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산반도 암반 조간대 대형저서동물의 분포 특성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the community structure and distribution patterns of macrobenthic invertebrates in the rocky intertidal zone of the Byeonsan Peninsula from March 2023 to January 2024. A total of 78 species were recorded during the survey period, with mean abundance and biomass estimated at approximately 171.4 ind./m² and 258.5 gWWt/m², respectively. Mollusks were the most dominant taxonomic group in terms of species richness, accounting for 36 species (46.2%), followed by arthropods with 18 species (23.1%), annelids with 12 species (15.4%), and echinoderms with 4 species (5.1%). The five most dominant species based on density were Mytilisepta virgata, Reishia clavigera, Chthamalus challengeri, Lunella correensis, and Magallana gigas, whereas the dominant species based on biomass were Reishia clavigera, Magallana gigas, Lunella correensis, Tegula turbinata, and Mytilus galloprovincialis. Community analysis revealed that the five sampling sites were classified into two distinct groups, with Sites 1, 2, and 5 forming Group A and Sites 3 and 4 forming Group B, indicating spatial differences in macrobenthic community composition. These differences are likely associated with environmental gradients in the intertidal zone, such as wave exposure and substrate characteristics.
Keywords:
Rocky intertidal zone, Macrobenthic community, Community structure, Species composition, Byeonsan peninsulaI. 서 론
조간대(intertidal zone)는 밀물 시에는 잠기고 썰물 시에는 드러나는 지역을 의미하며, 이곳에 서식하는 생물은 다양한 물리적 환경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생물들은 물때에 맞춰 수직적으로 여러 층을 이루면서 그 변화에 견딜 수 있도록 잘 적응하였고, 조수 웅덩이(tide pool)와 같은 미소서식처를 활용함으로써 생물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Castro and Huber, 2019). 이에 따라 조간대에서는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고, 특히 국내 암반 조간대에서 이루어진 연구는 제주도(Lee and Hyun, 2002), 진해(Paik and Yun, 2003), 여수(Shin et al., 2008), 독도(Cha and Kim, 2012), 울주(Park et al., 2016), 울진(Hong et al., 2017), 태안(Jung et al., 2018; Min and Suh, 2019), 강릉(Kim et al., 2023) 등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가 이루어진 데에는 조간대가 특별한 장비 없이 현장 연구가 가능하고, 동일한 장소에서 반복 관찰이 가능하므로 자연 현상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Park et al., 2016). 또한 해양생태계 내에서 대형저서동물은 기초 생산자와 상위 포식자 사이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핵심적인 영양 매개체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Snelgrove, 1998; Park et al., 2016), 이들의 생물다양성, 생물량, 군집구조에 대한 파악은 연안 저서 생태계의 안정성과 건강성 평가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Wildsmith et al., 2009).
본 연구의 조사 해역인 황해는 조석과 계절적으로 발생하는 폭풍 및 태풍 등 다양한 물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전형적인 대륙연해이다(Zheng and Klemas, 1982; Park and Choi, 1986; Lee and Chough, 1989). 이 중 서해안에 위치한 변산반도는 국립공원 지역으로서 수려한 경관과 해수욕장이 잘 발달해 있어 다양한 해안 레저 및 관광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방문객 증가와 함께 유·무기 오염물의 해양 유입 가능성도 증가하고 있으며, 새만금 방조제 완공 이후 환경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지역이다(Kim et al., 2009; Choi et al., 2013; Han et al., 2014).
그러나 지금까지 서해안에서의 저서생물 연구는 주로 갯벌 생태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상대적으로 분포 면적이 좁은 암반 조간대 대형저서동물 군집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변산반도 연안 5개 정점을 대상으로 대형저서동물의 종다양성, 생물량, 우점종 및 분포 특성을 조사하여 암반 조간대 생태계의 기초 자료를 구축하고,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생물자원 관리 및 보전 전략 수립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변산반도 저서동물 조사는 5개의 정점을 선정하여 2023년 3월부터 2024년 1월까지 계절별로 수행되었다([Fig. 1]). 조간대 조사는 해안선과 수직 방향으로 조사선을 설정하고, 수직 거리를 기준으로 상부, 중부, 하부로 구분하여 수행하였다. 각 정점의 상·중·하부에 각각 3개의 크기 50×50 cm 방형구를 설치하여 생물을 채집하였다. 채집된 생물은 즉시 10% 중성포르말린 용액으로 고정한 후 실험실로 운반하여 종 수준까지 동정하고 개체수와 생체량을 측정하였다. 종의 동정은 관련 문헌을 참고하여 수행하였다.
Map showing the location of the sampling stations (ST.1–ST.5) in the rocky intertidal zone of the Byeonsan Peninsula, Korea.
암반 조간대에서 조사된 저서동물 군집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다양도 지수(H’; Diversity) (Shannon and Weaver, 1949), 균등도 지수(E; Evenness)(Pielou, 1975), 풍부도 지수(R; Richness) (Margalef, 1958), 우점도 지수(D; Dominance) (Simpson, 1949)를 산출하였다.
조사 결과 얻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점 간의 군집 유사성을 파악하기 위해 집괴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때 분석에는 조사기간 동안 채집된 전체 개체수의 0.1% 이상을 차지하는 종의 개체수 자료를 이용하였으며, 이는 희귀종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군집 구조 해석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또한 정점별 군집의 유사성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제곱근(square-root)으로 변환된 출현 개체수 자료를 이용하여 Bray-Curtis 유사도를 산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가중 평균 결합법(group average method)을 적용한 집괴분석을 수행하였다. 구분된 군집의 유의성 검증은 ANOSIM (analysis of similarities) 분석을 이용하였으며, 각 군집 구조에 기여한 종을 파악하기 위해 SIMPER (similarity percentages procedure) 분석을 수행하였다. 모든 분석은 PRIMER (ver. 6.0)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전체 출현종 조성
2023년 3월부터 2024년 1월까지 5개 정점에서 채집된 대형저서동물은 총 78종이 출현하였으며, 총 조사면적(45 m²)을 기준으로 환산한 결과 개체수는 171.4 ind./m², 생물량은 258.5 gWWt/m²로 나타났다. 분류군별 출현종수는 연체동물이 36종(46.2%)으로 가장 많았으며, 절지동물이 18종(23.1%), 환형동물이 12종(15.4%), 극피동물이 4종(5.1%)으로 나타났다. 전체 출현종수의 69.2%가 연체동물과 절지동물에 속하였으며, 나머지는 기타 분류군이 차지하였다. 개체수 기준으로는 연체동물이 127.7 ind./m² (74.5%)로 가장 많았고, 절지동물이 37.5 ind./m² (21.9%)로 뒤를 이었으며, 나머지 분류군들은 각각 5% 미만으로 낮은 비중을 보였다. 생물량 역시 연체동물이 209.0 gWWt/m² (80.8%)로 가장 높았으며, 절지동물이 34.2 gWWt/m² (13.2%)로 앞선 결과들과 같은 경향을 보였다(<Table 1>).

Number of species, abundance (ind./m²), and biomass (gWWt/m²) of macrobenthic invertebrates by major taxonomic groups in the rocky intertidal zone of the Byeonsan Peninsula, based on a total survey area of 45 m²
이러한 전체 출현종 조성을 바탕으로 계절별 및 정점별 변동을 살펴본 결과, 계절별 출현종수는 35~52종(평균 45.8종), 개체수는 131.7~203.6 ind./m², 생물량은 185.6~325.2 gWWt/m² 범위를 보였다([Fig. 2]). 또한 정점별 출현종수는 32~52종(평균 44.4종), 개체수는 77.9~267.1 ind./m², 생물량은 157.7~346.2 gWWt/m² 범위였다([Fig. 3]). 여기서 개체수와 생물량은 방형구에서 채집된 자료의 총량을 각 조사구의 면적으로 나누어 단위면적당 값으로 환산하여 산출하였다.
Seasonal variation among seasons in (A) number of species, (B) abundance (ind./m²), and (C) biomass (gWWt/m²) of macrobenthic invertebrates in the intertidal zone of the Byeonsan Peninsula, based on data collected from five sampling sites during the study period.
2. 우점종의 종류 및 변화
조사기간 동안 출현한 대형저서동물 중 개체수 기준 상위 5종은 굵은줄격판담치(Mytilisepta virgata), 대수리(Reishia clavigera), 조무래기따개비(Chthamalus challengeri), 눈알고둥(Lunella correensis), 굴(Magallana gigas)이었으며, 각각 3.2~41.8 ind./m²로 나타났다(<Table 2>). 이들 5종은 전체 개체수의 약 70%를 차지하였으며, 개체수 기준 상위 10종의 상세 출현 개체수 및 비율은 <Table 2>에 제시하였다.

Top 10 dominant macrobenthic species based on abundance (ind./m²) and biomass (gWWt/m²) in the intertidal zone of the Byeonsan Peninsula
생물량 기준 상위 5종은 대수리, 굴, 눈알고둥, 구멍밤고둥(Tegula turbinata), 지중해담치(Mytilus galloprovincialis)였으며, 각각 6.1~57.6 gWWt/m²로 나타났다(<Table 2>). 이들 5종의 총 생물량은 전체 생물량의 약 60%를 차지하였으며, 생물량 기준 상위 10종의 상세 생물량 및 비율은 <Table 2>에 제시하였다. 개체수 기준 우점종과 생물량 기준 우점종을 비교한 결과, 대수리, 눈알고둥, 굴 등 일부 종은 두 지표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우점종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무래기따개비, 굵은줄격판담치, 총알고둥(Littorina brevicula)은 개체수 기준 상위 우점종으로 나타났으나 생물량 기준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기여도를 보였으며, 주황해변해면(Hymeniacidon perlevis), 지중해담치, 개굴잠쟁이(Anomia chinensis)는 생물량 기준 상위 우점종에 포함된 반면 개체수 기준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보였다. 여기서 개체수와 생물량은 방형구에서 채집된 자료의 총량을 전체 조사면적으로 나누어 단위면적당 값으로 환산하여 산출하였다.
3. 생태학적 지수
조사기간 동안 정점별 대형저서동물 군집의 균등도 지수(Pielou, E)는 0.55~0.68(평균 0.62) 범위를 보였으며, 정점 3에서 가장 높고 정점 5에서 가장 낮았다([Fig. 4A]). 종다양도 지수(H′)는 2.06~2.66(평균 2.33)의 범위를 보였으며, 정점 3에서 가장 높고 정점 5에서 가장 낮았다([Fig. 4B]). 종풍부도 지수(Margalef, R)는 4.40~6.88(평균 5.61)의 범위를 보였으며, 정점 3에서 가장 높고 정점 4에서 가장 낮았다([Fig. 4C]). 우점도 지수(D)는 0.12~0.22(평균 0.17)의 범위를 보였으며, 정점 5에서 가장 높고 정점 3에서 가장 낮았다([Fig. 4D]). 전반적으로 종다양도 및 종풍부도는 정점 3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우점도는 정점 5에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4. 군집구조
출현 개체수 자료를 기반으로 대형저서동물 군집 분석을 수행한 결과, 조사 정점들은 크게 2개의 그룹으로 구분되었으며, 정점 1·2·5는 그룹 A, 정점 3·4는 그룹 B로 묶였다([Fig. 5]). 그룹 A에서는 정점별 평균 46종, 224.3 ind./m²로 나타났으며, 그룹 B에서는 평균 41종, 92.2 ind./m²로 나타났다.
Cluster analysis of macrobenthic community structure among sampling stations based on Bray–Curtis similarity in the intertidal zone of the Byeonsan Peninsula.
ANOSIM 분석 결과, 정점에 따른 대형저서동물 군집 구조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R = 0.563, p < 0.05). 또한 dendrogram을 통해 구분된 두 군집 그룹(A, B) 간의 차이 역시 뚜렷한 차이를 보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R = 0.930, p < 0.05). 반면 계절에 따른 군집 구조의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R = 0.127). 이러한 결과는 군집 구조의 분리가 계절적 요인보다는 정점 간 공간적 차이에 의해 주로 설명됨을 시사한다.
SIMPER 분석 결과, 그룹 A의 군집 유사도에 가장 크게 기여한 종은 굵은줄격판담치(21.9%), 대수리(17.0%), 조무래기따개비(15.0%), 굴(6.2%), 납작게(Gaetice depressus)(5.0%)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상위 5종의 누적기여율은 65.1%였다(<Table 2>). 그룹 B에서는 눈알고둥(24.1%), 대수리(16.2%), 납작게(9.9%), 집게류(Anomura sp.)(8.0%), 개울타리고둥(Monodonta confusa)(7.8%)이 주요 기여종으로 확인되었고, 이들 상위 5종의 누적기여율은 66.0%였다(<Table 3>). 한편, 그룹 간 비유사도에 가장 크게 기여한 종으로는 굵은줄격판담치, 조무래기따개비, 눈알고둥, 대수리, 굴 등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정점 1, 2, 5가 서로 유사한 조성을 보인 반면, 정점 3, 4는 이들과 뚜렷이 구별되는 군집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Ⅳ. 결 론
조사기간 동안 변산반도 암반 조간대에 출현한 대형저서동물은 총 78종으로 이 중 연체동물문이 36종(46.2%)으로 가장 높은 출현종수를 보였고, 절지동물문은 18종(23.1%), 환형동물문은 12종(15.4%)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국내 암반 조간대에서는 연체동물과 절지동물이 우점 분류군으로 보고되어 왔다(Shin et al., 2008; Park et al., 2016; Hong et al., 2017; Jeong et al., 2021; Lee et al., 2022). 여수, 진도군 일대 무인도서, 울주군, 울진군, 완도·조도 지역 모두에서 연체동물의 출현종수가 가장 많았으며, 절지동물과 환형동물이 그 뒤를 차지하는 공통적인 분류군 조성 경향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암반 조간대 대형저서동물은 조사 시간, 채집횟수, 조사정점 수에 따라 출현종수가 달라질 수 있고, 해당 조사 지역의 노출시간, 암반의 기질, 조간대의 길이 등의 서식환경 조건에 따라서도 출현종수가 달라질 수 있다(Yang et al., 2022). 따라서 지역 간 출현종수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선행연구들 뿐만 아니라 본 연구에서도 연체동물문, 절지동물문, 환형동물문이 주요 출현 분류군으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변산반도 암반 조간대의 대형저서동물 군집이 국내 여러 지역에서 보고된 군집과 유사한 종 조성 구조를 가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조사기간 동안 대형저서동물 군집은 계절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이는 조사 해역의 군집 구조가 계절 변화보다 각 정점별 암반 형태, 물리적 노출, 미소서식처의 차이 등과 같은 공간적 요인에 의해 더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정점별 군집구조를 중심으로 분석하였으며, 변산반도 5개 조사 정점의 출현종을 바탕으로 Bray–Curtis 유사도 지수를 이용한 군집 분석 결과, 조사 해역은 크게 두 개의 군집으로 구분되었다. 군집 A에는 정점 1, 2, 5, 군집 B에는 정점 3, 4가 속하였고, SIMPER 분석 결과 A군집의 주기여종은 굵은줄격판담치, 대수리, 조무래기따개비, 굴, 납작게, B군집의 주기여종은 눈알고둥, 대수리, 납작게, 집게류, 개울타리고둥으로 나타났다. 또한 두 군집 간 비유사도에 주로 기여한 종은 굵은줄격판담치, 조무래기따개비, 눈알고둥, 대수리, 굴로 나타나, 이들 종의 출현 여부와 상대적 기여도가 두 개의 군집으로 구분되도록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에서 수행한 우점종 분석 결과와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우점종은 개체수 기준으로 굵은줄격판담치, 대수리, 조무래기따개비, 눈알고둥, 굴 순이었으며, 생물량 기준으로는 대수리, 굴, 눈알고둥, 구멍밤고둥, 지중해담치 순으로 나타났다. 즉, 대형저서동물 군집의 구조는 우점종의 분포 양상과 그 변동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이러한 우점종의 시·공간적 변화 특성은 군집의 생태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Lim and Hong, 1997; Noh et al., 2018).
국내 암반 조간대 선행연구에서도 본 연구에서 확인된 주요 우점종들이 반복적으로 보고되어 왔다. 여러 지역에서 조무래기따개비와 굵은줄격판담치와 같은 부착성 종이 상·중부 조간대의 대표적인 우점종으로 나타났으며, 총알고둥류와 배말류를 포함한 이동성 복족류 역시 주요 우점종으로 빈번하게 보고되었다(Shin et al., 2008; Park et al., 2016; Hong et al., 2017; Jeong et al., 2021). 특히 서해안과 남해안 일대에서는 조무래기따개비, 굵은줄격판담치, 총알고둥류, 굴, 대수리 등이 지역과 조간대 높이에 따라 우점종으로 출현하는 공통적인 경향을 보였다(Jung et al., 2018; Lee et al., 1985).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에서 확인된 우점종 조성과도 잘 일치한다.
본 연구에서 출현한 우점종 중 굵은줄격판담치는 두꺼운 패각과 강한 족사(byssal thread)를 이용해 강한 파랑에서도 부착이 가능하며, 조간대 중상부의 교란 환경에 잘 적응한 대표적인 부착생물로 알려져 있다(Gerdol et al., 2017; Morton, 2019). 조무래기따개비 또한 강한 파랑이 미치는 조간대 상부에서 높은 피복률을 보이는 절지동물이다(Cha and Kim, 2012). 즉 이들 종은 조간대 상·중부에서 암반 표면을 집단적으로 점유하며 군집 구조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아, 출현 여부 자체가 암반 조간대의 물리적 환경 특성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이들 종은 정점 1, 2, 5에서만 출현하였으며, 이는 해당 정점들이 지형적으로는 반도 내부에 위치하더라도 암반 노출 상태가 크고 미소지형의 완충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상대적으로 파랑과 같은 물리적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환경이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정점 3은 Noh et al.(2018)에서 본 연구와 동일한 정점으로 조사되었으며, 암반의 굴곡과 음영이 발달한 형태적 특성으로 인해 파랑과 같은 물리적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지역으로 보고된 바 있다. 정점 4 또한 정점 3과 유사하게 암반의 굴곡과 음영이 발달하여 그늘지고 습윤한 미소환경이 형성되어 있었으며, 이러한 지형적 특성은 물리적 교란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정점 3과 4에서는 굵은줄격판담치와 조무래기따개비와 같은 부착성 우점종이 출현하지 않고, 암반의 틈새나 그늘진 환경에 적응한 눈알고둥, 개울타리고둥과 같은 복족류가 주로 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점 1, 2, 5는 상대적으로 물리적 교란이 크게 작용하는 암반 노출 환경에 적응한 부착성 종이 우점하는 군집 A로, 정점 3과 4는 물리적 영향이 완화된 미소환경에 적응한 복족류가 우점하는 군집 B로 구분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군집 간 차이는 암반의 기질 구조, 파랑 노출도, 지형적 경사, 그리고 국지적인 인위적 교란 여부 등 정점별 물리적 환경 차이에 의해 유도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군집 구분은 여러 정점이 나타내는 물리적 환경의 경향성이 반영된 결과로, 동일 정점 내에서도 국지적인 미소서식처의 환경 조건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굴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리 교환이 제한되고 파랑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약한 환경을 선호하는 내만성 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는 굴이 정점 1·2·5에서만 출현하였다. 이는 조사 해역 전체의 환경을 단일 유형으로 해석하기보다는, 해당 정점 내에서 암반의 틈이나 부착성 생물 군락 내부와 같이 비교적 안정된 미소서식처가 국지적으로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굴의 출현은 내만성 환경의 확산을 의미하기보다는, 정점별 암반 구조에 의해 형성된 미세한 서식환경 차이를 반영한 결과로 판단된다.
한편, 생태지수 분석 결과는 정점 간 군집 구조 차이가 지수 값의 변화 양상에서도 확인되었다. 종다양도지수(H′)와 균등도지수(E)는 정점 3에서 상대적으로 높고 정점 5에서 낮게 나타난 반면, 우점도지수(D)는 정점 5에서 높고 정점 3에서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특정 정점에서 부착성 우점종으로 출현한 굵은줄격판담치와 조무래기따개비 등의 상대적 기여도가 증가할수록 군집의 우점도가 높아지고 균등도 및 종다양도가 감소할 수 있음을 나타내며, 반대로 주요 우점종의 출현이 적은 정점에서는 여러 종이 비교적 고르게 출현하여 균등도와 종다양도가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생태지수의 변화 양상은 군집 분석 및 우점종 분석 결과와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따라서 변산반도 암반 조간대 대형저서동물 군집은 짧은 공간적 거리 내에서도 조사 정점별 암반 형태, 상대적인 파랑 노출 조건, 그리고 미소서식처 구조의 차이에 따라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굵은줄격판담치와 조무래기따개비와 같은 부착성 우점종의 출현 여부와 상대적 기여도는 군집 구조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이러한 우점종의 분포 양상은 각 정점의 물리적 환경 특성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변산반도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보호 지역이자, 동시에 관광 및 연안 이용 압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해역으로, 암반 조간대 생태계의 미세한 공간적 이질성은 외부 교란에 의해 쉽게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 결과는 변산반도 암반 조간대가 단일한 환경이 아닌 다양한 미소서식처가 공존하는 복합적인 공간임을 보여주며, 향후 연안 개발 및 이용 과정에서 정점별 서식환경 특성을 고려한 관리 및 보전 전략 수립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생물자원 관리와 암반 조간대 생태계 보전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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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Fig. 3]](/xml/49233/KSFME_2026_v38n2_388_f003.jpg)
![[Fig. 4] [Fig. 4]](/xml/49233/KSFME_2026_v38n2_388_f00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