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Fishries And Sciences Educa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Fisheries and Marine Sciences Education - Vol. 30, No. 5, pp.1812-1828
ISSN: 1229-8999 (Print) 2288-2049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18
Received 14 Aug 2018 Revised 12 Sep 2018 Accepted 12 Oct 2018
DOI: https://doi.org/10.13000/JFMSE.2018.10.30.5.1812

여성성인학습자의 야학검정고시 및 대학진학 과정에서의 경험 : 근거이론적 접근

박신영 ; 오경희
동아대학교(연구교수)
부산대학교(강사)
Experience of Female Adult Learner in the Process of Qualification Examination Through Night School and College Admissions : Grounded Theoretical Approach
Sin-Young PARK ; Kyoung-Hee OH
Donga University(assistant professor)
Pusan National University(lecturer)

Correspondence to: 051-510-2637, ohkhe@hanmail.net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present a model of practice theory to understand the female adult learners’ experience in the course of pass the qualification examination through G night school in the area G and enter the university through it. To do this, It took advantage of the Strauss and Corbin (1988)’ grounded theoretical approach to instrumentalizing the experience of seven adult learners who had experienced this process. The results of the study are as follows: First, 124 concepts, 31 subcategories, and 16 categories were derived by open coding. Second, Causal conditions through axial coding were classified ‘alienation of educational opportunity among brothers’, ‘a desire for study', contextual conditions were ‘poor family circumstances', central phenomena include ‘an old score', ‘shame', ‘inferiority’, behavioral/interaction strategies were ‘getting a diploma as a qualification examination through night school', ‘going to college and studying’, intermediary conditions were ‘family', ‘night school teacher', ‘peer learner', ‘educational financial support benefit', the results were ‘relieving core', ‘restoring self-esteem', ‘improving quality of life', and ‘improving aspiration level'. Third, the core categories in selection coding were revealed ‘to become a dignified wife, mother and society member by overcoming the inferiority feeling and improving self - esteem through academic growth'. Fourth, the types of learning participation of adult learners were classified as ‘type of challenge to learning aspiration' and ‘type of college admissions'.

Keywords:

Female adult learner, Qualification examination, Night school, College admissions, Experience, Grounded theoretical approach

Ⅰ. 서 론

인간은 학습에 대한 본능을 가진 존재로 전 생애주기에 걸쳐 끊임없이 배움을 행함으로써 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발전하게 된다. 배움은 배울만한 가치가 있음을 지각하면서 배움의 욕구가 시작되고, 스스로가 배움의 주체가 되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며, 자신의 부족함과 무지함을 깨달으면서 새로운 것을 얻어 가는 지속적인 과정을 통해 삶의 총체적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Min, 2006).

대한민국헌법 제31조에서는 모든 국민이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무상 의무교육, 국가의 평생교육진흥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특히 중학교 무상 의무교육이 2001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면서 전 국민 9년간(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의 의무교육이 2014년에 실현되었다. 또한 전통적으로 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곳으로 인식되어 왔던 정규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이 비전통적 학습자(나이 든 학습자)들에게 고등교육 참여와 접근을 확대한다는 것은 평생교육체제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함의하며(Son & Koo, 2007), 고등교육기관으로서 독보적 지위를 누렸던 대학들이 유지되고 존속하기 위해서는 성인학습자들에게 전면적으로 개방될 필요가 있다(Jeong, 2015).

한편 우리나라는 학교교육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고자 평생교육법을 1999년에 제정하였으며, 평생교육법(2007. 12. 14 전부개정) 제2조(정의) 제1항에서는 "평생교육"이란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을 제외한 학력보완교육, 성인 문자해득교육, 직업능력 향상교육, 인문교양교육, 문화예술교육, 시민참여교육 등을 포함하는 모든 형태의 조직적인 교육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평생교육법에서는 평생교육을 협의의 개념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광의의 개념에서는 학교교육도 포함된다.

무엇보다 평생교육법에 명시되어 있는 학력보완교육과 성인문자해득교육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데 그 이유는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학습자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여 평생교육기관이 주축이 되어 교육적 행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배움의 기회를 놓쳐서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는 성인학습자들은 학력취득을 위해 학원 또는 야학 등의 평생교육기관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여 초·중·고등학교 졸업학력을 취득하기도 하는데, 경제적 어려움 등이 있는 만학도들은 능력기부 자원봉사교사에 의해 무료로 운영되는 야학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을 받을 시기에 어려운 가정형편 등으로 학업을 포기해야 했던 사람들은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교육적·문화적 소외 속에서 사회적 차별, 낮은 임금, 열악한 근무여건 등을 감수해야 했으며, 마음 속에 늘 배움에 대한 열망과 좌절된 꿈을 안고 살아가야만 했는데, 오늘날의 야학은 교육소외계층에게 교육적 열망들을 해소할 수 있는 열린 교육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Sung, 2005).

한국사회는 학력 지상주의가 만연해 있고, 학벌은 또 하나의 신분이 되고 있다. 좋은 학벌을 가져야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교육의 불균등은 사회계층간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적·사회구조적 이유로 학교교육 기회에서 소외된 낮은 학력의 소지자들은 사회경제적으로 낮은 계층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차별과 소외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최근 들어 나이가 들어서 공부하는 성인학습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이 든 성인학습자들의 학습참여를 다룬 선행연구는 문해교육 참여경험(Choi & Lim, 2015; Heo & Kee, 2008), 야학검정고시 참여경험(Park, 2008; Sung, 2005), 대학교육 참여경험(Kim et al., 2013; Kim & Choi, 2014; Lee & Mo, 2017; Park, 2015; Son & Kim, 2017)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는데, 성인학습자들의 고등교육기관에서의 학습경험을 다룬 연구들이 많이 진행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선행연구들은 성인 문자해득교육, 학력보완교육, 고등교육 등에 참여한 나이든 성인학습자들의 학습경험을 질적 연구에 기반하여 이루어졌다. 그러나 개인적 차원에서,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배움의 기회를 놓친 나이 든 성인학습자들이 야학 검정고시를 통해 졸업장을 취득한 이후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대학에 진학하여 계속 학업을 이어가는 과정이 어떠하였는지를 근거이론적 접근에서 탐색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선행연구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는 경남 G지역 G야학에서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한 여성성인학습자 7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실시하여 야학 검정고시에서 대학진학 과정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였는지를 근거이론적 접근에 기반하여 탐색함으로써 학습참여 경험의 본질을 이해하고 실체이론 모형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연구문제는 “여성성인학습자의 야학검정고시 학력취득 경험과정에서 대학생활 경험과정에 이르기까지의 학습경험은 어떠하였는가?”로 설정하였다. 연구결과는 늦게 배움을 시작한 여성성인학습자들의 삶을 이해하고 정부, 지자체, 대학 등에서 만학도에 대한 학습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Ⅱ. 선행 연구

평생학습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고, 본인의 의지와 노력 여하에 따라 학력을 신장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하게 열려 있고 배움을 통해 삶의 질도 향상될 수 있다. 또한 지식기반경제에서 가장 기본적인 소외는 교육소외인데, 교육소외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경제체제에서 지식고용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해서 새롭게 변화된 고용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게 되므로 저학력 및 저학습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Sung, 2005). 학력적령기를 놓친 성인학습자들의 학력취득과 관련한 학습경험을 다룬 선행연구는 크게 야학검정고시 참여경험(Park, 2008; Sung, 2005)과 대학생활 참여경험(Hong, 2010; Kim et al., 2013; Kim & Choi, 2014; Lee & Mo, 2017; Min, 2006; Park, 2006; Park, 2015; Son & Kim, 2017; Yi, 2006) 차원에서 살펴 볼 수 있다.

성인학습자들의 야학검정고시 참여동기는 한풀이와 베품이며, 생업에 종사하거나 자녀를 키우면서 공부하는 것이 애로사항인 것으로 나타났다(Park, 2008). 또한 성인학습자들에게 있어 대학입학은 한국 사회에서 특정(혹은 ‘정상’적인) 사회집단으로 포함되려는 절실하고 끊임없는 노력을 의미하며, 대학생 또는 대졸이라는 표상은 사회적 지위획득과 함께 우리 사회가 ‘정상’이라고 여기고 있는 완성된 자아모습을 실현(완성)하는 과정으로 인식되므로(Hong, 2010) 직장생활하면서 학력으로 인한 차별과 좌절의 경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욕구로 대학진학을 하고 있다(Lim, 2015). 대학입학 동기로는 외부지지와 자극, 삶에 대한 자기보상, 사회활동, 연령대비 도전해 볼만한 영역이라는 것이 제시되고 있다(Kim et al., 2013).

성인학습자들은 대학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영어실력 부족, 리포트 작성과 컴퓨터능력 미숙, 기억력 감퇴, 시험에 대한 부담감(Lim, 2015), 학습에 대한 어려움, 학습시간 부족, 기대보다 낮은 성적, 소수자로서의 소외감(Kim et al., 2013), 부족한 학습능력, 소수그룹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Son & Kim, 2017),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실습지 선정 및 실습의 두려움(Lee & Mo, 2017) 등으로 좌절과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힘든 과정 속에서도 성인학습자들은 점차 자기효능감이 상승되고, 자아정체성이 회복되고, 학문에 대한 새로운 지식이 확장되어 고등교육에 대한 또다른 갈망과 도전이 생기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Lim, 2015), 배움에 대한 즐거움, 배운 지식 적용, 동료와 교수의 지지 등을 경험하면서 자기이해, 가족관계, 대학원진학, 취업욕구 등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Kim et al., 2013). 또한 성인학습자들은 대학진학으로 얻은 깨달음과 성장하는 가족에게서 만족감을 느끼고 미래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Son & Kim, 2017), 자존감이 제고되고 자아정체성을 찾고(Kim & Choi, 2014), 자신감 향상, 자아실현, 비전제시라는 삶의 의미를 찾게 되었다(Lee & Mo, 2017).

Kwon(2018)은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만학도들이 삶의 의미를 높게 지각하고 학습참여동기와 학업열의가 높으면 생활만족도와 심리적 안녕감이 향상되었는데, 이때 학습참여 동기보다는 학업열의가 더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중년 성인들이 학업을 통해 삶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Lee & Ahn(2007)은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만학도의 대학생활 경험유형이 자기실현형, 전문성향상형, 대학생활만족형으로, Park(2006)은 대학부설 평생교육원, 2년제 전문대학, 사이버대학에서 학습하고 있는 중년여성 학습자의 학습유형이 자아 만족형, 지식 추구형, 자아발견형, 자아 혼돈형으로 분류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교육 만족도는 연령이 높고 직업생활 기간이 길수록, 특성화고졸 재직자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일수록 높게 나타나며, 자기주도학습 준비도는 대학교육 만족도와 학습성과 인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Park, 2015).

이상의 선행연구를 통해 학력취득을 위해 나이 들어서 대학공부를 시작한 성인학습자들은 교육열이 높고 학력사회인 한국에서 직장 및 사회생활하면서 낮은 학력으로 인해 받았던 차별과 좌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구와 자기보상 등이 자극제와 촉진제 작용을 하여 자기주도적 실천행동으로 대학진학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성인학습자들은 학교·직장·가정이라는 공간 속에서 학생·어머니·부인·며느리 등의 1인 다역을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참여자

본 연구는 야학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한 여성성인학습자 7명을 대상으로 야학검정고시와 대학진학에 이르는 과정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였는지를 근거이론적 접근에 기초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연구참여자들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에서 제시된 바와 같다. 이들의 연령은 50대 초반이 3명, 50대 후반이 2명, 40대 초반과 60대 초반이 각각 1명이며, 연구참여자 7명 모두 야학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하였다. 이들의 현재 학력은 4년제 대학재학이 3명, 2년제 대학재학이 3명, 대학원 석사졸업이 1명이다. 연구참여자들 중 5명은 직업이 있고, 2명은 주부이면서 대학생 신분이다.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2. 자료수집

1999년 8월에 설립된 G야학은 20년의 역사를 가진 학력보완교육을 위한 비정규교육기관이다. 타 야학기관의 경우, 대학생들이 교육봉사 차원에서 야학교사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반해 G야학은 현직 교사, 학원강사, 평생교육강사, 대기업중견관리자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이 자원봉사 야학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10년 이상의 야학교사 경력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평생교육기관이다.

연구참여자 섭외는 G야학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루어졌다. 연구참여자들은 평소 그들이 신뢰하는 G야학 관계자로부터 본 연구목적, 개인정보, 인터뷰 내용녹음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발적인 연구참여 의사가 있으면 연구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면대면 인터뷰 시, 연구참여 동의서를 받았다. 인터뷰는 연구참여자들이 직업이 있는 대학생 신분임을 고려하여 이들이 편안한 시간과 장소를 정하였으며,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바탕으로 하여 대화 상황에 적절한 비구조화된 질문을 하면서 진행하였다.

반구조적 질문문항은 야학 검정고시 참여동기, 야학 검정고시 참여과정에서 경험, 대학진학 동기, 대학생활 경험, 삶의 변화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인터뷰는 2014년 12월에서 2015년 2월 사이에 진행되었으며, 1회에 한해 1∼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연구자는 공감적 경청을 하면서 연구참여자의 얼굴표정, 목소리, 제스처 등을 관찰하면서 핵심단어는 현장노트에 기록하여 경험의 본질을 놓치고 않고 이해하고자 노력하였다.

3. 자료분석

1967년 Glaser & Strauss에 의해 개발되어 발전해 온 근거이론 접근방법(Grounded theoretical approach)은 Mead의 상징적 상호작용이론에 철학적 근거를 두고 있는(Park, 2014) 질적 연구방법이다. 근거이론은 어떤 현상에 속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 분석하여 귀납적으로 이끌어내어 특별한 현상을 이론적으로 설명하여 이론을 개발하는 것으로(Shin et al., 2004), ‘여기서 무엇이 진행되고 있는가’에 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변화와 과정에 대한 이해가 중심이 되는 연구에 적합하다(Richards & Morse, 2002).

전사된 자료분석은 Strauss & Corbin(1988)의 근거이론적 접근에 따라 지속적 비교분석, 코딩, 메모 등의 방법을 활용하여 개방코딩(open coding), 축코딩(axial coding), 선택코딩(selective coding) 단계를 걸쳐 이루어졌다. 개방코딩 단계는 전사자료와 메모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의미 있다고 여기지는 내용에 개념을 부여하고, 개념들을 추상화하여 하위범주로 묶고 이를 다시 추상화하여 범주화하였다. 축코딩 단계에서는 자료들의 범주와 하위범주를 관련지어 패러다임 모형을 개발하였는데 인과적 조건, 맥락적 조건, 중심현상, 행동/상호작용 전략, 중재적 조건, 결과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선택코딩 단계에서는 축코딩에서 드러난 범주를 정교화 및 통합하여 핵심범주를 도출하고, 핵심범주에 따른 이야기 윤곽을 기술하고 나이든 여성성인학습자들의 학습참여 유형을 분류하였다.

본 연구자는 연구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선행연구 및 연구자의 편견, 가치관, 주관성에서 벗어나 자료를 객관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중립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하였다. 2명의 연구자가 각자 코딩 및 분석한 자료를 상호 비교분석함으로써 현상에 대한 본질적 의미를 이해하고자 하였으며, 분석 및 해석된 자료를 2명의 동료연구자에게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 연구의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개방코딩: 범주화

본 연구는 야학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을 취득하여 대학에 진학한 성인학습자들의 학습경험 과정을 심층면담한 자료를 지속적 비교분석을 통해 개방코팅한 결과, <Table 2>와 같이 총 124개 개념, 31개 하위범주, 16개 범주로 도출되었다.

Subcategories and categories

2. 축코딩: 패러다임 모형

개방코딩에서 도출된 범주를 서로 연결하여 패러다임 모형을 [Fig. 1]과 같이 개발하였다. 인과적 조건은 ‘형제사이에서 교육기회 소외’, ‘공부에 대한 열망’으로, 맥락적 조건은 ‘열악한 가정형편’으로, 중심현상은 ‘응어리’, ‘수치심’, ‘열등감’으로 도출되었다. 중심현상을 극복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상호작용 전략은 ‘야학검정고시로 졸업장 취득하기’, ‘대학진학하여 공부하기’로 나타났으며, 이에 ‘가족’, ‘야학교사’, ‘동료학습자’, ‘교육재정지원 혜택’이 중재적 조건으로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결과는 ‘응어리 해소’, ‘자존감 회복’, ‘삶의 질 향상’, ‘포부수준 향상’으로 도출되었다.

[Fig. 1]

The theoretical frame about the experience of female adult learner in the process of qualification examination through night school and college admissions

가. 인과적 조건

1960년대 한국사회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이른바 노동집약적인 산업구조가 국가발전에 근간이 되고 있었다. 특히 여성노동자들을 많이 필요로 하는 섬유와 봉제, 전자 제조업 등이 주된 수출 품목이 되면서 여아들이 가정경제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당시의 이러한 경제적 산업구조와 함께 가부장제 사회구조는 열악한 가정환경과 많은 형제 속에서 여아들이 교육 받을 수 있는 우선권에서 자연스럽게 밀려나게 만들었다.

초등학교 때 나는 육상선수도 하고, 공부도 잘 하고 그랬어. 그런데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져서 오빠 둘은 아들이라고 공부시키고 나는 초등학교만 졸업해야 했어. (연구참여자 1, 60대 초반)
집이 너무 가난해서 공부할 수가 없었어요. 6남매인데 가난해서 학교 안 보내 준다고 해서 막 울고 그랬거든요. 제가 넷째였어요. 많은 형제들 때문에 저까지 공부시킨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어요.(연구참여자 2, 50대 초반)

연구참여자들은 모두 어린 시절 열악한 가정형편으로 인해 누군가의 누나로서 또는 여동생으로서 가족을 위해 교육기회를 양보해야만 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연구참여자 1의 경우는 갑자기 기운 집안 형편으로 인해 두 오빠의 지속적인 학업을 위해 자신은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그리고 가난한 집의 6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연구참여자 2도 많은 형제들 속에서 선택적으로 학업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빠와 남동생에게 교육기회의 우선권이 주어지면서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학업을 중단하게 된 경우이다.

이들은 가난보다는 남자 형제들과 동등한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가지지 못한 경우(왜냐하면 남자 형제들은 학업을 지속해 나갔기 때문)로 가족 역할에서 여성인 연구참여자들은 남성인 형제들보다 이차적 지위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의 학업에 대한 열망은 학업자체에 대한 열정과 함께 가족적 배경과 지위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대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나. 맥락적 조건

각 가족이 처한 계급적 상황에 따라 가족의 경제적 기반 및 가족 관계는 상이해지며 남녀의 생활경험도 차이가 있는데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계급의 경우, 가장의 저임금을 보충하기 위해서 혹은 가족의 일차적 생계부양자로서 여성의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며(Park, 2002: 175-178), 자녀수가 많고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가족이 성차별적 자원 배분의 경향을 보인다(Lee, 1998; Chang, 2006: 134, recitation). 또한 경제적으로 열악한 가족에서는 혼전동거, 출산통제, 출가취업 등을 통해 빈곤에 대처하고 있으며, 가족이 생계위협을 받았을 때에는 아들보다 딸이 먼저 희생이 되어 취학중단, 빠른 노동시장 진출, 결혼지연 등의 생존전략이 나타난다(Cho, 1990; Park, 2002: 178, recitation).

저희 집은 아주 깊은 산골이었고 중학교에 가려면 1시간 반 정도 걸어야 해요. (…) 부모님의 농사일 돕다가 객지에 나가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공장에서 일하면서 애들 아빠를 만나 결혼하게 되었어요.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생활이 어렵다보니 먹고 산다고 정신없이 바쁘게 생활했어요. 공부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요. (연구참여자 6, 40대 초반)
아버지가 사업을 크게 했는데 내가 중학교 진학할 무렵에 엄마가 일수놀이 해서 다 날렸어. (…) 결혼하고 먹고 살기 위해서 아등바등 일했어. (…) 나이 먹으니까‘이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조금 더 사람답게 여유를 가지고 재밌게 살자 이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 (연구참여자 1. 60대 초반)

연구참여자들의 학업중단의 근본적인 원인은 가난이다. 여성성인학습자들은 모두 어릴 적 열악한 가정형편으로 인해 학업중단이 불가피했으며, 낮은 학력은 노동시장에서도 낮은 위치를 차지하게 했고 배우자 역시 비슷한 가정환경을 가지고 있어 결혼 이후에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탓에 학업에 대한 열망은 혼자 가슴 속에 묻어 두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다. 중심현상

연구참여자들은 어릴 적 어려운 가정형편과 많은 형제들(특히 남자형제들)로 인해 교육기회에서의 소외와 하고 싶었던 공부에 대한 열망이라는 인과적 조건과 부모와 결혼 후의 열악한 가정형편이라는 맥락적 조건으로 인해 가슴 속 깊은 곳에 ‘응어리’, ‘수치심’, 그리고 ‘열등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큰아이 유치원에서 입학설명회가 있어서 참석하게 되었는데 부모의 신상명세서를 적는 란이 있었어요. 그때 초등학교 밖에 안 나온 제 자신이 너무도 부끄럽고 한심스러워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연구참여자 6, 40대 초반)
남편은 제가 고등학교 나온 줄 알죠. 끝까지 말을 안했습니다. 부끄러웠어요. (…) 아들이 문과, 이과 선택할 때도 도움을 주지 못했어요. 문과 이과가 무엇인지도 몰랐으니까요. (...) 상대방을 보면 항상 학력과 연관을 지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하고 싶은 말도 못했어요. 자존심에 말하다가 실수할까봐 두려웠고, 열등감으로 그랬던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3, 50대 후반)
더 늦으면 죽을 때가지 후회할 것 같았어요. 예전에 자원봉사를 하고 싶었는데 이력서에 학력을 못 쓰고 그랬거든요. (…) 못 배운 것이 언제나 응어리로 남아 있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연구참여자 5, 50대 후반)

우리 사회의 높은 교육열은 학벌주의 사회에서 높은 학력을 가지기 위한 경쟁이며 이는 사회적 지위와 관련되어진다는 점에서 학력은 곧 잠재적으로 계층을 상징하는 코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참여자들은 계층 재생산의 잠재적 주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어린 시절의 가정환경은 낮은 학력과 직업으로, 그리고 결혼 이후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연구참여자들은 자녀가 성장하면서 가정환경 조사서와 같은 형식적 서류를 작성하는 경우나 자녀의 진로선택을 위한 문‧이과 선택과 같이 자녀의 학교생활과 관련된 경험의 부재가 불가피하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그동안 가족들에게조차 자신의 학력을 비밀로 해 온 입장에서 낮은 학력은 수치심과 열등감의 원천이 되었다.

심지어 연구참여자 5의 경우에는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작성해야 하는 이력서에서조차 낮은 학력을 드러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겪고 싶지 않은 이러한 경험들이 학력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들은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엄마로서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존재가 되기 위한 열망과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열망으로 인해 ‘타인에 대한 배려’를 위해 먼저 ‘자기에의 배려’ 차원에서 그동안 가슴 속에 묻어 둔 학업에 대한 열망의 문을 열어 도전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학교경쟁에서 비롯된 학력 추구와는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라. 행동/상호작용 전략

낮은 학력으로 인해 그동안 수동적이고 종속적인 존재로서 살 수밖에 없었던 연구참여자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행동/상호작용 전략으로 ‘야학 검정고시로 졸업장 취득하기’와 ‘대학진학해서 공부하기’를 선택하였다. 이는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교육기회에서 박탈된 것을 자기 주도적인 방식으로 극복하기 위한 행동/상호전략이자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여전히 배움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연구참여자 대부분은 초등학교 졸업이후 학교교육과는 별개의 삶을 살아올 수밖에 없었다. 결혼생활과 노동시장 참여, 자녀양육을 포함한 가정관리까지 자신이 하나의 연결점을 차지하고 있는 가족이라는 그물망 속에서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현재의 자신을 되돌아볼 때 자신을 위한 궁극성을 부여해 줄 수 있는 어떤 일에도 도전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이 여전히 경제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어려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학습역량이나 학습준비도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학의 문을 두드리게 만든 근원이 되었다. 이들은 신체적으로나 인지적으로 나이 어린 학생들보다 많이 뒤쳐져 있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만큼은 뒤지지 않았다. 예컨대 기초학습역량 부족으로 인한 수학과목과 과학과목의 어려움, 암기력 저하, 시간 부족, 신체적 열악함 등은 배움의 장애가 되지 못했다. 이들은 잘 암기되지 않는 내용은 지속적인 반복학습을 통해 습득해 나갔으며, 기초학습이 부족해서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교과는 야학교사들의 도움을 받았다.

검정고시 학원은 돈이 들어서 갈 수 없었어요. (…) 여기저기 수소문 하던 차에 야학학생 모집 현수막을 봤어요. 그래서 저는 그곳으로 전화를 드렸고 언제든지 오라는 말씀을 하셔서 찾아가게 되었어요. (연구참여자 6, 40대 초반)
공부할 시간이 없으니까 새벽 1시에 일어나서 공부했지. (...) 계획을 세워서 벽에 붙여놓고 달달 외우고, 일하다가도 생각나면 적어 놓은 것 보고 외우고 했어요.(연구참여자 1, 60대 초반)
저는 수학이 제일 어려웠어요. 영어도 머리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반복 밖에 없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알 듯 한 것도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더 오기를 가지고 했던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7, 50대 초반)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이 야학에서의 배움의 과정을 의미 있게 여기는 것은 그동안 배우지 못해서 받아야 했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들은 같은 처지에 놓인 동료학습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리고 야학에서 제공하는 소풍, 체육대회, 작품전시회 등과 같은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통해 학창시절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 모든 것이 야학에서의 배움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동력된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이들이 배움의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간절히 원했던 것이고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의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열망이 포기보다는 더 큰 열망을 낳게 하였으며, 또한 그러한 열망이 고등교육기관으로 이행하는 촉발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학교에서 소풍도 가지 못했던 걸 야학에 와서 가보니 기쁘더라고요. 비록 교복을 입지는 못했지만 학생 신분으로 가는 거죠. 애들이 되는 듯한, 학창시절이 된 듯한 기분이었죠. 지나고 보니 더 좋았던 것 같고 행복했던 것 같네요. (연구참여자 3, 50대 후반)
검정고시 합격하니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고, 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느낌이었고, 하늘을 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앞으로 그 어떤 일들도 모두 다 이겨 낼 수 있고 헤쳐 나갈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 대학교에 가게 되면서 그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기뻤습니다.(연구참여자 6, 40대 초반)

야학검정고시로 졸업장을 취득한 여성성인학습자들은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대학에 진학하였다. 이들 대부분은 살고 있는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2년제 또는 4년제 대학의 사회복지학과(주간 또는 야간)에 진학했다. 여성성인학습자들에게 사회복지학은 가장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자 가장 잘 할 수 있는 관심영역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대학생활은 야학생활과 달리 혼자서 해결하고 공부해야 했다. 이로 인해 대학입학 초기에는 적응을 못해 혼란을 겪었는데, 특히 교과목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생소한 용어와 이론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있는 전공서 내용들을 이해하기에는 기초지식이 일천했으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서술형 시험 유형은 단시간에 암기한 지식을 쏟아내야 하기에 기억력 감퇴로 인해 암기가 힘든 나이든 성인학습자들에게는 쉽지 않는 교육과정 중의 하나였다.

급기야는 대학공부를 포기할 마음까지 먹기도 했던 연구참여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들의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한글워드 배우기, PPT 배우기 등 대학생활에서 필요한 것들을 찾아가며 하나씩 배우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노화로 인한 기억력 감퇴, 시력 및 청력 감퇴 등의 신체적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가능한 배울 수 있는 기능들을 습득하여 학습을 용이하게 하려고 시도했다. 그래도 극복되지 않는 것들은 강한 멘탈(무신경과 배짱으로 대처하기)로 이겨내었다.

처음에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 대학에 갔는데 1학기 때 적응을 못해서 그만 둘까 생각도 했었어요. 이론하고 현장이 너무 달라서 혼란스러웠거든요. 이론은 전혀 다르더라고요. 학자들도 나오고, 너무 어렵고, 이해도 안가고 해서 과제도 못하고 정말 힘들더라고요. (…)시험도 서술해야 하는 것이 많아서 힘들더라고요. (…) PPT 만드는 것도 배워서 발표도 해요. (연구참여자 2. 50대 초반)
힘들긴 하죠. 혼자서 해야 하니까요.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용어도 잘 모르겠고 그래요. 그래서 책도 자주 보고 그래요. 식구들한테도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 그런데 시험 칠 때 눈이 불편해서 쓰는 게 너무 불편한 건 있어요. 시험지에 많이 써야 하잖아요. (연구참여자 4, 50대 초반)
대학에서 컴퓨터도 해야 되는데 눈부심 때문에 좀 고통스러웠고 무섭고 겁나더라고요. 막상 학교 다니면서 어차피 접해지니까 눈에 대한 걱정은 아예 잊어버리고 더 나빠져 봐야 얼마나 더 나빠질까라는 생각으로 공부했어요. 지금은 면역이 생겼는지 눈부심이 조금 덜 합니다. (연구참여자 7, 50대 초반)
마. 중재적 조건

연구참여자들이 ‘야학검정고시로 졸업장 취득하기’와 ‘대학진학하여 공부하기’를 행동/상호작용전략으로 실천함에 있어 ‘가족’, ‘야학교사’, ‘동료학습자’, ‘교육재정지원 혜택’은 중재적 조건으로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남편은 학업과정에서 지원보다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검정고시에 합격하거나, 졸업장을 취득하거나,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다소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들의 부정적 태도는 학업이 가정관리의 소홀, 교육비 부담, 자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학력 등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뭐 하려고 늦은 나이에 공부하려고 하냐고 남편이 구박도 많이 했지. (…)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야학에서 공부하고. 새벽 1시에 일어나서 공부하고 그랬는데 나중에 우리 아저씨가 나를 혼내더라고요. (…) 내가 나쁜 짓 하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겠다는데. 나중에는 배짱 있게 이불도 안 덮고 그냥 불 켜놓고 공부했잖아요. 내가 검정고시 합격하니까 우리 아저씨가 조금 바뀌더라고. (연구참여자 1, 60대 초반)
시험응시 일주일 전에 아저씨한테 차로 시험장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는데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직장 가는 길에 좀 태워 달라고 했는데 그렇게 말하니까 속이 많이 상하고 서운했어요. 그러니까 오기가 더 생겨서 한 자라도 더 보려고 공부했죠. 그런데 합격하니 좋아하더라고요. (연구참여자 5, 50대 후반)
대학갈 거라고 하니 애들 아빠는 처음에는 엄청나게 반대를 했고 집을 사줄 테니 제발 학교에는 가지 말라고 했었어요. 그러더니 나중에는 어쩔 수 없었는지 2학년 될 때쯤엔 열심히 해 보라고 말하더군요. 조금 하다가 포기 할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연구참여자 6, 40대 초반)

그러나 이러한 배우자와는 달리, 친정엄마는 적극적이고 협조적인 지원자가 되어 주었다. 친정엄마는 가정생활과 직장, 육아와 공부를 병행하며 대학에 다니는 딸에게 칭찬과 격려, 위로와 힘을 실어 주는 무한 긍정 에너지의 공급자 역할을 했다.

친척들은 다 잘 나가고 그러는데 우리엄마는 자랑할 게 없었어요. 숙모가 오셔서 딸 자랑하고 그랬는데 엄마가 제가 대학 다닌다고 그렇게 자랑하시더라고요. 공부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구참여자 2, 50대 초반)
엄마가 가장 좋아했죠. 물질적으로 지지를 해주진 못했지만 그래도 격려를 많이 해줬죠. (연구참여자 3, 50대 후반)

연구참여자들이 다닌 야학의 교사들은 대학생 교육봉사자와 달리 야학학생들에 대한 책무감을 가지고 헌신하는 교사들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현직교사, 평생교육기관 강사, 대기업중간간부 등 현직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 10년 이상 장기근속하며 무보수로 교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공부시기를 놓친 성인학습자들이 힘든 교육의 과정에서 중단 없이 학업을 해 나가게 해 주는 동반자이자 촉진자로서 역할을 했다.

힘들 때마다 용기를 많이 주셨습니다. (…) 제가 영어를 많이 어려워했는데 선생님께서 단 하나라도 가르쳐 주기 위해 노력하셨어요. 힘들고 지친 우리에게 맞춰서 가르쳐 주시더라고요. (연구참여자 2, 50대 초반)
선생님들의 도움이 정말 컸어요. 늘 격려와 칭찬을 해 주셨고 힘들 때면 도와 주셨고 보듬어 주셨어요. (…) 야학에서 공부하던 그 시절이 그 자체가 즐거웠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연구참여자 6, 40대 초반)

동료학습자들은 함께 공부해 나가는 과정에서 때로는 협력자로서, 때로는 경쟁자로서 역할을 했다. 경험의 유사성은 이들의 관계를 돈독하게 했으며 학문적 연대감을 형성하는 주요한 자원이 되었다.

공부하는 분위기 자체가 좋죠. 조는 사람도 없이 서로 서로 협조해서 했던 것 같아요.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서로 물어보기도 하고 하니 보람됐던 것 같아요. 같은 길을 가는 친구들이니까 소통이 잘 되는 것 같고, 친근감도 많이 들더라구요. (연구참여자 3, 50대 후반)
검정고시 시험 떨어지면 서로 의논도 많이 하고, 스터디도 많이 했었습니다. 끝나면 도서관도 가고, 시험 친다하면 같이 공부도 하고 그랬어요. (연구참여자 2, 50대 초반)

그러나 어떤 집단도 내부적 갈등은 존재한다. 서로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상호 이타적이 될 수 있는 필요조건은 될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사성은 또다른 차이를 나타내는 기호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관계의 양상들 중 어떤 것도 유사성을 필연적으로 내포하지 않으며, 자연적인 기호 자체도 유사성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Foucault, 2017: 102). 유사성은 단지 닮음을 나타내는 기호이지 닮음 그 자체가 아니다. 특히 고등부의 경우 검정고시 합격이라는 목표를 앞에 두고 선의의 경쟁과 견제가 많았으며, 이는 교사의 관심에 대한 민감성으로 이어져 동료학습자들 간의 관계를 해체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수업시간에 교사로부터 학습과 관련하여 칭찬을 받게 될 경우 그 당사자는 다른 학습자들의 질투의 대상이 되어 왕따를 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야학 거기도 텃세가 심하더라고요. 특히 고등부는 서로 견제도 많이 하고 그런데요. 시험을 몇 번씩 응시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아무래도 예민해서 그런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4, 50대 초반)
야학에서 반장이 나보다 1년인가 2년 먼저 들어왔는데 졸업을 내가 먼저 했어. 나이도 내가 4살인가 많았지. 근데 선생님이 나한테 영어를 시켜 보니까 제법 잘 하고 총기가 좋거든. 선생님들이 나한테 관심을 가지고 하니까 학생들이 전부 질투를 하는 거야. 연락할 사항 있으면 반장인 내만 빼고 그랬지. 왕따를 시키더라. (연구참여자 1, 60대 초반)

경제적으로 열악한 성인학습자들에게 무료로 검정고시를 공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야학’과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나 대학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해 주는 ‘만학도 국가장학금 제도’는 연구참여자들이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야학을 다니면 전부 무료잖아요. 선생님들께서 책도 구해서 따로 배부해 주시고 그러거든요. 남을 위해 가르치는 것도 정말 타고나는 것 같아요. (…) 우리는 만학도 장학생 제도가 있어서 70만원 정도 지원받습니다. (연구참여자 2, 50대 초반)
전액 학자금 대출을 받고 일부는 나라에서 만학도를 위한 장학금이라는 것을 받아 해결 했어요.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 중에서 저처럼 전액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공부하시는 분이 없었어요. (연구참여자 6, 40대 초반)
바. 결과

열악한 가정형편으로 인해 어릴 때 공부를 포기해야 했던 여성성인학습자들은 학교에 다니지 못한 것에 대한 응어리, 수치심, 열등감이라는 중심현상을 극복하고자 야학 검정고시를 통해 졸업장을 취득하고, 대학에 진학해서 공부하는 행동/상호작용 전략을 실천한 결과, ‘응어리 해소’, ‘자존감 회복’, ‘삶의 질 향상’, ‘포부수준 향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2년제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면서 즐겁게 대학공부를 하고 있는 연구참여자 5는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해 주었던 야학을 통해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함에 따라 그동안 자신을 옭아매었던 가슴 속 응어리를 풀 수 있었다.

야학이 너무 좋았어요. 가슴이 벅차고, 가슴이 뛰고 그랬어요. 검정고시로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되니까 공부에 대한 미련이 드디어 해소되었고, 가슴 속에 있던 응어리가 완전히 풀린 것처럼 기분이 좋았어요. 나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것에서 풀려 난 것 같았어요. (…) 야학에서 공부한 것은 제 인생에서 너무 큰 부분인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5, 50대 후반)

Collins는 Weber로부터 교육이 ‘내부성원들’(insiders)에게는 정체성을 부여하고 ‘외부인들’(outsiders)에게는 장애물이 됨으로써 ‘지위문화’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생각을 끌어낸다(Karabel & Halsey, 1985: 63). 말하자면 학교교육이 인지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기보다는 지위문화를 가르침으로써 아동들을 차별적으로 사회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소위 상층의 지위를 획득하고자 하는 열망을 불러일으키며 일류학교에 대한 지향으로 이어져 학력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이를 연구참여자들에게 적용하면, 열악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학교교육에서 배제되어야만 했던 성인학습자들은 낮은 지위문화를 가질 수 밖에 없었고 이는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져 “자기와의 관계가 강화되거나 가치 부여받게 되는, <자기 함양>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의 발달, 말하자면 다양한 형태 하의 존재의 기술이 <자기 자신을 배려해야>한다는 원칙에 의해 지배되는 사실”(Foucault, 1999: 57)을 발달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서 누구와도 당당하게 의사소통을 할 만큼 자신감과 함께 자존감이 회복되었다.

공부를 하고 보니 저도 모르게 자신감도 생기고 그런 것 같아요. 한 단어를 쓰더라도 어려운 문구도 넣어 보고 그래요. 지금은 애들이든 어른이든 관계없이 강연을 준비해서 아는 것들을 강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감도 생겼어요. 지금은 어느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는 자신감과 의욕이 있어요. 많이 변했죠. (연구참여자 3, 50대 후반)

배움은 연구참여자들의 삶의 대한 의식의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삶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다. 비록 여전히 경제적으로는 풍족하지 못하지만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이 경제적인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이들은 배움을 통해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만들며 통제할 수 있는 자아로 거듭나는 것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었다.

인생에 돈이 다가 아니기 때문에 먹고 살 만하면 공부하면 참 즐겁지 않습니까. 늦게 하는 공부는 더 즐거워요. 나이 들어서 하는 공부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더 좋고 그래요. (연구참여자 1, 60대 초반)
사람답게 사는 게 밥만 먹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죠. (…) 전에는 이력서나 자기 소개서에 통장 했던 것을 적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이력서에 쓸 것이 너무 많아요. 삶의 질이 많이 업그레이드된 것 같아요. 경제적인 부분이 다가 아닌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2, 50대 초반)

한 단계의 성취는 다음 단계의 성취로 향한 열망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배움을 성공적으로 실천한 연구참여자들은 다음 단계의 배움과 함께 사회참여에 대한 포부를 갖게 되었다. 장애인활동도우미로 일하면서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는 연구참여자 4는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좋은 직장을 구해서 사회에 필요한 사람으로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게 되었고, 대학진학해서 사회복지 전공과 관련하여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 한 연구참여자 2는 향후 대학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대학원진학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배움의 단계가 높아짐에 따라 포부수준도 향상되었는데, 이는 정태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되어 가는’ 변화로서의 나를 형성하는 것이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따서 대학졸업하면 더 좋은 직장을 구해서 일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있어요. 졸업하고 나서도 기회가 된다면 다양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자원봉사도 해가면서 취업도 하고 싶어요.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고 일을 하고 싶어요. (연구참여자 4, 50대 초반)
작년에 대학원을 간다고 남편한테 미리 말을 했었어요. 그런데 남편이 대학만 가면 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사회에 나가서 애들도 가르치고 하려면 대학원은 나와야 된다고 설득했어요. 대학강단에 서고 싶다는 포부도 얘기 했어요. (연구참여자 2, 50대 초반)

3. 선택고팅: 핵심범주

가. 핵심범주에 따른 이야기 윤곽

연구참여자들은 어린 시절 열악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배움의 기회에서 배제되었으며, 이로 인해 한편으로는 공부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가지도록 만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배우지 못함에 대한 가슴 속 응어리와 함께 낮은 학력에 대한 수치감과 열등감을 갖게 되었다. 이들은 결혼 이후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배움에 대한 열망을 해소할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이제는 자신에 대한 배려의 차원에서라도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연구참여자들은 야학을 찾게 되었고, 야학은 재정적으로 열악한 연구참여자들에게 배움의 열망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적합한 장이었다. 이들은 초등학교가 종결교육이었다는 점에서 야학에서의 생활은 학창시절을 느끼게 해주는 행복의 장이자 다양한 경험의 장이었으며, 부족한 학력과 배움을 채워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는 장이었다.

특히 야학을 통한 검정고시 합격은 그 자체로서도 자신감 회복과 가슴 속 응어리를 해소해주었지만, 또다른 배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제공해 주었다. 그리고 야학생활과 대학진학과정에서 가족, 야학교사, 동료학습자, 국가의 교육재정 지원은 성인학습자들이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되어 주었다.

요컨대 연구참여자들에게 검정고시 합격과 대학진학은 이제까지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한 가슴 속의 응어리를 해소해 주고, 자존감 회복과 함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했으며, 포부수준을 높여 현재에 안주하기보다는 도전하는 삶을 계획하도록 했다. 이는 당당한 아내이자 엄마이며 사회구성원으로서 거듭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나. 학습유형 분석

여성성인학습자들의 학습유형은 <Table 3>과 같이 크게 ‘배움열망도전형’과 ‘대학입학만족형’으로 분류되었다. 2개의 유형은 연구참여자들이 행동/상호작용 전략으로 도출된 범주인 ‘야학검정고시로 졸업장 취득하기’, ‘대학진학해서 공부하기’에 대한 학습참여태도 정도와 대학원진학 정도에 따라 ‘적극성’과 ‘소극성’으로 구분되었다.

Type of learning of an adult learner

배움열망도전형과 대학입학만족형은 야학검정고시와 대학진학에서 교육참여에 적극적이라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나, 대학원진학 여부에 따라 적극성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예컨대, 배움열망도전형은 평소 공부하고 싶었던 대학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큰 더 꿈과 포부를 위해 대학원석사과정을 진학했거나 진학계획준비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대학입학만족형은 대학생활을 경험하는 그 자체에 더 큰 만족감을 가지고 있었다. 배움열망도전형에 해당되는 연구참여자 2와 연구참여자 6은 모두 대학원 공부에 대한 열망이 있었는데, 이는 구체적인 꿈이 있었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대학원 공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연구참여자 2는 대학강단에서 교수자로서의 꿈이 있었고, 연구참여자 6은 양로원이나 고아원을 운영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Ⅴ. 결 론

이 연구는 야학을 통해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대학에 진학한 여성성인학습자가 겪는 경험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경험의 유형을 도출하고, 그를 근거로 실체이론 모형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이 과정을 경험한 여성성인학습자 7명을 심층면담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그들의 경험을 도구화하기 위하여 Strauss & Corbin(1988)의 근거이론적 접근방법을 활용하였다. 그 결과 야학은 연구참여자들이 학력신장을 통한 열등감 극복과 자존감 회복으로 당당한 아내, 엄마, 사회구성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인생의 전환점을 제공했다. 도출된 연구결과에 대한 결론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응어리’, ‘수치심’, ‘열등감’과 같은 중심현상은 인과적 조건인 ‘형제사이에서 교육기회 소외’, ‘공부에 대한 열망’과 맥락적 조건인 ‘열악한 가정형편’에 의해 발생하였다. 말하자면 열악한 가정환경과 많은 형제 수는 저소득층 여아로 태어난 연구참여자들에게는 남자형제들에 비해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의 우선권에서 밀려나게 했으며, 이로 인해 배움은 가슴의 응어리로써, 그리고 공부에 대한 열망으로써 남게 되었다. Park(2008)의 연구에서도 성인학습자들이 배움에 대한 한풀이로 야학에 참여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둘째, 연구참여자들은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야학검정고시로 졸업장을 취득하고 대학에 진학하여 계속 공부를 하는 행동/상호작용 전략을 세웠으며,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가족’, ‘야학교사’, ‘동료학습자’, ‘교육재정지원 혜택’이 학업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수 있는 중재역할을 했다. 야학에서 제공하는 봄/가을 소풍, 운동회 등은 성인학습자들이 동심으로 돌아가 학창시절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학업중단으로 인해 받아야 했던 심리정서적인 상처를 치유해 주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대학공부에서는 컴퓨터 활용능력, 리포트작성, 전공공부, 눈피로, 기억력 감퇴, 인간관계 등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는데, 이는 Kim et al.(2013), Lee & Mo(2017), Lim(2015), Son & Koo(2007)의 연구와 동일하게 나타났다. 중재적 조건에서 배우자인 남편은 성인학습자들이 야학검정고시와 대학진학하여 공부하는데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있었으나, 친정엄마는 가족 중에서 가장 든든한 정신적 조력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가난으로 자식에게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못했다는 부모로서의 미안함과 모성애가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도록 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연구참여자들은 배움을 실천하여 배우지 못함에 대한 가슴 속의 응어리가 해소되고 자존감을 회복하여 삶의 질과 함께 포부수준의 향상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Kim et al.(2013), Kim & Choi(2014), Lee & Mo(2017)의 연구와 일맥상통하고 있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여성성인학습자들의 학습유형이 ‘배움열망도전형’과 ‘대학입학만족형’으로 크게 분류되었는데, Lee & Ahn(2007)이 제시한 자기실현형, 전문성향상형, 대학생활만족형, Park (2006)이 제시한 자아만족형, 지식추구형, 자아발견형, 자아혼돈형과 비교해 보았을 때, ‘배움열망도전형’은 자기실현형, 지식추구형과 유사하고, ‘대학입학만족형’은 대학생활만족형, 자아만족형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구참여자들은 야학을 통해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배움을 습득한 것뿐만 아니라 교육을 통해 자신을 수양하고 자기함양을 길러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용기와 미래에 대한 도전정신을 갖게 된 것이다. 이는 삶에 대한 조망과 성찰을 동반하며 삶 속에 자신을 정체시키기 보다는 변화를 주도하며 사회 또는 타인과 더불어 살아나가는 삶을 설계할 수 있게 하였다. 요컨대 본 연구를 통해, 야학이 비록 비제도권 교육으로, 점차 대중에게 잊혀져 가는 교육으로, 그리고 발생 목적과 성격에서 멀어져 국민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교육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여전히 야학은 누군가에게는 삶 그 자체를 흔들어 놓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학교교육과 달리, 야학의 발생 자체가 국민의 제한적 삶을 토대로 자생적으로 일어난 만큼 비록 시대적 삶과 개인적 요구에 따라 야학의 목적과 성격이 달라져서 다양성이 확대‧축소될 수는 있겠지만 어떤 시대에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를 제 때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인 사람이 있다면 국가는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 주어야 할 책무가 있다. 국가가 존재하는 것이 국민 위에 군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한 것이라면, 비록 그 수요가 적다고 하더라도 더욱이 그것을 필요로 하는 국민이 기본적인 것조차 누릴 수 없는 처지에 있다면 이는 우선적으로 국가가 해결해 야 하는 의무인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결과는 야학 검정고시와 대학생활을 경험한 여성성인학습자들의 삶의 본질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 대학 차원에서 성인학습자들의 야학 및 대학 생활에서의 학습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초자료로 기여할 것이라 사료된다. 본 연구는 야학검정고시와 대학진학을 경험한 여성성인학습자에 국한하여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후속 연구에서는 배움을 시기를 놓친 남성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References

  • Chang, SS, (2006), Gender and Class Differentials in Higher Education in Korea, Korean Journal of Sociology, 40(1), p127-156.
  • Choi, YY, and Lim, CH, (2015), The Literacy Education Experience and Changes in life of the Illiterate Rural Female Seniors, Journal of family relations, 20(1), p165-193.
  • Foucault, M, (2017), Les mots et les choses(9th), Lee, GH (Translation), Seou, Minumsa.
  • Foucault, M., (1999), Histoire de la seualitė: tome 3 le souci de soi(9th), Lee, HS, & Lee, YM (Translation), Seou, Nanam.
  • Heo, YS, and Kee, YW, (2008), A Study of Participation of the Aged Women on Literacy Education, Study of Lifelong Education & HRD, 4(1), p29-57.
  • Hong, AJ, (2010), Integrating into higher education: Understanding adult students' motivation from their life stories, Korean journal of educational research, 48(3), p159-186.
  • Jeong, YH, (2015), The analysis of the nature and condition about the university lifelong education for encouraging participation of an adult learner: Focusing on university life experiences of Student Korea National Open University Student, policy project, 14, p1-78.
  • Karabel, J., and A. H. Halsey, (1985), Power and ideology in education, Kang, SW (Translation), Seou, Miraesinseo.
  • Kim, JM, and Choi, YS, (2014), A Life History Study on Women in 50s Who Started Studying Late: Focusing on Life Dimensions, Turning Points and Adaptation, The Korean Journal of Woman Psychology, 19(1), p1-29.
  • Kim, KS, Jo, NJ, Choi, EM, and Ha, HS, (2013), Study on Mature Undergraduate Students Majoring in Counselling, Korea Journal of Counseling, 14(2), p775-799.
  • Kwon, EJ, (2018), Effect and Mediating Factor of Meaning of Life for Opsimaths on Their Life Satisfaction and Psychological Well-being, Daegu Haany University.
  • Lee, JH, and Ahn, YS, (2007), Qualitative research on the experiences of campus life for adult learners, Journal of Lifelong Education, 13(3), p89-116.
  • Lee, SH, and Mo, AR, (2017), Exploring the Meaning of Life in Collegeas a Late-starting Student: The Students' Department of Young Child Care, Education &Welfare, Journal of Korean Coaching Research, 10(3), p179-195.
  • Lim, JH, (2015), A study on university education experience of students’who make through elderly students’screening process and meaning of it,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 Min, SH, (2006), (A) study on adult erudition in a degree program, Yonsei University.
  • Park, CG, (2008), (The) Effects of Evening School Experience on Its Students, Granduates and Teachers' Lives in a Case of K Evening School, Changwon National University.
  • Park, GA, (2002), Women and society(ch.6) Gender and family(159~185), Seou, Moonumsa.
  • Park, SO, (2015), The Influence of SDLR(Self-Directed Learning Readiness) of the Non-typical Adult Undergraduate Students on the Performance of Higher Education-Focusing on the case of G University, Andragogy Today, 18(1), p77-102.
  • Park, SY, (2014), The Study on Learning Experience during the Employment Process of Female Marriage Immigrants: A Grounded theory, Pusan National University.
  • Park, YH, (2006), (A) Study on the Learning Patterns of Middle-Aged Women in the Life Context, Dankook University.
  • Richards, L., and Morse, J. M., (2007), Read me First for a User's Guide to Qualitative Methods, Thousand Oaks, CA, sage, Shin, Kyung-Rim et al.(Translation), Seou, Hyunmoonsa.
  • Shin, KR, et al., (2004), Qualitative Research Methodology, Seou, Ewha Womans University Press.
  • Son, JJ, and Koo, HJ, (2007), A study on higher education opportunity and non-traditional learners in Korea, Journal of Lifelong Education, 13(2), p141-163.
  • Son, SJ, and Kim, HJ, (2017), Study on Experience in Mature Student Nurses, Journal of Learner-Centered Curriculum and Instruction, 17(24), p501-520.
  • Strauss, A. L., and Corbin, J. M., (1998), Basics of Qualitative Research: Techniques and procedures for development grounded theory(2nd), Thousand Oaks, CA, Sage.
  • Sung, YM, (2005), Studies of cultural description about the meaning of lifelong education in a night school: focused on "Neulpureun class, the night school",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 Yi, KY, (2006), (A)Qualitative study on learning experience of adult women : the case of housewife-students in KNOU, Seoul National University.

[Fig. 1]

[Fig. 1]
The theoretical frame about the experience of female adult learner in the process of qualification examination through night school and college admissions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Participant Age Education Job
Participant 1 Early 60s Being in University Care worker
Participant 2 Early 50s Being in University Art therapy lecturer
Participant 3 Late 50s Being in University Sales services
Participant 4 Early 50s Being in College Helper for disabled person
Participant 5 Late 50s Being in College Housewife
Participant 6 Early 40s Graduate school graduation Sales services
Participant 7 Early 50s Being in University Housewife

<Table 2>

Subcategories and categories

Subcategories Categories
Older brother/younger brother study only Alienation of educational opportunity among brothers
Numerous brothers and sisters
Being envious of friends in elementary school A desire for study
Having a terrible schoolwork throughout school years
A poor home circumstances in her childhood Poor family circumstances
Still a difficult home circumstances after getting married
Becoming lumpy old score in the heart An old score
Shyness about graduation from primary school Shame
Hiding a studying of the qualification examination through night school from surrounding people
Lack of confidence Inferiority
Low self-esteem
See help-wanted advertisement and visit Getting a diploma as aqualification examination through night school
Doing iterative learning
Experience school days
Supporting department of social welfare Going to college and studying
Difficultness of going to college and studying
Physical difficultness
Husband Family
My mother
Support of night school teacher Night school teacher
Peer student of night school Peer learner
Peer student of college
Free education of night school Educational financial support benefit
scholarship for someone who has started studying late
Relieving an old score Relieving an old score
Improving self-confidence Restoring self-esteem
Merry and very happy
Conversion of awareness Improving quality of life
Better background
Moving toward a dream Improving aspiration level
Growing the aspiration of Learning is growing desire

<Table 3>

Type of learning of an adult learner

Behavioral/interaction strategies Attributes Type of challenge to learning aspiration Type of college admissions
Getting a diploma as aqualification examination through night school Degree of learning participation attitude Activeness of education participation Activeness of education participation
Going to college and studying Degree of learning participation attitude Activeness of education participation Activeness of education participation
Degree of graduate school advancement Activeness of education participation Passiveness of education participation
Participant Participant 2, 6 Participant 1, 3, 4,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