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원형과 만다라 상징에 대한 고찰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how the content of the unconscious that Jung speaks reveals oneself as a symbol of the archetype. Especially this study focused on how archetype is revealed as symbol of mandala in the individuation process to seek one’s true self. In modern society, life has become convenient by material development and growth, but modern people are faced with the problem of spiritual conflict and debilitation. This problem finally leads to a social problem, and it came to the point where it was necessary to examine the inside of human being and study the unstable human psychological state. Therefore, this study analyzes the mental structure of Jung and tries to interpret the self – prototype manifested as a symbol in the process of individualization through investigation of literary works.
Jung’s theory of Individuation has a significance in seeking true self by exploring psychology with an interest in human's internal side. Therefore, the theory of Jung can be said to be suitable for restoring the humanity of modern man and understanding human beings positively.
Based on the conclusion that the archetype which exists in the unconsciousness and revealed through symbol of Mandala affects the result and the process of finding true self. This study gives direction to reach individuation process to seek one’s true self with the understanding of the inner side of human being through Mandala.
At the point where we need to check the wound and to understand the modern people’s inside who are suffering from various neuroses, this study is expected to contribute to have a positive understanding of human beings through the theory of Jung.
Keywords:
Archetype, Symbol of mandala, IdividuationⅠ. 서 론
현대사회는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달로 물질적인 풍요를 가져왔지만 삶의 의미를 잃고 각종 신경증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현대인들은 지속적인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게 되면서 정신건강은 쇠약해지고 있다. 그것은 정신적인 억압이 인간의 무의식에 축적되면서 의식과 무의식의 간극이 넓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융에 의하면 정신적 안정과 신체의 건강을 위해서 무의식과 의식은 하나로 결합되어야 하고, 서로 평행적으로 작용해야 하는데 만약 이것들이 서로 떨어지거나 분리되면 심리적 장애가 따르게 된다(C. G. Jung & Kwon, Oh-Seok, 2004). 그렇기 때문에 현대사회에서 현대인들이 회복해야 할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서 인간의 무의식을 점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최근 묻지마 살인사건, 치정에 의한 사건, 데이트폭력사건, 영아유기, 연쇄살인사건 등에 이르기까지 상상할 수 없는 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우울, 불안 등의 각종 신경증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의 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위기는 인간의 본질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를 점검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인간의 내면세계를 제대로 들여다봄으로써 실존적 공허에 빠진 인간의 심리 상태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간의 정신구조를 분석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개성화 과정을 주장한 융의 이론은 현대인들의 인간성 회복을 돕는 방안이 될 것이다.
융은 인간의 정신 구조를 의식과 무의식으로 구분하고 무의식을 다시 개인적 무의식과 집단적 무의식으로 나누었다. 개인적 무의식은 개인적인 성질의 것들로 이루어진 무의식에 하나의 층을 구분해야 하는 것이다(C. G. Jung, 2004). 집단적 무의식은 개인적인 것뿐만 아니라, 비개인적인 것, 유전된 범주나 원형의 형태로 집단적인 것을 내포하는 보다 깊은 층에 상대적으로 생동하는 집단적 내용을 갖고 있는 것을 말한다(C. G. Jung, 2004). 다시 말해 융이 말하는 집단적 무의식은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내재된,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유전적 차원의 무의식이다. 하지만 그것은 생후 성장과정에서 체험되거나 문화적⋅환경적 요소에서 획득될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융은 무의식을 의식화함으로써 의식과 무의식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자기실현의 길인 개성화에 이른다고 말한다. 이때 의식과 무의식을 이어주는 것이 바로 상징이며, 상징을 통해 무의식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상징을 통해 드러난 무의식은 그림자, 페르조나, 아니마⋅아니무스, 자기 원형으로 나타나는데 융은 이러한 원형의 통합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개성화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징은 심연에 있는 무의식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알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그것은 상징으로 드러난 인간의 원형을 들여다봄으로써 현대인들의 내면세계를 이해하는 바탕이 될 것이다.
따라서 각종 신경증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의 내면을 이해하고 그 상처를 점검하는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인간의 무의식이 상징을 통하여 의식으로 표현된다는 것과 이때 드러난 원형을 통합하는 것이 개성화의 과정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주장한 융의 이론을 통해 인간에 대한 긍정적 이해를 돕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인간원형
융은 인간 무의식의 층을 개인적 무의식과 집단적 무의식으로 나누었다. 개인적 무의식이 주로 정감이 강조된 콤플렉스로 구성되었다면 집단적 무의식의 내용은 소위 원형들(archetypen)이다(C. G. Jung, 2002b). 원형은 시간과 공간, 지리적 조건, 인종의 차이를 넘어선 보편적 인간성의 조건으로 태초로부터의 체험의 침전이며, 그들이 지닌 원초상(原初像)으로서의 성질을 말한다(C. G. Jung, 2002b).
이러한 원형은 인간 정신의 구성요소인 그림자, 페르조나, 아니마⋅아니무스, 자기(Self)를 포함한다. 그중에서 자기(Self) 원형은 인격 전체의 중심으로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에 인간의 내면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인간정신의 구조를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고, 집단무의식의 내용인 인간원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의식과 자아
융은 인간의 정신을 의식과 무의식으로 구분하였다. 무의식을 무한히 거대한 바다에 비유한다면 의식은 그 바다에 떠 있는 하나의 작은 섬과도 같으며, 자아는 의식세계의 중심을 구성한다(Jolande, Jacobi, 1978).
융에 의하면 인간의 정신세계에 처음부터 존재한 것은 무의식이며, 이러한 무의식의 상황에서 생겨난 것이 바로 의식이다. 유아기에 우리는 무의식적인 상태에 있고, 아이들은 마치 자아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관찰해 보면 그들이 부모나 장난감 또는 주변 대상들을 인지하고 구분할 때 의식적으로 주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Calvin S. Hall & Vernon J. Nordby, 2004). 그것은 무의식의 상태에서 사물을 인지하고 구분함으로써 의식이 생겨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의식은 자신이 알고 있는 부분이며, 자아는 이러한 의식의 가운데에 위치한다. 또한 외면세계와 내면세계에 대한 모든 우리들의 경험은 자아를 통해서 지각된다(Jolande, Jacobi, 1978). 자아는 우리의 직접적인 경험에 부여되어 성찰된 것, 즉 의식되고 인식된 상태이며, 다시 말해서 의식의 중심에서 의식된 마음을 통솔하고 또한 무의식의 마음과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의식의 특수한 콤플렉스인 자아 콤플렉스인 것이다(C. G. Jung, 2002b).
이와 같이 의식의 주체인 자아는 열등한 요소를 몰아낸 긍정적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열등하고 부정적 요소는 그림자라는 원형을 만들게 된다. 자아의 활동은 주로 의식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런 자아의식에만 사로잡혀 집착하게 되면 위험하다. 따라서 자아에 사로잡혀 살아가기보다는 자아의 영역을 제대로 파악하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2. 개인적 무의식과 집단적 무의식
무의식의 내용은 내가 알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생각하고 있지 않은 모든 것, 언젠가 의식했지만 이제는 망각된 모든 것, 나의 감각에 의해 인지되었지만 의식이 유념하지 않은 모든 것, 내가 의도 없이, 주의하지 않고, 다시 말해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기억하고, 하고자 하고, 행하는 모든 것, 내 안에 준비되어 있어 나중에야 비로소 의식에 나타나게 될 모든 미래의 것이다(C. G. Jung, 2002b).
먼저 개인적 무의식은 개인적인 성질의 것들로 이루어진 무의식에 하나의 층을 구분한 것을 지칭한다(C. G. Jung, 2004). 이와 같은 무의식의 내용은 개인적 무의식에서 콤플렉스로 나타난다. 콤플렉스는 전체에서 떨어져 나간 부분 정신들로 흔히 외상, 정서적 충격 등과 같은 것들로 인해 한 조각의 정신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가장 흔한 원인은 도덕적 갈등이다(C. G. Jung, 2001). 그것은 한 마디로 인간의 마음속 응어리라 할 수 있는데 흔히 학벌, 키, 못생김 등의 열등감뿐만 아니라 모든 감정의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포함한다.
콤플렉스는 무의식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을 구성하는 것이다. 실제로 활동 중인 콤플렉스는 일시적으로 우리를 부자유의 상태, 강박적 사고 및 행동 상태에 처하게 하기 때문에 그것을 의식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C. G. Jung, 2001).
다음으로 집단적 무의식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되는 마음의 층을 말한다. 그것은 정신의 한 부분으로 개인적으로 획득된 것이 아니라 결코 의식에 머문 적이 없고 그래서 일찍이 한 번도 개인적으로 획득되지 않았으며, 예외 없이 유전 덕택으로 존재한다(C. G. Jung, 2002b).
집단적 무의식은 개인적인 것뿐 아니라, 비개인적인 것, 유전된 범주나 원형의 형태로 집단적인 것을 내포하는, 보다 깊은 층에 상대적으로 생동하는 집단적 내용을 갖고 있다(C. G. Jung, 2004). 다시 말해 이와 같은 집단적 무의식의 내용은 원형으로 나타난다.
융에 의하면 원형은 그 자체와 직접적으로 만날 수는 없으며 그것이 하나의 원형적 상징으로서 나타날 때 간접적으로 만나게 된다(Rhi, Bou-Yong, 1998). 즉 원형은 그 자체로 드러나지 않으며, 오로지 상징으로 자신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형은 인간 정신에서 이미 형성된 것이며 저절로 재생된다. 그것은 인간 정신의 구조를 갖추며 그때그때 발견되는 것이다(C. G. Jung, 2002b). 이러한 원형을 통해 인간의 무의식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의식화하는 것은 융이 말하는 전체 인간의 완전한 실현, 개성화(Individuation)의 과정이다(C. G. Jung, 2001). 이에 페르조나, 그림자, 아니마⋅아니무스, 자기(Self) 원형을 살펴보는 것은 각 개인이 자신의 내면세계를 이해함으로써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융의 개성화에 이르기 위한 바탕이 될 것이다.
3. 그림자 원형
융의 개성화 과정에서 처음 만나는 원형은 그림자이다. 융에 의하면 그림자는 무의식적 인격의 한 측면으로서 자아 콤플렉스에 보태질 수 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그렇게 되지 못한 부분으로 열등한 인격 부분이라고 정의한다(C. G. Jung, 2002b).
그림자가 다른 사람에게 투사될 때는 나와 비슷한 부류의 나와 같은 성(性)에 투사되며, 거기서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Rhi, Bou-Yong, 1999). 이처럼 그림자의 투사는 개인적인 무의식에서 나타날 뿐만 아니라 집단적인 측면에서도 나타나는데, 그것이 집단적 원형으로서 투사되면 무서운 파괴적 반응이 일어난다. 예를 들면 한국전쟁 당시 “반동분자를 처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인민재판으로 피비린내 나는 집단적인 처단을 말하며, 이것은 그림자의 집단투사를 바탕으로 빚어진 것이다(Rhi, Bou-Yong, 1999).
이처럼 그림자는 흔히 부정적이고 열등한 부분이라 말하지만 그 자체가 그런 것은 아니며, 창조적이고 긍정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자신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단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그것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바로 부정적인 그림자가 긍정적인 활용을 가져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자를 제대로 인식하고 의식화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융의 개성화 과정에서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 것을 말한다.
4. 페르조나 원형
페르조나는 본래 연극배우가 쓰고 어떤 역할을 나타내는 가면(maske)를 말한다(C. G. Jung, 2004). 흔히 자신을 소개할 때 말하는 것은 개인의 고유한 것이라기보다 집단에서의 사회적 역할에 해당되는 것이며, 그것을 페르조나라고 한다.
페르조나는 집단에서 가면처럼 썼다가 벗을 수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진정한 자아라 할 수 없다. 결국 페르조나는 ‘참다운 것’이 아니며 인간이 ‘무엇으로 보이느냐’하는 것에 관한 개체와 사회와의 타협의 한 소산이다(C. G. Jung, 2004). 그것은 마치 개별적인 개성이라 보이는 가면일 뿐이다.
이러한 페르조나는 외부와 관계를 맺는 외적인격에 해당되며, 이를 통해 집단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다. 만약 페르조나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것은 자아와 페르조나를 동일시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정신적 팽창(psychische inflation)이라고 한다.
정신적 팽창이 일어나면 사회적 역할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어 그것이 오로지 자신의 삶의 목표라 생각하면서 살다가 결국 각종 신경증에 시달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페르조나를 무조건 동일시하기 보다는 제대로 인식하고 균형 있게 수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융의 개성화 과정에서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5. 아니마⋅아니무스 원형
페르조나가 자아와 외부세계의 접촉을 중재해 주는 요소라면 자아와 내면세계의 접촉을 중재해 주는 것은 아니마(anima)⋅아니무스(animus)이다(Rhi, Bou-Yong, 2001). 융에 의하면 남성의 무의식 속에는 여성이라는 유전된 집단의 상이 존재하며 남성은 그 여성상의 도움으로 여성의 본질을 파악하는데(C. G. Jung, 2004), 그것이 아니마이다. 또한 여성에 있어서 보상적인 형상은 남성적 성격으로 아니무스라는 말로 규정하였다(C. G. Jung, 2004).
아니마⋅아니무스의 투사는 주로 이성에게 투사되는데 예를 들면 사람들이 첫눈에 반하는 이성을 만났을 때이다. 그것은 무의식이 투사된 것인데 모든 무의식적인 것은 항상 그 상태에서 투사되기 때문이다(C. G. Jung, 2004).
이러한 아니마⋅아니무스는 각 네 단계로 발달하는데 아니마는 하와(Chawwa, 에바 또는 이브로서 대지를 상징), 헬레나(Helene), 마리아(Maria), 소피아(Sophia)로 표현된다(C.G. Jung, 2004). 폰 프란츠(M. L. von Franz)에 따르면 아니마도 네 단계로 발달하는데 그것은 정글의 영웅 타잔, 헤밍웨이, 정치 웅변가 로이드 조지, 인도의 간디로 표현된다(C. G. Jung, 1996).
만약 아니마⋅아니무스가 제대로 분화되지 못하면 부정적인 작용이 일어나 결국 그것을 상대방에게 투사함으로써 다툼을 일으키거나 상대방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부정적 아니마⋅아니무스는 논쟁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런 논쟁은 근본적으로 하찮은 약점을 터무니없는 중요사로 삼는 것에서 이루어지고 또 그 자체로는 분명한 논의에, 핵심에서 벗어난 전혀 다른 것을 끌어들임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혼란을 야기한다(C. G. Jung, 2004). 그렇기 때문에 아니마⋅아니무스를 제대로 인식하고 통합하는 것은 자기실현 즉 개성화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며, 이를 통해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다.
6. 자기 원형
인격 전체의 중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기(Self) 원형이다. 융에게서 자기 원형은 의식의 정신뿐만 아니라 무의식의 정신을 포함하므로 이른바 우리가 있는 그대로인 하나의 인격이다(C. G. Jung, 2004). 이런 자기 원형의 기능은 그 사람이 있는 그대로의 전부이며, 그 사람의 본성 다시 말해 그 사람 자신이 되게끔 하는 능력을 말한다(Rhi, Bou-Yong, 1998).
자기 원형은 한 사람이 인간 전체가 되고자 하는 경향을 가졌기 때문에 자신이 정신적 위기에 처했을 때 출연하게 된다. 그것은 무의식이 단절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자기 원형의 원동력이 움직인 결과이다. 이처럼 자기 원형은 내부와 외부 사이의 갈등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며, 삶의 목표로써 개별적 인간뿐 아니라 한 사람이 완벽한 상으로 보충하는 전체 집단으로 표현되는데 그때 비로소 개성화의 목표는 도달된 것이라 할 수 있다(C. G. Jung, 2004).
하지만 융은 개성화의 목표에 도달하는 것보다 자기 원형의 인식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자기 원형을 의식화하는 작업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자기 원형의 특성을 살펴보면, 첫째, 자기 원형은 인격의 중심으로 더 이상 자아와 일치하지 않으며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있는 중앙의 점이다(C. G. Jung, 2004). 그것은 자기 원형이 의식과 무의식을 합친 인격이며, 정신 전체의 중심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자기 원형은 인간 정신의 중심인 전체성을 지닌다(C. G. Jung, 2002a). 이는 자기 원형이 인간 정신의 전체가 되고자 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전체인격을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셋째, 자기는 대극의 합일이다(C. G. Jung, 2002a). 그것은 의식과 무의식, 남성성과 여성성,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정신과 신체, 높고 낮음, 우월기능과 열등기능, 내향과 외향, 합리와 비합리, 강함과 부드러움, 어른과 아이 등을 말하며 우리는 무수히 많은 대극성을 삶에서 경험한다(Gang, Min-Gi, 2010). 이와 같이 모든 원형은 대극성을 가지는데 자기 원형 또한 밝고 어두운 면을 가지며, 대극 합일의 상징으로 표현된다는 것을 말한다.
넷째, 자기는 상징을 통해 스스로의 모습을 나타내는데, 곧잘 만다라(Mandala)의 형태를 가지며 따라서 자기 원형으로 해석할 수 있다(C. G. Jung, 2002b). 만다라는 주로 원을 기본으로 구성한 승려들이 사용하던 그림을 말한다. 그것은 자기 원형을 스스로 나타내며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자기 원형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 인식하는 것은 개성화 과정에 도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또한 인간은 누구나 자기 원형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의식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자기 원형이 무의식을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상징 중에서 주로 원의 형태를 지니는 만다라 상징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Ⅲ. 만다라 상징
1. 융의 상징론
융의 분석심리학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상징’은 인식하기 어려운, 미지의, 궁극적으로 결코 완전히 가늠할 수 없는 크기를 가리키는 무의식의 언어를 말한다(C. G. Jung, 2001). 상징은 어떤 연관성에 의해 이미지를 표상하는 의미인 일차원적 의미와 그 의미가 상징하는 이차원적 의미가 공존한다. 예를 들어 동구 밖에 있는 큰 바위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守護神)으로 숭배될 때 일차원적 의미는 큰 바위이고, 이차원적 의미는 수호신으로 바위와 수호신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Gang, Min-Gi, 2010). 이처럼 상징은 반드시 두 의미 사이에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융은 인간의 정신 구조를 의식과 무의식으로 구분하고 무의식을 다시 개인적 무의식과 집단적 무의식으로 나누었다. 개인적 무의식은 개인적인 성질의 것들로 이루어진 무의식에 하나의 층을 구분해야 하는 것이다(C. G. Jung, 2004). 집단적 무의식은 개인적인 것뿐만 아니라, 비개인적인 것, 유전된 범주나 원형의 형태로 집단적인 것을 내포하는, 보다 깊은 층에 상대적으로 생동하는 집단적 내용을 갖고 있는 것을 말한다(C. G. Jung, 2004).
융은 무의식을 의식화함으로써 의식과 무의식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자기실현의 길인 개성화에 이른다고 말한다. 이때 의식과 무의식을 이어주는 것이 바로 상징이며 상징을 통해 무의식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상징을 통해 드러난 무의식은 페르조나, 아니마⋅아니무스, 자기 등으로 드러나는데 이러한 원형의 통합은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개성화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징은 심연에 있는 무의식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알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2. 상징의 기능
상징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미지(味知)의 세계를 표현해내는 시도이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무의식적 내용들을 표현하고 각성시키는데 가장 좋은 수단이 된다(Gang, Min-Gi, 2010).
이러한 상징의 기능에 대해 살펴보면 첫째, 상징은 그 실재에 참여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Gang, Min-Gi, 2010). 예를 들면 십자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 그것을 본받고자 하는 신도들의 열망을 표현하는데 이는 십자가가 두 개의 나무 막대기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드러내는 상징의 의미를 깨달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에 참여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Kim, Ja-Young, 2003). 이처럼 상징은 실재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상징이 가리키는 것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둘째, 상징은 무의식을 드러내는 기능뿐만 아니라 리비도(libido)를 변환시키는 기능도 수행한다(Gang, Min-Gi, 2010). 우리의 속에 존재하는 본능적 에너지인 리비도는 유사형식으로 유출시켜야만 이루어지는데 이때 상징이 그 역할을 하고 이에 해당되는 것을 만들어내면 리비도는 승화되어 분출되면서 사람들의 정신적 균형을 되찾아 준다(C. G. Jung, 2005).
셋째, 상징은 무의식의 내용들을 간접적으로 우리의 의식에 전해주는 매개(媒介)의 역할을 한다(Gang, Min-Gi, 2010). 이러한 매개의 역할은 상징이 초월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을 말하는데 그것은 초월적인 위치에서 대극을 통합시켜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게 만든다(Song, Tae-Heyon, 2005). 여기서 말하는 초월적인 기능이란 신비로운 것, 다시 말해 초감각적이거나 형이상학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학적인 기능이라고 이해해야 되며 이 기능은 의식적 무의식적 내용의 합일에서 생겨난다(C. G. Jung, 2002b).
넷째, 상징은 자율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Kim, Ja-Young, 2003). 상징은 자율적으로 스스로 나타났다가 스스로 없어지기도 하지만 인간의 의지에 따라 자율적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징은 개인이나 집단의 무의식 속에서 저절로 생성되고 저절로 소멸해 버리는 자율성을 가진다.
이처럼 상징은 인간의 무의식을 드러내는 요소로써 드러나는 무의식을 통해 의식과 통합하여 인간 정신의 균형을 잡아주며,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개성화를 이루기 위한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3. 만다라의 의미와 상징
만다라는 마법의 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특히 라마교와 탄트라의 요가에서 명상의 수단으로 사용된다(C. G. Jung, 2002a). 만다라의 기본 형태는 원이며, 밀교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원뿐만 아니라 각종 도형도 포함된다. 그것은 주로 둥근 원의 형상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즉 해(태양), 둥근달, 과일, 눈동자, 바퀴, 시계, 동굴 등에서 만다라의 형상을 찾아볼 수 있다.
만다라 형상은 그 흔적을 다양한 종족과 문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만다라를 상징하는 형상에는 아즈텍 달력, 그리스 크레타의 미로(迷路), 스톤헨지나 동굴벽화 그림 등이 있다. 만다라는 초월적인 의미를 나타내며 무의식을 반영하는 몇 가지 즉 원, 사각, 삼각, 십자가, 동물 등으로 그 형태가 표현된다. 예를 들어 원의 형상은 내면을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의미를 지닌 개인의 심리적 경계선을 나타낸다.
만다라에서 원은 운동, 완전성, 초월, 완벽성, 영원성 등을 의미하며 이러한 원이 주는 것은 양극적인 것의 균형을 나타내는 상징이다(Gang, Min-Gi, 2010). 원의 형태로 드러난 만다라 상징은 인간 내면의 균형을 통해 자신의 전체성을 표현하는 자기 원형의 상징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렇듯 상징으로 나타난 만다라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을 간접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4. 인간원형과 만다라 상징
인간원형은 자신의 모습을 상징을 통해 드러내는데 주로 원의 형태를 띤 만다라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인간 무의식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무의식은 의식과 결합하여 위기 상황에서 그 위기를 알려주는 신호를 보내게 되는데, 이러한 신호는 만다라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상징으로 드러난 만다라는 인간 무의식의 원형을 일깨워 자아와 무의식 간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원형이 만다라 상징으로 드러나면서 자신의 무의식을 인식하게 되고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내면의 치유가 가능했던 것이다.
융은 특히 만다라가 인격 전체의 중심인 자기를 나타낸다고 말한다. 인간원형의 상징으로 드러난 만다라는 분열된 정신 요소를 통합하며, 그 상징이 대극을 통합하는 본질적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결국 만다라 상징을 자기 원형의 상징으로 본 것이다(C. G. Jung, 2002a).
이와 같이 인간원형, 다시 말해 인간 내면의 심리상태를 드러내는 만다라 상징은 자기의 인식이 가능한 통합적 상징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하나의 전체가 되고자 하는 자기 원형으로 표현된다고 할 수 있다.
5. 자기 원형의 상징 만다라
융은 무의식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만다라가 가지는 의미에 주목했고, 직접 만다라를 그리는 체험을 통해 만다라 상징을 연구하였다. 그가 말하는 만다라 상징은 흔히 정신적 방향 상실의 순간에 보상적인 질서 요소로 나타난다는 것이다(C. G. Jung, 2005). 융이 만난 라마교의 림포체(Rimpotché-큰 스님에게 붙이는 칭호)는 만다라가 통달한 라마만이 상상을 통해 이룰 수 있는 하나의 정신적 상이며, 진정한 만다라는 적극적 상상을 통해 구성된다고 말했다(C. G. Jung, 2002a). 융은 자신의 만다라 상징 논문에서 만다라는 사람이 외부적인 것을 배제하고 내면적인 것을 보존하면서 중심으로 집중하도록 하는 그림이라 했다(Rhi, Bou-Yong, 2002).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이며, 대학의 교수였던 융은 당시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에 빠져 있었으나 프로이트와 의견을 달리하면서 결국 결별하게 되었다. 그 후 융은 정신적인 위기에 빠지게 되었고, 은둔생활을 하게 되면서 매일 만다라를 그리게 된 것이다.
융은 직접 만다라 그림을 그리면서 반복되는 만다라의 형상에서 융 자신의 내면상태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매일 만다라를 그리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자신 내면의 변화에 따라 그것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또한 그것이 지속되면서 자신이 그린 만다라 상에 자신의 인격이 표현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국 융은 만다라가 상징하는 것이 자신의 무의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만다라를 계속 그리면서 자신의 내면이 스스로 치유된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융은 자신이 그린 만다라를 통해 만다라가 상징하는 의미가 자신이 주장하는 개성화 과정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보았다. 그는 만다라 그림이 주로 외각에서 중심을 향해 움직이며 결국 중앙에서 합쳐진다는 사실과 인간정신 또한 의식과 무의식의 균형을 이루면서 전체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자기실현 즉 개성화 과정이 일맥상통한다고 보았다.
모든 인간원형은 상징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만다라를 그림으로써 자신의 내면세계를 이해하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었던 융은 인간원형 중에서 자기 원형이 만다라의 형태로 표현된 것으로 보았다. 그것은 만다라가 자기 원형을 드러내는 상징으로서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것이었음을 말한다.
Ⅳ. 논의
본 연구에서는 융의 인간정신 구조를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집단무의식의 내용인 인간원형 중 자기 원형이 상징을 통해 어떻게 작용하는지와 만다라를 통한 진정한 개성화 과정을 고찰해 보았다.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인 융은 무의식의 연구에서 무의식이 상징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그것이 인간의 심리상태를 나타낸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무의식의 상징화는 상징으로 드러난 자신의 심리상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고유한 자신의 전체가 되고자하는 자기실현이라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상징으로 드러난 인간의 내면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곧 자기실현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자기실현은 개성화 과정에 이르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융이 말하는 인간원형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서나 통용되는 전 인류의 공통되는 마음의 층인 집단무의식의 내용물로 보편적인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고 행동하게 하는 정신적 요인을 말한다. 융에 의하면 원형은 오직 상징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직접 원형과 만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원형적 상징으로써 나타날 때 간접적으로 만나게 된다(Rhi, Bou-Yong, 1998).
이러한 원형은 인간의 인격을 형상화하여 자기실현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함은 마땅하다. 이에 지금까지 그림자, 페르조나, 아니마⋅아니무스, 자기 원형을 먼저 살펴보았고, 이러한 원형이 의식의 세계에 자신의 모습을 상징으로써 드러내며, 그들의 내용을 전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융의 개성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원형은 그림자 원형이다. 그림자 원형은 개인적인 측면과 집단적인 측면을 모두 포함하는데 집단적인 측면이 타인에게 투사될 때에는 극단적인 행동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자신의 열등하고 부정적인 측면인 그림자를 인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림자 원형이 의식과 통합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이야말로 고유한 자신의 전체가 되는 개성화 과정에 이르는 길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페르조나 원형은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자신의 측면이다. 그것은 단지 사회와 타협한 가면일 뿐이지만 자신이 외부세계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외적인격이다. 그렇기 때문에 페르조나는 인간이 건전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기능이므로 그것의 올바른 형성은 매우 중요하다. 페르조나의 올바른 형성과 원활한 기능은 인간의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힘이 될 것이며, 이 또한 개성화 과정에 이르는 길이라 할 수 있다.
페르조나가 외적인격이라면 아니마⋅아니무스는 자아와 내면의 세계를 이어주는 내적인격이다. 아니마는 남성 속의 여성상, 아니무스는 여성 속의 남성상을 의미하는데, 그것이 제대로 분화되고 의식화하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이상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 상태를 살피고 내부에 있는 자신의 여성성과 남성성을 이해하는 것 다시 말해 아니마⋅아니무스를 제대로 인식하고 통합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이야말로 개성화 과정에 이르는 길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기 원형은 의식뿐 아니라 무의식을 포함하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말한다. 융이 말하는 자기 원형은 인격의 중심이며 의식과 무의식의 중앙에 위치한다. 자기는 자신이 정신적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자기원형으로 나타나 정신적 분열을 지양하게끔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한 사람의 전체가 되고자 하는 경향을 지녔기 때문에 무의식이 단절되려고 할 때 자기 원형이 출현하여 그것을 이으려 애쓴다.
자기 원형은 다른 원형과 마찬가지로 상징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데 흔히 만다라의 형태로 나타난다. 만다라는 기본적으로 원과 사각(四角)으로 구성되며, 가운데에는 원리를 상징하는 상(像)이 존재한다. 그것은 만다라 그림이 외각에서 중앙점을 향하고 있는 것을 통해 인간정신 또한 무의식의 의식화를 통해 인간 전체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융의 개성화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자기 원형이 만다라 상징으로 드러나면서 만다라는 인간 무의식의 상징적 의미를 지니게 되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개성화 과정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이처럼 융은 개성화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무의식의 상징 중 특히 만다라 상징에 주목하였다. 만다라는 원래 티벳 밀교의 명상 도구인데 융은 프로이트와 결별 후 심리적으로 혼란했던 시기에 직접 만다라를 그림으로써 내면 치유를 경험하였던 것이다.
융에 의하면 만다라 상징은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이어주는 기능을 하며 자신이 몰랐던 무의식을 간접적으로 대면하게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봄으로써 치유가 가능했던 것이다. 이처럼 만다라 상징은 자기 원형의 상징적 모습이 만다라로 표현되면서 자신의 무의식에 있는 내용들을 전달해 준 것이며,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자신 내면에서 치유가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만다라는 자기 원형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정신적 흐름은 항상 중심을 향해 나아가는데 이는 바로 자기 원형이며, 자기 원형은 인간정신의 중심을 이룬다. 만다라의 형태가 원이라면 인간은 자궁이라는 둥근 원에서 둥글게 구부리고 있다가 둥근 원의 관문을 통과해 세상에 나오게 된다. 이는 인간이 원에서 태어났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것은 만다라의 이미지가 인간정신이 중심을 이루기 위해 출현하는 자기 원형과 다름없음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만다라에 나타난 변화를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인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전체가 되고자 하는 자기실현의 길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만다라는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개성화를 실현하는 상징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만다라는 무의식이 주는 신호이다. 자신이 정신적 위기에 빠졌을 때, 그 위기를 알리는 신호와 같은 존재가 만다라이다. 만다라를 통해 무의식이 보내는 신호를 파악하여 자신의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개성화의 과정일 것이다. 이를 통해 만다라의 중심이 인간정신의 중심인 자기 원형과 자기실현을 위한 개성화의 길이 연관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융은 만다라와 인간정신의 중심인 자기 원형을 연관시킴으로써 우리 인간의 정신이 자기실현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의 무의식을 만다라 상징으로 제시했다고 보았다. 자기실현 즉 개성화는 한 개인이 고유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인간의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전체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경향을 타고 났기에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있어서 핵심과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인간은 전체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잠재력을 갖고 태어났지만 무의식을 의식화하고 개성화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것은 각 개인의 역량에 달려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신이 원하거나 원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삶은 그 자체가 전체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것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심리적 갈등과 정신적 불안정 등을 설명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데 있어서 융의 이론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그것은 무의식의 의식화를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를 제대로 들여다봄으로써 인간성을 회복함은 물론 인간을 긍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안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융은 만다라의 체험을 통해 만다라가 주는 내면 치유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정착시켰다. 매일 만다라를 그림으로써 그 그림에 자신의 마음이 나타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상징적으로 표현된 자신의 무의식을 탐구하여 심리적 혼란을 치유한 것이다. 만다라를 그리는 외적작업과 만다라를 통해 심리를 치유한 내적작업을 통해 내⋅외적 조화를 얻은 것이야말로 무의식을 의식화하고 그것의 균형을 이루어 진정한 개성화에 도달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이와 같이 무의식의 상징화는 자기 원형이 만다라 상징으로 드러난 것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치유할 수 있었던 것처럼 치유적인 원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융의 이론은 현대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당면한 정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시사하고 있다. 각 개인의 역량에 따라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지만 공통된 인간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그 방안이 논의되어야 함은 당연할 것이다.
융의 개성화 과정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인격 완성의 길이다. 그것은 분명한 인간의 목표이며 인간원형 즉 그림자, 페르조나, 아니마⋅아니무스, 자기 원형의 의식화와 통합을 통해 진정한 개성화에 도달할 수 있다. 특히 상징으로 나타나는 만다라에서 인간정신 전체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진정한 자기를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만다라 상징에 관한 연구는 주로 색채상징, 미술치료, 성격진단도구 등이 주를 이룬 다. 이에 융의 개성화 과정과 관련된 상징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손기표의 연구는 만다라 상징이 엘리엇의 시작(詩作)과정을 통해 창의적 작품을 탄생시키는 것이 융의 개성화 과정의 상징이라는 것에 관한 논의이다(Son, Ki-Pyo, 2015). 김정경의 연구는 만화에서 드러난 만다라 상징이 우리 삶에 어떤 보상적 의미를 전달하는지에 관한 논의이다(.Kim, Jung-Kyung, 2014).
반면 본 연구는 만다라가 현대인들의 심리상태를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상(像)이며, 한 사람에게 있어서 전체가 되고자 하는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관한 논의이다. 이는 곧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인 개성화의 표현이며, 그렇기 때문에 현대인들의 인간성 회복은 물론 인간을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본다. 그것은 우울, 불안 등 각종 신경증에 시달리거나 위기에 빠진 현대인에게 인격완성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내면치유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Ⅴ. 결 론
현대사회는 급격한 경제적 발전으로 물질적 풍요와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에 반해 인간정신의 문제에 있어서는 부정적 역효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물질적 발전과 성장으로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현대인들은 정신적 갈등과 쇠약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사회적인 문제로 지속되면서 인간의 내면을 점검하고 불안정한 인간의 심리상태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시점에 이르렀다.
이에 인간의 인격적 완성을 주장하는 융의 개성화 이론은 인간의 내면에 관심을 두고 인간의 정신세계를 탐구하여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고자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융의 이론은 현대인들의 인간성을 회복하고 인간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기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융이 말하는 무의식의 내용 즉 인간원형이 상징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특히 자기 원형이 고유한 자신을 찾아가는 개성화 과정에서 만다라 상징으로 드러나는 것에 대해 탐구해 보았다. 융의 무의식에 대한 내용을 요약하자면 상징을 통해 드러난 무의식은 그림자, 페르조나, 아니마⋅아니무스, 자기 원형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원형의 통합으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개성화에 이르게 되는 것을 말한다.
결론적으로 본 논문에서는 무의식에 존재하는 인간원형이 만다라 상징으로 드러나면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과 결과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을 바탕으로 융의 인간원형이 직접 만다라 체험을 통해 만다라 그림이 중심을 향해 움직이며, 결국 중앙에서 합쳐진다는 사실과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전체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자기실현 즉 개성화 과정을 연관시켜 주장하였다. 그것은 무의식에 존재하는 인간원형이 만다라 상징으로 드러나면서 만다라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이해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개성화 과정에 이르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각종 신경증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의 내면을 이해하고, 그 상처를 점검하는 연구가 필요한 시점에서 융의 이론을 통해 인간에 대한 긍정적 이해를 돕는 방안으로 기여할 것이라 사료된다. 그것은 자신의 무의식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무의식과 의식의 균형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인격완성의 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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