도 많이 챙겨주는 그런 분이에요. 이렇게 하면 효과가 있어요. 고객하고 사이가 좋아야 하니까 자주 만나야 것이 중요해요. 저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요. 아는 친구나 언니들 만나서 커피 마시면서 수다로 떨고 자연스럽게 새로 나온 제품도 소개해요. (연구참여자 6, 중국조선족)

2)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홍보

한국인 직장동료들은 적극적인 방법으로 신규고객을 개척해 나가고 있었다. 한국인 직장동료와 언니, 동생 사이로 지내고 있는 연구참여자 13은 언니로부터 5일장, 목욕탕, 아파트분양, 어린이놀이터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가서 회사 샘플제품을 나누어 주면서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많은 결혼이주여성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들이 미약한 사회적 관계망과 원활한 한국어 의사소통능력의 어려움 탓에 한국인 고객을 개척하기가 쉽지 않아서 SNS를 활용하여 본국의 친구나 친척, 본국 출신의 결혼이주여성와 이주노동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여 신규고객을 개척하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출신의 연구참여자 15는 베트남 본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택배로 화장품을 판매하기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마트로 찾아가서 한국인 고객을 확보하고자 발로 뛰면서 고객의 신뢰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었는데, 이 또한 영업을 잘 하는 동료를 벤치마킹한 것이었다.

반면 연구참여자 5는 함께 일하는 한국인동료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기도 하고 거의 소통을 하지 않고 있었으며, 본국출신의 동료들과도 서로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에 정보교환도 잘 되지 않고 관계도 소원해졌다고 말하고 있다. 직장동료가 벤치마킹의 대상도 되기도 하지만 마음의 상처를 주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영업하는 언니한테 배울 점이 많아요. 여기는 전통시장이 없어요. 5일장 있어요. 언니는 5일장 열 때마다 홍보하러 가요. 목욕탕 가서 목욕 다하고 나서 목욕탕에서 할 수 있는 제품 팔아요. 진짜 대단해요. 어디 아파트 분양할 때 사람들 줄 서잖아요. 거기 가서 샘플 주고 홍보하고 진짜 대단해요. 샘플에 이름하고 전화번호 붙이고 줘요. 연락 오는 사람이 있어요. 4시쯤에 어린이집 마치고 애들이 엄마와 함께 놀이터에 있잖아요. 그 언니는 자기 제품을 자신 있게 소개해 주고 샘플도 주고 그래요. 저한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연구참여자 13, 중국조선족)
우리는 고객들 찾아야 해요. 항상 그렇게 해야 해요. 한국에 아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한국 사람한테 화장품 파는 것이 많이 힘들어요. 한국에 사는 베트남 이주여성들은 화장품이 비싸다고 거의 사지 않아요. 우리 화장품이 좀 비싸요.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오는 마트에 가서 샘플을 비닐봉지에 넣고 이름하고 전화번호 적은 스티커 붙여서 주고 책자 보여 주면서 화장품 소개해야 해요. 안녕하세요. “저는 ○○○○○○ 카운슬러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샘플 받아가서 감사하다고 말해요. 매주 갑니다. 매주 가서 얼굴을 보여주어야 나를 믿고 물건을 사게 됩니다. 여기 저기 몇 군데 마트에 가서 홍보해요. (...) 우리 사무실에 영업 잘 하는 언니들이 하는 거 보고 저도 따라하게 됐어요. (연구참여자15, 베트남)
우리 사무실은 한국사람 50명, 중국사람 10명 있어요. 한국인들이 중국인 우리를 많이 무시해요. 우리는 신경도 안 쓰고, 이야기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우리는 중국 사람끼리 한 팀으로 되어 있어요. 중국 사람끼리 한 팀이지만 같은 동네이고 서로 경쟁하기 때문에 정보 같은 것은 안 줍니다. 같이 화장품 하면서 중국 친구들과도 사이가 좀 멀어진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5, 중국한족)
다. 고객으로부터 배움

1) 일상의 소소한 대화 속에서 생활정보 습득

연구참여자들은 외국인 고객 또는 한국인 고객과의 만남 속에서 자식이야기 또는 남편이야기 등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양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공유하면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중국 사람들은 비싸면 비쌀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리고 미용에 관심이 많아요. 자기 얼굴에 아끼지 않아요. 처음에 한국에 있는 친구부터 시작했어요. 친구가 많이 도와줬어요. (...) 만나면 화장품부터 집 얘기, 남편 얘기 애 얘기 다 말해요. 정보도 얻기도 하고요. (연구참여자 2, 중국한족)
오래 거래한 고객들이 친구가 되니까 생활정보도 주고받고 그래요. 몇 명 있어요. 한국에 사는데 창원에도 살고 서울에 사는 친구도 있고 그래요. 제가 한 번씩 인터넷제품 올리다가 알게 되었고, 친구 소개한 고객도 있어요. 전화통화 상담 통해서 물건을 사게 됐어요. 제가 방문판매 하지만 멀리 있으면 택배 보내요. (연구참여자 9, 베트남)

2) 서로 어렵고 힘든 일 도와주기

연구참여자들은 고객과 언니동생 관계를 유지하면서 힘들 때 서로 도와주고 의지하기도 하고, 고객으로부터 다른 친구까지 소개받기도 하였다. 한 인간이 타인과 지속적으로 친분을 유지한다는 것은 일방적인 관계유지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고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만 인간관계가 유지되어지는 것이다.

어떤 언니는 우리 아들 아르바이트 하고 싶어 하는데 알아봐 주라고 해요. 그래서 제가 진짜 알아봐 주고 소개시키고 도와주고 그래요. 언니도 저를 도와주고 꾸준히 화장품 사고 있어요. 저한테 다른 친구도 소개시켜 줬어요. (연구참여자 7, 중국한족)

연구참여자들 대부분이 SNS를 통해 본국에 화장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면대면 관계를 유지하는 사회적 연결망이 많지 않다. 한국에서의 주요 고객은 의사소통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는 본국출신의 결혼이주여성, 본국출신의 노동자나 유학생, 그리고 약간의 한국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로 연구참여자들이 만나는 고객은 결혼이주여성들로 일상생활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관계를 유지하는 정도임을 알 수 있었다.

라. 자기주도적 학습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주로 사내교육과 동료들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여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로서의 전문성을 갖추어 갖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기주도성에 기반하여 스스로 영업노하우를 터득해 나가면서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역량을 신장시켜 나가고 있었다. 또한 연구참여자들은 고객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방법을 터득하여 실천하고 있었다.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이 한국에서 실제로 화장품을 파는 사람이라는 것을 믿도록 하기 위해 포장된 제품을 우체국에 가서 직접 보내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고객에게 보내주면서 신뢰관계를 유지하기도 하고, 본국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SNS에 남편 또는 자신을 모델로 하여 화장품 사용 전후의 변화된 모습을 사진 찍어서 올리기도 하고, 화장품 판매가 잘 되지 않을 때는 고객을 소개해주면 선물을 준다는 이벤트행사를 하기도 하였다.

중국으로 화장품 보낼 때, 우체국에서 내가 보내고 할 때 직접 동영상 찍어서 보내요. 진짜 한국에서 화장품 하는 사람이구나 이렇게 믿어요. 중국에 한국화장품 가짜가 많아요. 그래서 믿을 수가 없어요. 실제 모습 보여 줘야지 믿잖아요. 이렇게 노력하면 팔아요. 이렇게 안하면 팔수가 없어요. (...) 동영상 찍어서 보내 주는 것은 혼자서 생각한 거예요. (연구참여자 7, 중국한족)
우리 같은 외국인이 한국 사람한테 화장품 파는것은 힘들어요. 한국말도 잘 하지 못하니까 중국사람들에게 팔 수 밖에 없어요. 중국 위첼에 화장품 홍보하고 직접 화장품 사용하고 효과를 비교해서 사진 다 올려요. 처음에 사람들 관심 없어요. 그런데 6개월 정도 꾸준히 홍보하니까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해요. 팩 같은 거 얼굴에 하기 전 사진 찍고, 붙이고 나서 사진 찍고, 팩 떼고 얼굴상태가 달라진 모습 찍어서 올렸어요. 사람들 반응 완전 좋아요. 한 동안 장사가 안돼서 이벤트 해봐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몇 명 소개해 주면 선물 뭘 주고, 조금 더 많이 소개해 주면 더 좋은 것을 준다고 이벤트 행사하면 홍보 많이 되요. 저 혼자 생각한건대 효과 있어요. 맨날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연구참여자 13, 중국한족)
몸무게도 그대로고, 키도 그대로인데, 얼굴이 많이 좋아졌어요. 여드름 예전에 엄청 심했거든요. 근데 지금이 많이 좋아졌어요. 페이스북에서 내가 ○○○○화장품 사용하기 전과 사용하고 난 후 사진도 올리고, 메이크업 하기 전과 메이크업 한 후 사진도 올려요. 사람들이 궁금해서 들어와서 대화하는 거예요. 제 얼굴 보면 놀랬거든요. 제가 이 제품 사용했다고 얘기를 많이 해요. 그래서 제품 사게되고, 좋으면 소개, 소개 통해서 제품 팔게 됩니다. 한국에 있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노동자들이 대부분입니다. 노동자들은 베트남 부모님께 선물로 보내기도 해요. (연구참여자 1, 베트남)

3. 변화된 모습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종사하는 카운슬러들은 자신의 일을 하면서 점차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었다. 변화된 모습은 크게 ‘나 자신의 변화’와 ‘주변의 변화’로 나누어지며, 나 자신의 변화에는 크게 4가지로 ‘자신을 가꾸고 사랑하게 됨’, ‘경제적 여유와 자신감이 생김’, ‘부지런함·꼼꼼함·참을성이 생김’, ‘꿈이 생김’으로 도출되었고, 주변의 변화는 ‘남편의 외조’와 ‘가족의 자랑거리가 됨’으로 도출되었다.

가. 나 자신의 변화

1) 자신을 가꾸고 사랑하게 됨

연구참여자들의 가장 큰 변화는 자신이 판매하는 화장품을 직접 사용하고 나서 얼굴피부가 많이 좋아졌고 예뻐졌다는 것이다. 먹고 사느라 자신의 외모와 건강을 돌보지 않았던 결혼이주여성들은 과거 촌스러운 가정주부의 분위기에서 직업여성의 분위기로 탈바꿈하게 되었고 건강보조 식품도 챙겨 먹으면서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게 되었다.

옛날에는 머리가 길어서 묶고 있었고 푸시시했는데 지금은 내가 쳐다봐도 단정해요. 옛날에는 시골아줌마 같았는데 지금은 완전 세련되게 변했어요. (연구참여자 11, 중국조선족)
애기 낳고 살이 많이 쪘어요. 원래 얼굴이 많이 건조하고, 탄력 많이 없고, 점도 많이 생기고 그랬어요. ○○○하면서 살도 많이 빠지고, 얼굴이 많이 좋아지고 예뻐졌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이제는 집에서도 제가 얼굴은 관리 제대로 하고 있어요. 제가 외모가 많이 변화됐죠. 회사에서 나오는 건강식품도 챙겨 먹고 있어요. (연구참여자 10, 몽골)

2) 경제적 여유와 자신감이 생김

연구참여자들의 취업동기 중의 하나가 경제적 어려움이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삶의 여유도 없이 빠듯하게 살았던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정기적인 월수입이 생기면서 삶의 여유와 안정감을 가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자립능력은 자신감 향상과 직결되고 있었다. 삶의 여유와 안정감은 자기계발을 위해 학습활동에 참여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게 했고, 더 나아가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있는 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 한국어자원봉사활동으로 이어지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화장품 하면서 수입이 늘어났어요. 옷을 사 입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여유롭게 친구들이랑 차를 마실 수 있고 신랑 카드 안 쓰고 내 카드로 긁을 수 있어요. 안정감이 생기는 거예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 자신감으로 사회에 한 발짝 더 나가게 되고 내가 뭘 배워야 되겠다는 생각도 들고. 매주 토요일 다문화도서관에서 중국에서 온 이주여성에게 자원봉사로 한국말을 가르쳐 줘요. (연구참여자 5, 중국조선족)

3) 부지런함·꼼꼼함·참을성이 생김

가정에서 어린 자녀를 키우면서 살림 살던 연구참여자들은 서비스직종인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를 하면서 부지런해지고, 꼼꼼해지고, 참을성이 생기면서 예전보다 더 좋은 성격으로 변하게 되었다. 부지런해진 성격은 화장품 판매를 위해 더 활동적으로 움직이게 만들었고, 매사에 대충 대충하는 습관이 꼼꼼하게 일하는 성격으로 변하게 되었고, 고객의 기분 나쁜 말이나 태도에도 이제는 참을 수 있는 성격으로 변하게 되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성격변화와 생활습관은 연구참여자들의 내면의 성숙에도 도움을 주었다.

일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탱자탱자 놀잖아요. 우리는 맨날 모임이 있어요. 10시부터 합니다. 아침에 일찌감치 화장하고 애 밥 챙겨주고 나가야 합니다. 제가 많이 부지런해진 거예요. 우리가 집에 있으면 만나는 사람이 없잖아요. 화장품 팔려면 활동적이고 부지런해야 해요. 더 부지런히 뛰어야 되는 거죠. (연구참여자 11, 중국조선족)
중국 사람들은 일을 대충하고 이 정도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한국 사람은 완벽하게 일을 하는것 같아요. 만약에 엑셀작업을 해요. 중국 사람들은 그냥 대충 만들어서 매니저님한테 됐다고 줍니다. 대충해도 알아보겠지 이렇게 생각해요. 일하면서 저도 많이 꼼꼼한 성격으로 변했어요. 옛날 성격 같으면 집안일도 대충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제가 맘에 들고 다른 사람이 보더라도 완전 마음에 들 수 있게 끝까지 완벽하게 해야 되는 성격이 되었어요. 성격이 좋게 변했다고 생각해요. (연구참여자13, 중국한족)
그냥 화장품 팔려고 가게에 들어가면 주인이 싫어 하잖아. 화내면서 나가라고 하잖아요. 저도 기분 나빠지고 화가 나요. 예전 같으면 버럭 화를 냈을거예요. 그래도 한 개 팔기 위해서 화나도 마음 속으로 참아라 참아라 이렇게 합니다. 그리고 다음에도 샘플 들고 또 갔어요. 네 번 더 가고 나서 그냥 제가 쓰고 있는데 이거 없으니까 이거 주세요 했어요. 화장품 하면서 싫어도 화내지 않고 참아요. 저도 성격이 변했어요. (연구참여자 8, 중국한족)

4) 꿈이 생김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들은 이제 더 큰 꿈이 생기게 되었고 꿈은 현재의 삶을 더 열심히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연구참여자 9는 자신의 일이 단순한 일이 아니라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즐기면서 새로운 사업구상도 하고 있었으며, 연구참여자 1은 회사가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을 큰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고 말하면서 회사에서 최고의 영업실적을 올리는 직장인이 되어야겠다는 꿈을 향해 오늘도 전심전력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화장품 파는 것을 단순히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사업이라고 생각하니 일이 더 재미있어요. 대학졸업하고 나서 이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사업도 구상하고 있어요. 열심히 살고 있어요. 재미있어요. (연구참여자 9, 베트남)
회사가 외국에서 온 저를 큰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어요. (...) 지금 많은 고객분들에게 얼굴 예쁘게해 주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감사하고요. 어떤 사람은 페이스북에 저를 만나서 얼굴 이렇게 좋아졌다고 올리는 거예요. 너무 고마운 거예요. 그런 사람 보면은 너무 기분 좋은 거예요. 일이 재미있어요. 최고의 실적을 올린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발로 뛰면서 열심히 일해요. (연구참여자 1, 베트남)
나. 주변의 변화

1) 남편의 외조

가정주부였던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화장품 카운슬러를 하면서 일정한 수입이 생기다보니 우선적으로 남편의 태도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심지어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라는 생각하는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아내의 화장품 방문판매 일을 반대했고, 생활비도 제때 주지 않고, 집안일도 도와주지 않던 남편이 이제는 아내가 하는 일을 인정해 주고, 집안 청소도 도와주고, 자녀도 돌봐 주는 가정적인 남편이자 지원군으로 변하게 되었다.

우리 신랑이 사업했는데 생활비 나한테 꼬박꼬박 안 줬어요. 돈 때문에 많이 싸웠어요. 그래서 내가 일을 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화장품 파니까 저한테 많이 뭐라 했어요. 그런 거 왜 하냐고. 집안도 엉망이라고 말했어요. 집에서 주부로 있는 거 싫어요. 남편이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고 이렇게 이야기해서 내가 진짜 화났어요. 똑같은데 무슨 차이 나요. 이제는 내가 돈도 좀 벌고 하니까 우리 와이프 많이 팔고 돈도 있구나해서 지금은 청소도 도와주고 애도 보고 있잖아요. 이제는 제가 이렇게 힘들게 사는 것도 알고 있어요. (연구참여자 7, 중국한족)
남편이 처음에는 이 일을 반대했어요. 지금은 많이 밀어 줘요. 이제는 애들 봐주고, 집에서 설거지 해주고, 집청소도 해주고 그래요. (연구참여자 12, 몽골)

2) 가족의 자랑거리가 됨

경제적 자립능력을 갖추게 된 연구참여자들은 예전과 달리 지금은 시어머니와 자녀들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특히 며느리가 동남아 출신의 외국인이라서 집안모임에서 다소 의기소침해 있던 시어머니에게 며느리의 고액 월수입은 자랑거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어머니의 기세를 덩덩하게 해 주었다. 또한 어린 자녀들도 돈을 잘 벌고, 멋진 차를 타고 다니고, 실적 좋은 엄마 덕분에 해외여행도 여러 번 다녀왔기 때문에 베트남출신의 외국인엄마를 친구들에게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랑하고 있었고 심지어 능력 있는 멋진 엄마를 둔 덕분에 또래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시어머니는 돈 벌고 활동하는 것을 좋아해요. 가족 모임 있잖아요. 제가 진짜 잘 할 때는 한 달에 400~500만원 정도 벌었어요. 어머니가 며느리 이번 달에 또 오백 벌었어. 이렇게 가족모임 때 이야기해요. 나도 친척한테 샘플 다 돌리고 그랬어요. 시어머니가 몸 아끼라고 이렇게 말했어요. (연구참여자 13, 중국한족)
저는 평상복 안 입죠. 일찍 일어나서 화장하고 회사유니폼 입고 나와요. 유니폼이 좀 화려해요. 애도 엄마가 예쁘게 입으니까 자신감 생기는 거야. 느껴져요. 엄마 예쁘다고 우리딸도 그러고 아들도 말해요. 아이 친구들도 엄마가 베트남 사람이라고 알고 있다고 했어요. 제가 실적이 좋아서 상으로 그랜저 받았어요. 이 차로 애들 학교 태워 줬어요. 애 친구들이 다 나와서 신기하다고 쳐다봐요. 친구들이 엄마 멋지다고 말했다고 해요. 회사에서 해외여행 여러 번 갔다 왔어요. 그 나라에서 과자 사온 거 친구들한테 나누어 주면서 우리엄마 해외여행 갔다 왔다고 자랑했어요. (연구참여자 1, 베트남)

이상의 연구결과를 통해 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 있어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가 주는 의미는 ‘여성결혼이민자로서의 나로부터 당당한 직장인으로서의 나로 거듭나기’로 도출되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결혼이민자 15명을 개별 심층면담하여 일터에서 사원교육, 동료, 고객의 3가지 영역에서 어떠한 무형식학습을 경험하면서 직업인으로 성장발전하고 있는지를 탐색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결과가 도출되었다.

첫째, 국제결혼 이주를 통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취업하게 된 동기는 크게 ‘경제적 어려움’과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로 나타났다. Kong Su-Youn & Yang Sung-Eun(2014)의 연구에서도 중국 국적의 미취업 결혼이주여성들은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인정받은 싶은 욕구 때문에 취업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러한 취업동기는 본 연구에서 드러난 취업동기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Park Sin-Young(2014)의 연구에서도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취업함에 있어 모성애가 한국적응과정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취업활동을 하는데 중요한 중재조건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참여자들이 근무시간이 자유로운 화장품방문 판매직종을 선택한 것도 어린 자녀를 돌보면서 엄마의 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다는 마음과 경제적 자립능력을 갖춘 인정받는 여성이 되고 싶다는 마음의 기저에는 모성애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모성애는 그녀들이 이주국에서의 고단함을 이겨내고 열심히 노력하게 하는 원동력과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화장품 방문판매직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일터를 기반으로 크게 ‘매일 아침 상시교육으로부터 배움’, ‘영업실적이 좋은 친한 동료로부터 배움’, ‘고객으로부터 배움’, 그리고 ‘자기주도적 학습’이라는 4가지 학습경로를 통해 다양한 배움이 일어나고 있었다. Park Sin-Young(2017)은 음식점을 창업한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창업준비 단계와 창업이후 단계 모두 무형식학습에 기반하여 학습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창업준비 단계에서는 집에서 혼자 인터넷을 보거나 친정부모로부터 음식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자연스러운 학습’과 본국 현지에 가서 음식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찾아가는 학습’이 일어났으며, 창업이후 단계에서는 일터인 음식점을 기반으로 하여 가게운영 시, 발생하는 애로사항들을 고객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과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차츰 창업성공을 위한 노하우를 터득해 나갔다고 언급하고 있다.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 여성결혼이민자와 음식점을 창업한 여성결혼이민자 모두 이들의 주요 고객은 본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한국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해도 취업활동이 가능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로서 더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주요 고객을 본국출신으로 할 것이 아니라 내국인들에게 확장시키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내국인 고객을 확보하고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한국어 의사소통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

셋째, 여성결혼이민자들이 친한 동료와의 비공식적 관계 속에서 ‘단골고객 만들기’와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홍보’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다. 화장품방판 대리점에서 실적이 좋은 한국인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고객에게 신뢰를 얻으면서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었다. 또한 여성결혼이민자들은 보유하고 있는 사회적 자본이 미흡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마트, 병원, 본국출신의 모임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고객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영업을 목적으로 고객이 많은 곳을 찾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한국에서의 사회적 연결망을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평생교육기관에서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이나 동아리활동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인맥도 넓히고 영업활동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본다.

넷째,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일을 하면서 점차 변화되어 가고 있었다. 변화된 모습은 크게 ‘나 자신의 변화’와 ‘주변의 변화’로 구분되며, 나 자신의 변화에는 크게 3가지로 ‘자신을 가꾸고 사랑하게 됨’, ‘경제적 여유와 자신감이 생김’, ‘부지런함·꼼꼼함·참을성이 생김’, ‘꿈이 생김’으로 도출되었고, 주변의 변화는 ‘남편의 외조’와 ‘가족의 자랑거리가 됨’으로 도출되었다.

특히, 화장품 방문판매직은 직업특성상, 고객과의 면대면 만남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화장품 브랜드 이미지뿐만 아니라 자신의 외모에서 드러나는 이미지도 고객확보와 매출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여성결혼이민자들은 자신의 직업세계에 종사하면서 먼저 외모에서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화장은 여성이 직업인이 되는데 있어 통과의례라 할 수 있다. 연구참여자들의 긍정적인 외모의 변화는 국제결혼이주 여성으로서 가지는 낮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향상시켜서 꿈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따라서,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 여성결혼이민자들은 Mead, G. H.(2010)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주체로서의 나(I)’와 타인의 반응으로 이루어진 ‘객체로서의 나(Me)’의 조화를 통해 완전한 자아를 형성해 나가고 있었다.

다섯째, 화장품 방문판매직 카운슬러가 여성결혼이민자들에게 주는 의미는 ‘여성결혼이민자로서의 나로부터 멋지고 당당한 직장인으로서의 나로 거듭나기’로 도출되었다. 이러한 의미도출은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화장품 방문판매에 종사하면서 자신에 대한 정체성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국제결혼 이주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편견, 한국어 의사소통문제, 경제적 어려움, 가족갈등, 자녀출산 및 양육문제, 취업의 어려움, 인적자본과 사회적 자본 미흡 등으로 자신감과 자존감이 실추된 여성결혼이민자들이 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화장품 방문판매직에 종사하면서 자신감이 향상되고 부지런하고 꼼꼼하고 참을성 있는 내공을 바탕으로 점차 자존감이 높아지고 있었다. 과거 무시당하고 나약했던 여성결혼이민자에서 이제는 남편의 적극적인 외조를 받고, 시어머니와 자녀의 자랑거리가 되는 멋지고 당당한 직장인로서의 긍정적인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고 있었다.

이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화장품 방문판매 여성결혼이민자들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하여 이들을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경력자로 성장발전을 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여성결혼이민자 스스로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우선적으로 한국어 의사소통역량을 함양하고 아울러 Jung kyoung-Ok(2014)이 제시한 신뢰 역량, 성취 역량, 끈기 역량, 관계 역량, 지식 역량, 이미지 역량, 베풂 역량도 함양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둘째, 화장품 방문판매 여성결혼이민자들은 다양한 사회활동이나 모임에 참여하면서 사회적 관계망을 넓히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의 무형식학습을 하면서 성장발전 할 수 있도록 늘 깨어 있고 배우려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 정부 및 자자체에서는 여성결혼이민자들이 가지고 있는 언어문화적 자원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 발굴과 직업기초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운영으로 이들이 한국사회의 주변적 구성원이 아니라 중심적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해 주어야 할 것으로 본다.

Acknowledgments

※ 이 논문은 2017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7S1A5A8021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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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Participant Age Education Country of origin Korea residence
(year)
Service career
(year)
Monthly income
(manwon)
Child
(number)
Participant 1 20s High school graduate Vietnam 10 4 800 2
Participant 2 30s Junior college graduate Han Chinese 8 3 400 2
Participant 3 30s University graduate Vietnam 7 2 130 2
Participant 4 30s University graduate Vietnam 12 2 100 2
Participant 5 30s Junior college graduate Han Chinese 10 3 100 2
Participant 6 30s University graduate Korean Chinese 9 3 200 2
Participant 7 30s Junior college graduate Han Chinese 9 2 100 2
Participant 8 30s High school graduate Han Chinese 10 3 100 2
Participant 9 30s Junior college graduate Vietnam 6 2 160 2
Participant 10 30s University graduate Mongolia 11 2 130 2
Participant 11 40s University graduate Korean Chinese 12 2 90 2
Participant 12 30s University graduate Mongolia 9 2 150 2
Participant 13 30s University Quit Korean Chinese 8 4 200 1
Participant 14 40s High school graduate Vietnam 11 2 80 1
Participant 15 40s University graduate Vietnam 6 1 38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