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군도 국립대학교 수산학과 발전방안 연구

1. 솔로몬군도 고등교육체계

솔로몬군도는 초등교육(primary school) 6년, 중등교육(secondary school) 6~7년, 고등교육(higher education)으로 구성된다. 중등교육은 Form 1(7학년) ~ Form 7(13학년)로 구분되고 Form 7 과정은 대학 예비과정으로 한국에서는 대학교 1학년에 해당되는 과정이다. 대학의 학사학위(bachelor) 과정을 진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등교육 과정에서 Form 7 과정을 이수하거나 Form 6 과정 후 전문학사학위(diploma) 과정을 이수해야지만 학사학위 과정을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솔로몬군도의 고등교육체계는 태평양 역량체계(Pacific Qualification Framework, PQF)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PQF는 호주, 뉴질랜드 등 남태평양 국가들이 참여하는 남태평양 교육 평가위원회(South Pacific Board for Educational Assessment, SPBEA)에서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직무능력 표준체계로 고등교육, 기술 및 직업훈련, 평생학습 결과 등이 교육기관 간, 국가 간에 상호연계될 수 있도록 체계화된 제도로 Level 1(직업훈련과정)부터 Level 10(박사과정)까지로 구분하여 레벨별 자격 및 최소 이수학점 등을 제시하고 있다.

솔로몬군도는 PQF를 기반으로 솔로몬군도 역량체계(Solomon Islands Qualification Framework, SIQF)를 수립하여 솔로몬군도에서 취득한 자격이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도록 고등교육, 직업훈련, 평생교육 자격 간 연계기준, 취득학점 및 자격의 연계기준, 경력개발 및 질적인력수립 기준, 자격 신설 기준 등을 마련하여 고등교육을 평준화하고 평생학습 및 기술교육 훈련을 촉진하여 노등시장과 연계를 강화하고자 하며, 솔로몬군도 고등교육 기술국(Solomon Islands Tertiary Education and Skill Authority, SITESA)을 SIQF 기관 인증 및 제도 시행 기관으로 지정하여 각 교육기관의 교육과정 운영을 모니터링하고 교육과정 신설 시 SIQF에 부합하는지를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SIQF는 <Table 1>과 같이 국제 표준 기준에 적합하도록 Level 1에서 Level 10으로 교육단계를 구분함으로써 학생들의 취업 활동, 경력개발, 상위 교육기관 진학 등을 위한 평가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솔로몬군도 국민의 평생교육을 위해 지방정부, 민간업체, 고등교육기관, 직업훈련센터 등 지역사회 기반 교육 및 기타 사립 교육기관의 교육프로그램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Table 1>

The structure of the Solomon Islands Qualification Framework

2. 솔로몬군도 국립대학교

솔로몬군도의 고등교육기관으로는 솔로몬군도 국립대학교(Solomon Islands National University)와 남태평양대학교(University of the South Pacific, USP)가 있으며, USP는 피지의 국립대학교로 솔로몬군도, 키리바시, 나우루, 투발루 등 태평양 도서국에 캠퍼스를 두고 해당 국가의 학생들이 자국에서 고등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솔로몬군도는 1984년 “솔로몬군도 고등교육법(The College of Higher Education Act)” 제정을 통해 기존의 교육기관을 통합하여 교육대, 행정교육학부, 해사훈련학부, 호니아라 기술원으로 구성된 2년제 솔로몬군도 전문대학(Solomon Islands College of Higher Education, SICHE)을 설립하였다(NPSI, 1984). 2008년에는 고등교육법을 개정하여 관광호텔학부, 인문과학미디어학부 등 기타 학부 설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2012년에는 전문대학인 SICHE를 대학교인 SINU로 승격시켰다(NPSI, 2012).

SINU는 태평양 지역의 교육 및 응용 연구의 기준을 높이는 국립대학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Strategic plan 2016~2020”을 수립하여 지식, 기술, 학문적 탐구 및 응용 연구를 바탕으로 솔로몬군도 고등교육 및 직업훈련을 통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SINU, 2016). SINU는 현재 북서쪽 콜롬방가라 섬에 있던 Poitete 캠퍼스를 정리하고 솔로몬군도의 수도인 호니아라 지역에 3개의 캠퍼스(Kukum, Panatina, Ranadi)을 운영하고 있으며, SINU의 2015년 교육통계에 따르면 교직원 수는 총 350명(교원 130명, 직원 220명), 재적생 수는 4,260명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학 조직이 개편되어 대학의 교육조직은 5개의 단과대학과 원거리교육부(Distance and flexible learning)로 구분되고, 단과대학은 경영관광대학(Faculty of business and tourism studies), 과학기술대학(Faculty of science and technology), 간호의과보건대학(Faculty of nursing, medicine and health science), 농수산산림대학(Faculty of agriculture, fisheries and forestry), 교육인문대학(Faculty of education and humanities)으로 구성되어 있다. SINU의 2020년 등록금 현황은 <Table 2>와 같다. 대학의 등록금은 단과대학별, 학과별, 과정별로 다르게 책정되어 있는데 1년 이하의 certificate 과정은 미화 886달러부터 1,929달러로 책정되어 있고, 이 중 수산학과의 certificate 과정이 가장 높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과정인 diploma 과정은 미화 1,714달러부터 2,571달러로 간호학과의 diploma 과정의 등록금이 가장 높았다.

<Table 2>

Approximate tuition fee per year(USD) of Solomon Islands National University in 2020

학사과정은 미화 2,143달러에서 3,429달러로 diploma 과정처럼 실습이 많은 간호학과가 타 학과들에 비해 등록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INU의 등록금은 USP의 내국인 등록금보다 3배 이상 높게 책정되어 있는데 솔로몬군도의 평균 월급여가 미화 767달러이고 소득 상위 25%의 평균 월급여가 미화 1,899달러정도인 점을 고려했을 때, 등록금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Salaryexplorer, 2020).

3. 솔로몬군도 국립대학교 수산인력양성 지원사업

우리나라 무상원조 기관인 KOICA에서 솔로몬군도에 지원한 프로젝트 사업은 <Table 3>과 같이 총 5개 사업이고, 이 중 수산분야 프로젝트는 “솔로몬군도 국립대학교 수산인력양성 지원사업(이하 ‘SINU 수산학과 사업’)”으로 우리나라의 수산분야 원조사업 중 최초의 고등교육 지원사업이다. 사업규모는 약 미화 500만불이고 사업기간은 총 38개월이었다.

<Table 3>

List of ODA projects granted by KOICA in Solomon Islands

이 사업은 SINU의 Ranadi 캠퍼스 내 수산학과를 신설하고 학과 운영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지원한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대학에서는 수산전문인력을 양성하여 사회에 지속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솔로몬군도 수산업 발전과 농어촌 지역사회의 경제 발전은 물론 사회적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수산교육을 실현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이다. 사업의 logical framework은 [Fig. 1]과 같다. 사업의 투입 요소(input)는 건축, 기자재 지원, 전문가 파견, 초청 연수로 구성되었다.

[Fig. 1]

Logical framework of the project for establishment and capacity building of fishery studies in Solomon Islands National University granted by KOICA.

투입 요소별 산출물(outputs)을 살펴보면, 건축 분야는 수산학과 운영을 위한 본관동과 강의동 신축, 기자재 분야는 강의와 실험·실습을 위한 교육기자재 63종 지원, 전문가 파견 분야는 교육과정 개발과 학과 운영전략을 포함한 마스터플랜 수립, 초청 연수 분야는 SINU 고위관리자를 위한 단기과정 1개(2주), SINU 행정실무자를 위한 단기과정 1개(2주), 수산학과 강사를 위한 중기과정 1개(6개월), 수산학과 교수 진을 위한 석사학위과정 1개(2년)로 총 4개 과정 지원과 기초전공과 승선실습 과목을 제외한 30개 전공 교과목에 대한 강의교재 개발이 포함되었다. 30개의 전공 교과목에 대해 개발된 강의교재는 수강생들을 위해 각 100권씩 제작되어 SINU 수산학과 도서관에 비치되었다.

사업의 건축 설계 및 공사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1년 반 정도 지연되어 SINU 수산학과는 2017년 11월에 학과 신설을 인가받아 2018년 2월에 개강하였고, 교원은 초청연수에 참여했던 연수생들과 타 학과에서 소속을 변경한 SINU 교원까지 총 11명으로 구성되었다. 수산학과의 교육과정은 <Table 4>와 같이 수업연한에 따라 certificate(1년), diploma(2년), bachelor(4년) 과정으로 구분되고 교과목은 총 48개 과목으로 기초전공, 양식, 수산가공, 어업기술 및 자원관리, 수산경영 분야에 대해 과정별로 초급-중급-고급 레벨로 분류하여 수산 전반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Table 4>

Course classification of department of fisheries in Solomon Islands National University

4. 사업의 적절성 및 효율성 평가 결과

SINU 수산학과의 certificate, diploma, bachelor 과정은 교육과정, 학점체계 등 학사제도가 SIQF에 부합하도록 적절하게 설계되었으며, SIQF가 PQF를 기반으로 수립된 고등교육체계이므로 향후 호주, 뉴질랜드 등 남태평양 국가들의 대학과 학점교류, 공동학위제, 교환학생 등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함에 있어서 학사체계의 차이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교육과정은 수산 전 분야에 대한 기초교육부터 심화교육까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나 일부 교과목의 강의계획서에서 강의내용이 중복되는 것이 확인되어 SINU 수산학과 교원 간에 강의계획서 및 강의내용에 대한 조율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업의 효율성을 평가하기 위해 실시된 현장조사에서는 시설사용 및 유지보수 상태는 종합적으로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지원된 시설과 기자재의 분실률은 0%이고, 시설과 기자재가 초기 설치 위치에 그대로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매주 1회 비상전원장치, 실험실 기자재의 작동 여부, 청소상태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함으로써 기자재 유지관리 상태는 대부분 양호하였으나 컴퓨터실에 지원된 대용량 무정전전원장치의 연결오류와 높은 습도로 인해 교수실과 강사실의 의자의 접착력이 약해져 천이 분리되는 현상이 나타나 수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시설 사용빈도율을 조사한 결과, 3개 실험실을 제외한 강의실, 컴퓨터실, 도서관, 기타 시설에 대한 사용빈도율은 평균 88%로 나타났다. 특히 대단위 강의실의 경우에는 정부 기관, NGO 등의 행사 장소로도 대관을 하고 있어 국립대학으로서 지역 공공성을 위해 학교 시설을 개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실의 경우에는 사용빈도율이 15%로 매우 저조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조사시점인 2019년에 재학생이 1, 2학년생만 있어 2개 학년의 실습과목만 운영되고 있는 점과 대학 예산의 삭감으로 실습비 예산확보가 어려웠던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사업 종료 후에도 전반적으로 시설관리가 매우 양호했던 것은 SINU 수산학과 교원의 노력도 있었지만, KOICA의 WFK(World Friends Korea) 봉사단 프로그램으로 SINU 수산학과에 파견된 봉사단원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사례를 기반으로 향후 건축과 기자재 지원사업이 포함된 교육원조사업에서는 사업 종료 시점에 WFK 봉사단 또는 자문단 프로그램, NGO 봉사단 프로그램과 반드시 연계하여 일정 기간 시설유지관리를 수원기관 담당자들과 함께 시행함으로써 수원기관 담당자들의 실무운영 경험을 지원하여 시설유지관리 시스템의 초기정착에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SINU 수산학과의 교육과정은 마스터플랜에서 계획된 교과목이 학기별로 모두 정상적으로 개설되어 마스터플랜 계획 대비 교과목 개설 이행률은 100%로 나타났다. 일부 원조사업에서는 현지연수 또는 초청연수를 통해 훈련된 연수생이 사업 종료 후 타 기관으로 이직하여 사업의 사후관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사례가 있으나 SINU 수산학과 사업의 경우에는 교수직/강사직 초청연수에 참여했던 연수생 전원이 학과 소속 교원으로 근무하고 있어 사업을 통해 구축된 마스터플랜에 따라 교과과정이 원활히 운영될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SINU 수산학과에서 2019년도 1학기에 개설된 12개 교과목(1학년 6과목, 2학년 6과목)에 대해 SINU 자체적으로 실시한 강의평가 결과는 <Table 5>와 같다. 2019년도 1학기에 개설된 12 교과목의 강의평가 점수는 최고점 6.9, 최저점 4.0으로 평균 점수는 6.1이었다. 각 항목별 평가점수에서는 강의의 적합성(3-1)이 6.5로 가장 높았고, 강의자료 접근성(4-2)이 5.7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는 12 교과목 중 사업을 통해 강의교재와 강의노트가 개발된 전공 교과목은 2과목으로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대여할 수 있는 강의교재가 한정되어 있어 다른 평가항목에 비해 점수가 낮게 산출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강의자와 학습자의 관계(1-3)에서는 특정 강사의 담당 교과목에서만 평가 결과가 4.6 이하로 낮게 산출되었는데, 이는 해당 학기에 대학의 예산문제로 현장실습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대부분의 실습을 과제로 대체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Park et al.(2004)는 과제물 부과량은 강의평가 만족도 점수의 하락과 연관이 있으므로 과제물 부과는 피할 수 없지만 적정량의 과제물이 필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해당 학기의 경우처럼 대학의 예산문제로 실습교육이 어려울 것을 대비하여 학생들에게 단순히 과제를 부과하기보다는 실습을 대체할 수 있는 현장교육을 지원하기 위해서 산·학·관 협의회 구성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협의회를 통해 학생들에게는 해양·수산 관련 정부기관 또는 민간업체 견학, 전문가 특별강연, 인턴십 과정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SINU 수산학과는 기술개발 및 이전, 우수 인력을 산업체와 정부기관에 제공함으로써 상호보완적 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Table 5>

Average results of lecture evaluation on 12 units opened in the first semester of 2019 in department of fisheries at Solomon Islands National University

학년별 강의평가 결과는 1학년 6.2, 2학년 6.0으로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평가항목별 표준편차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1학년의 평가 결과에서 표준편차가 1.0 이상 되는 평가항목이 없었으므로 평균값이 신뢰성을 가진다고 판단할 수 있으나, 2학년에서는 강의 적합성(3-1), 강의 관심도(3-3), 강의계획서(4-1)를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표준편차가 1.0 이상으로 나타나 평균값의 신뢰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값의 신뢰성이 낮게 나오는 원인으로는 학생들이 강의평가 설문을 작성할 때 불성실하게 응답했을 가능성과 강의 수준이 1학년 보다는 상향 조정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의심되지만 수집된 데이터의 한계로 원인을 명확하게 구명하기는 어려우므로 전 학년에 대한 강의평가 자료를 수집하여 추가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SINU 수산학과 교원 대상으로 사업 종료 후 학과 운영 문제점 및 사후관리사업 개발에 대한 초점집단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사업 종료 후 대학 총장의 장기간 부재로 인해 대학예산관리가 체계적으로 이행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건축보수, 소모품 구입 등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못하여 학과 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2019년 7월 신임 총장이 부임함에 따라 조직 개편 등을 통해 대학 행정이 점차 안정화되면 예산 부족 문제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SINU 수산학과 교원들은 교육의 일관성과 적시성을 고려하여 건물 보수와 학생 교육에 직접적으로 연계된 시급한 문제는 KOICA 사후지원사업에 포함해주기를 요청하였다. KOICA 프로젝트형 사후지원사업의 지원예산의 상한 규모는 미화 100만불 또는 종료사업 예산의 10% 중 적은 금액을 적용하여 종료 사업의 정상 운영 및 지속적인 유지에 필요한 항목만 지원이 가능하다(KOICA, 2017). 따라서, SINU 수산학과의 사후지원사업은 종료사업 예산의 10%인 미화 50만불 이내에서 지원이 가능하므로 예산 범위 내에서는 건축 및 기자재 수리와 SINU 수산학과 교원 대상 재초청 연수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교원 대상 재초청 연수사업의 경우에는 학과 운영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학 기간을 활용하여 두 그룹으로 나누어 그룹별 1회씩 총 2회 지원하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5. 사업의 지속성을 위한 개선방안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원조사업 중 인프라 구축사업의 경우에는 사업 종료 후 유지관리는 수원국 정부의 책임하에 놓이므로 재정지원을 전적으로 수원국 정부에 의존해야 한다. SINU 수산학과의 경우에도 국립대학교 특성상 솔로몬군도 교육부(Ministry of Education and Human Resources Development, MEHRD)의 재정 지원금과 등록금 세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2020년 SINU의 정부지원예산은 전년도 대비 51% 삭감됨에 따라 교육과정 운영 및 시설유지관리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정부 예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 등록금 확보율을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하지만 신입생 증원은 교원 확보율, 강의실 수용률, 취업률 등과도 연계되므로 교육의 질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최근 솔로몬군도의 인건비 동향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직업 분야에 따라 급여 차이는 있지만 학사학위 소지자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자에 비해서는 41%, certificate 또는 diploma 소지자에 비해서는 24% 이상 높은 급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alaryexplorer, 2020). 이러한 이유로 대학진학 선호도는 높은 편이나 등록금, 생활비 등의 경제적 부담이 커서 학업 중도 포기률도 높은 편이다. 솔로몬군도 교육부에서는 고등교육을 확대하기 위하여 매년 장학금을 증액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예산의 변동률이 높아 장학금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확보된 장학금마저도 대학으로 적시에 세입하지 않아 대학 운영도 연쇄적으로 어려워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MEHRD, 2019). 따라서, SINU 수산학과는 원활한 운영 및 새로운 기술개발을 통한 솔로몬군도 수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솔로몬군도 교육부와 SINU 대학본부뿐만 아니라 예산지원처를 다변화하여 독립 재정 운영시스템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 솔로몬군도 수산해양자원부(Ministry of Fisheries and Marine Resources, MFMR)와 태평양 도서국 해양수산관련 정부부처와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므로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위하여 현재 SINU 수산학과와 함께 Ranadi 캠퍼스에서 해기사 양성을 담당하고 있는 SINU의 해사연구소(Institute of Maritime Studies)를 SINU 수산학과 산하 수산해양기술연구소(Institute of Fisheries and Maritime Technology, IFMT)로 재편하고, SINU 수산학과의 certificate 과정을 IFMT의 교육과정과 통합하여 솔로몬군도 내국인뿐만 아니라 태평양 도서국 어업인의 위탁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IFMT 설립을 위한 인프라 구축, 프로그램 개발 및 교원양성 사업을 솔로몬 정부와 SINU가 자체적으로 개발·추진하기는 어려우므로 KOICA와 같은 무상원조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 사업은 ODA 프로젝트 사업으로 개발되어야 하며, 사업의 최종 목표는 지속 가능한 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의 “Goal 4. 모든 사람을 위한 포용적이고 형평성 있는 양질 교육 보장 및 평생교육 기회증진”의 목표 아래 솔로몬군도 어업인과 태평양 도서국 어업인들을 위한 직업훈련교육을 통해 어가소득 향상뿐만 아니라 친환경 수산기술을 보급하고 해양사고위험을 감소시켜 지속 가능한 수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취업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타국가 또는 타지역 교육생을 100%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확보와 솔로몬군도 정부의 태평양 도서국의 어업인 위탁교육을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인 외교활동이 전제되어야 한다(Bang, 2017).

IFMT의 교육프로그램은 수·해양분야와 기초교육분야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해양분야는 어업기술, 양식기술, 선박기술, 항해 및 해양안전 분야로 구분하여 수산 전 분야에 대한 기술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성하고, 기초교육분야는 한국어 교육과 기초전산교육으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SINU 수산학과는 수산분야에 대한 이론 및 실습교육을 실시하여 지속적인 수산자원 이용을 위한 전문가와 관리자급 인력을 양성하는데 중점을 둔다면, IFMT는 어업인 양성을 목표로 어업인 재교육 및 취업을 위한 기술교육에 중점을 두어 SINU 수산학과와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IFMT의 교육과정 개발을 위하여 우리나라의 한국해양수산연수원과 키리바시 어업훈련센터(Kiribati Fisheries Training Centre, FTC)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필요하다. 키리바시 FTC는 일본 참치어업협회(Japan Tuna Fishing Corporation, JFTC)와 일본국제협력단(Japan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JICA)이 키리바시에 설립한 어업훈련센터로 어업기술, 해상안전, 기관분야의 교육과정과 일본어 교육과정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키리바시 수역에서 조업하는 일본 참치원양선 및 일본수산회사에 교육생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IFMT의 교육생들의 한국 기업의 취업지원을 위한 한국어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한국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일반인 대상 문화교육과정도 함께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컴퓨터 교육이 부족한 어업인, 직장인 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초전산교육을 제공하여 취업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IFMT의 분야별 교육과정 개발 시 유념해야 하는 사항을 살펴보면, 어업기술과 양식기술 분야는 지속 가능한 수산자원 이용을 위한 친환경 어구어법, 친환경 양식기술 등의 교육 및 현장실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SINU 수산학과 교원들과 협력하여 교육과정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현재 솔로몬군도 수도인 호니아라에 있는 태평양어업기구포럼(Pacific Island Forum Fisheries Agency, FFA)과 협력하여 IUU 어업, 남획 등을 방지하기 위한 자원관리형 어업활동에 대한 교육도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 선박기술과 항해 및 해양안전 분야는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의 기준에 부합하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한다.

IFMT를 위한 지원사업의 사업기간은 1단계(3년)와 2단계(3년)로 구분하여 총 6년으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1단계 사업은 기반시설 구축사업으로 교육과정 및 교재개발, 강사 양성, 교육시설을 지원하고, 2단계 사업은 시범운영 사업으로 한국 전문가들과 함께 교육과정 및 시설을 운영하면서 IFMT의 시스템이 초기 장착하여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IFMT의 교육시설은 현재 SINU의 Ranadi 캠퍼스 내 해사연구소를 재건축하여 강의실, 실습실, 행정시설, 기타 시설 등을 확보하고 캠퍼스 내 기숙사를 설립하여 타 지역 또는 타 국가 교육생이 교육 기간에 숙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업 종료 후에도 교육의 질을 보장하고 인건비 부담을 낮추기 위하여 WFK의 자문단 사업과 청년봉사단 사업을 연계시켜 각 교과과정의 강의분담 및 한국어 과정 운영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운영예산 확보, 교육생 취업지원전략 등 사업의 효과성 및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사업기간 내에 IFMT 운영에 대한 출구전략 수립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IFMT의 출구전략 수립 시 독립 재정 운영시스템 구축방안이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독립 재정 운영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은 첫 번째, 솔로몬군도 수산해양자원부와 태평양 도서국 정부로부터 어업인 위탁교육비를 지원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estern and Central Pacific Fishery Commission, WCPFC), 태평양어업기구포럼(FFA), 남태평양위원회(South Pacific Commission, SPC) 등 국제기구들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들 국제기구들은 솔로몬군도가 포함되어 있는 중서부태평양 해역에서 해양생물자원의 보존과 관리를 위하여 IUU 어업을 예방·근절하기 위한 이행체계를 수립하고 있다(Kim, 2018). 이러한 국제기구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수산자원 이용을 위한 해양환경보존과 IUU 어업 근절, 해양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어업인 대상 위탁교육기관으로 IFMT가 지정되어 솔로도군도뿐만 아니라 태평양 도서국 어업인 대상 교육이 IFMT에서 이루어지도록 하여 교육비를 통해 예산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솔로몬군도 수역에서 조업하는 원양어선을 대상으로 입어 허가 시 국제개발협력사업을 요청하여 IFMT의 강사 지원, 시설유지관리, 기자재 등 운영예산을 지원받는 방법이다. 최근 WCPFC의 보고서에 따르면 솔로몬군도 수역에서 어획된 연간 참치 어획량(날개다랑어, 눈다랑어, 가다랑어, 황다랑어)은 2010년 26,907톤에서 2019년 68,198톤으로 약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WCPFC, 2020). 솔로몬군도 수역에서 참치어획량이 증가한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확인된 바는 없으나 키리바시 수역을 중심으로 형성되던 참치어장이 엘리뇨 등의 기후변화로 인해 솔로몬군도 수역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Moon et al. 2005; Lee et al., 2016). 참치어장이 솔로몬군도 수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솔로몬군도 수역에서 조업을 원하는 원양국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태평양 도서국들은 원양국들과 입어료 협상 시 국제개발협력사업와 연계하여 인적·물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고, 우리나라 해양수산부도 매년 태평양 도서국을 대상으로 물자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솔로몬군도 수역에서 조업을 원하는 원양국을 대상으로 국제개발협력사업을 개발하여 전문가 파견, 시설 보수 및 기자재 지원, 현장실습 교육, 취업 등을 지원받으므로서 IFMT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 번째, 어업권 유지를 위한 의무교육 제도를 수립하고, 교육기관으로 IFMT가 지정되는 것이다. 어업인들이 어업권을 갱신하기 위해서는 선박관리 및 해상안전 교육을 일정 시간 이수해야지만 갱신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하여 계도 기간에는 정부에서 해당 경비를 전액 지원하고 계도 기간 종료 후에는 어업인들이 개별로 부담하도록 하여 교육비를 통해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개선방안을 실현화하기 위해서는 솔로몬군도 교육부, 해양수산자원부, SINU의 긴밀한 협조체계가 구축되어야 하며, SINU 수산학과와 IFMT는 예산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SINU 수산학과와 연계한 IFMT 사업은 기존 원조사업의 지속성을 제고하고 솔로몬군도의 지속적인 수산교육을 위한 예산처를 다변화한 독립 재정 운영시스템이 구축에 주 목적을 두고 있지만, 이 시스템의 구축으로 인해 첫째, 솔로몬군도뿐만 아니라 남태평양 도서국을 대상으로 친환경 수산업 기술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면서 전통적인 수산교육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수산자원의 이용을 위한 융복합 교육을 위해 교과과정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수산업 관련 창업 교육이나 직업재교육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부기관과 대학의 역할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Kang and Zhang, 2017; Kang, 2019). 현재 솔로몬군도나 남태평양 도서국들의 산업구조 상 4차 산업혁명까지 준비할 여력은 없으나 SINU 수산학과와 연계한 IFMT 설립을 통해 관리자급 전문인력뿐만 아니라 직업훈련교육을 통해 수산분야 취·창업을 지원하고 해양환경 및 수산자원보호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여 친환경 수산기술 보급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두 번째, IFMT 설립 사업은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SINU의 역할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대학은 대학의 인적·물적·제도적 자원을 최대한 지역사회에 제공하여 지역사회발전을 선두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인적자원에는 교수·연구원·학생·직원이 포함되며, 물적자원은 실험시설과 교육시설, 제도와 조직자원은 학과, 연구소 및 사회교육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Park and Sa, 2008). SINU 수산학과는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학과가 개설된지 2년 미만으로 현재까지는 교육과정 운영에만 집중하고 있고 대학 예산의 부족으로 연구개발비, 시설유지관리비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SINU 수산학과의 물적자원 중 일부만 개방하여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는 실정이다. 독립 재정 운영시스템이 구축되면 유지관리 예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자원을 지역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고 연구개발비 지원을 통해 교원들의 연구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수산 신기술이 지역사회로 보급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원들이 정부나 산업체에 자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Shin et al., 2017). 세 번째, IFMT 기반시설을 활용하여 수산분야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역주민들에게 평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SINU 수산학과와 연계한 IFMT 사업은 운영예산확보 및 인력양성이라는 단순한 사업목표 달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 더 나아가 태평양 도서국들의 지속가능한 수산업 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