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Fishries And Sciences Educa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FISHERIES AND MARINE SCIENCES EDUCATION - Vol. 37, No. 4, pp.998-1015
ISSN: 1229-8999 (Print) 2288-2049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Aug 2025
Received 14 Jul 2025 Revised 04 Aug 2025 Accepted 08 Aug 2025
DOI: https://doi.org/10.13000/JFMSE.2025.8.37.4.998

상담복지 전공 성인학습자의 학습경험 탐색: K전문대학 사례를 중심으로

이인화†
†경북과학대학교(교수)
Exploring the Learning Experiences of Adult Learners Majoring in Counseling and Welfare: A Case Study of K College
InHwa LEE†
†Kyongbuk Science University(professor)

Correspondence to: † inhwastar@kbsu.ac.kr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explore the inner transformations and meanings experienced by adult learners in junior colleges. To achieve this,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ten adult learners enrolled in the Department of Counseling and Social Welfare at K Junior College in Gyeongbuk Province, selected through purposive sampling. The data were analyzed using Giorgi’s (2009) descriptive phenomenological method. The analysis revealed that adult learning experiences extended beyond acquiring knowledge or obtaining certifications. Instead, they emerged as a holistic journey involving self-recovery, identity reconstruction, relationship building, and the restoration of life direction. Based on the findings, six essential themes—(1)The Will to Reject Stagnation, (2)Finding a Path through Learning, (3)Times of Falling and Rising, (4)Quiet Resonance and Inner Growth, (5)Clumsy but Solid Solidarity, and (6)Small Steps toward Tomorrow—along with 24 sub-themes were identified. These results suggest that adult learning should be understood not merely as an educational activity, but as a practical process for life reconstruction and personal growth. Furthermore, this study highlights the need for tailored support systems and learning environments for adult learners in junior colleges and offers practical implications for future educational policy and program development for adult learners.

Keywords:

Adult learners, Junior college, Learning experience, Phenomenology

Ⅰ. 서 론

성인학습자의 전문대학 학습경험에 대한 탐구는 현대 고등교육의 패러다임 전환과 맞물려 중요한 연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대학의 기능이 단선적인 학위 수여에서 벗어나, 생애 전반에 걸쳐 학습과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인학습자에 대한 관심은 학술적·정책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Korean Educational Development Institute(2021)은 고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 생애 고등교육 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에 대응하는 성인학습자 대상 교육 정책과 연구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현대 사회는 산업 구조와 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 기술 혁신, 인구 고령화 등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적 흐름은 고등교육의 역할과 기능에 근본적인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Rubenson, 2011; Schuetze and Slowey, 2002). 전통적으로 대학 교육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최근에는 중장년층, 경력 단절자, 재직자, 은퇴자 등 다양한 연령대의 성인들이 대학 교육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이 단순히 학위 취득을 위한 기관을 넘어, 전 생애에 걸쳐 학습과 자기개발을 지원하는 평생학습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해야 함을 시사한다(Merriam and Bierema, 2014).

특히 산업 환경의 급속한 변화와 기술 발전은 노동시장의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개인은 지속적인 재교육과 역량 개발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 따라 성인학습자들은 새로운 직업 탐색, 기존 직무의 역량 강화, 경력 전환 등을 목적으로 대학 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이는 대학 교육의 대상이 청년층에 국한되지 않고 전 생애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기대수명의 연장으로 평생학습에 대한 사회적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대학이 생애 전반을 포괄하는 학습 지원 공간으로 재정립되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Schuller and Watson, 2009).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여 전문대학은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성인학습자를 위한 평생직업교육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대학은 일반대학과 달리 실무 중심의 교육과정, 재직자 재교육, 전직 준비 과정 등을 운영하며, 산학협력 기반의 실천적 교육과 유연한 학사제도를 통해 성인학습자의 다양한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정부 또한 이러한 변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자 2011년 「고등교육법」 개정을 계기로 ‘평생학습 중심대학 육성사업’,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LiFE)’,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HiVE)’ 등을 통해 전문대학의 평생교육 기능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Ministry of Education, 2021). 이들 사업은 현재는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로 통합되어 지속되고 있으며, 전문대학이 생애 전환기 학습자에게 실질적인 역량 개발 기회를 제공하는 핵심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더불어 성인학습자에 대한 학술적 논의는 점차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들의 학습 경험과 학습 저해 요인, 학업 중단의 원인을 분석하는 연구들을 통해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다(Ahn, 2021). 그러나 기존 연구의 대부분은 일반대학을 중심으로 수행되어, 전문대학에 재학 중인 성인학습자의 고유한 학습 경험을 심층적으로 조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점에서 비판적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학습 동기, 학업 지속 및 중도 탈락 요인, 교수-학습 방식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Rubenson, 2011)는 성인학습자 지원 정책과 프로그램 개선에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지만, 성인학습자의 복합적인 사회적·심리적 배경과 학습 경험을 통합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성인학습자는 직장과 가정생활의 병행, 시간과 경제적 제약, 심리적 부담 등 다양한 현실적 조건 속에서 학습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 학습 경험은 단순한 학업 성과에 그치지 않고 삶의 질 향상, 사회적 적응, 개인적 성장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성인학습자의 학습 동기와 기대, 학습 과정에서 마주하는 어려움과 극복 전략, 그리고 학습을 통해 경험하는 변화의 의미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심층적 접근이 필요하다 (Dirkx, 2001).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기존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전문대학에 재학 중인 성인학습자의 학습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성인학습자의 학습은 단순한 지식의 습득을 넘어, 그들의 삶의 경험이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Illeris, 2018). 이러한 관점에서 학습 경험에 내재된 주관적이고 본질적인 의미를 탐색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본 연구는 Giorgi(2009)의 기술적 현상학적 접근을 채택하여 연구 참여자의 실제 체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 속에 담긴 내면의 의미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한 사례 수집을 넘어, 성인기 학습 경험의 본질적 요소를 체계적으로 도출하고, 학습이 개인의 정체성 형성이나 삶의 전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심층적으로 조명하는 데 적합한 방법이다(Creswell and Poth, 2017).

본 연구는 경북소재 K전문대학에 재학 중인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그들의 학습 동기, 교육과정 참여 경험, 학습 중 어려움과 극복 전략, 그리고 학습을 통해 나타나는 심리적·사회적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학습을 통한 자아정체성 회복, 사회적 관계의 재구성 등 비인지적 측면의 변화에도 주목함으로써, 전문대학이 성인학습자 중심의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Ahn, 2021). 아울러 본 연구는 학업 지속 요인을 단순히 규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인학습자가 학습을 통해 경험하는 성장과 변화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학습지원 체계의 개선과 정책적 논의를 촉진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특히 성인학습자의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지원 시스템 구축, 교육과정 개선, 심리적·정서적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제언을 통해, 전문대학의 성인학습자 친화적 교육체계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과 이론적 배경, 선행연구의 공백, 그리고 사회적·정책적 변화의 흐름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성인학습자의 전문대학 학습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특히 Giorgi(2009)의 기술적 현상학적 접근을 통해 성인학습자의 실제 삶 속에서 경험된 학습의 의미를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탐색적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전문대학 진학의 동기와 기대는 무엇이며, 이러한 기대는 학습과정에서 어떻게 반영되는가? 둘째, 전문대학 교육과정에서 성인학습자는 어떤 학습 활동과 관계 형성을 경험하며, 그 경험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셋째, 학습자가 겪는 어려움과 극복 과정은 어떠하며, 이를 통해 어떤 변화와 삶의 의미를 경험하는가?

이러한 질문은 기존의 제도나 성과 중심의 접근을 넘어, 성인학습자의 주관적 체험과 내면의 변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현상학적 접근의 취지를 반영하고 있다. 본 연구는 전문대학의 교육이 성인학습자에게 갖는 실질적 의미를 드러냄으로써, 성인 친화적 교육환경 조성과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방법

가. 조사 대상

본 연구의 참여자는 경북소재 K전문대학교 상담복지과에 재학 중인 성인학습자 중, 만 35세 이상의 학습자 10명이다(<Table 1> 참조). 이들은 모두 일정 기간 이상의 학업 공백을 경험한 후 전문대학에 진학한 공통된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학습 경험의 본질과 의미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기에 적절한 정보 제공자라 판단되었다. 참여자 선정은 목적표집(purposive sampling) 방법을 활용하여 이루어졌다. 목적표집은 연구의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사례를 의도적으로 선정하는 방법으로, 본 연구에서는 성인학습자의 특성과 학습 경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다양한 연령, 직업, 가정환경, 학업 지속 기간 등을 고려하여 표집 하였다. 이러한 표집 방식은 특정 맥락 속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참여자를 중심으로 심층적 자료 수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상학적 연구에 적합한 방법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대부분 학업과 직장, 가족 돌봄을 병행하면서 학습을 지속하고 있었으며, 이는 성인학습자의 실제적인 삶의 맥락 속에서 학습 경험을 다각도로 조망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Research Participants

나. 자료 수집

본 연구의 자료 수집은 2025년 3월부터 5월까지 약 3개월에 걸쳐 진행되었다. 자료는 경북소재 K전문대학 상담복지과에 재학 중인 성인학습자 10명을 대상으로 한 반구조화된 심층면담(semi-structured in-depth interview)을 통해 수집하였다. 면담은 주로 연구자의 연구실이나 참여자가 편안하게 느끼는 장소에서 1:1로 진행되었으며, 1회당 약 30~40분이 소요되었다. 일부 참여자의 경우 심층적 탐색을 위해 추가 면담이 이루어졌으며, 총 3회의 개별 면담이 수행되었다. 모든 면담은 참여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녹음하였고, 녹음 자료는 면밀하게 전사되어 분석에 활용되었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면담 질문지는 Giorgi(2009)의 기술적 현상학 접근에 근거하여 구성되었으며, 성인학습자의 주관적 경험에 내재된 본질적 의미를 탐색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질문지는 연구문제와 이론적 고찰, 선행연구 분석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학습 동기와 기대, 교육과정 참여 경험, 관계 형성, 학습 중 어려움과 극복 전략, 그리고 학습을 통한 변화와 삶의 의미 등 주요 주제를 중심으로 개방형 문항으로 설계되었다. 초기 질문지는 성인교육 및 상담심리 관련 선행연구를 토대로 초안이 작성되었으며, 이후 관련 분야 교수 2인의 자문을 거쳐 문항의 타당성과 표현의 명확성을 검토·보완하였다. 또한 면담에 앞서 예비면담을 1회 실시하여 질문의 흐름, 이해 가능성, 응답 유도 효과 등을 점검한 뒤 최종 질문지를 확정하였다.

면담 과정에서는 참여자의 맥락과 반응을 충분히 고려하여 질문을 유연하게 조정하였으며, 개방적이고 공감적인 분위기 속에서 참여자가 자신의 경험을 자유롭게 서술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아울러 연구자는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개인의 기록물, 메모, 일기, 낙서, SNS 자료 등 다양한 보조 자료도 함께 수집하였고, 이는 자료 분석과 의미 구성 과정에서 보조 자료로 활용되었다.

본 연구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과 질적 연구의 윤리 지침을 준수하여 수행되었다. 연구자는 참여자에게 연구 목적, 내용, 자료 활용 방식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았으며, 익명성과 비밀 보장을 철저히 하였다. 모든 자료는 참여자의 동의하에 수집·녹음되었고, 분석 후 안전하게 폐기될 예정이다. 비록 본 연구는 IRB 심의를 받지 않았으나, 연구자의 책임 하에 윤리적 절차를 성실히 이행하였다.

다.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는 Giorgi(2009)의 기술적 현상학(descriptive phenomenological method) 분석 절차에 따라 자료를 분석하였다. Giorgi(2009)의 기술적 현상학은 현상학적 철학, 특히 후설(Husserl)의 철학에 뿌리를 두고 심리학적 연구 맥락에서 개발된 질적 분석 방법이다. 이 방법은 연구 참여자가 직접 경험한 현상의 의미와 본질을 기술적으로 기술(describe)함으로써, 그 경험이 지닌 보편적 구조를 밝혀내고자 한다. Giorgi의 방법은 참여자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면서, 그 속에 내재된 본질적 구조를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는 질적 연구 분석 방식이다(Giorgi, 2012; Englander, 2012). 연구자는 이 분석틀을 바탕으로 K전문대학에 재학 중인 성인학습자의 학습 경험 속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의미를 체계적으로 탐색하였다(<Table 2> 참조).

Data Analysis Procedure

먼저, 연구자는 심층 면담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전사한 후, 이를 반복적으로 정독하며 참여자 경험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는 참여자의 진술을 개별적인 정보 단위로 분리하기보다는, 각 경험이 지닌 맥락적 흐름과 감정의 움직임에 주목하였다(Creswell and Poth, 2017). 연구자는 참여자의 시선에서 그들의 삶과 학습을 바라보고자 노력하였으며, 초기 분석에서는 어떠한 이론적 틀이나 선입견을 개입시키지 않도록 유의하였다(Van Manen, 2016).

다음으로, 전사된 면담 자료를 분석하여 경험의 흐름 속에서 의미의 전환점이 되는 지점을 중심으로 텍스트를 분절하고, 총 72개의 의미 단위(meaning units)를 도출하였다. 각 의미 단위는 참여자들이 학습을 통해 경험한 감정, 생각, 인식의 변화와 실천적 행동을 반영하고 있으며, 학습이라는 행위 속에서 드러난 내적 움직임을 포착하고자 하였다 (Moustakas, 1994).

이후 도출된 의미 단위는 참여자의 일상적 언어 표현을 보다 일반화되고 학문적인 심리학적언어(phenomenological psychological language)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는 참여자의 개별적 서사를 보편적 구조 속에서 이해하고, 그 경험이 갖는 본질적 의미를 드러내기 위한 작업이다 (Giorgi, 2009; Finlay, 2009). 이를 바탕으로 유사한 특성과 본질을 공유하는 의미 단위들을 묶어 총 24개의 하위 주제를 도출하였고, 다시 이를 통합하여 6개의 핵심 주제로 범주화하였다.

마지막으로 도출된 핵심 주제들을 중심으로 성인학습자의 학습 경험이 갖는 본질적 구조를 통합적으로 기술하였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사례의 나열을 넘어서, 참여자 경험 속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내적 의미를 해석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통해 성인학습자의 학습이 단순한 지식의 습득을 넘어서 삶의 재구성이라는 깊은 실존적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Dirkx, 2001; Illeris, 2018).

연구자는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분석 전 과정에서 지속적인 연구자 검토와 메모 정리, 동료 검토(peer debriefing), 참여자 확인(member checking)을 병행하였다. 이를 통해 해석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분석 결과가 실제 참여자의 경험을 왜곡 없이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하였다. (Lincoln and Guba, 1985).

라. 연구의 신뢰도와 타당도 확보 방안

현상학적 질적 연구의 특성상, 연구의 신뢰도(credibility)와 타당도(trustworthiness)를 확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적 전략을 적용하였다.

첫째, 삼각5검증(triangulation)을 통해 자료 해석의 타당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연구자는 참여자의 진술을 반복적으로 읽고 의미 단위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상담 및 성인학습 관련 연구 경험이 있는 외부 연구자와의 상호 검토(peer debriefing)를 병행하여 해석의 편향을 최소화하였다 (Lincoln and Guba, 1985; Patton, 1999). 본 연구의 외부 검토자는 상담심리 및 성인학습 분야에서 10년 이상 연구와 교육 경력을 보유한 박사학위 소지자이며, 현재 경북소재 대학교에 재직 중인 연구자입니다. 해당 검토자는 Giorgi의 기술적 현상학 분석 절차에 대한 이해와 실제 연구 수행 경험을 갖추고 있으며, 본 연구의 초기 의미 단위 도출, 하위주제 구성, 핵심주제 범주화 과정 전반에 걸쳐 연구자의 분석 내용을 검토하고 조언을 제공하였습니다. 또한, 참여자의 면담 진술 외에 그들이 제공한 메모, 일기, 낙서, SNS 등의 보조 자료도 함께 분석하여 자료의 다면성을 확보하고, 자료 삼각검증(data triangulation)의 방식으로 해석의 타당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둘째, 참여자 검토(member checking)를 실시하여 자료 해석의 신빙성을 확보하였다. 도출된 핵심 주제 및 하위 주제, 진술에 대한 의미 해석을 참여자에게 다시 공유하고, 그 내용이 자신의 경험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고 느끼는지 확인하였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연구자의 해석이 자신이 전달하고자 한 의미와 잘 부합된다고 응답하였다(Birt et al., 2016).

셋째, 자료 분석의 신뢰도를 정량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연구자 간 코드 일치도(inter-coder reliability)를 확인하였다. 전체 면담 중 3명의 참여자 전사 자료를 독립적인 제2연구자가 동일한 절차에 따라 코딩하였으며, 이는 본 연구에서 도출된 주제 및 하위주제 체계에 근거하여 수행되었다. 각 의미 단위에 대한 일치율을 비교한 결과, Cohen’s Kappa 계수는 0.82로 나타났다. 이는 높은 수준의 분석 일치도(agreement)를 의미하며, 해석의 신뢰성이 확보되었음을 보여준다(McHugh, 2012).

넷째, 연구자의 반성적 성찰(reflexivity)을 지속하였다. 연구자는 연구 과정 전반에서 자신의 경험이나 선입견이 자료 해석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연구 일지를 작성하며 성찰적 자세를 유지하였으며, 해석 과정에서의 판단 근거를 문서화하였다(Finlay, 2002; Creswell and Poth, 2017).

이와 같은 다층적 신뢰도 확보 전략은 단순히 질적 분석의 주관성을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 연구가 드러내고자 한 성인학습자의 복합적인 경험을 해석학적 정직성과 분석의 타당성 위에서 조명하는 데 기여하였다.

마. 자료의 포화 기준 및 판단

본 연구는 질적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료 포화(data saturation) 개념을 이론적 근거로 삼았다. 자료 포화란, 면담을 통해 더 이상 새로운 정보나 개념, 주제가 도출되지 않는 시점을 의미하며(Guba & Lincoln, 1989; Strauss & Corbin, 1998), Guest et al.(2006)은 일반적인 질적 면담 연구에서 약 6~12명 사이에서 포화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본 연구에서는 총 10명의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실시하였으며, 각 참여자당 3회에 걸친 반복 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분석 결과, 7번째 참여자의 면담에서는 다양한 새로운 의미 단위와 개념이 지속적으로 도출되었으나, 8번째 참여자의 2차 면담 이후부터는 기존에 도출된 주제 및 범주 내에서 반복적이고 유사한 진술이 주를 이루었고, 더 이상의 새로운 개념적 범주는 발견되지 않았다. 9~10번째 참여자의 면담 역시 기존 내용의 반복 및 강화에 가까웠으며, 이에 따라 연구자는 이 시점을 실질적인 포화(conceptual saturation)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포화 판단은 단순한 연구자의 추정이 아닌, 반복 면담을 통해 자료의 내용이 수렴되는 양상을 기반으로 하였으며, 면담 내용을 지속적으로 비교 분석하고 주제별로 코딩 분포를 검토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참여자 간 발화의 다양성과 깊이, 개념의 중복 발생 양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으며, 이는 질적 연구에서 요구되는 경험적 포화 수준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Ⅲ. 연구 결과

본 연구에서는 Giorgi(2009)의 기술적 현상학 분석 절차에 따라 총 72개의 의미 단위를 도출하였다. 도출된 의미 단위는 유사한 경험적 맥락과 정서적 반응, 인식의 전환 등을 기준으로 개념적 범주화 과정을 거쳐 24개의 하위 주제로 통합되었으며, 다시 상위 수준의 의미를 반영하는 6개의 핵심 주제로 구조화되었다.

‘의미 단위 → 하위 주제 → 핵심 주제’로 이어지는 분석의 위계는 반복적 비교와 검토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각 의미 단위는 참여자의 진술에 대한 세밀한 해석과 사례 매칭을 바탕으로 주제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의 실제 발화 내용은 해석의 기준으로 삼았으며, 개념의 과도한 일반화나 연구자의 주관적 투사 없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었다. <Table 3>은 이러한 범주화 과정의 위계 구조를 요약한 것으로, 개념 전환의 흐름과 분석 틀을 구조적으로 제시한다.

In-Depth Analysis Results: Adult Learners’ Learning Experiences

첫 번째 주제인 「머무름을 거부한 나의 의지」는 성인학습자가 학습을 단지 교육의 수단이 아닌, 삶을 재정의하고 자기 존재를 회복하는 도구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특히 참여자들은 멈춰 있었던 자신의 삶을 자각하고, 다시 걷고자 하는 결단을 ‘학습’이라는 형태로 실천했다는 점에서 학습의 존재론적 의미가 드러난다.

두 번째 주제인 「배움 속에서 길을 찾다」는 교육과정에 참여하면서 경험한 다양한 학습 활동과 그 안에서 느낀 의미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배움은 단지 지식 전달을 넘어서 일상과 연결되며, 새로운 정체성과 삶의 방식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세 번째 주제인 「넘어짐과 일어섬의 시간들」은 성인학습자가 학습을 수행하며 겪는 다양한 현실적·심리적 어려움과 그 극복의 경험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직장과 가정, 체력과 인지, 사회적 편견이라는 복합적 제약 속에서도 지속하고자 했던 노력의 흔적이 이 주제에 담겨 있다.

네 번째 주제인 「고요한 울림, 내면의 성장」은 학습을 통해 나타난 참여자들의 정서적 변화와 자아 성찰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학습은 단지 외적인 성취만이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와 수용의 과정을 동반하며 깊은 내면의 울림을 불러일으켰다.

다섯 번째 주제인 「서툴지만 단단한 연대」는 학습 과정 중 형성된 다양한 관계와 그 안에서의 소통, 협력, 긴장과 이해의 경험을 담고 있다. 성인학습자로서 또래가 아닌 다양한 세대와의 관계 속에서 겪는 서툰 상호작용과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작지만 단단한 유대의 순간들이 조명된다.

여섯 번째 주제인 「내일을 향한 작은 발걸음」은 학습이 참여자의 삶 전체에 어떤 방향성과 의미를 부여했는지를 보여준다. 학습은 새로운 진로 탐색의 시작점이자, 개인의 존엄과 가능성을 회복하고 확장하는 통로가 되었다.

이와 같은 분석은 단편적인 학업 성취 이상의 의미를 지닌 성인학습자의 학습 경험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하며, 향후 전문대학의 성인학습자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

1. 머무름을 거부한 나의 의지

이 주제는 성인학습자들이 단순한 학위 취득이나 자격증 취득 이상의 의미를 담아 학습을 결심하게 된 내면의 ‘움직임’을 담고 있다. 그들에게 학습은 현실로부터 도피가 아닌, 자기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하는 치열한 선택이었다. 참여자들은 지금까지의 삶에서 잠시 멈추어 있었던 자신을 인식하며, 다시 걸음을 내딛고자 하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 이는 단순한 재교육의 목적을 넘어, 자기 존재의 확인과 정체성 회복이라는 본질적 동기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다시 걷기 시작한 첫걸음’, ‘전환의 문 앞에서 마주한 나’, ‘다시, 나를 닮은 나로’, ‘누군가를 위한, 결국 나를 위한 선택’이라는 네 가지 하위 주제는 이들이 학습을 통해 자기 삶을 재구성하고자 하는 간절함과 결단을 잘 보여준다.

가. 다시 걷기 시작한 첫걸음

참여자들은 삶 속에서 멈춰 있었던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학습이라는 길을 선택했다. 이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반복되는 일상과 역할 수행에 지쳐 있었고, 그 안에서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느꼈다. 그들에게 학습은 단절되었던 자신을 다시 회복하는 첫걸음이었고, 새로운 인생의 장을 여는 출발점이었다. “더 늦기 전에 시작하고 싶다”는 절박함과 “새로운 나”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갈망, 그리고 자기만의 시간을 확보하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재정비하고자 하는 의지가 뚜렷이 나타났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잃어버린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학습을 시작해 다시 나를 찾고 싶었죠.” (참여자 C)
“직장에서 일만 하느라 자신을 돌보지 않았어요. 이제는 내 삶을 되돌아보고, 변화를 위해 학습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참여자 E)
나. 전환의 문 앞에서 마주한 나

삶의 전환점에서 과거와 단절되지 않고 다시금 자신을 연결하고자 하는 결단이 이 하위 주제를 구성한다. 참여자들은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에서 ‘예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는 회복 욕구,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을 실현하려는 현실적 동기, 그리고 주변 환경으로부터의 자극을 받으며 학습에 뛰어들게 되었다. 일상의 공허함,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주변의 변화가 이들에게 학습의 필요성과 가치를 다시금 인식하게 만들었다.

"일하다가 그만두고 나서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까 너무 공허했어요. 예전처럼 활기찬 내가 그리웠어요." (참여자 I )
"요즘은 다들 뭔가를 배우더라고요. 나만 가만히 있는 것 같아서, 나도 늦기 전에 시작해야겠다 싶었어요."(참여자 G )
다. 다시, 나를 닮은 나로

학습을 통한 자기 회복의 필요성을 인식한 참여자들은, 나 자신에게 그동안 소홀했던 부분을 돌보고 싶다는 진심을 드러냈다. 이들은 학습을 통해 “나를 증명하고 싶다”, “배움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나 자신에게 미안했다”는 복합적 감정을 토로하며 학습 동기를 설명했다. 학습은 그들에게 있어 자기 자신과 다시 연결되는 과정이자, 삶을 되찾는 여정이었다. 자존감 회복과 자기 수용이라는 주제가 이 하위 범주에 강하게 배어 있었다.

"대학 못 간 게 늘 한으로 남았어요. 그래서 이제라도 해보자고 마음먹었죠. 나 자신한테 해주고 싶었어요." (참여자 H)
"배움이 그냥… 늘 갈증 같았어요. 남들은 다 무언가를 해내는 데, 나는 멈춰 있는 느낌이었죠." (참여자 F)
라. 누군가를 위한, 결국 나를 위한 선택

처음에는 가족이나 직장 등 외부 요구에 의해 학습을 시작한 경우도 있었지만, 참여자들은 점차 학습이 자신을 위한 것임을 자각하게 되었다. 이들은 “가족을 위해”, “생존을 위해”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자기 존재를 지키고자 학습에 매진했다. 타인의 시선이나 역할에 의한 동기가 자기 내면의 주체적 동기로 전환되는 과정은, 성인학습자의 변화된 정체성과 삶의 중심이 자신에게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이들한테 공부하라 해놓고,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게 부끄러웠어요. 그래서 저도 공부 시작했어요." (참여자 B)
"요즘 회사에서 자꾸 자격증이 필요하대요. 안 따면 밀릴 것 같아서요. 살아남으려면 저도 배워야죠." (참여자 F)

「머무름을 거부한 나의 의지」는 학습이 성인학습자에게 단순한 교육 행위를 넘어서, 스스로를 되찾고 삶의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주체적인 선택이자, 존재를 재구성하는 본질적 경험이었음을 시사한다.

2. 「배움 속에서 길을 찾다」

이 주제는 성인학습자가 전문대학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다시 학습을 시작하며, 서서히 자신만의 배움의 리듬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오랜 시간 비워졌던 책상 앞에서, 이들은 처음엔 두려움과 위축감 속에서 머물렀지만, 점차 수업의 흐름을 이해하고, 공부의 감각을 되찾고, 나아가 배움을 통해 삶의 방향을 모색해 나갔다. 그 안에는 ‘낯선 교실, 익숙해지기까지’, ‘흩어진 집중력 붙잡기’, ‘몸과 마음의 피로를 이겨내며’, ‘시간의 공백과 싸우다’라는 네 가지 하위 주제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가. 낯선 교실, 익숙해지기까지

참여자들은 대부분 수십 년 만에 다시 학교라는 공간에 발을 들였다. 익숙했던 교실의 풍경은 시대의 변화와 디지털 기기의 등장으로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졌다. 교수자의 언어, PPT 자료, 온라인 과제 시스템, 모든 것이 새로웠고, 자신이 ‘뒤처진 사람’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참여자들은 조심스럽게 손을 들고 질문을 하고, 주변 학우들과의 짧은 대화를 통해 조금씩 익숙해져 갔다.

“교수님이 과제는 어디 올리라 하시는데, 그게 뭔지 몰라서 애들한테 물어봤어요. 처음엔 창피했는데, 그래도 한두 번 도와주니까 저도 알겠더라고요.”(참여자 H)
“교실 분위기도 다르고, 요즘엔 다 컴퓨터로 하니까… 나만 뒤처지는 느낌? 근데 계속 듣고 따라 하다 보니까 이젠 저도 어느 정도는 익숙해졌어요.”(참여자 J)
나. 흩어진 집중력 붙잡기

학습의 지속에는 ‘집중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했다. 참여자들은 과거보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집중 유지 시간이 짧아졌음을 뼈저리게 체감했다. 이전처럼 몰입해서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자주 머릿속이 멍해지는 경험을 했다. 특히 처음 접하는 전공 용어나 이론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스스로를 자책하며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들은 노트를 여러 번 반복해 읽고, 녹음 파일을 다시 듣고, 손으로 정리하며 ‘나만의 공부법’을 찾아가고 있었다.

“수업 들을 때 자꾸 딴생각이 나요. 집중하고 싶은데, 어느 순간 흐트러져요. 그러면 속상하고, 내가 너무 늦게 시작했나 싶고요.” (참여자 G)
“이해가 안 되는 걸 몇 번을 봐도 또 모르겠는 거예요. 근데 포기할 순 없으니까 반복했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연결되는 느낌이 들어요.” (참여자 F)
다. 몸과 마음의 피로를 이겨내며

성인학습자에게 학습은 시간뿐 아니라 체력과 감정의 자원까지 요구되는 일이었다. 직장을 마치고 돌아온 저녁, 가사와 육아를 돌보며 공부까지 이어가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피로는 학습의 지속성을 위협했고, 때로는 ‘그만둘까’ 하는 마음까지 들게 했다. 하지만 참여자들은 자신이 시작한 선택에 책임을 지고자 했고, 가족의 응원이나 친구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내가 나를 위해 하고 있다'는 인식은 다시 마음을 다잡게 만드는 동력이 되었다.

“퇴근하고 집안일하고 나면 녹초가 돼요. 책 펴 놓고도 그냥 엎드릴 때가 많아요. 근데 또 안 하면 찜찜해서 억지로라도 하게 되더라고요.” (참여자 A)
“공부한다고 가족이 다 이해해주는 건 아니니까… 가끔은 외롭고, 왜 이걸 하나 싶어요. 그래도 내 삶이니까, 내가 선택한 거니까 계속 해보려고요.” (참여자 B)
라. 시간의 공백과 싸우다

수십 년의 시간은 학습 감각을 무디게 만들었다. 예전의 자신과 비교하면서 ‘나는 왜 이 정도밖에 안 될까’라는 자책에 빠지기도 했다. 참여자들은 과거 학습의 기억을 떠올리며 현재의 자신과 비교했고, 스스로를 낯설게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그 공백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학습을 통해 그 간극을 조금씩 메워가고 있었다. 과거의 시간은 다시 돌아올 수 없지만, 그 시간의 무게만큼 현재의 학습은 더 진지하고 절실했다.

“20년 넘게 책을 안 봤는데, 다시 하려니까 너무 힘들어요. 머리는 굳고, 손도 느려요. 근데 그만큼 절실해요.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으니까.” (참여자 C)
“예전엔 눈으로 한 번 보면 외웠는데, 지금은 열 번을 봐도 안 외워져요. 속상하죠. 그래도 하루에 조금씩, 천천히 해보려고요.” (참여자 D)

이처럼 ‘배움 속에서 길을 찾다’는 학습이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자기 자신과 마주하고, 다시 삶의 균형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성인학습자들에게 배움은 새로운 길을 만드는 행위였고, 그 길 위에서 그들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자신의 삶을 다시 써내려가고 있었다.

3. 넘어짐과 일어섬의 시간들

이 주제는 성인학습자들이 학습 여정 속에서 겪은 좌절과 회복의 과정을 담고 있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과 학습의 어려움 속에서 무기력함을 경험했지만,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다시 일어서는 용기와 작은 성취, 자신감의 회복, 그리고 자기 수용의 힘을 발견해나가는 서사를 보여준다.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 ‘작은 성취, 커지는 자신감’, ‘비교 속의 나를 견디며’, ‘포기하고 싶은 마음 다잡기’는 성인학습자들이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내면의 힘을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잘 드러낸다.

가.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

성인학습자들은 학습 과정에서 여러 번 좌절감을 경험했지만, 그때마다 자신을 다잡고 다시 시작하려는 용기를 냈다. 익숙지 않은 교실 환경, 부족한 이해력과 기억력, 반복되는 실패는 이들을 흔들었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고 다시 책을 펼치는 선택을 했다.

"시험에서 또 떨어졌을 때는 진짜 포기하고 싶었어요. 근데 그냥 무너지긴 싫었어요. 다음엔 다르게 해보자고, 다시 시작했죠." (참여자 D)
"공부하다가 막히면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싶은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래도 멈추면 정말 끝인 것 같아서... 그냥 책을 다시 펼쳐요." (참여자 E)
나. 작은 성취, 커지는 자신감

성공의 경험은 작더라도 성인학습자들에게는 큰 자산이었다. 과제 하나를 마쳤을 때, 발표를 무사히 끝냈을 때,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을 때, 그들은 이전보다 더 용기를 내고 자신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 경험은 자기 효능감을 높이며 학습을 지속하게 하는 내적 동력이 되었다.

"처음에는 한 줄 쓰는 것도 너무 힘들었는데, 요즘은 글을 쓰는 게 점점 익숙해지는 게 느껴져요. 그게 신기하고 기뻐요." (참여자 E)
"중간고사 때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왔어요. 그 순간 '나도 할 수 있구나' 싶어서 눈물이 핑 돌았어요." (참여자 G)
다. 비교 속의 나를 견디며

학습자들은 젊은 세대와 자신을 비교하며 위축되기도 했다. 빠르게 이해하고 표현하는 또래들과 달리, 자신은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며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비교보다는 자신의 속도를 인정하고 견디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다.

"옆에 앉은 친구는 뭐든 빨리 이해하더라고요. 나는 몇 번을 들어야 겨우 알겠고요. 처음엔 위축됐는데, 요즘은 그냥 내 속도대로 하기로 했어요." (참여자 F)
"괜히 남들보다 느리다고 생각해서 위축되던 때가 있었어요. 지금은 그런 마음이 들면 스스로를 다독여요. 나도 괜찮다고." (참여자 G)
라. 포기하고 싶은 마음 다잡기

끊임없이 밀려오는 피로, 현실적인 제약, 가족의 무관심 등은 참여자들에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자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들은 누군가의 응원, 스스로의 약속, 혹은 학습의 즐거움 속에서 포기하지 않기 위한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며칠 동안 너무 힘들어서 학교를 그만둘까 생각했어요. 근데 같이 공부하는 언니가 '너 없으면 허전해' 그러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나왔어요." (참여자 C)
"포기하려고 했던 순간도 많았어요. 근데 돌아보면, 이 길을 내가 원해서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끝까지 가보고 싶어요." (참여자 G)

4. 고요한 울림, 내면의 성장

이 주제는 성인학습자들이 학습 과정에서 경험한 감정적, 정서적 성장의 순간들을 조명한다. 지식 습득의 과정은 단지 머릿속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내면의 움직임을 유발했다. ‘느리지만 단단하게’, ‘말보다 깊은 울림’, ‘혼자의 시간이 주는 힘’, ‘무너짐 속에서 피어나는 깨달음’은 이러한 정서적 성장의 흐름을 담은 네 가지 하위 주제이다.

가. 느리지만 단단하게

성인학습자들은 빠르지 않지만 꾸준히, 자기 속도로 한 걸음씩 나아가며 배움의 길을 걸어갔다. 이 과정에서 ‘나는 아직 가능하다’는 믿음을 되찾았고, 느림의 미학 속에서 자신을 단단히 다져가는 내면의 성장을 경험했다.

“남들보다 많이 늦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늦게 시작한 만큼 더 애착이 생기고, 작은 진전도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참여자 H)
“하나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그만큼 확실하게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었어요. 이젠 조급하지 않아요.” (참여자 F)
나. 말보다 깊은 울림

학습은 때때로 말보다 더 큰 감정의 파장을 남겼다. 짧은 글쓰기 과제 하나, 수업 중 스쳐간 질문 하나가 마음 깊은 곳의 감정을 자극했고, 그것은 오랜 시간 묻어두었던 감정들을 마주하게 했다.

“자기소개 글을 쓰다가, 갑자기 울컥했어요. 내가 누구인지 설명하려고 하니까… 그동안 외면했던 나를 보는 것 같았어요.” (참여자 B)
“수업에서 ‘당신은 지금 행복합니까?’라고 물었는데… 그 질문 하나가 며칠을 따라다녔어요. 마음이 막 뒤집히더라고요.” (참여자 I )
다. 혼자의 시간이 주는 힘

누구의 엄마, 아내, 직원이 아닌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시간이 생기면서, 참여자들은 오랜만에 혼자만의 호흡을 되찾았다. 학습은 단지 공부의 시간이 아니라, 자기를 위한 온전한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나를 위한 시간이 생겼어요. 강의 듣고, 과제하는 그 시간이 어쩌면 제일 나답고, 편안했어요.” (참여자 A)
“학교 끝나고 집에 가기 전, 도서관에 혼자 앉아 있을 때면 그냥 숨 쉴 수 있었어요. 그 조용한 시간이 참 소중했어요.” (참여자 E)
라. 무너짐 속에서 피어나는 깨달음

학습 과정에서 피로와 한계에 부딪혀 주저앉을 때도 있었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감정의 밑바닥에서 비로소 자신을 위로할 수 있었고, 삶의 방향을 되묻는 힘이 생겨났다.

“과제에 쫓기고, 잠도 못 자고,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그 힘든 순간에 ‘나는 왜 이걸 하고 있나’ 생각하다가, 내가 나를 위해 뭔가 하고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더라고요.” (참여자 B)
“자꾸만 자신감이 무너졌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안 된다’는 마음을 하나씩 떼어냈어요. 그리고 조금씩 달라졌어요.” (참여자 F)

이와 같이 성인학습자들은 학습 과정 속에서 감정을 회복하고 자아를 재정비하며, 내면의 울림을 경험했다. 이 변화는 지적 성장이 아닌 감정적 각성과 회복의 의미로, 성인기의 학습이 갖는 진정한 가치와 깊이를 보여준다.

5. 서툴지만 단단한 연대

이 주제는 성인학습자들이 교실 안에서 낯선 타인과 만나고, 서서히 관계를 맺으며 형성된 ‘연대의 감정’을 담고 있다. 처음엔 말 한마디 건네기조차 어려웠지만, 함께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며 차츰 생겨난 친밀감은 학습 여정을 견디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인간관계를 넘어, 성인학습자가 자기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정서적 여정을 보여준다.

가. 어색한 시작, 천천히 연결되다

많은 성인학습자들은 새로운 교실, 익숙하지 않은 또래 구성원들과의 만남에서 깊은 어색함을 느꼈다. ‘내가 껴도 될까’ 하는 마음과 ‘나만 다르다’는 위축감 속에서도, 반복되는 인사와 사소한 교류 속에서 관계는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누구랑도 말을 안 섞었어요. 나이도 다르고, 말 걸기도 어색했죠. 근데 시간이 지나니까 조금씩 웃으면서 말도 트이더라고요.” (참여자 D)
“쉬는 시간마다 그냥 혼자 앉아 있었어요. 내가 여기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먼저 말을 걸어준 친구 덕분에 숨통이 트였죠.” (참여자 H)
나. 낯선 타인에서 벗으로

하루 이틀을 넘기며 함께 수업하고 과제를 하며, 처음엔 낯설기만 했던 타인이 ‘벗’이 되어갔다. 이 과정에는 함께 웃고 실수하며 나눈 감정의 공유가 있었다. 진심어린 관심과 공감은 서로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과제 때문에 주말에 같이 도서관 간 적 있어요. 처음엔 부담스러웠는데, 그날 이후로는 오며 가며 서로 안부도 묻고, 이젠 친구 같아요.” (참여자 E)
“우리 나이 차이도 꽤 나는데, 막상 얘기해보면 고민도 비슷하더라고요. 처음엔 타인 같았는데, 지금은 참 든든한 벗이 됐어요.” (참여자 J)
다. 서로의 경험이 길이 되다

학습 과정 속에서 각자의 삶에서 비롯된 경험은 교실에서 서로의 배움이 되었다. 자녀 교육, 직장 생활, 인생 고민 등을 나누며, 서로의 말이 위로이자 조언이 되었고, 학습을 넘는 성장의 장으로 확장되었다.

“같은 과제인데도 접근 방식이 다르더라고요. 어떤 친구는 회사에서 직접 해봤던 걸 설명해주는데, 그게 훨씬 와 닿았어요.” (참여자 B)
“힘들다고 말했더니, 본인도 그랬다고 조용히 얘기해주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 말이 오히려 큰 위안이 됐어요.” (참여자 A)
라. ‘같이’의 힘을 느끼며

혼자였다면 도저히 견디기 어려웠을 상황도, 함께였기에 버틸 수 있었다는 고백이 많았다. 무언가를 함께 준비하고, 실패와 성공을 나누는 과정에서 ‘같이의 힘’은 점점 실감나는 것이 되었고, 학습 지속의 원동력이 되었다.

“조별 발표 끝나고 다 같이 수고했다고 웃는데, 그 순간이 그렇게 따뜻하더라고요. 같이 있다는 게 이렇게 힘이 될 줄 몰랐어요.” (참여자 C)
“그냥 옆에 있어주는 사람 하나만 있어도 버틸 수 있더라고요. 같이 밥 먹고, 같이 수업 듣고... 이게 나에겐 큰 힘이에요.” (참여자 H)

「서툴지만 단단한 연대」는 성인학습자에게 있어 학습 공간이 단지 공부하는 곳을 넘어서, 사람과 연결되는 장소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처음엔 어색하고 조심스러웠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서툴지만 따뜻한 관계’는 학습을 지속하는 데 있어 감정적 지지 기반이자 삶을 함께 살아가는 ‘작은 공동체’의 역할을 했다.

6. 내일을 향한 작은 발걸음

이 주제는 학습을 통해 변화된 삶의 방향성과 미래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성인학습자들은 전문대학에서의 학습 경험을 통해 자기 효능감을 회복하고, 새로운 가능성과 진로를 상상하며,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내일을 위한 준비’, ‘작지만 꾸준한 실천’, ‘배운 것을 삶으로’, ‘불안과 희망의 사이에서’는 이들이 학습 이후 삶을 어떻게 바라보게 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가. 내일을 위한 준비

참여자들은 학습을 통해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예전에는 막연하고 불확실했던 ‘내일’이 학습을 통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나이에 뭘 더 하겠나 싶었는데, 배우면서 점점 가능성이 보이더라고요. 작게라도 해볼 수 있겠다 싶어요.” (참여자 I)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 취득하고 노인복지관련 일을 해보고 싶어요. 공부하면서 그런 생각이 더 분명해졌어요.” (참여자 H)
나. 작지만 꾸준한 실천

학습을 지속한다는 것 자체가 참여자들에게는 변화의 중요한 시작이었다. 큰 도약보다 중요한 건 ‘작지만 매일의 실천’이라는 자각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매일 비슷한 하루였는데, 요즘은 제 하루에 공부라는 의미 있는 시간이 생겼어요. 그게 제겐 큰 변화예요.” (참여자 F)
“공부하면서 생활이 좀 달라졌어요. 계획을 세우고, 그걸 지켜보는 재미도 있어요. 조금씩 나아간다는 느낌이 들어요.” (참여자 B)
다. 배운 것을 삶으로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닌, 배운 것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고 체화해 나가려는 노력이 드러났다. 자격증 취득, 가족과의 대화 방식, 자기 관리 등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배움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아이들하고 말할 때도 예전이랑 달라요. 수업 시간에 들은 걸 떠올리면서 말하게 되더라고요.” (참여자 C)
“학교에서 배운 걸 써먹을 기회가 있어서 신기했어요. 괜히 뿌듯하더라고요. 실전에 연결되니까 자신감도 생기고요.” (참여자 B)
라. 불안과 희망의 사이에서

학습 이후에도 여전히 현실은 불안정하고, 미래에 대한 확신은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들은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 희망은 거창한 꿈이 아닌, ‘다음 한 걸음’ 정도의 소박한 기대였다.

“아직도 불안하긴 해요. 근데 예전처럼 가만히 있는 것보단 훨씬 나아요. 뭐라도 하고 있으니까요.” (참여자 D)
“배운 걸 바로 쓰지 못해도 괜찮아요. 이게 나를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니까, 다음이 기대돼요.” (참여자 I)

「내일을 향한 작은 발걸음」은 학습이 단지 현재의 과업이 아닌, 삶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기회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들은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Ⅳ. 결 론

본 연구는 전문대학 성인학습자들이 학습 과정에서 경험한 내면의 변화와 그 의미를 현상학적 접근을 통해 심층적으로 탐색하였다. 연구자는 Giorgi(2009)의 기술적 현상학 분석 절차를 따르며, 총 10명의 성인학습자와의 심층 면담을 바탕으로 학습 경험의 본질을 구조화하였다. 분석 결과, 총 6개의 핵심 주제와 24개의 하위 주제가 도출되었으며, 이를 통해 성인학습자의 학습이 단순한 지식 습득이나 자격증 취득을 넘어서, 자기 삶의 방향성을 재설정하고 정체성을 회복해가는 깊은 내적 여정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Merriam and Bierema, 2014; Imel, 2002).

우선, 첫 번째 주제인 「머무름을 거부한 나의 의지」는 참여자들이 지금 이 시점에 학습을 결심하게 된 내면의 동기를 조명한다. 단지 재교육이나 생계 수단으로서의 학습이 아니라, 멈춰 있던 삶의 흐름을 다시 이어가고자 하는 주체적 욕망에서 비롯된 선택이었다(Cross, 1981; Kasworm, 2003). 참여자들은 학습을 통해 ‘잊고 있던 나’를 다시 만나고, 스스로의 존재를 회복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경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Ahn(2021)이 밝힌 중장년 학습자의 자기 회복 경험과 유사하며, Kasworm(2003), Cross(1981)가 제시한 성인학습자의 자아 성찰적 동기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본 연구는 특히 학습이 존재론적 회복과 실천적 결단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드러낸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두 번째 주제인 「배움 속에서 길을 찾다」는 학습이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실천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보여준다. 참여자들은 낯선 교실 환경과 디지털 기반의 학습 시스템에 적응하면서 점차 학습의 리듬을 되찾았고, 집중력 저하나 피로와 같은 현실적 제약 속에서도 자기만의 방법으로 꾸준히 배움을 이어갔다(Dirkx, 2008). 이러한 결과는 Ahn(2021)이 밝힌 중장년 학습자의 자기 회복 경험과 유사하며, Kasworm(2003), Cross(1981)가 제시한 성인학습자의 자아 성찰적 동기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본 연구는 특히 학습이 존재론적 회복과 실천적 결단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드러낸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세 번째 주제 「넘어짐과 일어섬의 시간들」은 학습 도중 겪게 되는 심리적·인지적 좌절을 다룬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또는 또래 학생들과 비교되어 위축될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작은 성취를 통해 다시 일어서며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회복하였다(Bandura, 1997). 이는 Bandura(1997)의 자기효능감 이론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본 연구는 반복되는 실패와 회복의 순환 속에서 자기 내면의 동력을 발견해 나가는 성인학습자의 특성을 더욱 깊이 조명하였다.

네 번째 주제 「고요한 울림, 내면의 성장」은 지적 성취를 넘어선 정서적 각성과 자아 성찰의 과정을 조명한다. 과제를 수행하며, 강의 중 질문을 마주하며, 또는 홀로 도서관에 앉아 있는 시간 속에서, 참여자들은 자기 자신과 마주하고 오래된 감정을 회복는 경험을 하였다(Brookfield, 1986; Mezirow, 1991). 이는 Mezirow(1991)의 전환학습이론과 Brookfield(1986)의 성찰적 사고 이론과 연계되며, 학습이 단지 외적 성취를 넘어 내면적 변화와 치유의 계기가 됨을 시사한다.

다섯 번째 주제 「서툴지만 단단한 연대」는 관계의 회복과 공동체성의 형성을 강조한다. 참여자들은 처음에는 낯선 타인과의 교류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과제를 함께하고 고민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점차 관계를 맺고 연대감을 형성하였다. 특히 다양한 연령과 배경의 학우들과 나눈 경험은, 참여자 스스로에게 학습 이상의 위로와 용기를 제공하였다(Illeris, 2007). Illeris(2007)는 성인학습에서 인지적ㆍ정서적ㆍ사회적 요소의 통합을 강조하였으며, 본 연구는 관계 형성과 감정적 지지의 중요성을 질적으로 뒷받침한다.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 주제인 「내일을 향한 작은 발걸음」은 학습이 참여자의 삶에 어떻게 방향성과 실천의 동기를 부여했는지를 보여준다. 참여자들은 학습을 통해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기대를 갖게 되었으며, 비록 크고 분명한 변화는 아닐지라도, 매일의 학습을 통해 작고 지속적인 실천을 이어가고 있었다(Jarvis, 2004). Jarvis(2004)의 주장처럼, 성인학습은 삶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실천적 기반이 되며, 본 연구는 그 과정에서 성인학습자의 내적 변화와 실천 의지를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성인학습자의 학습 경험이 단순한 학업 성취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학습은 중단되었던 자아의 회복, 새로운 정체성의 형성, 사회적 관계의 확장, 삶의 의미 재정립이라는 총체적 변화의 과정이었다 (Rubenson, 2011; Schuller and Watson, 2009). 특히 전문대학이라는 제도적 틀 안에서 학습자들은 ‘나’에서 ‘우리’로 확장되는 경험을 하며, 삶의 여러 영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본 연구는 성인학습자의 복합적이고 총체적인 학습 경험을 분석함으로써, 향후 성인학습자 대상 교육정책 및 프로그램 개발에 실질적 함의를 제공한다. 첫째, 생애 조건과 다중 역할을 고려한 유연한 교육과정 설계가 필요하다. 둘째, 정서적 불안과 자존감 저하에 대응하기 위한 심리ㆍ정서적 지지체계 구축이 요구된다(Illeris, 2018). 셋째, 자기 탐색과 정체성 회복을 촉진하는 참여 중심의 학습환경 조성이 중요하다(Brookfield, 1986; Dirkx, 2008).

궁극적으로 성인기의 학습은 과거를 회복하고, 현재를 확장하며, 미래를 재구성하는 실존적 여정이다. 본 연구는 성인학습자의 경험을 통해 “학습이 곧 삶이며, 삶이 곧 학습”이라는 통찰을 제시하며, 전문대학 교육의 방향성과 성인학습자 지원 체계에 기초자료를 제공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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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Research Participants

Participant Age Gender Main career
Participant A 35 Female Office Worker
Participant B 38 Female Office Worker
Participant C 42 Female Arts Sector
Participant D 45 Male Office Worker
Participant E 47 Male Insurance Industry
Participant F 49 Female Office Worker
Participant G 53 Female Office Worker
Participant H 55 Female Caregiver (Nursing)
Participant I 57 Female Housewife, Former
Insurance Worker
Participant J 65 Female Caregiver (Nursing)

<Table 2>

Data Analysis Procedure

Step Analysis Description Main Activities
Step1 Initial Reading Repeatedly read participants' statements to understand the overall context of learning experiences.
Step2 Deriving meaning units Extract 72 meaning units focusing on significant transitions, emotions, and perceptions from the learning experience.
Step3 Psychological Language Transformation Reconstruct participants' everyday expressions into academic language that reveals the essential meaning.
Step4 Subthemes and Core Themes Extraction Group similar meaning units to form 24 subthemes, and integrate them into 6 core themes.
Step5 Describing the Essential Structure Describe the essence of adult learners' experiences holistically around each theme.
Supplementary Process Ensuring Reliability Implement researcher memos, peer debriefing, and member checking.

<Table 3>

In-Depth Analysis Results: Adult Learners’ Learning Experiences

Core Theme Subtheme Meaning Unit
My Will to Reject Staying Still The First Step to Start Walking Again ∙ I wanted to start before it was too late
∙ I wanted to create a new version of myself
∙ I wanted time alone
  Facing Myself at the Threshold of Change ∙ I wanted to go back to my old self
∙ It was a choice for a better life
∙ My surroundings triggered me
  Becoming Myself Again ∙ I wanted to prove myself through learning
∙ I had a thirst for learning
∙ I felt sorry for myself
  A Choice for Someone, Ultimately for Myself ∙ I decided to study for my family
∙ I needed a certificate
∙ I started for survival
Finding a Path in Learning Getting Used to a New Classroom ∙ At first, it was unfamiliar and anxiety-inducing
∙ It took time to adapt
∙ I gradually became accustomed
  Regaining Focus ∙ I often had trouble concentrating
∙ I was easily distracted by external stimuli
∙ I found my own study method
  Overcoming Physical and Mental Fatigue ∙ It was physically challenging
∙ It was hard to balance housework
∙ I was doing it for myself
  Fighting Time Gaps ∙ After resting for a while, I lost my touch
∙ My memory wasn’t the same as before
∙ I had many fears
Time of Falling and Rising Again Courage to Fall and Rise Again ∙ I had to rise again after falling
∙ I thought it was okay to make mistakes
∙ I learned how to overcome
  Small Achievements, Growing Confidence ∙ I was happy even with small success
∙ A simple compliment motivated me
∙ I gradually gained confidence
  Enduring Comparison with Myself ∙ I began comparing myself to others
∙ My self-esteem dropped
∙ I felt smaller
  Regaining Control Over the Desire to Quit ∙ There were moments when I wanted to quit
∙ I decided to endure
∙ I regained my determination
Calm Resonance, Inner Growth Slow but Steady ∙ It was okay to go slowly
∙ I was gradually improving
∙ I was growing by looking back
  Deeper Resonance than Words ∙ There was comfort felt without words
∙ It left an echo in my heart
∙ We connected without words
  The Power of Time Alone ∙ Time alone was comforting
∙ I needed time for reflection
∙ It felt like quiet support
  Awakening in the Ruins ∙ I learned while breaking down
∙ I found insight in my weakness
∙ It left me with valuable experiences
Clumsy but Strong Solidarity Awkward Beginnings, Slowly Connecting ∙ I tried to approach despite the awkwardness
∙ We gradually grew closer
∙ We started talking with smiles
  From Strangers to Friends ∙ I started talking to strangers
∙ Empathy built trust
∙ Intimacy grew
  Each Other's Experiences Becoming a Path ∙ We moved forward while encouraging each other
∙ It felt like we were learning together
∙ I received comfort
  Feeling the Power of Togetherness ∙ Being together became a source of strength
∙ I was able to help someone
∙ Small forces gathered
Small Steps Toward Tomorrow Preparation for Tomorrow ∙ I made plans and prepared
∙ Small actions led to change
▪ It was a process of preparing myself
  Small but Consistent Action ▪ I worked hard every day
▪ Habits formed
▪ Consistency shaped me
  Applying Learning to Life ▪ I tried to apply what I learned
▪ I found meaning in everyday life
▪ I am changing myself now
  Between Anxiety and Hope ▪ I was anxious, but I also had expectations
▪ Hope gradually grew
▪ I kept walking despite the anx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