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게양식업의 구조변화와 경쟁력 확보방안
Abstract
On March, 2011, the great East Japan earthquake caused a decrease in the production of Japanese sea squirt. Since the release of radioactive pollutants in 2013, It was impossible for Japan to export seafood to Korea. Due to these circumstances, there have been various changes in the structure of the domestic sea squirt aquaculture. For example, the price of sea squirt rose for the second half of the year and increased the production of sea squirt in the eastern coast of Korea. Therefore, this paper analyzed the changes in the structure of domestic sea squirt aquaculture since the great East Japan earthquake. In addition, the paper predicted future the demand and supply of domestic sea squirt based on the outcome of the WTO dispute and suggested several directions for countermeasures.
Keywords:
Sea squirt, Fukushima NPP, WTO dispute, Marine product safety, Competitive powerⅠ. 서론
지난 2011년은 한‧일 양국의 수산물 교역에서 전기를 이루는 중요한 해였다. 그해 3월 일본 도호쿠(東北)지방에서 발생한 강진과 쓰나미로 인해 이들 지역의 양식시설들이 대부분 유실되었다. 그에 따라 우리나라로 연간 8만 톤 정도 수입되던 일본산 수산물은 2011년 이후 3~5만 톤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호쿠지방의 양식시설이 복구된 이후에도 우리나라는 식품안전성 문제로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1)
한·일 간 수산물 교역 여건변화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양식 수산물은 멍게이다. 전 세계에서 멍게를 양식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 한정되어 있는데, 일본은 우리나라로 수출을 목적으로 양식한다. 멍게양식의 주요 산지는 미야기(宮城)현으로 전체 일본 생산량의 80~90%를 차지한다. 하지만 미야기현은 동일본 대지진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며, 원전 오염수 누출로 인해 우리나라는 이 지역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일본 대지진 이전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일본 수산물 중 4번째로 많았던 멍게는 2011년 이후 대폭 감소하였다.2)
한편,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산 멍게 수입이 중단되면서 우리나라는 멍게 수급 불균형이 나타났다. 부족한 멍게 공급을 충당하기 위해 기존 양식장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다른 지역에서 멍게양식이 이뤄지는 등 산지 다변화를 통해 양적 성장을 이루어왔다. 그러나 2017년 10월 10일 일본이 제소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우리나라의 패소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2019년 이후부터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의 수산물 수입이 재개된다면 멍게 수입 역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최근 우리나라 멍게양식업은 국내외 여건이 바뀌면서 새로운 변화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국내 멍게양식업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 어떤 변화를 거치면서 규모면에서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 이 때문에 일본산 멍게 수입이 다시 이뤄질 경우 국내 멍게양식업에 미치는 영향과 변화를 예측하기 힘들다. 또한 이러한 국내외 여건 변화에 선제적 대응이 힘들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이 연구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 멍게양식업의 구조변화를 파악하고, 일본산 멍게 수입이 재개될 경우 예상되는 국내 멍게 수급 문제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국내 멍게양식업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멍게 수급 및 소비 실태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WTO 제소 결과에 따른 국내 멍게양식업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최근 일본산 멍게 수입 및 산지 동향을 파악하여 향후 멍게 수입 재개 시 발생할 수 있는 국내 문제를 정리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응방향을 제시하였다.
현재 우리나라 멍게양식업은 과도기로 볼 수 있다. 일본산 멍게 수입이 감소하면서 국내 멍게양식은 양적으로 성장했으나, 여전히 시기별 생산량의 편차가 크고, 소비 역시 활멍게 중심의 밑반찬용으로 한정되어 있다. 또한 WTO 제소 결과에 따라 일본산 수입 재개로 수급 변동이 우려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본 연구가 국내 멍게양식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논의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Ⅱ. 멍게양식업의 동향 및 구조변화
1. 생산 동향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멍게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국가이다. 독특한 멍게의 맛과 향은 미식가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고, 특히 횟집 등 음식점에서 밑반찬용의 서비스 음식으로 제공되는 멍게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돋는데 제격이다(Heo Su-Jin et al., 2017).
우리나라에서 멍게양식은 1978년 양식기술이 보급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주요 산지는 경남지역으로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경남지역의 멍게 생산 및 출하는 2~5월 봄철에 집중되며, 여름철 이후에는 고수온 등의 영향으로 출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경남지역의 멍게가 공급되지 않는 시기에는 경북 및 강원지역의 멍게가 출하되며3), 부족분은 일본산 멍게가 수입되면서 연중 공급이 이루어진다.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전의 국내 멍게 생산량은 통계청 기준 연간 7~8천 톤 정도이나, 2015년 통계청의 경남지역 멍게 생산통계 수집방법이 수정되었음을 고려할 때 실제 생산량은 연간 2만 5천 톤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4) 지역별로 보면, 경남지역의 생산량은 연간 2만 톤 정도, 경북지역은 2~3천 톤, 강원지역은 1~2천 톤이다.
그러나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인 지역은 강원도이다. 하반기 멍게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본산 멍게 수입의 급감으로 여름철에도 생산이 가능한 동해안 지역에서 멍게양식이 증가했다. 특히 강원도의 멍게 생산량은 2010년 1,132톤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는 3,359톤으로 약 3배 늘었다([Fig. 1] 참조).5)
일반적으로 동해안은 남해안보다 멍게 양식의 초기비용이 더 많이 소요된다. 동해안 지역은 남해안에 비해 파도가 높고 강해 연승줄 간격이 길고 어장면적이 넓어야 한다. 그리고 어장의 수심이 깊기 때문에 양식어장 관리선도 커야 한다(Heo Su-Jin, 2016). 이러한 이유로 일본에서 많은 양의 멍게가 수입되는 시기에는 동해안 멍게는 가격경쟁력이 낮았다. 그러나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산 멍게 수입이 급감하면서 오히려 동해안 지역의 멍게양식이 양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Heo Su-Jin et al.(2017)에 따르면,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산 멍게 수입이 중단되면서 경남지역 멍게 출하가 종료된 후 하반기 멍게 공급 물량이 감소하였다. 그로 인해 멍게 단가가 급등함에 따라 여름철부터 출하가 가능한 강원지역에서 멍게양식 면허가 증가하였다. <Table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0년 11건에 불과했던 강원지역의 멍게양식 면허 건수는 2016년 93건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2. 수입 동향
멍게 수입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의 멍게 생산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전 일본의 멍게 생산량은 연간 1만 톤 정도였다. 주요 생산지역은 산리쿠(三陸)이며, 그 중에서도 미야기현의 생산량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으로 이 지역의 멍게양식 시설이 대부분 소실되면서 일본의 멍게 생산량은 2011년 693톤으로 급감했다.
멍게는 일반적으로 출하가능한 크기까지 양성하는데 입식 이후 2년 6개월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일본의 멍게 생산량은 연간 1천 톤 미만이었다. 2014년 이후부터 정상적인 출하가 가능해져 5천 톤 이상으로 생산량이 증가했으나, 2015년까지 멍게 생산량은 동일본 대지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이는 2013년 8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물질 유출 사고 이후, 우리나라에서 식품안전성의 이유로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의 수산물에 대해 수입 금지를 내렸기 때문이다.
일본은 대부분 우리나라로 수출을 목적으로 멍게를 양식하며, 자국 내 소비는 20~30%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국으로의 수출 여부가 일본 멍게 생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수입금지 대상 지역인 미야기현에서 한국으로의 수출이 불가능해지면서 홋카이도(北海道)의 멍게 생산량은 2010년 36톤에서 2016년 3,600톤으로 꾸준히 증가하였다(<Table 2> 참조).
이는 일본의 일부 멍게 생산자들이 한국으로 수출이 가능한 홋카이도에서 멍게를 양식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멍게를 양식 중인 지역 중 한국으로 수출가능한 곳이 홋카이도밖에 없음을 감안할 때, 홋카이도에서 생산되는 멍게의 90% 이상이 한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6)
한편 미야기현에서는 2013년부터 한국으로의 수출이 불가능해지면서 수요처를 찾지 못해 4년 이상 양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4년 이상 성장한 멍게는 그 무게로 인해 수하봉에서 많이 탈락되기 때문에 더 이상 양성이 불가능하다. 결국 2016년에는 7,600톤의 멍게를 폐기하였다.7)
[Fig. 2]의 일본산 멍게 수입량 추이를 살펴보면 이러한 상황을 더욱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일본산 멍게 수입량은 2011년 이전까지만 해도 연간 6~7천 톤이었으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후 수입량은 이전의 1/7 수준인 1천 톤 이하로 대폭 감소하였고, 2013년까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었다. 반면 2014년부터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홋카이도에서 생산된 멍게가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내 멍게 과잉 공급이 지속되는 가운데 홋카이도의 생산 증가세가 뚜렷하므로 향후에도 일본산 멍게 수입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 가격 동향
멍게 출하단가는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상반기는 경남지역의 멍게 공급이 시작되는 시기이며, 하반기에는 동해안 및 일본산 멍게 공급이 이루어지는 시기로 명확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일본 대지진 이전인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평균 멍게 출하단가와 동일본 대지진 이후인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3년 평균 멍게 출하단가를 비교하여,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산 공급이 줄면서 우리나라의 멍게 출하단가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를 [Fig. 3]에서 살펴본다.
우선 동일본 대지진 이전 3년 평균 상반기 멍게 출하단가는 어느 정도 일정하며, 하반기 시작인 7월부터 10월까지 상승한 후 일본산 멍게 수입이 본격화되는 11~12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에 반해 동일본 대지진 이후 3년 평균 멍게 출하단가는 2월 이후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즉 일본산 멍게 수입 금지로 하반기 멍게 출하단가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Table 3>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면, 동일본 대지진 이전과 이후 3년 평균 상반기 출하단가는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하반기 출하단가는 kg당 2,522원에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kg당 3,787원으로 50% 정도 상승하였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 이전에 비해 일본산 멍게 수입이 원활하지 않아 우리나라의 국내산 멍게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 동해안 지역의 멍게 공급이 증가하면서 점차 상반기와 하반기 멍게 출하단가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상반기와 하반기 멍게 출하단가 차이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2011년에 kg당 1,882원으로 가장 컸으나, 2015년에는 kg당 836원까지 줄어들었다. 2016년 가격차는 kg당 1,198원으로 다시 커졌는데, 이는 2016년 경남지역에서 고수온으로 인해 대량폐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Ⅲ. WTO 제소 결과에 따른 국내 멍게양식업의 영향
1. WTO 제소 과정 및 결과
우리나라로 수산물 수출이 불가능해지면서 일본 미야기현의 멍게양식업자들은 3년 이상 양성한 멍게까지 폐기하게 되자 한국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 불만이 고조되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5차례에 걸쳐 WTO 위생검역(SPS)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일본 수산물에 대한 ‘차별성’ 및 ‘무역 제한성’을 이유로 2015년 5월 WTO에 한·일 수산물 분쟁 해결을 위한 양자협의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협의는 진행·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2015년 8월 WTO에 분쟁해결을 위한 패널 설치를 요청하였고, 그해 9월 패널 설치가 결정되었다.
그 후 2016년 2월 분쟁해결 절차가 시작되었다. 2017년 8월 23일 WTO는 한·일 양국 의견서 검토 및 패널 구두심리 회의 등을 토대로 분쟁의견서를 보냈으며, 2017년 10월 10일 WTO는 한국의 패소를 결정하였다(<Table 4> 참조).
WTO에서 한국의 1차 패소가 결정되었으나, 아직 상소 등의 과정이 남아있으므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바로 재개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한국의 패소가 결정된다면 최소한 2019년 이후부터는 일본 주요 산지로부터 멍게를 비롯한 수산물 수입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8)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국내 하반기 멍게 공급이 일본산에서 국내산으로 대체되면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강원도의 멍게양식 시설이 크게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산 멍게 수입이 급증한다면 국내 멍게 과잉공급과 가격폭락이 예상된다. 또한 아직까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이 큰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수산물 소비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생각된다(Heo Su-Jin et al., 2017).
2. WTO 패소에 따른 국내 멍게양식업의 영향
일본의 주요 산지로부터 멍게 수입이 중단된 시기동안 우리나라 동해안의 멍게 생산이 크게 증가하였다. 국내 멍게양식업이 양적으로 성장한 상황에서 WTO 패소로 일본 미야기현 멍게 수입이 재개된다면 멍게 과잉 공급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자국 내 멍게 소비를 늘리기 위해 미야기현에서 멍게 축제를 개최하고 다양한 가공품 및 요리를 개발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물량이 많았던 만큼 여전히 적체된 물량이 많은 상황이다. 미야기현의 멍게 적체 물량은 5~7천 톤 정도로 예상되는데9), 현재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양 이외에 적체 물량이 추가적으로 수입된다면 동일본 대지진 이전 수준을 초과하는 9천 톤 정도의 멍게가 수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7년부터 향후 수입이 재개될 ‘t’ 시점까지의 멍게 수입 추이를 예상해보면 [Fig. 4]와 같다.
현재 미야기현에서 폐기되는 멍게는 도쿄전력 측에서 일정 부분 보상하고 있으나, 수입이 재개되면 보상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멍게 수출 단가가 낮게 형성된다 하더라도 일본의 생산자들은 멍게 출하를 늘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에 많은 양의 일본산 멍게가 수입되면 국내는 과잉 공급이 발생할 것이며, 이로 인해 국내산 멍게의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이 하락하여 소비자들은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므로 소비가 증가한다. 하지만 일본산 수산물이 공급에 따라 가격이 하락한다 하더라도 소비 증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다수의 국내 소비자들은 일본산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3년 9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서 실시한 수산물 이미지 설문조사에서 방사능 오염물질 유출과 관련된 언론 보도 이후 수산물 구입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10), ‘수산물 구입을 줄이고자 한다’라는 응답이 34.1%, ‘수산물을 구입할 생각이 없다’가 25.9%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수산업관측센터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멍게 소비행태조사’에서도 일본산 멍게를 구매할 때 원전사고를 고려하지 않아도 될 시기를 묻는 질문에서 ‘절대 불가능’하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Heo Su-Jin, 2017).
일본산 멍게 수입이 재개되면 이와 관련된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될 것이며,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에 이어 소비부진에 따른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Fig.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본산 멍게 수입이 증가하면서(S→S′) 공급과잉으로 인한 1차적인 가격 하락(P→P′)에 이어 수산물 식품안정성 우려에 따른 소비 부진(D→D′)으로 추가적인 가격 하락(P′→P″)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멍게양식업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원도 및 경북 등 동해안 지역의 멍게양식은 최근 몇 년 사이 양적으로 성장한 상태에서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멍게와 직접 경쟁해야 하므로 멍게 출하 또는 양식까지 포기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Ⅳ. 국내 멍게양식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1. 생산성 향상 및 품질 개선
과거 일본산 멍게가 국내로 수입되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는 ‘국내 멍게 수급 불안정’이었다. 우리나라 멍게양식 역사는 40년 이상 되었으나, 아직까지도 물렁증 등으로 인해 대량폐사가 빈번히 발생한다(National Institute of Fisheries Science, 2013). 최근 들어 국내 멍게산업이 양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경남지역에 비해서 동해안 지역의 생산이 적기 때문에 상반기와 하반기 공급이 불안정하다.
이러한 문제점 개선을 위해서는 동해안 멍게양식의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동해안은 높은 파도로 인해 시설 간 간격이 넓어야하므로 멍게 생산성이 경남지역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하봉의 수심 조절을 통해 수온 변화에 인위적 대응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National Federation of Fisheries Cooperatives, 2013). 따라서 동해안의 어장환경에 적합한 멍게양식방법을 개발하는 연구를 통해 동해안 지역의 멍게 생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멍게만으로 연중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것이다.
멍게의 생산력 향상뿐만 아니라 품질 개선의 노력도 필요하다. 일본산은 보통 3~4년 정도 양성하기 때문에 성장 및 비만도가 경북 및 강원지역보다 훨씬 우수하다. 즉, 일본산 멍게의 품질 우수성에 따른 국내 수요가 존재한다. 따라서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다.
동해안 지역 멍게에 대한 양적 및 질적 성장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면 국내 멍게 자급력을 높이고 일본산 멍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연중 안정적인 가격 수준에서 멍게를 소비할 수 있는 구조가 정착될 것이다.
2. 원산지 표시 및 수산물 검역 강화
향후 일본 미야기현산 멍게 수입이 재개될 경우, 소비자들은 식품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일본산뿐만 아니라 수산물 소비 자체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 수산물 소비를 줄이지 않더라도 인근 해역에서 어획되는 어종이 아닌 먼 바다에서 어획된 어종으로 소비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멍게는 대부분 일본산이며 횟집에서 주로 서비스 메뉴로 소비되기 때문에 다른 수산물에 비해 소비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산지 표시를 좀 더 세부화 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수산물의 원산지 표기는 ‘국내산’ 또는 ‘연근해산’ 등으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양식이 이루어진 지역까지 표시하는 세분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멍게 원산지가 ‘국내산-통영’ 또는 ‘국내산-강원’ 등으로 구체적으로 표기된다면, 소비자들은 국내산 멍게에 대한 큰 신뢰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멍게는 밑반찬용으로 소비되는 물량이 많기 때문에 횟집 등에서의 서비스(곁들임) 반찬에 대한 원산지 표기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검역이 강화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검역은 서류검사, 임상검사, 정밀검사로 크게 나누어진다. 멍게의 경우, 검역 시 일부 정밀검사가 이뤄지고 있으나 전체 수입물량에 대한 정밀검사는 실시되지 않고 있다. 정밀검사는 수입물량의 3~10% 정도의 샘플로 이루어지며, 채취방식 또한 완전 하역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표본을 채취하여 검사하고 있다. 이렇게 검역이 이뤄지다보니 유통과정에서 폐사된 멍게까지 일부 수입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일본산 멍게 검역 시에 완전 하역하여 전체 물량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일자별로 공개한다면 소비자들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으며, 폐사되는 물량을 걸러낼 수 있으므로 국내 공급물량 조절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경남지역에서 출하가 이루어지는 시기에는 일본산 수입멍게 검역 시 멍게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멍게수협)에서도 참여하여 모니터링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일본산 멍게 수입이 급증하는 시기에는 경남지역 출하 종료로 업계의 모니터링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철저한 검역을 실시함과 동시에 멍게수협을 중심으로 한 업계의 관심과 노력 또한 요구된다.
3. 소비구조 변화에 능동적 대응
앞에서 국내 멍게양식규모가 양적으로 성장한 상태에서 일본 미야기현 멍게 수입이 재개됨에 따라 멍게 공급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이러한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단순할 수 있으나 소비를 확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멍게 소비구조는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멍게가 횟집, 일식집 등에서 주로 밑반찬용(스끼다시)으로 소비된다는 점이다. 밑반찬용의 특성상 멍게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소비 증가는 한정적이다. 따라서 횟집 등의 숫자가 늘지 않는 한 일정 수준 이상의 소비 증가는 기대하기 힘들다(Heo Su-Jin, 2017).
두 번째로는 전체 멍게 생산량의 80% 이상이 ‘활멍게’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대부분의 활어류와 마찬가지로 멍게는 생산됨과 동시에 활멍게로 유통·소비되므로 재고로 저장되는 경우가 드물다. 따라서 생산이나 수입이 증가하더라도 대부분의 활어 물량은 단기간에 시장에서 소비되어야 한다.
이러한 멍게 소비구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멍게 소비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멍게 소비 확대를 위한 대책은 최근 일본 미야기현의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미야기현에서는 과잉 공급되는 멍게를 자국 내 소비를 늘려 소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멍게 축제’를 개최하여 멍게가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시식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요리방법까지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또한 멍게학회11)를 설립하여 멍게 인지도 향상 및 소비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야기현 내 음식점에 멍게를 사용한 요리를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캠페인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대책을 통해 ‘멍게는 미야기현에서 반드시 먹어봐야 할 산지 특산물’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였으며, 매년 자국 내 멍게 소비 또한 실제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활어 소비가 많지 않은 특성상 신선도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큰 멍게는 산지에서만 일부 소비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여 먼 지역까지 소비가 확대될 수 있도록 미야기현에서는 멍게 통조림 등 다양한 가공품과 튀김, 파스타 등 멍게를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하여 멍게 소비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의 사례와 같이 지역별 특산품을 이용한 멍게 축제 및 요리 개발 등이 활성화되고 해당 지역에 맞는 홍보가 이루어진다면 멍게 소비를 확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방법은 원산지 표시와 연결해서도 국내산 멍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멍게 소비 확대대책은 과잉공급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긴 하지만 가장 실현시키기 어려운 방법이기도 하다. 이는 일반 공산품과 같이 특정 업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멍게 생산자 단체가 중심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대책이 수립·실행되기 위해서는 멍게 업계의 자구적 노력과 더불어 이를 지원하는 협력적 거버넌스 지원체계의 확립이 따라야 할 것이다.
Ⅴ. 맺음말
이 연구는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우리나라 멍게양식업의 변화와 한·일 수산물 수입 분쟁에 대한 WTO 제소 결과로 향후 예상되는 국내 멍게 수급문제를 예측하고,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본 연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2011년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기점으로 국내 멍게 생산은 경남지역 위주에서 동해안의 멍게 생산 증가로 우리나라 멍게양식업의 양적 성장이 이루어졌다. 이는 강원지역의 멍게양식 면허건수와 멍게 생산동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수입측면에서 살펴보면,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양식시설이 소실됨에 따라 멍게 생산이 급감하였다. 주요 산지인 미야기현의 멍게 수입이 방사능에 대한 우려로 금지됨에 따라 일본산 멍게 수입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으로 수산물 수출이 가능한 홋카이도의 멍게 생산이 증가하면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공급측면의 영향으로 동일본 대지진 이전에 비해 국내의 멍게 출하단가가 상반기와 하반기 간에 차이가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WTO 제소 결과에 따른 국내 멍게 수급문제를 살펴보았다. 지난 10월 제1차 WTO 제소 결과와 마찬가지로 최종 결정이 우리나라의 ‘패소’로 결정된다면, 우선적으로 일본산 멍게 수입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 국내의 멍게 공급과잉으로 이어져 가격 하락이 예상되며, 소비자의 식품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전반적인 수산물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추가적인 멍게 가격 하락의 우려가 예상된다.
본 연구에서는 위와 같은 멍게 수급변동을 전망하면서 멍게양식업의 세 가지 대응방안을 제시하였다. 이 대응방안은 우리나라 멍게양식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서 ‘공급안정화 방안’, ‘소비자 신뢰구축 방안’ 및 ‘소비 활성화 방안’이다.
첫 번째 방안은 ‘동해안 멍게양식의 양적 및 질적 성장’을 통해 국내 멍게 공급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멍게 주요 산지인 경남지역에서는 멍게 생산이 상반기에 집중되며, 그 생산 규모로 인해 가격경쟁력 또한 일본산에 우위를 점한다. 따라서 수입산 멍게로 인한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문제는 하반기 경북 및 강원지역 멍게가 생산되는 시기에 일본산 멍게 수입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 동해안 지역의 멍게 생산규모가 확대된 상황에서 WTO 제소 결과에 따른 일본산 멍게의 수입이 재개되면, 동해안 지역 멍게의 경쟁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일본산 멍게와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단순한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되는 멍게의 품질 제고를 통한 질적 개선도 필요하다.
두 번째 방안은 ‘멍게 원산지 표시 및 검역 강화’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상존하는 상황에 WTO 제소 결과에 따른 수입 재개 시 일본산 멍게 외에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멍게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멍게는 횟집, 일식집 등에서 주로 밑반찬용으로 소비되기 때문에 그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멍게 원산지 표시를 더욱 세분화하고 검역을 강화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 방안은 지금까지의 활멍게 및 밑반찬용 소비구조를 탈피하여 멍게 소비의 다양화 및 확대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 방안은 최근 일본 미야기현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멍게축제 개최나 다양한 멍게 요리 및 가공품 개발, 소비자 홍보 강화 등을 통한 소비 확대에 대한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별 특산품을 이용한 멍게 축제 및 요리 개발이 활성화되고, 해당 지역에 맞는 홍보가 이루어진다면 원산지 정책과 연계해 국내산 멍게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 이미지 형성에도 효과적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멍게양식업은 과도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동해안의 멍게 생산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산과 경쟁구도에서 출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동해안 멍게양식업에 대한 연구 및 분석은 미흡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멍게양식업이 과도기에서 안정기로 한 단계 진보하기 위해서는 일본산 수입 재개로 인한 국내 멍게양식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하며, 업계 및 정부, 전문가들의 협력적 관계에서 다양한 노력과 대응책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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