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Fishries And Sciences Educa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Fisheries and Marine Sciences Education - Vol. 34, No. 5, pp.893-901
ISSN: 1229-8999 (Print) 2288-2049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2
Received 13 Sep 2022 Revised 30 Sep 2022 Accepted 07 Oct 2022
DOI: https://doi.org/10.13000/JFMSE.2022.10.34.5.893

중국 공자 이전의 미학사상에 대한 인식 연구

장종원
동명대학교(조교수)
A Study on the Perception of Aesthetics before Confucius in China
Jong-Won JANG
Tongmyong University(assistant professor)

Correspondence to: 051-629-3612, cjwon0417@hanmail.net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plore whether the conditions revealed through the analysis of the perception of beauty can be used in modern times. Before Confucius, many politicians and thinkers discussed issues related to beauty and art. The materials are completely preserved in ancient times such as 『Zuǒchuán』, 『Guóyǔ』, 『Shàngshū』, 『Zhōuyì』, 『Zhōulǐ』. The entire process from the end of the Xuzhou to Confucius has basically developed from the beauty of sensual pleasure given by the 'five tastes', 'five colors', and 'five voices' to the recognition that beauty is the harmony of opposing elements. The reference to beauty before Confucius, in terms of the substance of thought, has already dealt with some important issues about the essence of beauty in depth, and has a somewhat philosophical content. And it has already begun to examine aesthetics in the physiological and psychological aspects, fundamentally becoming the first cornerstone of the theory of beauty in later Chinese aesthetics. In the development of human aesthetic consciousness, the sense of taste plays a major role. This is because the sense of taste most clearly expresses some of the major characteristics of the sense of taste (directness, superutility, differences in personal taste).

Keywords:

Beauty, Perception, Art, Tastes, Colors, Voices

Ⅰ. 서 론

중국 상고 시대 심미 관념의 발생과 기원 및 그 발전은 전문적으로 연구할 필요성이 매우 많은 과제이다. 본 논문에서 연구하고자 하는 것은 공자 이전 시기의 문자 기록에 나타나는 미학과 관련된 내용 중 인식에 관한 부분을 연구하고자 한다.

공자 이전의 많은 정치가와 사상가들은 각종 예술에서 미와 관계되는 내용들을 논의하였다. 가령, 사백(史伯), 극결(郤缺), 단목공(單穆公), 악공 주구(州鳩), 의화(醫和), 오거(伍擧), 오나라의 공자 찰(札), 자산(子産), 안영(晏嬰) 등이 단편적으로 미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다(Lyu, 2012). 이러한 언급들 및 기타 미학 사상과 관련된 자료는 『左傳』, 『國語』, 『尙書』, 『周易』, 『周禮』 등에서 나타나며, 고대 전적으로 보존되어 있다(Kim, 2012). 체계적인 면모는 부족하지만 원시 씨족 사회 이후의 중국 고대 심미 관념의 발전과 변화를 선명하게 반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화 민족의 심미 관념이 지니고 있는 몇몇 주요한 특징들을 드러내고 있다.

서주 말엽에서 공자에 이르기까지의 시기에는 기본적으로 ‘오미’, ‘오색’, ‘오성’이 주는 감각적 유쾌의 미만 인식하였으나(Zhang et al., 2006), 점차 발전하여 미는 대립적인 요소의 조화(調和)라는 것을 인식하는 데까지 이르렀다(Zhang et al., 2006). 이러한 조화의 미는 또 인간과 자연, 개체와 사회의 관계로까지 매우 빠르게 확대되어, 초기의 감각적 유쾌의 미와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기에 이르렀다(Zhang et al., 2006). 특히, 미의 사회성, 미와 선의 깊은 관계까지도 인식했던 것이다.

선진미학은 매우 복잡한 역사적 배경에서 발생되었다. 본 연구는 이들 배경에 의해서 나타나게 되는 미의 인식에 대해서 분석을 하였다.

연구의 목적은 미의 인식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나타난 연구 결과를 현대의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해 보는 데 있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연구 대상은 선진사회의 감각적 유쾌의 미와 음양이라는 대립적인 요소가 조화(調和)의 미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미학사상의 인식을 분석 연구하는 것이다.

2. 연구 방법

연구 방법은 공자 이전의 고문헌에서 미에 대한 언급이 있는 문헌들을 수집하고 이를 시기별로 정리하였다. 여기서 나타난 학자들의 미의 인식을 분석하고, 미의 인식발전 과정에서 나타난 미에 대한 인식이 인간의 삶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분석하여 알아보고 이해하는 데 있다.


Ⅲ. 연구 결과

1. 감각적 유쾌미에 대한 인식

문헌에 나타난 공자 이전의 미에 관한 언급은 매우 소박하고 체계성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미 미의 본질에 관한 몇몇 중대한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으며, 다소 철학적인 내용도 지니고 있다(Lee, 2004). 뿐만 아니라, 이미 생리적인 면이나 심리적인 면에서 미감을 살피기 시작하고(Zhang et al., 2006), 근본적으로는 후세 중국 미학의 미에 관한 이론의 초석을 닦아 놓았다.

가. ‘五味’, ‘五色’, ‘五聲’의 美에 대한 인식

선진 문헌 가운데 ‘미(美)’와 ‘선(善)’ 두 글자는 많은 상황에서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다(Lyu, 2010). 이른바 ‘미’는 사실상 ‘선’이다(Lyu, 2010). 이러한 예들은 매우 많아서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미’는 점차 ‘선’과 구별되어, 결국 어느 상황에서나 항상 ‘선’과 같이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Lyu, 2010). 예를 들어, 『左傳』 환공(桓公) 원년의 기록을 보면 다음과 같다(Park, 2011).

송나라 화부독(華父督)은 길에서 공자의 아내를 만나 그녀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말하기를, “아름답고도 염려(艶麗)하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말하는 ‘미’는 그 뜻이 ‘선’과 분명히 다르다(Park, 2011). 유사한 예들은 매우 많다. 많은 자료에 따르면 초기에 ‘미’는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감각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소리나 색채의 미를 지칭하였다. 게다가 맛의 미까지도 그 안에 포괄하였다(Park, 2011). 『左傳』 소공(昭公) 원년의 기록에 보면, 의화(醫和)가 ‘오미 (五味)’, ‘오색(五色)’, ‘오성(五聲)’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Lǐ et al., 1993).

하늘에는 여섯 가지의 기(六氣)가 있다. 그것이 땅에 내려와서는 다섯 가지의 맛〔五味〕을 낳았고, 다섯 가지의 색깔〔五色〕로 드러났으며, 다섯 가지의 소리〔五聲〕로 나타났다. 그것이 지나칠 경우 여섯 가지의 질병〔六疾〕이 생겨났다.

『左傳』 소공 25년에 기록되어 있는 자산(子産)의 말에서는 의화의 설명보다 더 상세하게 말하고 있다(Zhang et al., 2006).

천지를 법 삼아 백성들은 그것을 본받는다. 하늘의 밝음을 본받고, 땅의 성품을 따라 육기를 낳고, 오행(五行)을 운행하였다. 기(氣)는 오미(五味)가 되고, 그것은 오색(五色)으로 드러나며, 오성(五聲)을 이룬다. 지나칠 경우에는 혼란에 빠져, 백성들이 그 본성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예(禮)를 만들어 그것을 받드는 것이다. 그리고 육축(六畜)과 오생(五牲), 삼희(三犧)를 가지고 오미를 받들고, 구문(九文), 육채(六采)와 오장(五章)을 만들어 오색을 받들었다. 또, 구가(九歌), 팔풍(八風), 칠음(七音)과 육률(六律)을 지어 오성을 받들었다. ....

여기서는 ‘오미’, ‘오색’, ‘오성’에 미가 존재한다는 점을 아직 명확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이른바 “지나칠 경우는 여섯 가지 질병을 낳는다.”는 말과 “지나치면 혼란해진다.”는 내용을 볼 때, 그것은 사람들에게 감각적인 향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도가 지나쳐서는 안 된다.

나. 단목공의 인식

『國語』의 「周語·下」편에 기록된 단목공의 말은, 소리와 색깔은 인간에게 미적 향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즉, “무릇 음악은 귀로 들어야 하지만 지나쳐서는 안 되며, 미는 눈으로 보아야 하나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Lǐ et al., 1993). 「楚語·上」편에 기록된 오거의 말 가운데에도, “토목의 숭고함과 색칠하여 아로새김을 미로 여기고, 금석(金石) 악기와 포죽(匏竹) 악기의 성대함과 떠들썩함을 음악으로 삼았다.”고 하는 말이 있다. 전국 시대 후기에 이르러, 순자는 ‘미(味)’, ‘성(聲)’, ‘색(色)’의 미를 여러 차례에 걸쳐 언급한 바 있다(Lǐ et al., 1993).

..... 인간의 정이란 입으로는 맛을 보기 좋아하지만, 향기로운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귀로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면서도 성악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눈으로는 색깔을 좋아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채와 여자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중국 고대 문헌의 기록에 의하면, 최초로 소위‘미’와 ‘선’이 서로 혼동해서 쓰이지 않는 상황 하에서 오로지 미, 성, 색만을 지칭하였다(Kim, 2006). 이는 중국 고대 미학 사상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주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인류 심미 의식의 역사로 볼 때, 실용 공리와 도덕상의 선과 다른 미에 대한 최초의 감수는 미, 성, 색이 일으키는 감각상의 쾌적함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Lee, 2004). 그중 미각의 쾌감은 후세에 비록 다시 엄격한 의미의 미감에 귀속되지 않았지만, 시작할 때는 도리어 인류의 심미 의식의 발전과 매우 밀접한 상관이 있다(Kim, 2006). 이는 어원학적인 면에서도 분명히 알 수 있다. 독일어의 ‘Geschimack’란 말은 심미, 감상의 뜻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 구미, 맛의 뜻도 가지고 있다. 영어의 ‘taste’란 말 역시 그렇다. 중국의 ‘美’란 글자는, 처음에는 머리 위에 양 모양의 장식을 쓰고 있는 ‘대인(大人)’을 상징하여, 무술 신앙이나 토템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었다. 비록 거기에 내포된 뜻은 후인들이 말하는 미와 관련이 있지만, 사실은 토템 악무 혹은 토템 무술 중 머리에 양의 모양을 한 장식을 쓰고 있는 제사장이나 추장을 기리킨다(Park, 2006). 토템은 원시 사회에서 부족신앙의 역할을 해 왔고, 그를 통하여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사회 규범으로 작용해왔으므로 비교적 순수한 의미에서의 미의 뜻은 이미 토템 무술에서 탈피하여 미각의 쾌감과 서로 연관된다.

다. 허신(許愼)의 『說文解字』에서의 인식

후한 허신(許愼)의 『說文解字』에서는 “美는 달콤하다는 말이다. 양(羊)에서 따오고 크다〔大〕에서 따왔다(羊大則美). 양은 여섯 가지 가축 가운데 주요한 제물로 바쳐진다.”라고 말했다(Park, 2006). 송나라의 서현(徐鉉)은 주(註)를 달아, “양고기가 큰 즉, 美(맛이 있다)하므로 大(크다)를 따온 것이다.”라고 했다(Li, 2021). 이는 곧 ‘美’는 맛이 좋다는 뜻임을 말한다. 美는 ‘甘(달다)’과 같은 것이다. 『說文解字』에서는 ‘甘’이란 글자를 “甘은 美이다. 입을 한 일 자로 벌리는 것이다.”라고 풀이하였다(Park, 2006). 이는 한나라 때 사람의 견해이기는 하지만, 오랜 기원을 지닌 ‘味’를 ‘美’로 여기는 관념(美味同源)을 보여주고 있다(Kim, 2006). 전술한 자산의 말 가운데 이미 “육축, 오생, 삼희를 규정하여, 그것을 오미로 받든다.”는 주장이 있다(Park, 2006). 그리고 육축 가운데 양을 그 안에 포함시켰다.

상술한 어원학적 고증에 따르면, 중국에서 ‘美’란 글자는 미각적 쾌감과 함께 연결된다(Park, 2006). 양한(兩漢) 이후 중국의 문예 이론 비평 방면의 저술, 가령 종영(鍾嶸), 사공도(司空圖)의 시가에 관한 저작에서는 항상 ‘味’를 예술의 감상과 연관시키고 있다(Kim, 2006). ‘미(味)’가 인류 역사상 초기 심미 의식의 발전과 이처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이후에까지 줄곧 영향을 끼쳤던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은 아니다. 이는 미각의 쾌감 속에는 이미 미감(美感)의 싹이 간직되어 있어서, 과학적 인식이나 도덕적 판단과는 다른, 미감만이 가지는 주요한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미각의 쾌감은 이지적인 사고가 아니라, 직접적이거나 직감적이다. 둘째, 그것은 배불리 먹고 싶은 마음 이외에도 초공리적인 욕망의 만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셋째, 미각의 쾌감은 개체의 기호나 흥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Kim, 2006). 이것들은 모두 인류가 최초로 미각적 쾌감으로부터 일종의 과학적 인식, 실용적이고 공리적인 만족 및 도덕적 사고와는 매우 다른 것을 느끼게 하여 ‘味’와 ‘美’를 한 묶음으로 연결했다(Lyu, 2012). 그러나 미각적 쾌감은 결국 사회성이 충분히 담겨 있지 않았기 때문에 후세에 미감에서 배제되게 되었다(Lyu, 2013).

공자 이전의 옛 문헌의 기록에서 ‘오미’, ‘오성’, ‘오색’을 미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중국 고대 심미 의식이 원시 무술 토템에서 분화되어 독립적인 의의를 획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 주어, 선과 구별되는 미의 관념을 초보적으로 형성하였다. 이러한 ‘미(味)’, ‘색(色)’, ‘성(聲)’의 직관적 감수와 연관된 미에 관해, 공자 이전의 몇몇 사상가들은 모두 당시 유행하기 시작한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을 이용하여 해석하려 했다. 이러한 해석으로부터 중국 고대 미의 발생과 기원에 대한 견해를 엿볼 수 있으며, 동시에 중국 미학이 지니고 있는 몇몇 주요한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2. 대립적 요소의 조화미에 대한 인식

가. 음양오행설과 관련된 인식

‘미’, ‘색’, ‘성’은 모두 각기 다섯 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이는 중국 고대 음양오행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國語』의 「周語·下」편에서 단양공(單襄公)은 “하늘은 여섯이고 땅은 다섯이라 함은 수(數)의 일정함이다(Jang, 2015).”라고 했다. 이는 춘추 시대 음양오행설에 대한 가장 간명한 개괄이며, 또 당시 널리 유행하던 관념이다. 이른바 “하늘이 여섯이다.”함은 하늘에는 여섯 가지의 기(六氣)가 있다는 것을 말한다. 육기란 음(陰)·양(陽)·풍(風)·우(雨)·회(晦)·명(明)을 가리킨다(Jang, 2015). “땅이 다섯이다.”함은 땅에는 오행이 있다는 말이다. 오행이란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이다(Jang, 2015). 당시 많은 사상가가 볼 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자연이든 사회적 사물이든 간에 모두 ‘오행’과 ‘육기’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육기 가운데 가장 주요한 것은 역시 음양의 두 기이다. 그것은 서로 배척함과 동시에 서로 의존하는 힘이며, 만물을 생성하고, 자연의 조화를 결정하는 근원이다(Jang, 2015). 음양이 조화·통일될 때, 우주의 만물은 정상적으로 안전하게 존재하고 발전할 수 있다. 서로 상반된 상황 하에서는 각종 재앙이 생겨나게 된다. 소위 음양 관념은 일반적으로 『易經』에서 말한 것과 같이, 팔괘(八卦)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소인 음효(陰爻,--)와 양효 (陽爻,━)에서 기원하였다고 보고 있다(Shin, 2017).

춘추 시기에는 음양 관념이 오행의 관념과 서로 영향을 받아 추후에 음양오행설로 발전하게 된다. 이러한 학설은 일부 견강부회(牽强附會)한 면이나 신비주의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중화 민족이 오랜 역사 속에서 이룩한 우주관을 매우 선명하게 반영하고 있다. 음양오행설에서는 우주를 많은 사물들에 의해 구성된 것으로 간주하며, 동시에 여러 사물들 가운데서 우주 만물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것들을 찾아내어 확정하려고 노력하였다.

하늘을 중심으로 말할 때는 육기라고 하고 땅을 기준으로 할 때는 오행이라고 한다. 우주 전체는 일정한 수량 관계의 기본 요소에 의해 구성된 합법칙성을 지닌 완전한 구성체라고 간주되었다(Jang, 2015).

우주는 내재적 필연의 구성과 규율을 가지고 있어서 혼란스럽지만 법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음양의 두 기는 규율에 합치되게 운동·변화하기만 하면 쌍방이 조화·통일 속에 놓여 있어서, 전체 우주(자연과 사회를 포함)는 일종의 조화롭고 아름다운 상태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나. 악공 주구(州)의 인식

『國語』의 「周語·下』편에서 악공 주구(州)의 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즉, “기는 양을 머무르게 하지도 않고 또한 양을 흩어지게 하지도 않는다. 음양이 차례로 교대하고, 풍우가 때에 맞게 나타나니, 아름다운 생물은 많은 축복을 받고, 백성은 평화롭고 이롭다. 만물이 갖추어지면 음악이 이루어진다(Lǐ et al., 1993).”고 했다. 만물이 갖추어진다는 것은 완성된 단계로 여유를 갖게 하고 이를 통해 소리의 아름다움에 귀 기울이게 되며, 풍성한 결실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음악을 활용한 것은 역사적 사실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음양 자체는 본래 ‘순서’, 즉 질서와 규율이 있으며 조화·통일 속에 있다. 이 때문에 대자연은 본성으로 말하자면 조화롭고 대립적임과 동시에 통일된 완성체이다. 만일, 음양이 순서를 잃는다면 부조화가 출현하게 될 것이며, 그것은 곧 인간의 과오가 만든 것이다.

다. 백양보(伯陽父)의 인식

『國語』의 「周語·上』편에서는 백양보(伯陽父)의 말을 기록하고 있다. 즉, “무릇 천지의 기는 그 질서를 잃지 않는다. 만일, 기가 질서를 잃게 되면 백성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Lǐ et al., 1993).” 자연의 규율은 인간 세상의 규율과 서로 통하는 것이라고 여겨졌다. 그리하여 인간 세상의 규율은 자연의 규율을 어겨서는 안 된다고 보았고, 자연의 규율을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여겼다. 가령, 자산(子産)은 “예는 천지의 씨줄이며, 인간 세상의 모든 규율은 천지의 육기와 오행에서 기원했다(Song, 2014)”고 여겼다. 이는 비록 견강부회적이기는 하지만, 중국 고대의 사상가들은 자연과 인간을 대립시키지 않았고, 자연과 인간 사이에 거리도 두지 않았음을 나타내고 있다. 오히려 그들은 자연은 도처에서 인간 세상과 상통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상에서 논술한 것처럼, 음양오행설 가운데 이러한 사상 특징은 우주에 내재되어 있는 합법칙적 구성을 파악한 것과, 대립적인 면의 조화·통일은 우주의 본성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통일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들은 모두 중국 고대 미학 사상의 발전에 심각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영향은, 우선 ‘오미’, ‘오색’, ‘오성’의 미에 대한 보다 심화된 해석으로 표현되고 있다.

라. 자산과 의화의 인식

앞에서 인용한 자산과 의화의 말은, 모두 ‘오미’, ‘오색’, ‘오성’은 하늘의 ‘육기’, 즉 음·양·풍·우·회·명으로부터 생성된 것이라고 인식하였다. 아울러 ‘오행’인 목·화·토·금·수와 상관된다고 보았다(Lǐ et al., 1993). 이러한 주장은 자연계의 합법칙적 구성과 운동·변화 가운데서 ‘미’, ‘색’, ‘성’의 미적 근원을 찾고자 하였으나, ‘미’, ‘색’, ‘성’의 미는 대자연의 산물이지, 신의 의지나 플라톤식의 이데아(理念)적 산물은 아니라는 점을 소박하게 긍정하였다(Lǐ et al., 1993). 춘추 시기에 음양오행이 천지 만물을 생성하고 구성하며, 아울러 천지 만물이 조화를 이루어 발전한다고 여기는 사상에 비추어 볼 때, 이것은 확실히 자명한 이치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면, 소위 ‘육기’는 ‘오미’, ‘오색’, ‘오성’을 낳는데, ‘오행’을 매개로 한다. 오행의 목·화·토·금·수는 자연계의 산물이다.

그것들의 생성은 하늘의 음·양·풍·우·회·명의 ‘육기’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육기’로부터 ‘오행’이 생성되고, 또 ‘오행’으로부터 ‘오미’, ‘오색’, ‘오성’이 생성된다. 소위 ‘오행’은 고대 사상가들이 오랫동안의 생산 실천 속에서 총결해 낸 것이다. 이는 또한 중국 고대 역사 조건 하의 물질 생산과 생활에서 벗어날 수 없는 다섯 가지의 물질적 기능임과 동시에, 만물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물질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尙書』의 「大誥」편에서는 고대의 백성이 ‘오행’에 대해 칭송한 것을 기록하고 있다. 즉, “근면하다! 쉬지도 않나니, 수화(水火)는 백성들의 음식이요, 금목(金木)은 백성들의 생명을 일으키는 것이요, 토(土)는 만물의 생명을 보좌하는 것으로, 사람을 위해 쓰인다(Lee, 2006).” 이러한 칭송은, 이른바 오행이 고대인의 생활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설명하고 있다. 바로 오행이란, 다섯 가지 물질 요소가 고대 백성의 물질 생산이나 생활과 분리될 수 없고, 사람들의 ‘미’, ‘색’, ‘성’에 대한 감수는 사람들의 물질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각종 사물과 무관할 수 없기 때문에, 고대의 ‘미’, ‘색’, ‘성’에 대한 감수는 곧 이 다섯 가지 물질 요소와 함께 연계되어 있다(Lǐ et al., 1993). 오행과 대응하여 ‘오미’, ‘오색’, ‘오성’의 관념이 생겨났고, ‘미’, ‘색'’, ‘성’이 각각 오행과 서로 대응하고, 또 피차 대응하는 계열이 형성되었다.

『左傳』 소공(昭公) 원년에 의화가 말했던, “하늘에는 육기가 있는데, 이것이 내려와 오미를 낳고, 오색으로 발하였으며, 오성으로 나타났다.”라는 말에 대한 두예(杜預)의 주석에 의해, 그 계열을 <Tale 1>로 만들어 볼 수 있다.

Classification of Wuxing by Content

이를 통해서 나타난 미에 대한 인식은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이 육기라는 하늘의 기운을 받아 땅에서 오미, 오색, 오성이라는 실체를 보여주고 있으며, 미, 색, 성은 인간 미학사상의 근본과 기초를 이루면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발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Ⅳ. 논의 및 결론

공자 이전의 시대에 미각의 쾌감 속에는 이미 미감(美感)의 싹이 간직되어 있어서, 과학적 인식이나 도덕적 판단과는 다른, 미감만이 가지는 주요한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미각의 쾌감은 이지적이거나 이성적인 사고가 아니라, 직접적이거나 직관적, 감각적이다. 둘째, 그것은 배불리 먹고 싶은 기본적인 마음 이외에도 초공리적인 욕망의 만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셋째, 미각의 쾌감은 삶을 윤택하게 하는 개체의 기호나 흥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것들은 모두 인류가 최초로 미각적 쾌감으로부터 일종의 과학적 인식, 실용적이고 공리적인 만족 및 도덕적 사고와는 매우 다른 것을 느끼게 하여 ‘味’와 ‘美’를 한데 연결했다. 그러나 미각적 쾌감은 결국 사회성이 충분히 담겨 있지 않았기 때문에 후세에 미감에서 배제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공자 이전의 옛 문헌의 기록에서 ‘오미’, ‘오성’, ‘오색’을 미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중국 고대 심미 의식이 원시 무술 토템에서 분화되어 독립적인 의의를 획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 주어, 선과 구별되는 미의 관념을 초보적으로 형성하였다. 이러한 ‘미(味)’, ‘색(色)’, ‘성(聲)’의 직관적 감수와 연관된 미에 관해, 공자 이전의 몇몇 사상가들은 모두 당시 유행하기 시작한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을 이용하여 해석하려 했다. 이러한 해석은 쾌락과 감각적인 미에서 대립적인 조화의 미로 발전해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중국 고대 미의 발생과 기원에 대한 견해와 미의 발전과정을 엿볼 수 있으며, 동시에 중국 미학이 지니고 있는 몇몇 주요한 특징을 드러냈다.

색과 성의 심미 감수를 상호 비교해 보면, 전자는 후자에 비해서 보다 용이하게 생성되었다. 그리하여 산정동인(山頂洞人)의 시기에는 붉은색이 쓰이고 있었다. 자연 자체에 존재하는 각종 색깔은 설사 예술적인 가공과 조직을 거치지 않았다 할지라도 직접적으로 사람들의 미감을 일으킬 수 있었다. 언어의 성조를 포함한 자연의 각종 소리는 가공을 거쳐 음악으로 이루어지기 전에, 그 미의 전파력은 색채에 비해서 다소 떨어졌다. 설령 뒤에 나온 것이 더 낫더라도, 음악이 예술이 된 뒤에는 더욱 핵심적인 부분이 되었다. 그러므로 자산과 의화가 ‘미-색-성’순서로 ‘미’, ‘색’, ‘성’의 미를 논술한 것은, 인류 심미 의식 발전의 대략적인 과정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오감의 작용을 말한다. 이를 통해 뇌를 자극하여 우리 몸무게의 2~3퍼센트인 1.4킬로그램에 불과하지만 산소 소비량은 25퍼센트에 이르게 한다. ‘미’, ‘색’, ‘성’의 미는 입과 시각, 청각의 움직임을 동시에 활용하기 때문에 그만큼 뇌가 활발하게 작용하고 발달하게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미의 인식은 인간의 삶에서 인간의 근본 문제인 철학과 인문학, 미술과 음악이라는 예술분야, 나아가 창의적인 발상을 통한 과학, 미를 통해 느끼게 되는 감정의 종류와 형태에 따라 심리학, 사회학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인간 삶의 과정을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분야로 확대·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미에 대한 인식은 앞으로도 더욱 발전될 것이며 이를 통한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인간 삶의 가치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기대를 해 본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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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e 1>

Classification of Wuxing by Content

Division The content of five
Source : Researcher writing, 2022.
Wuxing types Metals Woods Waters Fires Earths
Five tastes Heat taste Sour taste Salty taste bitter taste Sweet taste
Five colors White Blue Black Red Yellow
Five voices Jiǎng Jiǎo Zhǐ Gō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