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Fishries And Sciences Educa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Fisheries and Marine Sciences Education - Vol. 29, No. 6, pp.1994-2010
ISSN: 1229-8999 (Print) 2288-2049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Dec 2017
Received 05 Oct 2017 Revised 10 Nov 2017 Accepted 21 Nov 2017
DOI: https://doi.org/10.13000/JFMSE.2017.29.6.1994

대학생의 문화성향과 정신건강, 주관적 안녕감의 관계 및 성차

최태진
중부대학교
The Relationship between Cultural Disposition and Mental Health, Subjective Well-being of University Students, and Gender Differences in Those Relationships
Tae-Jin CHOI
Joongbu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041-750-6253, ctaejin7@joongbu.ac.kr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relationship between cultural disposition, mental health and subjective well-being of university students and to examine whether gender differences exist in those relationships. For the study, 398 students were sampled from two universities. The data were collected using SCL-90-R, Index of Well-being and, Aucland Individualism-Collectivism Scale and statistical analysis was performed. The results were as follows: First, university students' depression, anxiety, interpersonal sensitivity, paranoia, and the subjective well-being score tended to be slightly higher. There was no significant difference in mental health and subjective well-being between male group and female group. Second, male group tend to be more individualistic than female group, but there was no difference in collectivism. Male group showed no difference between individualism and collectivism disposition, but female group had significantly higher collectivism disposition than individualism score. Third, in male group, individualism disposition contributed significantly to depression, anxiety reduction and subjective well-being increase. However, in the female group, the individualism disposition was not related to depression and anxiety. Fourth, in the male group, depression, anxiety, and paranoia were significantly lower in the individualism higher group than in the lower group, and the subjective well-being was significantly higher. In female group, the collectivism higher group showed higher subjective well-being than the lower group. Based on the above results, the implications, limitations of this study and follow-up study were suggested.

Keywords:

Cultural disposition, Individualism-collectivism, Mental health, Subjective well-being, Gender difference

Ⅰ. 서 론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에 관한 국가 수준의 통계나 연구보고서는 찾기 어렵다. 대신 몇 가지 자료를 통해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추론해 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2001년 이후 5년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신질환실태역학조사를 해오고 있다. 2016년 정신질환실태조사(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The Samsung Medical Center, 2016)에 의하면, 18~29세 연령층에서 정신질환 유병률(남 17.2%, 여 20.3%)이 가장 높았다. 주요 우울증의 경우, 2011년도 조사에 비하여 전연령층에서 감소하였으나 20대 남자 특히 미취업층에서 증가하였고, 불안장애 1년 유병률 역시 20대(남 7.4%, 여 10.8%)에서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이 매년 평균 70%에 이르고 있음(KEDI, 2017)에 비추어 본다면, 이는 곧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을 보여주는 것으로 추측된다. 또 다른 자료는 2016 사회조사보고서(Statistics Korea, 2016)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대학생들이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비율은 58.4%로 나타나 고등학생의 54.4%, 초중학생의 41.7%에 비해 가장 높았다.

대학생 시기의 정신건강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청소년과 성인기 사이의 과도기적 시기라는 특성 그리고 대학생이 직면하는 학업적·발달적 과업 문제와 어우러져 여러 국가들에 걸쳐 어느 정도 보편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 대학건강협회(American College Health Association)의 2015 국립대학건강평가조사에 의하면 미국 대학생 6명 중 1명(15.8%)이 불안으로 진단받거나 치료를 받았으며(BU today, 2016.10.02.), 미국 일반인의 일반화된 불안장애 유병율이 4.3~5.9%인데 비해 대학생의 유병율은 7%로 추정된 바 있다(Eisenberg et al. 2013). 일본의 경우에도 대학생의 주요 우울장애와 사회적 불안장애의 1년 유병률은 4.8%, 4.0%로 일반 성인에 비하여 높게 나타났다(Nishimura et al., 2008).

대학생의 정신건강 문제를 다루고 있는 연구들은 주로 우울, 불안, 주관적 안녕감에 초점을 두고 있다(Shim Eun-Jung, 2016; Shin Min-Jung · Chung Kyong-Mee · Kim Eun-Sung, 2012). 특히 우울과 불안이 대학생의 적응, 학업수행, 중독, 삶의 만족도 등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변인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Andrews & Wilding, 2004; Shin Hyun-Kyun, Chang Jae-Yoon, 2003). 대학생의 불안, 우울의 원인 혹은 영향인으로 제시되는 변인은 다양하다. 본 연구자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자료검색으로 최근 5년 이내(2014~2017년)의 대학생의 정신건강에 관한 국내 논문을 수집·분석한 결과, 우울 혹은 불안을 종속변인으로 설정하고 있는 논문은 총 77편(학위논문 47편, 학술지논문 30편)이었다. 독립변인을 보면, 가족요인 34편(44.2%), 개인 특성요인 24편(24%), 환경요인 11편(14.3%), 기타 8편(10.4%)이었다. 가족 요인은 부모애착(18편), 모의 심리적 통제(6편), 아동기의 외상경험(6편), 기타 가족변인(4편)이었으며, ‘성장·발달과 관련된 요인’으로 볼 수 있었다. 개인 특성 요인은 완벽주의(6편), 패배감(2편), 평가에 대한 부정적 해석(4), 자기초점 주의(3편), 수치심(2편),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 부족(4편), 대인 두려움(3)으로 ‘현재의 성격 특성과 관련된 요인’으로 나타났다. 환경 요인은 대학생활 스트레스(2편), 진로·취업 스트레스(5편), 생활스트레스(5편)로 ‘상황적 요인’이었다. 요컨대, 대학생의 우울, 불안의 주요 원인은 성장·발달적 관점, 성격특성 관점, 상황적 관점으로 볼 수 있었다.

국내의 이러한 관점과는 달리 최근 다수의 국외 연구들은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대학생의 정신건강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바로 정신건강에 관한 문화접근 모형이다(Shweder, 1991; Triandis & Suh, 2002). 문화접근 모형에서는 문화와 사회구조가 다르면 그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마음, 정서 또한 다르다고 전제하며(Choi Sang-Chin·Han Gyu-Seog, 1998), 문화 차이가 곧 정신건강의 차이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 같은 생각은 1990년대 이후 인간의 문화적 존재 구속성(Markus & Kitayama, 1991; Schwartz, 1994)에 대한 생각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문화를 이해하는 대표적인 개념적 틀은 개인주의(individualism)-집단주의(collectivism) 차원이다(Han Gyu-Seog, 1991; Hui & Triandis, 1986; Triandis et al., 1988). 개인주의-집단주의 틀은 문화의 차이에 대한 중요한 준거들을 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과의 교차점(intersec tion)을 탐색하는 데에도 중요한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Harris & Aycicegi, 2006; Triandis & Gelfand, 1998). 정신건강과의 관계에 대한 논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인주의-집단주의의 관점을 간략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인주의 문화와 집단주의 문화의 구분은 사회단위를 개인 혹은 집단으로 보느냐 하는 차이에서 시작된다(Choi, Tae-Jin, 2014; Hui & Triandis, 1986). 즉,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개인을 사회구성의 기본 단위로 파악하며,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확장된 자기로서의 사회집단을 기본 단위로 파악한다. 따라서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독립심, 개인 간의 경쟁, 개인의 성취욕, 자기만족, 자유 그리고 개인의 쾌락 등이 강조되며,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상호의존, 집단구성원간의 조화, 사회적 지위, 가족의 안전, 그리고 협동 등이 강조되는 경향을 띠게 된다(Cho Geung-Ho, 1996; Markus & Kitayama, 1991). 대체로 미국, 영국, 호주 등은 개인주의 문화권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은 집단주의 문화로 분류되고 있다(Hue, 1988).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화수준에서의 자기관은 곧 개인수준의 심리적 경향으로 변형된다는 사실이다(Gergen & Gergen, 1988; Kitayama & Markus, 1994; Triandis et al., 1985). 결과적으로 개인주의 문화권내 다수의 사람들은 개인주의 성향자(individualist traits)로, 집단주의 문화권의 다수의 사람들은 집단주의 성향자(collectivist traits)의 경향을 지니게 된다(Triandis et al., 1985). 개인주의 성향자는 개인주의 문화에서와 동일한 방식의 자기관, 행동, 태도, 가치 기준, 사고양식을 지니며, 집단주의 성향자 역시 집단주의 문화와 동일한 방식의 자기관 등을 지닌다. 즉, 개인주의 성향자들은 자기 의존, 경쟁, 독특성, 쾌락주의, 내집단과의 정서적 거리를 강조한다(Triandis & Suh, 2002). 반면 집단주의 성향자들은 상호의존성, 사교성, 가족 통합을 강조한다(Cross et al., 2000). 또한 개인주의 성향자들은 안락한 삶, 경쟁, 쾌락에 가치를 두며 높은 자기 효능감을 가진다(Triandis et al., 1985). 그러나 집단주의 성향자들은 독특성에 낮은 가치를 부여하고 협력과 평등에 놓은 가치를 부여한다(Triandis et al., 1985).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자 간에 정신건강에 차이가 나는 이유 중의 하나가 개인주의 문화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개인주의 성향자가 아니며, 집단주의 문화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집단주의 성향자는 아니라는 것에 있다. Triandis et al. (2001)에 따르면, 모든 문화에는 개인주의 성향자와 집단주의 성향자가 서로 다른 비율로 있다. 일반적으로 개인주의 문화에는 약 60%의 개인주의 성향자가, 집단주의 문화에는 약 60%의 집단주의 성향자가 분포하고 있다(Triandis & Suh, 2002).

개인주의 성향자와 집단주의 성향자의 정신건강에 대한 몇 가지 다른 관점이 있다. 첫째, 집단주의 성향자에 비해 개인주의 성향자들이 정신건강에 취약하다는 관점이다. 몇 학자들은 많은 정신병리는 개인주의 성향자가 갖는 사회적·심리적 단점에 기인한 ‘개인주의의 질병’이라고 본다(Scott, Ciarrochi, & Deane, 2004). Harris, Aycicegi(2006)는 경쟁, 괘락, 개인적 목표를 최상위에 놓는 것 등과 같은 개인주의 가치가 많은 서구의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라 보았다. 경험적 연구를 보면, Scott et al. (2004)은 호주 대학생을 조사하였는데 개인주의 성향은 사회적 지원 연계망이 낮으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정서관리 능력의 저하, 절망과 자살에 대한 높은 생각 등과 관계가 있었다. Zhang, Morvilitis, Ingersoll(2007)은 미국 대학생과 중국 대학생을 비교한 결과, 개인주의 성향은 높은 자아존중감, 높은 우울, 낮은 사회적 지지와 상관이 있었다. Hwu et al. (1989)은 집단주의 문화권인 대만이 미국보다 우울, 알콜중독, 반사회적 성격장애, 정신분열증, 공황장애, 공포장애, 강박장애 등의 유병율이 낮음을 발견하였다.

둘째, 개인주의 성향자와 집단주의 성향자 간 정신건강의 문제 유형이 다르다는 관점이다. 이러한 입장을 지지하는 연구들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가 각기 구별되는 이로운 점과 불리한 점이 있다고 본다(Triandis & Gelfand, 1998; Triandis, 2001). 예를 들어, Hui, Triandis(1986)는 개인주의 성향은 반사회적 성격장애, 나르시시즘, 충동성 등의 임상척도와 높은 정적상관이 있으며, 집단주의 성향은 우울, 사회적 불안, 강박적 성격특성, 의존적 성격과 높은 상관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집단주의는 사회적 지지와 소속감을 제공하지만 이와 동시에 사회적 의무를 충족시키지 못할까 하는 불안을 낳게 하며, 집단주의 문화 사회화의 결과로 인해 의존성이 증가되고 자율성이 감소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Schwartz, 1990). Diener, Diener(1995)는 집단주의 문화에서 양육된 아동들은 자아존중감이 침해될 수 있으며, 순응적이며 비개혁적인 사람이 되고 낮은 수준의 행복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하였다. Tafarodi, Smith (2001)는 말레이시아 대학생과 영국 대학생 비교를 통해 집단주의 성향자는 부정적인 사회적 사건에 반응하여 우울기분이 촉진되고, 개인주의 성향자는 부정적인 성취 관련 사건에 반응하여 우울기분이 촉진된다고 하였다.

세 번째는 심리적 적응이란 곧 개인의 문화성향과 사회의 문화가치 간의 매칭 정도에 달려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곧 문화 합치 가설(culture fit hypothesis)이다(Harris & Aycicegi, 2006; Triandis, 2000). 이러한 입장을 지지하는 연구들은 정신병리와 관계된 특성은 개인주의 문화에 살고 있는 집단주의 성향자와 집단주의 문화에 살고 있는 개인주의 성향자에게 빈번할 것이라고 본다. 경험적 연구를 보면, Harris, Aycicegi (2006)는 보스턴 대학 학생과 이스탄불 대학 학생을 비교하였더니 보스턴 대학생의 집단주의 성향 점수는 우울, 사회적 불안, 강박 장애, 의존적 성격과 정적상관을 보였으며, 개인주의 성향 점수는 부적상관을 나타내었다. 이스탄불 학생들에게서는 반대로 개인주의 성향 점수는 편집증, 정신분열증, 자기애착 장애, 경계선 장애, 반사회적 성격장애와 정적상관이 있었고, 집단주의 성향 점수는 낮은 증상과 관계가 있었다. 이는 사회의 가치와 상충하는 성향은 낮은 정신건강을 갖게 하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화 성향과 정신건강의 관계는 언급한 3가지 관점 외에 소수의견으로 제4의 관점이 있다. 예를 들어, Imamoglu(1998)는 기본적으로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이 단일 차원의 양극이라는 생각에 반대하고 각기 다른 하나의 축이며 직교적인 것으로 본다. 따라서 개인주의 성향이 높아서 자기 발달추구적이며, 이와 동시에 집단주의 성향이 높아서 타인과 상호관계성을 잘 맺는 사람이 가장 건강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집단주의 성향, 개인주의 성향 모두가 낮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개인의 정신건강을 문화 성향이라는 변인과 연관시켜 볼 수 있는 이론적·경험적 근거는 상당하다. 그러나 언급한 것처럼 본 연구자가 검색한 77편의 논문에서는 문화 성향과 관련한 연구는 찾기가 어려웠다. 이에 본 연구는 우리나라 대학생을 대상으로 문화 성향과 정신건강의 관계를 탐색해 보고자 한다. 문화에 초점을 둔 연구는 대학생의 정신건강을 성장·발달적 관점, 성격특성 관점, 상황적 관점으로 제한되어 파악했던 경향에 보다 포괄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상기한 문화와 정신건강과의 관계에 관한 여러 관점 간의 논쟁점을 검증해 보는 의의도 있을 것이다. 부가적으로 본 연구의 결과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문화성향이 어떠한지를 보여 주는 의의가 있다.

대학생의 문화성향과 정신건강과의 관계를 살펴봄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성차 문제이다. 선행연구를 보면 정신건강과 문화 성향 모두 성차와 관련하여 각기 다른 견해가 혼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울, 불안과 같은 정신건강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취약하다는 연구가 우세하다. 이러한 입장은 국내외의 연구에서 공통적이다. 국내 연구에서 여자 대학생은 남자 대학생에 비해 불안, 정신병질 성향이 유의하게 높았으며(Kim Young-Youn·Lee Eun-Jin·Kim Beom-Jun, 2011; Han Min et al., 2012), 취업스트레스, 우울, 불안, 적응력 등 일반적 정신건강에서 더 취약하고(Shin Hyun-Kyun · Chang Jae-Yoon, 2003), 신체화, 강박증, 불안, 정신증, 우울, 적대감, 편집증에서도 더 많은 어려움을 나타내었다(Kong Maria · Kang Yun-ju, 2012). Roh et al.(2006)는 대학생들의 우울장애 관련 역학요인으로 여성 성별 요인을 제시한 바 있다. 국외에서도 불안, 우울 등의 정서장애 증상은 남자 대학생에 비하여 여자 대학생에게서 더 많이 관찰된다고 보고되며(Costello, Mustrillo, Erkanli, Keeler, & Angold, 2003), 우울과 불안장애는 여성의 유병율이 더 높은 대표적인 정신장애로 언급되고 있다(Kuehner, 2003). 성차의 이유는 주로 성호르몬 및 학습된 성역할과 관련된 것으로 이해된다. 즉 여성 호르몬의 영향 및 여성들이 남성보다 정서를 더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Rudolph, 2002). 그러나 이와는 다른 연구도 있다. 중학생까지는 여학생의 우울과 불안이 높으나 고등학생 이후 성차가 사라진다는 연구(Shin Min-Jung et al., 2012), 여자 대학생은 불안 유병율이 높고, 남자 대학생은 우울 유병율이 더 높다는 연구(Shim, Eun-Jung, 2016)도 있다.

문화 성향 측면에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집단주의 성향이 높다는 보고가 우세하다. Hong Ki-Won(2008)은 남녀 대학생 간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의 한 요소인 독립성과 상호의존성의 차이를 검토하였는데, 상호의존성에서는 남녀 간 차이가 없었으나 독립성에서는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도 여성들은 남성에 비하여 자신을 보다 집단주의적이며(Madson & Trafimow, 2001), 상호의존적이고 관계지향적이라고 표현하였다(Cross & Madoson, 1997; Kashima et al., 1995). 문화성향에서의 성차는 곧 남녀 간에 자아개념, 자아존중감을 평가하는 기준에서 차이가 있게 한다는 연구도 있다. 즉, 남성들은 독립적인 자기에 기반을 두고 자아개념을 가지며, 여성들은 상호의존적 자기를 지향한다(Josephs et al., 1992). 또한 남성들은 자신의 자아존중감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남자다움, 개별화, 성취에 기반을 두는 반면, 여성들은 관계적 자기로 자신을 평가한다(Holland & Andre, 1994). 한편, 남성과 여성 간에 문화성향에서 차이가 없다는 연구도 있다. Watkins et al.(1996)은 개인주의 문화로 분류되는 4개국과 집단주의 문화로 분류되는 5개국을 조사하였는데 개인주의 문화인 3개국에서는 여성들이 자신을 집단주의 성향자 혹은 관계적 자기로 자신을 기술하는 경향이 높았지만, 집단주의 나라 중 2개국에서는 정반대로 결과가 나타났다. Watkins et al.(1997)의 후속연구에서는 리투아니아, 홍콩, 미국의 중류계층 성인을 대상으로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을 조사하였는데, 국가 간 차이보다 성차가 오히려 더 적었다. 요컨대, 성차에 관한 선행연구는 문화성향과 정신건강의 관계에서 성차 또한 분석단위로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보여준다.

이상의 배경에 따라 본 연구는 우리나라 대학생의 문화성향과 정신건강 및 주관적 안녕감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며, 또 그와 같은 관계가 남녀 대학생에 따른 성차가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이러한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성향과 정신건강과의 관계에 대한 여러 관점 중 어느 입장이 보다 타당하다고 볼 수 있는지 확인해 볼 것이다. 구체적인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생들의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과 정신건강 및 주관적 안녕감의 관계는 어떠한가? 둘째,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과 정신건강, 주관적 안녕감의 관계는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


Ⅱ. 연구 방법

1. 연구대상

연구를 위하여 충남에 소재한 2개 4년제 사립종합대학에서 교양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을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다. 2개 대학 모두는 재학생의 60% 정도가 수도권 거주자이고 나머지는 지방 거주자이다. 최초 425명의 응답자료가 수집되었으나 불성실한 응답사례를 제외하여 398명의 자료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성별분포는 남 196명(49.2%) 여 202명(50.8%)이며, 학년별 분포는 1학년 339명(85.2%), 2학년 59명(14.8%) 이었다.

2. 측정도구

가. 간이정신진단검사(SCL-90-R)

참여자들의 정신건강을 측정하기 위하여 Derogatis(1977)에 의해 개발되고 국내에서 Kim Kwang-Iel 등(1984)이 재표준화한 간이정신진단검사(Symptom Check List-90-Revision)를 활용하였다. SCL-90-R은 90개 문항으로 구성된 자기보고식 다차원증상목록 검사로 9개의 증상차원(임상척도)과 3개 전체지표를 사용하여 피검자의 임상적 특성을 평가한다. 본 연구에서는 대학생 정신건강의 대표적 지표로 알려져 있는 우울(13문항), 불안(10문항) 요인과 함께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에 따른 차이를 반영할 것으로 생각되는 대인예민성(9문항), 편집증(6문항) 요인을 사용하였다. 응답방식은 5단계 리커트 척도(0.전혀없다~4.아주심하다)를 사용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요인에서 취약함을 의미한다. 본 연구대상에서 산출된 신뢰도 계수(Cronbach α)는 차례로 .81, .78, .71, .79 였다.

나. 주관적 안녕감 척도

주관적 안녕감 척도는 ‘정신건강의 문제를 다룰 때에는 심리적 안녕감의 요소에 관해서도 함께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Kim Jin-young · Ko Young-gun, 2016)를 수용하여 사용하였다. 주관적 안녕감은 ‘대학생들이 보다 일상적으로 느끼는 삶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이나 주관적인 행복감’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Combell, Converse, Rodgers(1976)의 주관적 안녕감 지표(Index of Well-being)을 Han Jeong-Won (1997)이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척도는 개인의 보편적 안녕감의 크기를 나타내는 9개 문항과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는 1문항으로 총 1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편적 안녕감의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들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보편적인 정서상태를 묘사하고 있는 형용사 쌍(예, 행복한 -불행한) 으로 구성되어 있다. 응답방식은 7단계 리커트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7.매우 그렇다)를 사용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긍정적으로 안녕감을 느끼고 있음을 의미한다. 산출된 신뢰도 계수는 .93이었다.

다. 오클랜드 개인주의-집단주의 척도

개인주의-집단주의 문화성향을 측정하기 위하여 Shulruf, Hattie, Dixon(2007)이 개발한 오클랜드 개인주의-집단주의 척도(Aucland Individualism-Collectivism Scale: AICS)를 번안하여 사용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자가 국문으로 1차 번안한 다음, 영어와 한국어를 함께 사용하는 미국인 교수의 도움을 받아 번역-역번역의 과정을 거쳤다. 개인주의 성향은 3개 하위요인 12개 문항으로 측정되며 책임감(responsibility, 4문항), 독특성(unique, 4문항), 경쟁심(compete, 4문항)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집단주의 성향은 2개 요인 8문항으로 조언추구(advice, 4문항), 조화추구(harmony, 4문항)요인으로 구성된다. 응답방식은 7단계 리커트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7.매우 그렇다)를 사용하였으며, 각각 점수가 높을수록 개인주의적 혹은 집단주의적 성향이 높음을 의미한다. 산출된 신뢰도 계수는 개인주의 .81(경쟁 .73, 독특성 .83, 책임 .63), 집단주의 .76(조언 .81, 조화 .63) 이었다.

3. 자료수집

자료수집을 위해 응답자의 성별, 학년을 묻는 문항과 3개 척도 문항을 모두 함께 묶어 설문지를 구성하였으며, 교양수업 중 일부 시간을 할애 받아 집단검사로 응답 자료를 수집하였다. 안내문을 통해 연구의 목적과 검사내용, 비밀보장 등에 관한 사항을 전달하였으며 평균 검사 소요시간은 20~25분 정도였다.

4. 자료처리

기초통계량 산출을 위하여 정신건강 및 주관적 안녕감, 문화 성향 변인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고 남녀 집단 간 t검증을 수행하였으며, 변인 간 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문화성향과 정신건강 및 주관적 안녕감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남녀 집단별로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 하위척도를 독립변인으로 정신건강 및 주관적 안녕감에 대한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산팽창계수(VIF)는 모두 1.2이하로 나타나 독립변수 간 다공선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끝으로 개인주의 및 집단주의 성향 수준 집단 간 정신건강 및 주관적 안녕감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하여, 남녀 집단에 따라 개인주의-집단주의 변인의 평균±1SD를 기준으로 상·하위 집단을 구분하여, 집단 간 정신건강 및 주관적 안녕감 점수에 대한 평균차 검증을 수행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연구변인에 대한 기초 통계량 및 남녀 집단 간 비교

<Table 1>은 남녀 집단별로 정신건강 및 주관적 안녕감, 문화성향 변인에 대해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는 한편 평균차 검증을 수행한 결과이다.

Descriptive statistics and comparison of means between male and female group

기술통계량을 보면, 남녀 집단 모두 우울, 불안, 대인예민성, 편집증에서 절대평균인 2.0점보다 다소 높으며 상대적으로 대인예민성의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주관적 안녕감은 절대평균인 4.0점보다 높으며,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 점수 역시 절대평균인 4.0점 이상을 보였다. 문화성향 하위척도에서는 개인주의 성향의 하위척도인 독특성 지각점수가 가장 높았다. 평균차 검증에서 남여 집단 간에 정신건강, 주관적 안녕감, 집단주의 성향 점수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여자 집단은 일관되게 모든 정신건강 척도에서 점수가 높았고, 주관적 안녕감 점수는 낮은 경향을 보였다. 개인주의 성향 전체점수 및 하위척도에서는 모두 남녀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경쟁, 독특성, 책임 및 개인주의 전체점수 모두에서 남자 집단의 평균점수가 높았다. 추가적으로 남녀 학생 각 집단 내에서 개인주의-집단주의 점수 간의 평균차이 검증을 한 결과, 남학생에서는 개인주의-집단주의 점수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나(t=.31, p>.05), 여학생에서는 집단주의 점수가 유의미하게 높았다(t=2.98, p<.01).

<Table 2>는 남녀 집단별로 문화성향, 정신건강, 주관적 안녕감 변인 간 상관계수를 산출한 것이다. 남녀 집단별로 문화성향과 정신건강 및 주관적 안녕감의 상관에 초점을 두고 결과를 살펴보면, 남자 집단의 경우, 개인주의 성향 전체점수와 정신건강 간에는 r=-.17~-.37 범위의 부적상관, 집단주의 성향 전체점수와 정신건강 간에는 r=-.08~.11의 상관의 범위를 보여주었다. 여자 집단은 개인주의 전체점수와 정신건강 간에는 r=-.03~-.27 범위의 부적 상관, 집단주의 성향 전체점수와 정신건강 간에는 r=-.07~.10의 범위를 보여 남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관계수의 절대 크기가 작았다. 문화성향과 주관적 안녕감의 관계에서는 남자 집단은 r=.22, 여자 집단은 r=.14의 정적 상관을 보였다.

Correlation coefficient among variables according to gender

2. 남녀 대학생의 문화성향과 정신건강, 주관적 안녕감의 관계

<Table 3>은 개인주의 성향과 집단주의 성향이 정신건강, 주관적 안녕감에 미치는 영향력을 상대적으로 비교하기 위하여 남녀 별로 위계적중다회귀분석을 수행한 것이다. 단계1은 상관분석에서 정신건강과 상대적으로 상관이 높았던 개인주의 성향을 우선 투입한 결과이며, 단계2는 집단주의 성향을 추가 투입하였을 때 추가되는 설명력과 β계수를 나타낸 것이다.

A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of individualism, collectivism on mental health and subjective-wellbeing according gender

표를 보면, 남자 집단의 회귀분석 결과와 여자 집단 회귀분석 결과는 뚜렷하게 차이가 있다. 먼저 남자 집단에서 개인주의 성향은 우울, 불안, 편집증, 주관적 안녕감에 그리고 집단주의 성향은 불안, 대인예민성, 편집증에 유의미한 설명력을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개인주의 성향은 불안과 14.9%, 우울과 8.7%, 편집증과 4.9%, 그리고 주관적 안녕감과 8.5%의 공통분산을 보였다. 하위요인별 β값을 보면 자신에 대한 독특성 인식이 우울(β=-.28, p<.001)과 불안(β=-.25, p<.01)의 감소와 주관적 안녕감(β=.30, p<.001)의 증가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였다. 반면 집단주의 성향은 불안과 4.3%, 대인예민성과 6.4%, 편집증과 10.0% 정도의 공통분산을 나타내었다. 하위요인별 β값을 보면 조언추구가 불안(β=-.21, p<.001)과 편집증(β=-.27, p<.01)의 감소에 그리고 조화추구는 대인예민성(β=.20, p<.01)의 증가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였다.

여자 집단에서 개인주의 성향은 대인예민성, 편집증, 주관적 안녕감에 유의미한 설명력을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울이나 불안과는 관계가 낮았다. 집단주의 성향은 정신건강과 주관적 안녕감 모두와 유의미한 크기의 설명력은 갖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개인주의 성향은 대인예민성과 11.0%, 편집증과 5.6%, 주관적 안녕감과 4.1%의 공통분산을 보였다. 하위요인별 β값을 보면 책임의식이 대인예민성(β=-.28, p<.001)과 편집증(β=-.24, p<.01)의 감소에 그리고 주관적 안녕감(β=.19, p<.05)의 증가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고 있었다.

3.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 수준 집단 간 정신건강, 주관적 안녕감의 차이

<Table 4>는 남녀를 구분하여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 수준 집단 간 비교 방법으로 정신건강, 주관적 안녕감과의 관계를 추가 분석한 결과이다. 개인주의 및 집단주의 성향 수준에 따라 상위·하위 집단을 구분하고 집단 간 정신건강 및 주관적 안녕감에 차이가 있는지를 평균차 검증 하였다. [Fig. 1]은 평균을 사용하여 결과의 주요 내용을 그래프로 요약한 것이다.

Testing difference in means of mental health, subjective-wellbeing between high and low group in individualism-collectivism

[Fig. 1]

Means of mental health, subjective-wellbeing between high and low group in individualism-collectivism according to gender

먼저 남자 집단의 결과를 보면, 개인주의 성향 상위·하위 집단 간에는 우울, 불안, 편집증, 주관적 안녕감에서, 집단주의 성향 상위·하위집단 간에는 불안에서 평균점수 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개인주의 성향 상위집단은 하위집단에 비하여 우울, 불안, 편집증이 유의미하게 낮으며 주관적 안녕감은 유의미하게 높았다(그래프 (a)). 집단주의 성향에서는 상위집단이 하위집단에 비하여 불안이 유의미하게 낮았다(그래프 (b)).

여자 집단의 결과에서는 개인주의 성향 상위·하위 집단 간에는 대인예민성에서, 집단주의 성향 상위·하위집단 간에는 주관적 안녕감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개인주의 성향 상위집단은 하위집단에 비하여 대인예민성이 유의미하게 낮으며(그래프 (c)), 집단주의 성향 상위집단은 하위집단에 비하여 주관적 안녕감이 유의미하게 높았다(그래프 (d)).


Ⅳ. 논 의

주요 결과에 기초하여 차례대로 논의를 전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남녀 대학생의 정신건강 및 주관적 안녕감을 살펴본 결과, 남녀 집단 모두 우울, 불안, 대인예민성, 편집증, 주관적 안녕감은 절대평균보다 다소 높았다. 또한 남여 집단 간 정신건강, 주관적 안녕감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본 결과를 토대로 대학생의 정신건강이나 주관적 안녕감 수준 자체가 어떠하다고 진술하기는 어렵다. 산출한 점수는 원점수 평균이며 임상적 해석 또한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본 연구의 결과는 여성이 남성에 비하여 정신건강이 취약하다는 일반적 견해(Costello et al., 2003; Kim Young-Youn et al., 2011; Kuehner, 2003)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상대적인 점수의 크기에서 여자 집단은 일관되게 우울, 불안 등의 점수가 높고, 주관적 안녕감 점수가 낮았으나 유의미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오히려 고등학생 이후 불안과 우울에서 성차가 사라진다는 소수 견해(Shin, Min-Jung et. al., 2012)와 유사하다. 그러나 정신건강에서의 성차 문제는 문화성향 변인을 함께 고려하여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며, 따라서 아래 세 번째 논의에서 다시 진술하고자 한다.

둘째, 남녀 대학생 모두는 개인주의 및 집단주의 성향 점수에서 절대평균 이상을 보였으며, 남자 집단이 여자 집단에 비하여 개인주의 성향 점수가 유의하게 높고, 집단주의 성향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또한 남자 집단은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 점수 간 차이가 없으나, 여자 집단은 집단주의 성향 점수가 개인주의 성향 점수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남학생은 여학생에 비해 경쟁심, 독특성, 책임감 등과 같은 개인주의 가치를 더 중시 여기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 여학생은 자기 자신과 비교하여 경쟁심이나 독특성, 책임감 보다는 조화나 조언 추구 등과 같은 집단주의 가치를 더 우위에 둔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연구와 관련하여 볼 때 남녀 대학생 간 상호의존성에서는 차이가 없었으나, 독립성에서 남학생이 더 높았다는 연구(Hong, Ki-Won, 2008), 개인주의 문화인 미국에서도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자신을 보다 집단주의적이며(Madson & Trafimow, 2001), 상호의존적이고 관계지향적(Cross & Madoson, 1997; Kashima et al., 1995)이라고 보고한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선행연구는(eg. Madson & Trafimow, 2001)남성이 보다 개인주의적 성향이며 여성이 보다 집단주의 성향인 이유를 성역할 사회화와 관련하여 해석하고 있다. 즉, 여성들은 타인들과 상호의존성이 강조되는 식으로 사회화되며, 남성들은 자율적이며, 독특한 존재로 사회화 된다는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이러한 주장이 우리 사회에도 어느 정도 통용되는 것임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역시 남성들에게는 독립적이며, 경쟁적이고 보다 성취지향적일 것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으며, 여성들은 좀 더 조화롭고 관계지향적인 존재일 것을 기대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셋째,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과 정신건강 및 주관적 안녕감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남자 집단에서 개인주의 성향은 ‘독특성 인식이 우울과 불안의 감소 및 주관적 안녕감의 증가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였으며, 집단주의 성향은 ‘조언추구’가 불안과 편집증의 감소에, ‘조화추구’가 대인예민성의 증가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였다. 반면 여자 집단에서는 개인주의 성향은 ‘책임의식’이 대인예민성과 편집증의 감소 및 주관적 안녕감의 증가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였으며 우울이나 불안과는 유의한 관계가 없었다. 집단주의 성향은 정신건강과 주관적 안녕감 모두와 유의미한 크기의 설명력은 보이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는 문화성향과 정신건강은 직접적인 영향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유의한 변인임을 보여 준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그러한 관계성의 정도는 성에 따라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남학생 대상의 연구결과는 개인주의 성향 관련 하위요인 중 특히 ‘독특성’ 인식이 우울, 불안, 주관적 안녕감의 보호요인으로 작용하며, 집단주의 성향 요소인 ‘조언추구’ 또한 불안과 편집증의 감소에 보호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임을 보여준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우울, 불안은 개인주의의 병’이라고 보는 관점(Scott et al., 2004)과는 다른 결과이다. 오히려 서론에서 언급한 바 있는 문화성향과 정신건강과의 관계에 관한 제4의 관점과 일치한다. 제4의 관점을 제안했던 Imamoglu (1998:96)는 자연의 질서가 ‘차별화된 구성요소’들이 모여서 ‘상호의존적인 체계’를 형성하는 것처럼, 사람도 분화(differentiation, 타인과의 차별화)의 욕구와 통합(intergration, 타인과의 상호관계)의 욕구를 균형 있게 지닌 사람이 건강하게 살아간다고 보았다. 결과적으로 개인주의 성향과 집단주의 성향 모두가 높은 사람이 건강하다는 것이다. 다만 본 연구에서 남학생과는 달리 여학생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남학생과 여학생 간 또 다른 차이는 ‘대인 간 조화추구’가 미치는 영향이다. 여학생에서 조화추구는 대인예민성, 편집증과 관계가 없으나, 남학생에서 조화추구는 대인예민성 증가 그리고 주관적 안녕감에 부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문화성향의 성차와 관련하여 해석가능하다. 즉, 여자 집단은 집단주의 성향이 높기 때문에 조화추구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따라서 대인예민성이나 편집증과는 관계가 없을 수 있다. 또한 β값의 유의성으로 미루어 본다면 관계지향성에서 비롯된 주관적 안녕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는 집단주의 성향자들에게는 타인으로부터의 수용감이나 대인관계에서의 조화가 행복감의 직접적인 지표가 된다는 연구(Kwan, Bond, & Singelis, 1997)와 일치한다. 그러나 여자 집단과는 달리 남자 집단은 개인주의 성향이 높기 때문에 ‘조화추구’란 부자연스러울 수 있으며 따라서 대인관계에서 예민성과 편집성으로 나타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해석은 추론적이며 선행연구들의 결과에서는 관찰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보다 분명한 의미는 후속연구가 축적되어 해석 타당성을 확인해 보거나 또 다른 대안적 해석을 탐색해 보아야 할 것이다.

넷째, 남녀를 구분하여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 수준 집단 간 비교 방법으로 정신건강, 주관적 안녕감과의 관계를 추가 분석한 결과, 남자 집단에서는 개인주의 성향 상위집단은 하위집단에 비하여 우울, 불안, 편집증이 유의미하게 낮으며 주관적 안녕감은 유의미하게 높았다. 집단주의 성향에서는 상위집단이 하위집단에 비하여 불안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여자 집단에서는 개인주의 성향 상위집단은 하위집단에 비하여 대인예민성이 유의미하게 낮으며, 집단주의 성향 상위집단은 하위집단에 비하여 주관적 안녕감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앞의 중다회귀분석 결과를 보다 구체화 해 주는 것으로, 남학생은 일반적으로 개인주의 성향이 높을 때 정신건강과 주관적 안녕감이 높으며, 여학생은 집단주의 성향이 높을 때 주관적 안녕감이 높음을 의미한다. 또한 문화성향과 정신건강 및 주관적 안녕감의 관계가 남녀에 따라서 차이가 있음을 보다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남자 집단에서 개인주의-집단주의 상위·하위 집단 간 정신건강의 차이 결과는 중다회귀분석 결과와 동일하므로 추가적인 논의는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개인주의 상위·하위집단 간 주관적 안녕감의 차이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선행연구를 보면, 성차 연구에서 행복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남성은 과제지향, 여성은 관계지향이었다(Eagly & Johnson,1990). 또한 자아존중감 평가요인은 남성은 성취, 여성은 ‘관계적 자기’로 나타났다(Holland & Andre, 1994). 한편, 개인주의-집단주의 차이 연구를 보면, 개인주의 성향자의 자기만족도와 행복감의 요인은 성취 혹은 자기 고양(Kitayama & Markus, 1994), 자신의 정적 측면의 확인에 기초한 자기만족(Kwan, Bond, & Singelis, 1997)으로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두 분야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본 연구에서 개인주의 성향 상위 남자 집단이 주관적 안녕감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성별 요인과 성취지향적인 개인주의 성향 요인의 복합적인 결과로 생각된다. 본 연구의 결과가 갖는 시사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서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 연구에서 대학생의 정신건강 관련 원인 혹은 영향인은 주로 성장·발달적 관점, 성격특성 관점, 상황적 관점에서 탐색해 왔다. 이에 문화성향 관점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이해를 시도하는 것은 기존의 관점들을 보다 거시적인 수준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선행연구에서 성장·발달적 관점으로 제시된 요인은 부모애착, 모의 심리적 통제, 아동기의 외상경험 등이었으며, 성격특성 관점에서는 완벽주의, 패배감, 평가에 대한 부정적 해석, 자기초점 주의, 수치심,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 부족, 대인 두려움 등의 성격 요인이 제시되었다. 또한 환경요인으로는 스트레스 요인이 있었다. 그러나 문화적 관점에서 보면, 부모애착, 모의 심리적 통제, 부모의 권위적이거나 과도한 양육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외상의 문제는 전형적으로 집단주의 문화 및 집단주의 성향의 부모에게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다. 또한 문화성향에 관한 선행연구를 보면, 개인주의-집단주의 성향에 따라 완벽주의 형태(Hong Mee-Hwa, 2012), 대인평가와 귀인 양상(Cho Geung-Ho, 1996), 자기초점 주의(Chentsova -Dutton & Tsai, 2010) 그리고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전략(Bailey & Dua, 1999)이 다르다. 이러한 연구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많은 영향 요인들이 문화 차원으로 통합 이해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본 연구가 보여주는 두 번째 시사점은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에서 성차문제를 다룰 때에도 문화성향을 함께 고려하여 이해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성차는 정신건강에서 뿐만 아니라 문화성향에서도 비교적 분명하게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우선 지역적으로 제한된 2개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것이며 인원 또한 크지 않아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향후 포괄적인 지역 대학과 인원을 확보하여 후속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정신건강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간이정신진단검사를 사용하였으나, 임상적 기준 등이 없으므로 산출된 점수는 집단 비교 목적 외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웠다. 만약 임상적 규준이 마련된 검사를 사용하여 유사 연구가 수행된다면 대학생의 정신건강의 이해와 활용에 보다 실제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끝으로 문화성향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오클랜드 개인주의-집단주의 검사는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지 않은 검사였다. 본 연구에서는 오클랜드 검사의 하위 척도들이 본 연구의 성격에 가장 적합하였기에 사용하였으나, 척도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가 축적되어 있지 않아 연구결과에서도 부분적으로 제한된 해석에 그칠 수 밖에 없었다. 후속연구에서는 오클랜드 척도와 더불어 또 다른 문화성향 척도를 사용하여 타당성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끝으로 본 연구와 동일하게 반복연구 또한 어느 정도 수행되기를 기대한다. 문화성향과 정신건강의 관계에 관한 4가지 관점 중 어느 것이 보다 설득력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경험적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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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Means of mental health, subjective-wellbeing between high and low group in individualism-collectivism according to gender

<Table 1>

Descriptive statistics and comparison of means between male and female group

Male Female t
M SD M SD 
Note. IND=Individualism; Col=Collectivism
**p<.01
***p<.001
Mental Health Depression 2.34 .82 2.47 .74 1.60
Anxiety 2.25 .77 2.28 .67 .42
Interpersonal-sensitivity 2.76 .88 2.79 .80 .33
Paranoid 2.33 .79 2.37 .78 .59
Subjective-wellbeing 4.81 1.22 4.62 1.08 1.53
IND Compete 4.41 1.16 4.08 1.11 2.91**
Unique 5.22 1.15 4.82 1.28 3.21**
Responsibility 4.77 1.09 4.52 .96 2.40**
Total 4.82 .85 4.47 .89 4.04***
COL Advice 4.65 1.22 4.77 1.14 1.02
Harmony 4.80 1.08 4.61 .94 1.87
Total 4.72 .88 4.69 .83 .36

<Table 2>

Correlation coefficient among variables according to gender

IND COL Mental Health Subjective-wellbeing
1 2 3 4 5 6 7 8 9 10 11 12
Note1. Male below the diagonal and Female above the diagonal
Note2. Significance sign is omitted
1. Compete   .53 .27 .81 .27 .10 .24 .03 .01 -.18 -.09 -.07
2. Unique .32   .33 .87 .17 .08 .16 .01 -.03 -.18 -.02 .03
3. Responsibility .33 .43   .59 .10 .19 .17 -.17 -.12 -.31 -.22 .16
4. Total .76 .78 .70   .24 .14 .24 -.03 -.05 -.27 -.11 .03
5. Advice .14 -.07 .06 .08   .27 .84 .04 -.10 -.16 -.12 .05
6. Harmony .05 .08 .09 .09 .17   .75 -.17 -.02 .01 .00 .18
7. Total .13 .01 .10 .11 .80 .73   -.07 -.08 -.10 -.09 .14
8. Depression -.09 -.29 -.09 -.24 -.04 .14 .06   .58 .57 .54 -.58
9. Anxiety -.20 -.33 -.27 -.37 -.15 .05 -.08 .67   .55 .46 -.30
10. Interpersonal Sensitivity -.06 -.18 -.20 -.17 -.03 .23 .11 .64 .60   .67 -.41
11. Paranoia -.18 -.14 -.13 -.22 -.25 .18 -.07 .50 .68 .63   -.46
12. Subjective-wellbeing .11 .26 .09 .22 -.02 -.13 -.10 -.67 -.39 -.44 -.37  

<Table 3>

A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of individualism, collectivism on mental health and subjective-wellbeing according gender

Dependent
Vars.
Step Independent Vars. Male Female
β R2 R2 F β R2 △R2 F
Note. IND=Individualism; COL=Collectivism
*p<.05
**p<.01
***p<.001
Depression 1 IND Compete Unique
Responsibility
-.05
-.28***
.01
.087 -- 5.34** .07
.02
-.19*
.035 -- 2.03
2 COL Advice Harmony -.09
.15*
.113 .026 2.43 .07
-.19*
.061 .027 2.40
Anxiety 1 IND Compete Unique
Responsibility
-.12
-.25**
-.16*
.149 -- 9.71*** .05
-.01
-.13
.015 -- .93
2 COL Advice Harmony -.21**
.08
.192 .043 4.33* -.11
.02
.027 .011 1.03
Interpersonal
Sensitivity
1 IND Compete Unique
Responsibility
-.01
-.09
-.14
.035 -- 2.00 -.08
-.05
-.28***
.110 -- 7.46***
2 COL Advice Harmony -.11
.25**
.099 .064 5.83** -.15*
-.11
.134 .024 2.48
Paranoid 1 IND Compete Unique
Responsibility
-.16
-.07
-.05
.049 -- 2.72* -.07
.11
-.24**
.056 -- 3.37*
2 COL Advice Harmony -.27**
.20**
.149 .100 9.32*** -.12
.06
.070 .014 1.23
Subjective-
wellbeing
1 IND Compete Unique
Responsibility
.03
.30***
-.05
.085 -- 5.41** -.14
.04
.19*
.041 -- 2.71*
2 COL Advice Harmony .03
-.17*
.114 .028 2.75 .04
.15*
.067 .026 2.60

<Table 4>

Testing difference in means of mental health, subjective-wellbeing between high and low group in individualism-collectivism

Group Male Female
N M SD t N M SD t
Note. IND=Individualism; COL=Collectivism
*p<.05
**p<.01
***p<.001
Depression IND_High
IND_Low
28
14
2.18
3.12
.73
1.11
3.28** 30
28
2.48
2.56
.89
.66
.39
COL_High
COL-Low
27
19
2.46
2.46
.66
1.07
.00 25
23
2.06
2.19
.47
.73
.72
Anxiety IND_High
IND_Low
30
12
1.89
3.14
.39
1.00
4.19** 32
30
2.35
2.43
.75
.65
.44
COL_High
COL-Low
27
17
2.22
2.86
.62
1.09
2.20* 28
23
2.02
2.20
.55
.83
.93
Interpersonal
Sensitivity
IND_High
IND_Low
29
12
2.71
3.12
.88
.78
1.43 32
30
2.69
3.35
.81
.72
3.40**
COL_High
COL-Low
25
19
3.10
2.71
.77
1.04
1.43 28
23
2.54
2.88
.75
.82
1.52
Paranoid IND_High
IND_Low
27
12
2.31
2.93
.89
.82
2.04* 29
30
2.59
2.61
.91
.90
.06
COL_High
COL-Low
26
17
2.47
2.73
.82
.97
.92 25
21
2.11
2.39
.67
.95
1.13
Subjective- wellbeing IND_High
IND_Low
28
16
5.20
4.07
1.14
1.64
2.70* 32
32
4.54
4.75
1.39
1.14
.68
COL_High
COL-Low
26
21
4.64
4.86
1.15
1.74
.50 28
23
5.09
4.28
1.03
.79
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