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Fishries And Sciences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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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OURNAL OF FISHERIES AND MARINE SCIENCES EDUCATION - Vol. 30 , No. 6

[ Article ]
Th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Fisheries and Marine Sciences Education - Vol. 30, No. 6, pp. 1985-1995
Abbreviation: J Kor Soc Fish Mar Edu.
ISSN: 1229-8999 (Print) 2288-2049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18
Received 27 Sep 2018 Revised 07 Dec 2018 Accepted 14 Dec 2018
DOI: https://doi.org/10.13000/JFMSE.2018.12.30.6.1985

지역인적자원개발을 위한 학점은행제 성인학습자의 학습경험에 관한 질적연구
한현우 ; 장소은 ; 김두규*
동서대학교(강사)
경성대학교(교수)
*부산대학교(교수)

A Qualitative Study on the Adult Learners’ Learning Experience in Academic Credit Bank System
Hyun-Woo HAN ; So-Eun JANG ; Du-Kyu KIM*
Dongseo University(lecture)
Kyungsung University(professor)
*Pusan National University(professor)
Correspondence to : 051-663-4327, naturejse@naver.com


Abstract

Academic credit bank system has been started fairly evaluate and recognize the learning outcomes of various lifelong education programs, effectively providing individual learning results. While the Academic credit bank system has an institutional basis for building a lifelong learning society, it is pointed out that quality management of Academic credit bank system institutions and learning abilities of learners are lower than those of general universities. Therefore, this study conducted a qualitative study on the formation process of learning identity, because learning identity is closely related to learners' learning ability at the learner level. Learning identity is a result of interactions based on the unique learning culture of the learner. It has been shown that it has a great influence on learning motivation.

Specifically, learners were admitted to earn a university diploma, for the second life designed in preparation for physical aging. through learning, they experienced new interest in study themselves and reflection on my own prejudice of their life. And identity types were first, the confusion between student and civilian second, social party rather than studying third, a real learner to learn about themselves.

In order to improve the quality of Academic credit bank system, a systematic management system such as an advisor system is established at the school level to help learners form a positive identity as a student, and support a study group than social party in other to support the formation of learning culture.


Keywords: Academic credit bank, Adult learner, Experience, Learning culture, Qualitative study

Ⅰ. 서 론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OECD 국가들 중 최상위권에 속하고 있다. 높은 진학률은 고등교육기회의 평등이라는 관점에서 의미있는 현상이지만,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성인도 다수 존재하고 있다. 학력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 대학 진학은 개인의 생애과정 중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인 하나의 선택이며 그 결과는 삶에 큰 영향을 준다. 왜냐하면 학력중심의 현 사회에서 고졸 학력은 차별적 대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헌법과 근로기준법에서 학력으로 인한 차별적 대우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음에도 관행처럼 고용시장에서 학력에 따른 채용, 승진, 임금, 교육훈련 기회의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다(Ahn, 2005). 이를 해결하고자 국가인권위의 학력 차별 철폐 권고, 능력중심 사회 구현을 위한 블라인드 채용정책 등 사회적 노력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학력중심의 사회풍토는 쉽게 변화될 사안이 아니며 자격증, 전직 등을 위해서 반드시 학사졸업장이 필요한 경우도 존재한다. 그래서 학사졸업장이 필요한 성인학습자들은 학점은행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등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있다. 이 중에서 학점은행제는 2017년 기준 등록인원이 115,442명으로 주된 학력보완 교육기관이다. 특히 학점은행제는 독학사, 자격증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학점으로 누적, 인정해줌으로써 생애 학습포트폴리오를 구축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교육체제이다. 다시말해서 학점은행제는 고등교육의 여러 제도들을 포괄하는 네트워크형 포괄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네트워크형 포괄성은 정규대학, 시간제등록제, 원격대학, 독학사 등 대부분의 학력보완 평생교육기관과 연계되어, 각 기관의 학습결과를 인정한다(Baek, 2008). 반면에 학점은행제는 첫째, 기관 차원에서 교육의 질 문제 둘째, 제도적 차원에서 학사편입의 통로로 악용되는 문제 셋째, 학습자 차원에서 학습보다는 학위 취득, 사교지향적 문화 등의 학습자 개인의 학습문화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Park & Kim, 2016). 이에 정부는 학점은행제 수업평가인증 제도를 시행하여 교육의 질과 제도 악용의 문제를 개선하고 있으나, 학습문화는 정책과 제도로 개선되기 힘든 문제이다. 문화는 학습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모두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Lee & Choi, 2015). 특히 성인학습자는 자기주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Kwon & Lee, 2004; Kwon, 2007), 이를 높여줄 수 있는 학습문화가 중요하다(Nevis, DiBella & Gould, 1995). 이러한 문화는 특히 학습공간에서 다른 사람의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며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학습경험이 수반된다. 학습경험은 학습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돕는 유용한 자본이며 누적된 경험은 정체성을 형성시킨다(Kim, et al., 2013; Merriam, 2007).

그렇다면 학점은행제에 참여하는 성인학습자의 독특한 정체성은 무엇이며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그동안 학점은행제 관련 연구는 학습자들의 만족 요인에 관한 연구(Hwang, 2004; Nho, 2003), 학습자의 참여요인에 관한 연구(Han, 2005), 학습자의 학점취득 유형에 관한 연구(Lee, 2005) 등 학점은행제 학습자의 학업성취 및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을 찾는데 관심을 가졌다. 그 외에 Song, et al.(2016)은 동기보다 한 단계 심화적인 개념인 참여유의가를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과 만족도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선행연구는 학습자들의 성별, 연령 등 인구학적 변인이 학업성취 및 만족도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개별적 맞춤 학습을 제공해야 한다는 제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실제 학점은행제의 성인학습자들이 어떻게 학습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 특히 성인학습자에게 있어 학습은 그들이 처해있는 여러 상황과 환경을 기반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과의 복잡한 상호작용적 경험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Dewey, 1957) 몇몇 요인으로 학습의 전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그들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습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학점은행제 성인학습자의 학습경험과 정체성 형성경험을 이해하고자 하며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질적사례연구를 진행하였다. 질적연구의 한계상 본 연구에 참여한 학습자가 학점은행제에 다니는 모든 학습자를 대표할 수는 없는 한계가 존재하지만, 학습경험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봄으로써 전반적인 학점은행제 성인학습자들의 학습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학점은행제 운영의 질적 향상을 기대한다.


Ⅱ. 학점은행제 성인학습자의 학습경험과 정체성
1. 학점은행제의 특징

학점은행제는 어떠한 이유로 정규교육기간 외에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서 교육을 받는 학력보완을 위한 고등교육제도이다. 따라서 학점은행제는 대안적 교육제도로 모든 사람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되어 현재 양적 질적 성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점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첫째, 학습자 간의 학습 편차가 크다. 이러한 편차는 학습의 과정과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인구학적 변인으로 나이, 직업, 학업수준 등이 있으며, 현재 학점은행제는 이러한 학습자들의 차이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둘째, 비체계적인 학점은행제 교육의 프로세스 문제이다. 학점은행제는 정규대학에 비해 학사일정, 수업개설, 학습자 상담 및 지원 등에서 열악하기 때문에, 학습상담을 학교가 아닌 동료, 선후배들에게 요청하고 있어 체계적인 학습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셋째, 학점은행제는 정규대학보다 질이 낮다는 사회적 인식이 있어 학습자들에게 좋지 않은 정체성을 형성시킬 가능성이 있다(Park & Kim, 2016). 한 가지 생각해보아야할 점은 학점은행제 성인학습자는 이미 성인이기에 정규학생과는 달리 정체성 형성이 상당부분 고착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점은행제 성인학습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과 이미지는 비교적 비슷하다. 이는 일종의 집단 정체성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정체성은 학습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공통된 경험이기 때문에 학점은행제의 문제를 풀어내는데 시발점이 될 수 있는 교육적 과제이다.

2. 학습경험과 정체성

Dewey(1957)는 경험의 계속적인 재구성을 통해서 학습하며, 교육은 끊임없는 사회적 과정으로 보았다. 그래서 단순 암기식 교육보다 사회적 경험을 통한 탐구적 학습을 강조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성인학습자에게 있어 학습경험은 학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교육적 자본이다(Merriam, 2007). 과거에 비해 학습경험은 학습자 개인의 내적 차원에서 사회적 차원을 강조하고 있다(Kim, 2007). 즉,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경험은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 환경과의 만남을 통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개인의 경험은 곧 사회적 경험이다. 이러한 경험은 누적되어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Merriam, 2007).

여기서 정체성은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자신의 고유한 특성으로 생애 전 과정에서 획득되고 변화한다(Erikson, 1968). 정체성이 변화한다는 것은 계속되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의 증거이자 결과이다. 이런 관점에서 Mead는 me자아를 강조하며 자아의 변화가능성을 뒷받침하였다. 자신에 대해 느끼는 자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서 생각하는 me자아를 통해서 개인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성찰을 한다는 것이다(Mead, 1934). 정체성 형성은 다양한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정체성의 형성은 사회 속에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사회문화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맥락에서 정체성 형성은 특별한 사건이 아닌 다른 사람과의 자연스러운 일상적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Mead는 사회적 자아인 me를 강조함으로써 상호작용적 행위의 이론적 기초를 마련했으며, 이후 Lefebvre는 일상의 반복적 리듬을 통한 행위의 구성, Goffman은 연극적 관점으로 체면 등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자아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상호작용이론은 일상의 반복적인 상황에서 겪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매개가 되며, 다시 누적된 일상적 행위는 상호작용을 학습하는 과정이 된다. 사회적 상호작용 관점은 정체성 형성이 개인의 내적에서 이루어진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대상

학점은행제 성인학습자의 학습경험과 정체성 형성경험을 이해하고자 진행되었다. 연구참여자를 선정하기 위해서 여섯 명의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내러티브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내러티브인터뷰를 위해서 학점은행제에서의 경험을 풍부하게 제공할 수 있는 대상자의 선정이 중요하였다. 이에 A대학교의 추천을 받아 진행하였으며, 입학한지 3학기 이상이 되는 성인학습자 중에서 출석률이 높고, 수업 외 모임활동에 적극적인 참여를 추천기준으로 설정하였다(<Table 1> 참고). 연구참여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다음과 같다.

<Table 1> 
Characteristics of Interviewees
gender age period of education education lv. purpose
A W mid-40s 2Y high school degree & certification
B W mid-50s 2Y college degree certification
C W mid-50s 2Y high school degree & certification
D M mid-50s 2Y high school degree & social contract
E M mid-40s 2Y college degree certification & social contract
F M mid-50s 2Y high school degree & certification

A는 고등학교 졸업 후 무역회사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명문대를 갈 수 있는 성적이었지만, 넉넉지 않은 형편과 여자라는 이유로 여상 졸업이 마지막 학교이었다. 학점은행제 입학은 퇴직 이후 직업 준비를 위해 입학했으며, 성적은 늘 상위권을 받고 있다. 공부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직업적 특성으로 꼼꼼한 성격이다. 입학 이후 공부보다 모임이 강조되는 분위기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곧 적응하고 무리없이 다니고 있다. A는 전공 학생회 간부가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행정실과 대면하지는 않지만, 학사일정 같은 문의에 대해 체계적으로 안내해주지 않은 것에 대한 답답함을 가지고 있다.

B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유치원에 근무하고 있다. B는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 관련 자격증 취득을 목적으로 입학했으며, 공부에 큰 욕심을 가지고 있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 필요한 성적 수준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B는 공부에 대한 흥미가 높다. 그러나 학점은행제의 학습문화가 과거 자신이 다녔었던 대학의 그것과 큰 차이가 있어, 친교, 사교 중심의 치우친 문화를 바꾸고 싶어 한다.

C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영업을 하고 있다. C는 과거 방통대 다큐멘터리를 시청 후 대학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후, 수능은 도저히 치를 수 없어서 학점은행제로 입학하였다. 비교적 고령에 속하는 C는 공부에 어려움이 있지만, 공부 자체에 대한 동경과 흥미를 가지고 있다. C는 마지막으로 공부했던 30여년 전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학업에 열심히 하고 있다.

D는 자영업을 하며 경제적 성공을 이루었다. D는 젊은 시절부터 앞만보고 달려온 자신의 삶에 휴식을 주기 위해서 입학하였다. 학교를 다니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어울리면서 힐링을 받고 싶은 목적이 제일 컸다. 그러나 작년 한 수업을 듣고 난 뒤, 공부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다. D는 자신의 삶은 끝을 향해 가고, 그동안 일에 파묻혀서 즐기지 못한 보상으로 학교에 입학을 했지만, 미래를 그려보는 수업 시간을 통해서 자신의 미래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고, 삶에 대한 관점을 바꾸었다.

E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여러 번의 이직을 한 후 지금은 부동산중개인 자격증을 목표로 입학하였다. E에 있어 학교는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이다. 졸업장은 이미 있고, 두 번째 졸업장에 큰 의미는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격증 취득과 향후 그 일을 할 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인맥형성이 주요 관심사이다. 뚜렷한 목표가 있기에, 조금은 느슨한 학교에 대한 작은 불만이 있다.

F는 고등학교 졸업 후 기술직으로 근무하고 작년에 은퇴하고 새로운 일을 찾는 중이다. 그러던 중에 부동산중개사가 노후에 괜찮은 직업으로 생각하고, 자격증 취득과 졸업장을 목적으로 입학하였다. F는 뚜렷한 학업목표가 있으며,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지만, 그의 기준에서 학교는 부족함을 느끼게 하였다. 특히, 수업의 질에 문제를 제기하고, 학점은행제를 구청 평생학습관과 비교를 하며, 학업의 질관리가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2. 자료수집

자료수집은 내러티브인터뷰로 진행되었다. 우선, 연구참여자들과 라포형성을 위해서 수차례 만남을 통해서 서로 간의 정보를 교환하고 친밀감을 높였다. 다음으로 2018년 1월부터 10월까지 내러티브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내러티브인터뷰 시작전 참여자에게 충분한 연구내용에 대해 설명을 하였고, 인터뷰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 일상의 이야기를 하면서 긴장을 해소하였다. 내러티브인터뷰는 Schütze(1984)의 즉흥적인 말하기 방법을 활용하였다. Schütze의 즉흥적 말하기는 사전에 인터뷰 질문지를 제공한 후에 진행하는 인터뷰 방법에 비해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함으로써 정보의 신빙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즉, 사전에 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한 인터뷰는 왜곡된 답변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의 부정확성을 가져오는 단점이 있는 반면, 즉흥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순간순간 이야기를 함으로써 진실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Lee, 2007).

구체적으로 내러티브인터뷰는 개방질문단계, 추가질문단계(내재적 질문), 선택질문단계(외재적 질문)를 거친다. 첫째, 개방질문단계는 참여자가 자신의 생애 이야기를 즉흥적으로 이야기하는 단계로, 참여자의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간섭 없이 경청하면서, 이야기를 계속 이끌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둘째, 추가질문단계에서는 개방질문단계에서 참여자가 이야기를 모두 마친 후, 이야기 중에 연구자가 이해하지 못했거나 모순되는 이야기에 대해 물어보는 단계이다. 다음으로 참여자가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연구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직접 질문하는 선택질문단계를 거친다. 이러한 내러티브인터뷰는 참여자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경험을 이야기함으로써 성장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참여자 스스로 구성하는 의미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연구방법이다.

3.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Strauss&Corbin(1998)의 근거이론분석방법으로 진행하였다. 구체적으로 인터뷰 녹음자료를 전사한 이후, 연구참여자들의 내러티브에서 나타나는 의미를 찾는 개방코딩을 진행하였다. 부호화 작업 이후 의미들의 범주화하는 축코딩과 선택코딩을 진행하여, 범주화한 내용과 그 의미들을 연결하였다. 분석한 자료는 연구자 3인 간의 비교, 연구참여자에게 검증받음으로써 타당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였다.

자료분석 결과 첫째, 학점은행제에서의 학습경험에서 96개의 개념이 도출되었다. 도출된 개념은 범주화를 거쳐 최종 3개의 핵심주제, 7개의 하위범주로 정리되었다. 둘째, 정체성 형성경험에서 58개의 개념이 도출되었다. 도출된 개념은 범주화를 거쳐 최종 3개의 핵심주제, 10개의 하위범주로 정리되었다(<Table 2> 참고).

<Table 2> 
sub-components and themes of identity formation process
themes sub-components
step1.
Learning experience
Study is ‘savings of life’:
On Academic Credit Bank
1) Study fill my life
2) Studying is important itself
3) Enjoy studying
Re-socialization :
My stubbornness showed up
1) Fixing has to be fixed
2) I did not want to match someone
Vanity:
My narrow world and knowledge
1) A new knowledge through study
2) Ignorance of the world
step2.
identity formation experience
Confusion:
Am I a student? or civil petitioner?
1) Am I a student?
2) An administrative officer treats me like a customer, not student
3) Unaccustomed student life
Classroom? or Cafe? :
Meeting space for friendship
1) The meeting takes precedence than study
2) What's different with the Lifelong Learning Center of local government!
3) Relationship-oriented than studying
4) Learning culture : a rough class
Becoming genuine learner :
Worthy study for my life span
1) Experiential study : cannot study only books
2) Through life education : Life story of a friend
3) Rediscovery : I used to be a good person.


Ⅳ. 연구 결과
1. 학점은행제 학습경험
1) 인생의 적금 학점은행제

실제 학점은행제의 학습과정은 참여자들에게 결코 쉽지 않았다. 이미 고등학교를 마치며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아왔기 때문에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과제, 시험은 어려운 학습의 과정이었다. 그래서 참여자들은 학문을 배우는 것만큼 학문을 대하는 자신의 변화와 성찰을 깨달으면서 학습이 진행되었다. 성찰은 성인학습의 궁극적인 지향점인 만큼 학점은행제에서의 학습경험은 앞으로 겪게 될 다양한 상황에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개인의 역량으로 이해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학점은행제는 필요한 역량들을 조금씩 모으는 인생의 적금으로 이해되었다.

학교 다닌다고 했을 때 우리 애들도 뭐하러 다니냐고 하데요. 그래서 그냥 다닌다 그랬죠(웃음). 그냥 다니고 싶었지, 학교 못 다닌게 한까지는 아니라도..별 그런 생각없이 다녔는데 다니다 보니깐 내 인생을 다시 생각해보는 그런 느낌? 지금은 학점은행제 그 말처럼 내 인생의 적금이라, 솔직히 제가 머리도 안 되는데 뭘 배우겠어요. 그런데 다니다보니 잘 못 알아듣는 그 수업에 나가는 게 공부.(C)

학점은행제에서 공부는 쉽지 않았고 특히 나이가 높을수록 학습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일반대학과는 다른 학습자의 특성으로 인해 학점은행제에서는 교수자 역시 최대한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춘 학습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학습자에게 학습은 여전히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공부를 잘하느냐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학습을 하고 있다는 자신에 대한 인식이었다. 십대 이후로 가져보지 못했던 학생이란 신분은 배움을 갈구하는 학생의 마음가짐을 만들게 했고, 공부를 하고 있는 현재 자신의 모습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하게 되었다. 이는 지금보다 나은 미래 자신의 모습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게 만드는 학습경험을 제공하였다.

나이 먹고 할 수 있는 일을 해볼려고 나름 마음 단디 먹고 하는데도 나이가 있으니깐 안돼, 그게. 책읽는 것도 쉽지는 않고, 교수님 말씀하시는 것도 우리들 이해 시킬려고 쉽게 해주셔도 못 따라가는 게 많고 한데, 그게 공부를 한다는 게 더 중요하다 생각을 해요.(C)
아직은 제가 마인드가 덜 돼서 그런지, 공부보다는 즐긴다는 그게 맞는 것 같아요.(E)

2) 다시 하는 사회화 : 내 고집이 보였어요

학점은행제의 학교생활은 새로운 사회생활이었다. 학생회와 기수모임에 참여를 해야 하고 이러한 모임은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다. 대학생 자녀들이 경험하는 학생회와 다른 점은 소속 학생들의 나이대일 뿐이었다. 40대는 불혹의 나이로 쉽게 바꿀 수 없는 개인의 가치관과 사고를 가지고 있다. 회사나 가정에서도 상급자 또는 어른으로서 남의 말을 듣는 것보다 남에게 말을 하는 것이 익숙해진 참여자였다. 그래서 처음 참여자들은 이러한 상황이 익숙하지 않았다. 흔히 우리나라는 나이가 서열의 주요 기준이 되고 있으나, 학교에 온 이상 서열은 학번, 기수로 정해진다. 물론 강압적인 서열문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과 다른 서열을 경험하게 되는 이 공간이 낯설었다. 그러나 이 역시 하나의 배움으로 이해하였다.

다시 드는 생각이, 첨에 학생회 그거 참석하고 그런 문화 같은 게 안 익숙하니깐, 힘들었어요. 수업시간 말고도 모여야 하고, 회비도 내고 시간을 또 내고 하니깐, 그게 힘들었어요. 난 처음에는 공부보다 이게 더 힘들어서 못 하겠다 싶었는데, 윗 기수분이 학교생활도 사회생활이고, 공부 끝내고 다른 일하면 결국 사람하고 부딪히는 거라...우리도 다 나이가 40, 50이 넘었는데 쉽게 안 바뀌는데 앞으로 살려면, 학생회하면서 부딪히고 관계하고 고칠건 고쳐야 한다고.(B)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은 공부만큼이나 어려운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동안 자신에 우호적인 사람,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과의 만남이 익숙하기에 인간관계를 잘하고 있고 어렵지도 않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과의 만남은 자신의 현재 생각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자기 고집을 스스로 볼 수 있었고 그러한 인식은 그 자체로서 중요한 학습경험이 되었다.

사람을 만날 모임이 동네 아줌마들 보고 하는 건데, 내 맘에 맞는 사람만 만나잖아요. 내 맘과 다른 사람은 잘 안보게 되고, 나도 그러면서 꼰대가 되어갔나봐요. 학교와서 학생회 하는 게 영 거슬리고, 몇 명의 생각에 맞춰야 하는 게 싫기도 했고...두 학기 다니고 이 쪽 생리를 이해하니깐, 내 고집이 보이더라고요. 교수님 수업만큼 이게 나한테는 큰 가르침이었던 것 같아요.(D)

3) 내가 알던 좁은 세상

전공공부는 무지에 대한 깨달음을 제공해주었다. 수업을 따라가는 것, 과제를 하는 것, 시험을 치는 것 모두 어려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 이슈들에 대한 비판적이며 통합적인 사고는 더욱 어려웠지만 단순 지식 암기와 비교되지 않는 중요한 공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즉 단순히 직업에 진입하기 위한 자격증 등 준비하는 것보다, 진입과정 또는 진입 이후에 어떻게 자신의 비전을 설정하고 달성해 나갈지에 대한 통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였다.

수업 들으면서 내가 알던 세상이 좁았구나, 그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학점만 해도 자격증 있으면 학점 인정해주고, 내가 하려는 부동산도 법을 잘 알아야하고, 정부 정책도 하는데 크게 영향 미치고 그런 걸 전혀 알지 못했는데, 수업 들으면서 많이 알게 됐죠.(C)

2. 학점은행제 학습자의 정체성 형성경험
1) 학점은행제 학생은 민원인인가?

학점은행제 학습자는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단 어려움은 공부뿐만 아니라, 처음 접해보는 학사일정에 낯설어했고 학사일정에 맞추는 것 역시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행정실에 가서 학생의 신분으로서 학사일정에 대해서 문의를 했지만, 행정실에서는 민원처리를 하듯 자신들을 대하고 있다고 느껴왔다.

사실 우리 나이는 공부하는데 어렵잖아요. 근데도 ‘나는 학생이다’ 하고 다니고 있어요. 학생이니깐, 근데 오픈되는 수업이 없어...행정실에서도 좀 우리를 학생보다는 민원인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친절하게 대해주는데 그래도 내가 학생이 맞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A)

이러한 행정실의 대응은 학점은행제 학생에게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들게 하였다. 자신들이 생각해온 행정실은 고등학교의 교무실과 같은 곳이었다. 그래서 쉽게 들어갈 공간은 아니지만 교사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경험한 행정실은 교무실과 다르게 수많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공간이며 친절한 응대보다는 기계적이며 사무적인 응대의 공간이었다. 이런 경험으로 학습자들은 자신의 알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수시로 찾아가야 하며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을 들어야 하는 의사소통의 공간으로 이해하였다.

교무실가면 막 무섭잖아요. 그냥 가면 혼날 것 같고...그 생각 많이 했는데 전혀, 여기는 고객 대하는 거? 그래요(C)
잘 모르니깐 이 생활을, 단어도 안 익숙하고 질문을 잘 못했어요. 잘 모르니깐, 처음에는 회비 언제까지 내요? 그런 질문밖에 못했고, 모르니깐, 지금은 자격증, 졸업조건들 물어볼 정도는 됩니다(A)

2) 인맥을 위한 모임의 공간

학점은행제는 학력보완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이며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에게 졸업장이 입학동기는 아니다. 졸업장 외에도 취미여가생활, 사교모임, 건강 등 다양한 입학동기가 있었다. 그래서 공부보다는 모임이 우선시되는 분위기로 인해, 학교보다는 사교클럽으로 생각하기도 하였다.

전 조금 불만족스러운 게 공부보다는 모임이 우선되는 게 조금은 그래요. 제 나름 인생에서 중요한 변곡점으로 들어왔는데, 학교에서 만나는 새로운 모임인가?(F)
비싼 돈내고 시간도 겨우 내서 학교다니는 데, 산행간다고 체육대회하고 소풍가고 단합대회가고 정말 많이 빠져요 수업을. 좋기도 한데, 생각해보면 돈 아깝단 생각도 들어(E)

이렇듯, 공부에 대한 열망이 채워져야 하는 공간이 주객전도되어 모임과 여가의 공간으로 변화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여기에 학생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강의를 쉽게만 하는 것에 대한 문제와 그러한 분위기가 팽배하도록 만드는 학습문화는 공부를 우선시하는 학생들에게 불만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학습문화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는 학생은 독특한 학생으로 취급되었다. 그들 스스로 학점은행제는 고등교육기관임에도 일반대학교와 수업 질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심한 경우 학점은행제의 비교대상은 일반대학교가 아니라 관공서의 평생교육강좌와 비교해야 한다는 일부 참여자의 언급이 있었다.

조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닙니다. 열심히하면 재미있게 보는 것도 있고, 시험정리하면 다 달라고 하고..공부하기 힘들어요(A)
일 년에 두 번은 선후배들과 다 모여요. 송년회한다고...스터디하는 게 그게, 그걸 기대하고 비싼 돈주고 왔는데 수업도 설렁하고 그게 불만족스럽긴 한데, 다른 학우분들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니깐(B)
아들하고 하교 얘기를 하면, 아들은 쉴 틈도 없이 공부를 하는데, 우리는 그 정도는 아니에요. 교수님도 수업을 나쁘게 말하면 설렁하기도 하고, 안 그러면 우리가 따라가지 힘들고, 그게 초반에는 좋았는데 저는 지금 약간 불만이에요. 몇 년 전에 구청 평생학습관에서 중국어 배웠는데 그때와 지금 여기 학교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F)

3) 시험보다 나에 대해서 공부하는 인생 학습자

입학 동기는 모두 다르겠지만 2년이라는 학습시간은 적지 않은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이 있었다. 처음에는 학점받는 것이 공부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그 자체로서 공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생공부를 많이 합니다. 저도 나이가 적지 않은데, 여기 학우들하고 공부하면서 새로운 공부를 많이 하네요. 공부가 책으로만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요새는 많이 듭니다.(D)

그러한 자신에 대한 이해는 과거의 자신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되었다. 때로는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기가 무섭고 싫어서 의도적으로 지워나갔지만, 결국 과거의 자신을 떼어놓고 현재의 자신을 말할 수 없기에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는 것이 이해의 첫 걸음이었다. 이는 2년이라는 시간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2년이라는 시간에, 다양한 학습자들을 꾸준히 모이게 한 학점은행제라는 공간 그리고 의사소통에 기반한 상호작용이 만들어낸 시공간적 산물이었다.

그냥 시간떼우고 사람들 만나 술도 한잔하고 재미삼아 일탈로 다녔는데...그 교수님이 아직도 생각나는데 1년 뒤 10년 뒤 생각해보라고 해서 근데 남자들은 생각하는 게 싫어하잖아요. 뭐가 있겠나 뭐 없지. 근데 옆 학우분이 말씀하시는데 살아온 삶도 대단해보이고 앞으로 더 하겠다는 생각도 대단해보이고(D)
나를 찾기라는 과제하면서...나도 지금은 나이 먹었지만 괜찮았데 옛날에, 옛날 생각하는 게 싫었는데, 과제하면서 저때도 괜찮았다 멋있었다 생각을 했어요(A)


Ⅴ. 나가는 말

본 연구는 학점은행제 운영의 질적향상을 위해서, 학습자 차원의 학습경험과 정체성 형성에 관한 질적연구를 수행하였다. 학습경험과 정체성은 학점은행제를 다니며 만들어지는 학습문화의 결과이자, 학습문화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연구주제이다. 본 연구의 결과 첫째, 공부 그 자체에 대한 즐거움, 공부를 통해 보는 알지 못했던 세상, 자신에 대한 성찰과 같은 자기이해를 통한 세상알기를 경험하였다. 즉, 입학 동기는 고졸이라는 부정적 사회인식 및 경력개발을 위한 학위와 자격증 취득이었지만, 공부를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세상을 다르게 보는 관점의 변화를 경험하였다. 둘째, 학습정체성 형성은 자신이 학생보다는 평생교육원의 민원인으로의 정체성, 공부보다는 친목모임의 공간에서 회의감을 느끼는 정체성 등 부정적인 정체성 형성과 전공공부를 넘어서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생각하는 진짜 학습자라는 긍정적인 정체성을 함께 가졌다. 이러한 결과는 학습자들에게 보다 학습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학습을 지속할 수 있도록 내적 유인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성인학습자들의 교육적 요구를 기존 설문조사 뿐 아니라 인터뷰, 참여관찰 등 여러 방법을 활용하여 세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석된 결과를 기반으로 학습자에 맞춘 교육주제, 교육방법과 같은 질높은 학습, 다양한 비교과프로그램을 병행하면서 체계적인 학사관리를 통해서 학습의 환경을 조성하여 학습자 스스로 긍정적인 학습문화와 정체성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한 교육적 과제이다.

이상의 연구결과에 기반하여 첫째, 학점은행제 역할에 대한 논의이다. 학점은행제 성인학습자는 개개인별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입학하기 때문에 그들이 인식하는 학점은행제의 역할은 다르다. Nho(2003)의 연구에서 학점은행제 참여 목적을 직업능력향상, 사회적 인정 그리고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인식하였다. 이를 정리하면 학점은행제 참여동기는 크게 학습욕구와 사교목적으로 이해된다. 우선 학습욕구 충족은 성인학습자에 맞춘 양질의 교육내용과 다양한 교육방법의 적용하고, 사교목적 충족은 일반대학에 비해 학생활동지원이 약한 부분을 개선하고 여러 비교과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친교의 시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자연스러운 학습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

둘째, 학점은행제의 부정적인 학습문화에 대한 논의이다. 연구결과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학점은행제의 교육수준과 학습지도수준에 대한 불만족을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그들은 수업의 질, 학사관리의 비체계성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학점은행제의 낮은 수업의 질과 학습자들에 대한 느슨한 학사관리는 학습자들이 공부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 학습자들은 원래 학점은행제는 수준낮고 느슨한 특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고, 스스로 학점은행제는 열심히 공부를 하는 공간은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학습문화를 인식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러한 관점은 Park & Kim(2016)이 언급한 학점은행제의 문제가 사교지향적 문화 뿐 아니라 학사관리 등 제도적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므로 학습문화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셋째, 학습정체성에 관한 논의이다. 정체성은 누적된 경험의 결과로 만들어지며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높을수록 내집단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높아진다. Turner(1985)에 의하면 사회적 편견의 대상이 되는 집단 구성원은 소속 집단의 가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소속감이 높은 구성원은 내집단의 가치를 더욱 높게 인식하는 반면 소속감이 낮은 구성원은 집단으로부터 이탈을 하며 대응한다. 연구결과 학습자들은 현재 학위취득과 사교모임 중심인 학점은행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분명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Turner(1985)의 주장과는 다르게 내집단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 또는 이탈과 같은 행위는 하지 않았다. 여전히 그들의 학습동기는 높았고, 계속해서 학습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이는 두 가지로 이해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학습자 개인의 힘으로 부정적인 학습문화와 학습정체성을 개선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지하고 있다. 분명 학습자들은 이런 현상에 불만족하고 있지만 다른 학습자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상이기 때문에 변화시킬 수 없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고 있는 적절하게 타협된 학습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는 학점은행제 교육공간에 대한 확대된 시각이다. 학점은행제는 평생교육법의 학력보완영역을 담당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전문적인 전공학습을 수행하는 곳이다. 그러나 강의실 교육만이 교육은 아니다. 특히 성인교육은 매일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일상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경험의 과정은 중요한 인생공부 즉 학습의 과정이기도 하다(Dewey, 1957). 이런 맥락에서 학습자들은 사교 중심 학습정체성에 대한 불만은 존재하지만 그 역시 하나의 교육으로 이해하고 있다. 즉 학습자는 학점은행제를 성인들이 학습하는 공간이자 여가와 놀이를 할 수 있는 지역의 평생교육공간으로 이해하며, 협의의 학습과 비학습의 개념을 탈피하여 폭넓은 학습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학점은행제는 우리나라만의 특색있는 고등평생교육이자 지역의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중요한 교육이다. 학점은행제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지역의 주요 평생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학습자의 정체성과 학습문화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는 필요하다. 이에 후속적인 연구를 통하여,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학습문화가 정착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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