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Fishries And Sciences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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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OURNAL OF FISHERIES AND MARINE SCIENCES EDUCATION - Vol. 33 , No. 1

[ Article ]
Th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Fisheries and Marine Sciences Education - Vol. 33, No. 1, pp. 144-157
Abbreviation: J Kor Soc Fish Mar Edu.
ISSN: 1229-8999 (Print) 2288-2049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28 Feb 2021
Received 06 Jan 2021 Revised 19 Jan 2021 Accepted 25 Jan 2021
DOI: https://doi.org/10.13000/JFMSE.2021.2.33.1.144

어업관리수단으로서의 어업권제도의 의의와 개편 필요성
신용민 ; 정겨운
부경대학교(교수)
부경대학교(학생)

The Effect and Necessity of Reorganization of the Fishery Rights System as a Means of Fishery Management
Yong-Min SHIN ; Gyeo-Woon JEONG
Pukyong National University(professor)
Pukyong National University(student)
Correspondence to : ruwk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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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Korea's fishery management system is operated by managing fishery catch effort through license, permit, and reporting system. Fishery license system, also called the fishery right system, includes village fishery, set-net fishery, and aquaculture. The fishery right system, which was introduced over 110 years ago, has many problems. Evaluating in terms of fishery management, the system lacks in efficient resource allocation, fair income distribution, and effective fishing ground management. It cannot actively adapt to market changes since only the property rights of those with fishing permits are reinforced. For improvement, strict enforcement of and fishermen's compliance with laws and regulations is necessary, and in the long run, should be changed into the fishery permit system. Since there were more problems than advantages with the fishery license system, the fishery permit system will reduce the side-effects and help achieve the purpose of fishery management.


Keywords: Fishery right, Fishery license, Fishery permit system, Fisheries management, Aquaculture

Ⅰ. 서 론

우리나라의 어업관리는 면허, 허가, 신고라는 행정행위를 통한 진입규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중에서 면허어업은 어업권어업이라고 하는데, 「수산업법」에서 어업권은 면허를 받아 어업을 경영할 수 있는 권리로 정의하고 있다.

면허어업은 어업의 자연적 자유에 대한 금지를 일시적으로 해제한 어업허가와는 다르게 일정 수면에 대한 배타적 이용권을 부여한 것으로 강학상 특허에 해당한다. 면허어업의 대상인 정치망어업과 마을어업은 완화된 형태의 강학상 특허에 해당하며, 이들 어업은 「대한민국헌법」과 「수산업법」이 추구하는 균형있는 경제질서의 유지, 영세어업인의 보호, 어업의 민주화 등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다. 또 다른 면허어업인 양식업은 이러한 목적 외에 자본제적 어업으로의 발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며, 실제 면허건수 중 양식업이 대다수라는 점에서 어업권제도는 곧 양식업 관리제도라 할 수 있다.

「수산업법」에서 규율하던 어업권제도는 2020년 8월 28일 「양식산업발전법」의 시행으로 커다란 변화를 맞게 되었다. 그동안 「수산업법」과 「내수면어업법」으로 이원화되어 있던 양식업 관련 조항을 이관, 통합해 제정된 「양식산업발전법」은 제10조에서 양식업을 하려는 자는 행정기관으로부터 면허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양식업권”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수산업법」상의 어업권어업은 정치망어업과 마을어업만을 대상으로 하고, 양식업은 양식업권으로 구분된다. 「양식산업발전법」을 「수산업법」에서 분법화 한 이유는 양식업을 양식산업화로 발전시키기 위한 육성 및 지원정책을 강화하는 동시에 양식업 관리상 누적된 여러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즉 면허 심사·평가제의 도입으로 효과적인 어장관리를 유도하고, 양식업의 규모화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발전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한 정부는 2019년, ‘수산혁신 2030계획’의 세부 추진과제 중 하나로 어업권 거래은행 설립을 제안하고, 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2020)의 연구를 통해 그 가능성을 검토한 바 있다. 어업권 거래은행제도는 재산권화되어 있는 어업권의 유동화를 촉진하여 한정된 어업권의 이용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수산정책상의 움직임은 현행 어업권제도 하의 비효율적 어장 이용 관행을 개선하고, 어업권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오래전부터 여러 문제점이 누적되어 온 어업권제도의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 「양식산업발전법」이 제정, 시행되었음에도 양식업의 경쟁력과 지속성 강화를 위한 어업권 관련 제도 개선은 이루지 못하였다. 이런 점에서 「수산업법」에서 규율하고 있는 정치망어업과 마을어업보다 양식업이 어업권제도의 핵심이란 점에서 보면, 「양식산업발전법」이 분법화 된 의미가 크게 퇴색된다.

어업권제도가 우리나라 어업관리의 근간을 이루고 있고, 도입 11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이는 어업허가제 관련 여러 연구가 축적되어 있고, 허가제 기능 보완을 위해 양적관리제가 추가로 도입된 것과 크게 대비된다. 그 이유는 그동안 어업권제도를 어업의 기본제도로만 인식하여 어업관리수단으로서의 기능에 대해 크게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어업권에 대한 조사자료와 관련 통계의 부족 등으로 실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어려웠던 것도 큰 이유가 된다.

본 연구는 어업관리제도로서의 어업권제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즉 어업권제도가 어업관리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를 다음 몇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어업권제도 도입의 목적성을 살펴보기 위해 제도에 대한 사적 고찰을 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어업권제도가 어업관리 기능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 검토한다. 둘째, 현행 어업권제도 하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통해 어업관리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파악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업권제도의 어업관리 기능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 개편의 필요성과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논문의 구성은 제Ⅱ장에서 관련 선행연구들과 실태자료를 통해 어업권제도의 현황과 의의를 살펴보며, 제Ⅲ장에서 어업권제도 개편의 필요성과 방안을 제시하고, 제Ⅳ장에서 결론을 맺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방법

본 연구는 선행연구를 활용한 문헌조사와 일부 통계자료를 통한 실태분석을 병행한다. 어업권 관련 주요 연구로 Kim(1991, 1992)은 고도성장 이후의 연안어장 이용관계의 변모에 관해서 어업권 설정을 위한 어장계획과 어업권어업의 구분 및 어업권의 귀속에 관해 연구한 바 있다. Do(1992)는 어업권제도가 연안어장 이용형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고찰하였으며, Ryu(1994) 역시 연안어업의 합리적 관리 방안으로 어업권어업에 대해 연구한 바 있다. 이들 연구는 대부분 연안어장 관리제도로서 어업권제도를 살펴보았으나, 마을어업이 주 대상이 되고 있다.

Lee and Shin(2000)은 한국과 일본의 어업제도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어업권제도를 일본과 비교한 바 있으며, 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2020)는 어업권거래 실태 파악을 통해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한 바 있다. 그밖에 어업권의 법률적 성격에 대한 연구가 있으나, 어업관리적 기능면에서 어업권제도를 분석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편, 본 연구는 어업면허제도에 관한 것인 만큼, 여기서 말하는 어업권은 양식업권을 포함한다. 즉, 2020년 8월 28일자로 시행된 개정「수산업법」에서 어업권은 정치망어업, 마을어업에 한정되나, 관련 조항이 승계 이관된 「양식산업발전법」 제2조제8호에 따른 양식업권을 포함한다.

2. 어업권의 개념

어업권(漁業權)이란 면허를 받아 어업을 경영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즉, 구획된 일정 수면에 대해 배타독점적 이용권을 부여한 것으로서 어업권자로 하여금 해당 수면에서 어업을 경영할 수 있게 한다. 어업권 창설의 주체는 행정기관과 특정 어업을 행하는 자로서 어업인의 요청을 행정기관이 승인하고 원부에 기록한 후 어업인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법제도적 절차를 통해 행해지는 어업을 면허어업이라고 부르며, 구획된 수면만을 이용하는 정치망어업, 마을어업, 양식업이 해당된다.

어업권의 설정과 면허는 어장의 이용권을 어업인에게 할당하는 일이며, 자연적 자유에 대한 금지를 일시적으로 해제하는 허가와는 다르게 일정 수면에서 사업을 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 이에 따라 발생하는 사익은 공익을 해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법적으로 보호된다. 특히, 양식업은 「양식산업발전법」 제10조에 따라 면허를 받아 일정한 수면에서 양식업을 경영할 수 있는 권리인 양식업권을 행사하는 행위이며, 같은 법 제28조에서는 양식업권을 물권(物權)으로 취급하고 토지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함으로써 양식업권의 설정이 강학상 특허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 행정행위임을 밝히고 있다.

마을어업은 완화된 특허의 기준에 따른 면허어업에 속하며, 이는 어촌의 유지·존속, 지선어업인 보호 등의 특수 목적의 달성을 위해 창설한 경우로서 양식업과는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어업권제도는 주로 양식업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며, 제도권 내에서 정치망어업과 마을어업에 영향을 미친다.

3. 어업권 현황

2019년 말 기준으로 전국 총 13,676건의 어업권 가운데 양식업권이 10,061건으로 전체의 73.6%를 차지하며, 정치망어업 493건(4.6%), 마을어업 3,122건(22.8%)이다(<Table 1> 참조).

<Table 1> 
Status of fishery licenses by region and business type (2018.12.31.)
Setnet fishery business Communal fishing business Aquaculture
frequency
(no, %)
area
(ha, %)
frequency
(no, %)
area
(ha, %)
frequency
(no, %)
area
(ha, %)
Busan 1(0.20) 3(0.05) 36(1.15) 1,415(1.19) 115(1.14) 1,227(0.76)
Inchon 0(0.00) 0(0.00) 146(4.68) 1,691(1.42) 202(2.01) 1,754(1.09)
Ulsan 6(1.22) 61(0.92) 20(0.64) 840(0.70) 56(0.56) 416(0.26)
GyeongGi 0(0.00) 0(0.00) 18(0.58) 464(0.39) 21(0.21) 923(0.57)
Gangwon 92(18.66) 1,789(26.84) 80(2.56) 6,145(5.15) 220(2.19) 6,208(3.85)
Chungnam 7(1.42) 66(0.99) 338(10.83) 6,019(5.04) 748(7.43) 8,961(5.55)
Jeonbuk 14(2.84) 92(1.38) 66(2.11) 806(0.68) 413(4.10) 5,973(3.70)
Jeonnam 42(8.52) 626(9.39) 1,493(47.82) 64,836(54.34) 5,454(54.21) 120,026(74.40)
Gyeongbuk 82(16.63) 2,272(34.08) 134(4.29) 5,316(4.46) 459(4.56) 3,214(1.99)
Gyeongnam 198(40.16) 1,641(24.62) 663(21.24) 17,467(14.64) 2,325(23.11) 11,811(7.32)
Jeju 51(10.34) 115(1.73) 128(4.10) 14,323(12.00) 48(0.48) 808(0.50)
Total 493(100.00) 6,666(100.00) 3,122(100.00) 11,322(100.00) 10,061(100.00) 161,320(100.00)
Source: 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2019).

1994년 이후의 어업권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현재 기준으로 정치망은 0.23% 감소한 반면, 마을어업과 천해양식업은 각각 0.35%, 0.17% 증가하였다. 지난 25년간 허가어업이 감척사업 등으로 크게 줄어든 것과는 달리 면허어업의 건수 변화는 미미했는데, 정치망어업의 경우 자원관리 측면에서 어업권 확대를 제한해 온 반면, 양식업은 새로운 어장개발에 대한 수요 증대로 면허건수가 일부 증가하였다. 1996년 이후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던 양식업권은 2012년 이후에는 추세를 벗어나 증가폭이 감소하고 있다([Fig. 1] 참조).


[Fig. 1] 
Number of licenses by year.

이는 면허할 수 있는 어장이 포화상태에 있어 신규개발의 여지가 매우 적은 현실을 보여준다. 또한, 2006년 이후 양식 면허면적 대비 해조류 외 품종의 생산량은 정체 내지 소폭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 어장의 생산성도 한계에 달해 있다고 볼 수 있다([Fig. 2] 참조). 면허건수가 증가하지 않음에도 면허면적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총 면허면적의 절반 이상(55%~61%)을 차지하는 해조류 면적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해조류는 전복 등의 먹이가 되므로 패류양식 생산 증대와 관련성이 높다. 실제로 2006년~2019년 동안 전복과 해조류 생산량은 각각 6배, 2배 이상 증가하였다. 본 연구에서 해조류 생산량과 전복 생산량 간의 상관계수를 살펴 본 결과, 0.9756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전복과 해조류 양식장 면적 간의 상관관계 역시 0.849로 높았다. 그림에서 보듯이 면허어업은 2000년대 중후반까지는 면허면적과 생산량이 증대되어 왔다. 그러나 이후 어장개발과 생산성 증대가 모두 한계에 도달하여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


[Fig. 2] 
Aquaculture production by area.

4. 어업권제도의 연혁

어업권제도는 대한제국 시대의 「어업법」 내에서 성문화되었다. 1908년 제정된 이 법은 1902년에 제정된 일본의 어업법을 그대로 모방한 것으로 어업제도를 면허어업, 허가어업, 신고어업 등으로 나누어 어장의 국가적 관리제도를 도입하고 있다(So and Yim, 2012). 동시에 어업권을 면허어업을 위한 권리로 정의하면서 면허받은 어장에 대한 배타성을 인정하였다.

이후 어업법은 일제 강점에 따라 1911년 일본 명치어업법의 하위법령인 「어업령」으로 격하된 후, 1929년 「조선어업령」으로 다시 개편되었다(Shin, 2020). 이 과정에서 어업권을 물권으로 규정하고 토지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게 하여 임의적인 매매, 교환, 증여, 공유, 포기 등 처분할 수 있는 재산권성을 부여하는 한편, 어업권의 공공성을 고려한 행정기관의 처분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또한 「조선어업령」에서 어업권의 설정은 사유수면과 공공수면을 불문하고 공중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수면에 대하여 가능하도록 하였다(So and Yim, 2012).

대한민국 건국 이후 수산분야 법체계는 1953년, 「수산업법」(법률 제295호)의 공포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법은 일제의 잔재를 털어버리고 우리 현실에 맞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수산업법」은 수산업에 관한 기본제도를 정하는 것으로 수면의 종합적 이용을 통해 수산업의 발전과 어업의 민주화를 도모하며, 수산자원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수산업법」은 어업관리를 우선적 목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전 법령과의 차별화 취지와는 달리 최초 「어업법」상의 면허제도를 그대로 승계하고 있다.

수산업법은 2018년 말까지 전부개정법률, 「수산업법」 일부개정법률, 행정조직 개편에 관한 법률 또는 개별법의 개정 등으로 총 52차례에 걸쳐 개정되었는데, 이들 개정 중에서 「수산업법」 전부ㆍ일부개정법률에 의한 개정이 28차례, 다른 법률에 의한 개정이 24차례 있었다(Shin, 2020). 특히 1995년 「수산업법」 일부개정법률에서 내용상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면허어업을 기반으로 하는 어업권제도에 관한 사항은 2019년까지 별 다른 개정 없이 이어져 왔다.

2019년 8월 27일 「양식산업발전법」 의 제정(2020.8.28. 시행)으로 어업권제도는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되었다. 「양식산업발전법」은 「수산업법」에서 양식업 관련 모든 조항을 분법화하여 독자적 관리체계를 수립한 것으로 「수산업법」 연혁상 가장 큰 변동이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면허어업 중 마을어업과 정치망어업은 「수산업법」 체계에 남고, 양식업은 「양식산업발전법」 체계로 구분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법체계 변화에도 불구하고 「양식산업발전법」이 “어업권”을 “양식업권”으로 구분한 것 외에는 구 「수산업법」 상 양식업 관련 조항을 그대로 승계, 기존 어업권 제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사실상 어업관리체계 상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5. 어업권제도의 의의

어업권제도의 의의를 알기 위해서는 어업권이란 무엇을 위하여 창설된 권리인지, 지금까지 어떤 기능을 해왔는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어업권의 역할과 이를 유지해온 제도의 의의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였다.

첫째, 공유수면을 이용하는 만큼 공익에 반하는 경우 사익이 제한될 수 있음을 공표하고 있다. 어업권은 어업활동의 특성상 수면의 배타적 이용이 필요한 까닭에 면허의 형태로 어업처분이 이루어지며, 그에 따른 사익은 재산권화되지만 어장의 상호관련성과 수면의 종합적 이용이라는 관점에서 개별 어업권자의 어업권 처분에는 상당한 공적 제약이 가해지므로 권리적 성격은 그만큼 제한적이다(Shin, 2020). 이는 공유수면의 이용에 있어 공적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사익을 추구할 때에 공유자원에 위해를 가하지 않아야 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어업권자는 부여받은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공유자원인 어장이용에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

둘째, 어업권의 부여는 어장질서의 유지에 기여한다. 어업인에게 어업권을 부여하는 행위는 제한된 어장을 경영하도록 배분하는 일이며, 행정기관의 면허절차에 따르도록 하여 어장 진입자의 난립, 이에 따른 분쟁 가능성을 억제한다. 이런 점에서 어업권제도는 어업관리의 기능을 가질 수 있다. 최초 면허 시 「수산업법」 및 「양식산업발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어업권자로서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자는 면허할 수 없도록 하며, 적격성을 만족한다 할지라도 면허의 우선순위 규정에 따라 어업권을 부여받은 자가 아니면 당해 어업을 경영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어업권의 임차를 금지하여 어업경영이 사실상 타인에 의해 지배될 수 없도록 규정하여 부재지주격의 어업권자를 배척한다. 이로써 수면의 종합적 이용 계획에 적합한 어업인에 의하여 질서 있는 어장 이용이 가능하도록 한다.

셋째, 어업권제도는 어업의 민주화에 기여하였다. 앞서 설명한 공유수면의 이용에 관한 규정, 적합한 어업권자 선정을 위한 규율, 타인 지배의 금지, 임대차 불허, 대기업 진입과 면허면적 제한 등은 우리나라 어업의 민주화 목적 달성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즉, 어업권제도는 역사적으로 어장을 사점화 하여 왔던 권문세가와 독점자본가의 공유재 점용을 방지하고, 지선어업인들의 생업 수단 및 전통적 어업의 유지를 위하여 마을어업, 협동양식업에 권리를 부여하는 것 역시 어업의 민주화 측면에서 긍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같이 어업권제도는 영해의 종합적인 이용과 국가 기반산업인 수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그러나 「수산업법」 제정 후 67년이 지나 「양식산업발전법」의 시행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어업권제도가 그동안 많은 문제점을 노정해 온 것도 사실이다. 특히 양식업의 지속적 발전이 우리나라 수산업의 지속성을 위한 원동력이 되어야 하는 현실에서 어업권제도로 운용되어 온 양식업 관리제도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은 더 이상 방임할 수 없는 상태라 할 수 있다.


Ⅲ. 결과 및 고찰
1. 어업관리와 어업권제도
가. 어업권제도의 어업관리적 기능

어업관리의 기본 개념은 자유어업이 지니는 어업자원의 왜곡적 배분 현상 즉, 자유어업의 문제점 또는 병폐를 치유하려는 정부의 제도적 개입에서 출발한다(Lee, 2012). 어업관리의 개념을 포괄적으로 정의하면, 개별어업자들의 어업 생산활동을 적절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규제나 조장수단에 관련된 정책체계라 할 수 있으며, 어업관리, 어장관리, 자원관리의 일부 요소를 포함시킬 수 있다. 결국 어업관리는 어업을 원하는 상태로 지속시키거나 접근시키는 것을 말하며, 이는 자원관리의 일부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Chang and Lee, 2002).

어업면허를 통한 어업권의 설정 역시 어업자원의 보존에 도움이 되는 직접적인 행위인 동시에, 제한된 공유수면의 적정 이용을 도모하기 위한 주요 어업관리수단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어업허가제도와 함께 어획노력량 투입을 규제하는 대표적 어업관리수단이 어업권제도이다.

그러나 어업권제도는 도입 단계에서부터 일제가 어업 침략의 수단으로 이용하여 어업관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그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다. 어업면허에 대한 자격 제한과 우선순위를 통해 어장질서의 유지에 이바지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으나, 이로 인해 점유 어장의 사유재산화로 인한 문제점을 누적시켜 왔다. 즉, 제한된 공유수면 배분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고자 실제로 어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권리를 부여하고 생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하도록 한 점은 의의를 갖고 있으나, 이렇게 형성된 어장질서를 유지하고자 관행적 행태를 고착화함으로써 여러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어업권제도가 어업관리의 목적인 국민후생 증대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자원배분과 소득분배적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행 어업권제도가 어업관리의 목적성에 부합하지 못함을 소득분배의 불공정,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어장관리의 미이행 면에서 평가할 수 있다.

나. 소득분배의 불공정

제한된 수면에 한정된 어업권을 누구에게 부여하는가는 효율적 자원배분의 전제조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업권을 누구에게 배분하는가가 중요하다. 어업권자(양식업권자) 선정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어장이용개발계획 또는 면허양식장이용개발계획이 공고된 후, 어업면허 신청자를 대상으로 면허우선순위를 적용하기에 앞서 먼저 부적격자를 추려내게 된다.

「수산업법」과 「양식산업발전법」은 면허의 결격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① 해당 어업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법인이나 단체, ② 일정한 면적 이상의 어업권을 가지고 있는 자, ③ 법령 위반으로 실형 등을 받고 일정 기간이 경과되지 않은 자에 대하여 면허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어업권은 직접 어업을 영위할 자에게 부여한다는 원칙에 비추어볼 때 어업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경우를 부적격한 것으로 규정하는 일은 당연하다. 또한, 특정한 어업인이나 단체 등이 재산권적 성질을 가진 어업권을 과하게 보유함으로써 초래되는 부조리를 막기 위해서 개인 면허어장 면적의 합계가 60ha 이상인 경우를 부적격자로 처리한 것 역시 의의가 있다.

이와 더불어 양식업의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④ 면허의 심사·평가 기준에 미달하여 해당 유효기간이 만료된 후 일정기간이 경과되지 않은 자, ⑤ 특정품종을 양식하고자 하는 대기업과 그 계열기업 대하여 면허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어장을 이용할 권리가 있는 자는 공유물인 어장을 지속가능한 상태로 관리할 의무가 있음을 고려할 때 적합하다. 또한 해조류 양식업이나 바닥식의 패류 및 어류등 양식업은 영세 어업인들의 생계유지 기반임을 고려하여 대기업이나 그 계열기업의 진입을 제한하는 점도 마땅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과정으로 적격자를 추려낸 가운데 어업권자를 선정하는 과정에 있어서 객관성·공정성을 담보하고, 행정기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폐단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어업권자 선정의 우선순위를 법에서 정해두고 있다. 「수산업법」상 정치망어업 면허 우선순위 규정을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면허 신청일 이전 5년을 기준으로 ① 같은 어업을 경영하였거나 종사한 수산기술자, ② 허가어업 중 연안어업과 구획어업을 행한 수산기술자, ③ 어장휴식 실시 당시 어장에서 유효기간이 끝난 자, ④ 면허 대상 수면이 속한 소재지에 1년 이상 거주한 자이다. 이러한 면허 우선순위에 따르면, 당해 어장의 기존 어업권자가 최우선의 순위를 부여받게 되며, 어구어법의 변경도 거의 문제시 되지 않는다.

한편 「양식산업발전법」은 면허 당시 어장환경개선 노력을 하는 자로서 면허의 심사·평가 기준에 적합한 자를 최우선순위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조항도 기존의 양식장에서 해당 면허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자에 대해 심사·평가하는 것으로, 기존 어업권자가 어업권을 계속 보유하려는 의사가 있다면 그 외의 자가 당해 어장에 대해 어업권을 획득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Shin, 2020). 그리고 마을어장 등의 구역 내에 어업권을 가지고 있던 자가 당해 어업권 포기를 조건으로 신규 어장 면허 신청을 허용한 것은 기득 어업권의 포기를 유도하고 어장이용 상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의 취지는 인정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산업법」의 우선순위 규정으로써 어업권에 대한 보상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옳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어업권제도는 우선순위 규정을 통해 당해 어장의 이용과 당해 업종에 대한 경험을 기준으로 어업권자를 선정한다. 여기서 경험이란 수면의 종합적 이용이라는 관점에서 당해 어장에 대한 종전까지의 경제적 의존도를 의미하는 것일 뿐 아니라, 당해 어장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 2020). 이러한 우선순위 규정은 어장 이용에 있어서 사회적, 경제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한 기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어장이용 상 기득권을 지나치게 보호하게 되고, 이로 인해 초래되는 폐단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한편, 어장이용개발계획이나 면허양식장이용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수면의 종합적 이용이라는 어업권제도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데, 이들 계획에 따라 수면을 적정한 크기로 구획하고 각각의 수면에서 이루어질 어업의 내용을 정한다. 또한 어장 이용에 관한 대내외 여건이 변화하여 계획의 변경이 필요할 때에는 어업권 유효기간의 만료를 기다려서 새로이 어장이용개발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따라서 어업권 유효기간 중에 어업권의 변경 및 분할은 마땅히 금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마을어업권 이외의 어업권은 등록 후 1년이 경과하면 당해 업종 및 어업 내용의 변경, 어장 이전·분할이 어업처분권자의 인가를 통해 가능하다. 이러한 규정은 어장이용개발계획 수립 목적 자체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어촌계나 지구별수협이 보유한 것 이외의 어업권은 언제라도 담보로써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점 역시 소득분배의 불공정 문제를 야기한다. 저당권자는 채권 회수를 위해서 어업권을 경매할 수 있으며, 어업권을 낙찰받아서 새로운 어업권자로 되는 자에 해서는 면허의 적격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 이러한 경우 어업권을 취득할 자금만 있다면 누구라도 어업권어업에 진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우선순위에 따라 어업권을 거의 무상으로 면허받은 자가 1년을 기다린 다음에 상당한 대가를 받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는 경우, 가령 양도받는 자가 양도한 사람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면허받지 못하였다면, 결국 양도자로서는 우선순위 자체가 불로소득의 원천이 된 셈이다. 그리고 이 경우에 과연 면허를 취득한 후 영위한 어업활동이 그러한 보상을 받을 만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 2020).

이와 같이 어업권의 이전·분할·변경이 법적으로 엄격히 제한된 것과는 다르게 사실상 개인 재산으로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는 법 규정의 의미가 크게 퇴색된다고 할 것이다. 이처럼 어촌계 등이 보유하고 있는 어업권을 제외한 개인에 부여된 어업권은 재산권적인 성격이 지나치게 강화되어 있다. 해양수산부의 어업권 거래 실태조사(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 2020) 결과에 따르면, 현재 양식업을 경영하고 있는 자 가운데 최근 10년 이내에 양식장을 매매한 경험이 있는 자가 45.2%에 달하며, 양식품종별, 규모별 시세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국, 우선순위 자체가 소득분배의 불공정성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특정인에 대한 어업권의 우선적 배분은 어업활동을 통한 지대 창출을 유인하고자 하는 것이지, 거래를 통한 시세 차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

다. 자원배분의 비효율성

어업권은 물권으로서 재산권적 성격을 가진다. 재산권이란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며 어업권을 취득, 포기, 양도 가능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공유물에 대한 배타독점적 이용권을 취득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적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공익을 해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용권을 박탈당할 수 있음이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어 사권과 공권의 성질을 포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수면의 종합적 이용을 위한 계획, 즉 「수산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어장이용개발 계획, 「양식산업발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면허양식장이용개발계획에 반하는 경우 어업권 이용에 제한이 가해질 수 있다.

그러나 면허의 유효기간과 우선순위를 정한 규정은 오히려 기득권자의 재산권성을 강화하여 수면의 폐쇄적 이용을 야기한다. 현행법상 면허기간은 10년이지만 갱신을 통해 최장 10년간 추가적인 연장이 가능하게 되어 있어, 어업권자는 해당 면허에 대해 최장 20년 동안 소유가 가능하다. 더구나 20년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법에 따라 해당 면허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자에게 최우선순위가 부여되므로 사실상 한번 어업권을 취득하면 지속적인 소유가 가능하다. 따라서 기득권자에 의해 어업권은 영속적으로 유지되며, 이는 어업권자의 자연스러운 퇴출과 신규 진입을 통한 생산요소의 대체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로 인한 양식업 종사자의 고령화와 신규 인력의 부족은 양식업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이며, 최근에는 글로벌화된 수산물시장에서 우리 어업이 경쟁력을 잃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어업권의 영속성을 바탕으로 강화된 재산권은 어촌사회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여 신규인력의 진입과 신기술 도입의 의지를 저하시키며, 생력화와 생산효율성 증대의 방해요인이 된다.

자유어업이 갖는 자원지대의 소멸현상을 막기 위해 진입제한을 통한 어업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강화된 어업권의 재산권화와 영속적 어장 점유는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대체를 막아 제한된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배분을 저해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라. 불성실한 어장관리

어업권은 한번 취득하기만 하면 장기간 소유가 가능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보상 등의 이득을 보게 되므로 어업권자는 효율적인 어장이용 보다는 현상유지에 관심을 두게 된다(Ministry of Strategy and Finance, 2015). 이로 인해 어업권자는 국민의 공유재산인 어장환경을 보전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과 의무를 소홀히 하며, 해양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공익을 저감시키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어장관리법」이 시행되고 있고, 「양식산업발전법」은 면허의 심사·평가에 관한 조항을 두어 재면허시 기준에 미달하는 자에 대한 면허를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심사·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을 두어 평가 기준에 미달한 자가 사후 관련 기준을 충족한 경우 면허의 결격사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였다. 어장을 비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불성실 어업인에 대한 퇴출 조치로써는 매우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 만별로 환경수용능력을 초과하여 과도하게 양식장이 개발되어 있다. 이러한 어장의 난개발과 과잉 시설, 불법어장도 많아 심각한 해양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또한 장기간 연작에 따른 어장의 노후화가 생산성의 정체와 잦은 질병 발생에 따른 대량 폐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연안어장의 환경오염 문제가 지속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어장관리법」에 따른 어장휴식, 어장의 정화·정비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다. 또한 새로운 기술 도입에 경직적으로 대응하여 배합사료 사용 등을 꺼리는 등 어장환경 유지·개선 의무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실정에 있다. 부실한 어업권 관리가 불성실한 어장관리로 이어져 해양환경에 대한 외부불경제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현행 어업권제도는 효과적 어장관리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2. 어업권제도 개편의 필요성
가. 어업관리 기능의 강화

우리나라의 어업관리는 정부의 통제 및 규제관리의 기본적 형태로서 어업자원의 사회적 성격을 고려한 자유어업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 개입을 뜻한다. 이는 곧 어업의 대상인 수산자원 뿐만 아니라 생산의 주체인 어업자의 어업행위에 대하여 정부가 제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며, 어업의 종합적 관리주체로서의 역할을 행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어업관리의 기본성격은 어업의 사회적, 경제적, 행정적 그리고 생물학적 지속성의 유지를 통한 사회후생의 극대화를 위한 지원정책의 하나이다(Lee, 1999).

어업생산에는 자본과 노동 외에 수산자원이나 어장이란 요소가 필수적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어선이나 어구 등의 자본적 생산요소는 어업인의 사유재산으로 관리되는 반면에 어업생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어장은 공유재산으로서 개인의 관리가 미흡해질 수 있다. 국민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수면과 그에 서식하는 수산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그리고 넓게는 영토의 종합적 관리를 위해 사유재산화 할 수 없으며, 이를 이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과 편익은 이용자 모두가 향유하게 된다. 결국 어장이나 수산자원의 이용에는 서로 더 많은 양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나타나게 되고 비용이 발생하는 관리에는 소홀하게 되는 ‘공유(共有)의 비극’ 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자원지대의 소멸을 방지하고 국민 후생 증대를 위해 공적 관리 또는 국민적 질서가 필요하다. 어선어업의 경우 허가제도를 통해 공적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수산자원의 남획과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허용어획량(TAC)제도와 여러 기술적 수단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행 어업권제도는 어업관리와 어장관리의 측면에서 모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양식업과 마을어업, 정치망어업 등의 면허어업은 어업권제도 하에서 관리되어 왔으며, 구획된 수면만을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제도 도입 초기부터 강력한 통제를 받아 왔다. 그러나 어업권제도는 법적 강직성에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허용해 온 공유자원의 사적재산권화로 인해 적절한 어업관리수단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즉, 사회경제적, 생물학적 지속가능성의 유지를 통한 사회후생의 극대화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어업권제도는 어업관리수단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도록 개편하여야 한다. 동시에 변화하는 어업 내외의 환경변화에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경직성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나. 어장질서의 회복

그동안 어업권제도의 목적은 생산증대와 어업질서 유지에 치중하여 이를 위한 규제에만 몰두하여왔다. 그러나 이는 기득권자로서 어업인의 영속적 어장이용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공유재의 사유재산권화를 야기하고 어업질서의 공정성을 저해하게 되었다. 즉 「수산업법」 시행 67년, 「양식산업발전법」 시행 원년을 맞았지만,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법체계와 어업권자의 비순응성, 대안적 정책수단의 미비로 인한 제도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어업권제도는 효율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어떤 어업관리 목적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진입제한적 제도가 어업관리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인위적 지대를 창출하고, 자원지대의 소수독점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비효율적 자원배분, 비형평적 소득분배 등의 부작용이 누적되고 있다. 따라서 어업권제도는 이제 기존의 관행적 관리체계에서 벗어나 효율적이고 공정한 어업질서를 되찾도록 하여야 한다.

다. 어장이용의 효율성 제고

사유재산화된 어장은 어업권자로 하여금 그 자체로 이득을 얻게 하므로 효율적 생산을 위한 개선에 나서지 않는 경우가 있다. 즉, 권리를 행사하면서 의무를 다하지 않는 어업권자가 발생할 수 있다. 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2020)는 실제로 어업활동이 어려운 고령 어업권자 어장 유휴화 실태를 확인한 바 있으며, 이들 면허어장의 소유개념이 본래 제도가 지향하는 바와 다름에 따른 어촌사회의 갈등이 발생하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유휴어장에 대한 단속과 강력한 어장 퇴출 조치의 관행적 미이행은 어장의 효율적 이용 동기를 저하시켜 어장생산성의 악화를 가져오고 기술발전을 통한 생력화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어업권제도 하 어장의 효율적 이용을 강제하는 법규정의 미비와 규정된 법조항 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관행으로 인해 어업을 통한 국민후생의 극대화를 막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라. 어업권의 유동화 촉진

특정 어장의 영구적·배타적 이용의 가장 큰 문제는 어장이용의 폐쇄성으로 젊은 어업 인력의 진입 곤란을 초래하는 것이다. 이는 면허제도로 인한 법적 진입장벽, 어장 이용의 재산권화로 인한 구조적 진입장벽의 형성에서 기인한 것이다.

우선 법적으로 면허의 우선순위와 유효기간 등의 요건으로 인해 신규인력이 새로이 어업권을 획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귀어귀촌 등으로 어촌에 입성한 인력이 경제적 기반 확보를 위해 양식장이나 정치망어장을 경영하고자 하는 경우 어업권을 매입 또는 임대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진입에 대한 장벽이 되고 있다. 예외적으로 수협과 어촌계 면허에 대해 어업권의 임대를 허용하고 있으나, 어촌계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외부인은 어업권의 임차가 불가하여 사실상 진입하기가 어렵다.

또 다른 방법으로 어업권을 매입할 수 있으나, 정보의 제약으로 인해 어업권의 적정한 시장가치를 파악하기 어렵고, 거래 대상이 제한되어 비용면에서 큰 부담이 되어 사실상 현실적 장벽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 어업권 거래시의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조사 당시 양식장을 운영중인 자 가운데 33.0%가 거래 당사자를 찾기 어렵고 시세파악이 어렵다고 응답하였다. 기타 의견으로도 거래정보의 부재, 구입할 양식장을 찾기 어려움 등의 의견이 다수 나타났다.

이러한 현실은 의욕 있는 젊은 인력 및 새로운 투자자의 진입과 귀어민의 정착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여 어장 이용의 폐쇄성 및 영세한 생산구조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결국 어업인력의 노령화를 완화하고 새로운 생산요소의 진입 촉진을 위해서는 어업권의 거래와 임대차 금지에 관한 전면적 재검토를 통해 진입장벽을 낮추는 한편, 비효율적 생산요소가 어업권어업에서 쉽게 퇴출할 수 있는 조치도 마련하여야 한다. 주어진 어장에서 자유로운 생산요소의 진출입은 경쟁적 시장성과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3. 어업권제도 개편 방안
가. 철저한 법규정의 준수

현행 어업권제도는 오랜 기간 관행적 운영에 따른 일부 규정의 관습법화로 인해 어업 현실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여 여러 문제점이 누적되고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바와 같이 어업권의 사유재산권 강화에 대한 암묵적 허용이 어업관리수단으로서 어업권제도의 역할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어업권자는 법규정에 따른 의무를 다하여야 하며, 어업처분기관은 법규정을 철저히 이행하여야 한다. 특히 어장관리에 대한 단속과 위반에 따른 제재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여야 하며, 무엇보다 어업면허의 갱신과 재면허 요건을 강화하여야 한다. 이러한 어업면허자와 피면허자의 법규정에 대한 철저한 준수와 이행은 어업권어업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부작용을 완화하는 가장 필요하고도 우선적 개편방안이 되어야 한다.

나. 허가어업으로의 전환

어업권제도가 그동안 어장질서 유지와 어업의 민주화에 기여한 것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여건의 변화에 따라 어업관리라는 본연의 기능에 우선할 수 있도록 개편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업권제도가 변화하는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라 능동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즉 어업권어업도 시장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적극적 경쟁정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장구조정책은 시장성과는 물론 규제의 순응도 및 감시효과를 높여 어업관리 자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Shin, 2003). 이를 위한 근본적 대책으로 어업허가제도로의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어업제도 하에서 어업면허와 어업허가는 엄격히 구분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점에서 허가제도로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대부분의 외국에서는 어업면허와 어업허가를 무차별하게 사용하고 있다. 더구나 일본을 제외하고는 양식업 관리를 위해 면허제도를 특정하여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둘째, 타법과의 균형문제이다. 양식장 개발과 같이 공유수면의 이용·개발을 규율하는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의 경우, 수면 이용에 관해서는 “점용·사용허가”(제8조)란 용어를 사용한다. 면허는 공유수면 “매립면허”(제28조)와 같이 공유수면에 토지를 조성하여 영구히 사라지는 경우에 한정되어 사용하고 있다.

어업면허는 한정된 기간에 한해 부여되는 어장이용권이란 점에서 공유수면 점·사용허가와 유사하다. 법률적 의미에서 허가사항이 적합하다는 의미이다. 공유수면에 대한 어장이용권의 부여가 특정자격을 갖춘 특정인에게만 부여하는 신설된 권리라는 점에서 면허사항으로 운용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사유재산권만 강화시켜 왔을 뿐, 어업관리적 측면에서는 이로 인한 순기능보다는 부작용이 더욱 크다는 점에서 지속되어야 할 당위성이 낮다. 어업면허제도와 어업허가제도의 어업관리적 기능을 대비하여 볼 때, 대부분의 면에서 어업허가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Table 2> 참조). 따라서 면허어업을 허가어업의 대상으로 전환하고 양식업의 특성에 따른 허가기간의 차이 등 일부만 차별화 할 경우, 어업권어업을 허가어업의 대상으로 전환하여도 어업관리 기능상 별다른 문제점은 없다고 할 수 있다.

<Table 2> 
Comparison between fishery license system and fishery permit system
Fishery management measure License system
(Myeon-heo)
Permit system
(Heo-ga)
Management target surface of the water(fishing ground) fishery resources
Purpose fishery order, fishing ground management resource management
Types of fishery business Communal, Set-net, Aquaculture Coastal, Offshore, Within a demarcated zone and so on
Character of right exclusive using right competitive using right
Order of Priority fisheries engineer none
Possiblity of trading impossible (limited possible) possible
Duration 10 years 5 years
Possiblity of renewal once
(practically unlimited)
unlimited
Cases on other law Public Waters Management and Reclamation Act Article 28(Reclamation License) Public Waters Management and Reclamation Act Article 8(Occupancy or Use Permit of Public Waters)


Ⅳ. 결 론

일제가 어업침략의 목적으로 우리나라에 어업권제도를 이식시킨 지 110년이 지난 지금도 어업권제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어업관리제도이다. 그러나 그동안 어업권제도는 어업관리보다는 사실상 어촌의 사회경제적 기능과 어장의 질서유지 목적에 충실해 왔다. 여기에 산업화 과정에서 생산증대 중심의 어업정책이 지속됨에 따라 연안어장의 난개발과 어업면허의 남발을 초래하게 되었으며, 결국 어업관리라는 본연의 기능이 계속 경시되어 왔다.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여러 문제점이 누적되어 있다. 어업권제도의 고질적 문제는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어업관리적 기능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과 이로 인한 관행이 관습법화 되어 어업관리라는 근본적 목적을 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업권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안이 검토되었으나, 정작 어업권제도의 근본적 개편 문제는 제외되어 왔다. 이는 이미 관습법화 된 어업권제도 개편이 초래할 어촌사회의 혼란과 어업권자들의 저항이 우려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수산업법」 제정 이후 우리나라 어업제도상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는 「양식산업발전법」이 제정, 시행되었음에도 이러한 문제 해결 방안을 전혀 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지금의 어업권제도는 어업관리 면에서 비효율적 자원배분을 초래하고, 국민후생의 극대화를 가로막고 있어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글로벌화 된 수산물 소비구조를 전통적 생산구조로 힘겹게 대응하고 있다. 이른바 열린 시장구조를 닫힌 생산구조로 버티고 있는 셈이다. 재산권만 강화되어 온 전통적 어업권제도로 규모화되고 첨단화된 외국의 양식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변화를 추구하여야 한다. 이는 어업권제도가 어업관리라는 본연의 기능을 우선할 수 있도록 개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현행 어업권제도 관련 법규정에 따른 철저한 집행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어업권자들이 어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 생산요소의 원활한 대체를 촉진하는 동시에 어장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둘째, 중장기적으로는 어업권제도를 폐지하고 어업허가제도로의 전환을 고려하여야 한다. 현재의 재산권적 어업권제도가 어업관리면에서 순기능보다는 여러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는 만큼, 어업면허에 따른 어업권제도를 폐지하고 허가어업 대상으로 개편할 경우, 지나친 재산권화에 따른 문제를 줄이고 어업관리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어업권제도의 어업관리적 기능을 제도 도입의 목적 고찰과 기능적 관점에서 정성적으로 살펴보는데 그친 아쉬움이 있다. 어업권 관련 통계자료와 실태조사에 따른 정량적 분석과 평가는 「양식산업발전법」 시행에 따라 도입된 양식산업실태조사 이후에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부경대학교 자율창의학술연구비(2019년)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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