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해운계고등학교 교사가 인식하는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현황과 미래발전방안 연구

1. 수산·해운계고등학교

2022년 HIFIVE(www.hifive.go.kr)의 통계를 보면 전국의 특성화 및 마이스터고 숫자는 518개교이나, 이 중 수산·해운산업의 예비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교는 3개의 마이스터고등학교, 6개의 특성화고등학교, 2개의 종합고등학교로 총 11개교 불과하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에 등재된 수산·해운계 고등학교의 발전방안과 관련한 선행연구는 타 계열(농생명산업, 공업, 상업, 가사·실업)에 비교하였을 때 그 수는 매우 적다. Lee et al.(2022)의 ‘수산계 고등학교 활성화 방안’에선 수산계 고등학교의 입학, 교육기자재, 취업현황에 대해 조사하고 이러한 활동들의 내실화를 통한 수산계 고등학교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먼저 우수한 신입생의 확보를 위해 실습선, 학과 체험활동, 홍보활동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수산계 고교 졸업생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취업 성공 졸업생 및 다양한 인사를 초빙한 특강, 학교-기업간의 취업연계 정책, 고교학점제 운영 및 정부 부처와의 협력을 통한 다양한 지원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Kim(2020)은 ‘수산·해운계열 냉동 분야 교육과정 운영 현황 분석’을 통해 NCS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한 냉동 교육과정의 1년간의 운영 현황을 분석하여 이에 따른 운영상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NCS 기반 교육과정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Kim(2020)의 ‘수산계 마이스터 및 특성화 고등학생의 진로인식 비교’에선 수산계 고등학교 학생들의 진로 선택시 전공 관련 분야로의 취업 또는 진학을 목표로 하기에 이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교육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관련 학교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로 교육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교사연수 및 교사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Kang(2015)은‘특성화고등학교의 교육과정 분석과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를 통해 교육과정-수업-평가의 통합적 접근을 시도하였고 이를 토대로 특성화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통합적 시각을 가져야 하며, 교육과정 운영 편성에 자율권을 부여하며, 교사의 교수-학습법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였다.

Lee(2009)는‘특성화고등학교 교육 과정의 실태 및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제시된 핵심 개념을 기존의 수업 틀에서 벗어나 학교 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준비하고 실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특성화고등학교는 특성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교육활동에 대한 권한은 학교 자율에 맡기어 학교특색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상의 선행연구와 달리 수산·해운계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운 점이나 극복 방향을 분석한 연구는 부족하다. 현재 4차산업혁명과 융·복합 시대를 맞이하며 교육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수산·해운계 고등학교 교사들을 통해 수산·해운계고등학교가 미래의 변화 앞에 놓여 있는 현재 상황과 이를 극복하고 발전적인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연구해보고자 한다.

2. 근거이론 연구

질적 연구방법론 중 하나인 근거이론 연구(grounded theory research)는 특정 집단이나 사회 현상에 대한 이론적 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장으로부터 수집된 자료에 근거하여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기 위하여 수행된다(Corbin and Strauss, 2007; Creswell, 2010).

근거이론 연구는 체계적 접근에 따라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을 통해 이루어진다. 개방코딩은 인터뷰 내용을 분해하고 이를 개념화할 수 있는 의미 단위를 찾아 타겟팅을 하고, 유사한 개념의 의미 단위끼리 묶어 하위 범주화 하는 과정이다. 또한 비슷한 하위범주를 서로 유목화하여 범주를 구성한다. 축코딩 단계는 범주 간의 관계를 분석하여 중심현상에 대한 인과적 조건과 맥락적 조건,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결과로 배치하여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Lee et al.(2022)는 특성화고등학교의 현장실습생을 대상으로 한 근거이론 연구를 시행하였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현장실습 목적에 대한 이해 부족, 현장실습 과정에 대한 인식 결여, 현장실습에 대한 정보 비대칭성으로 현장실습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현장실습 기업에서의 부적응이라는 중심현상이 나타났다.

An and Kim(2021)은 특성화고등학교 중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를 대상으로 운영과정에 대한 근거이론 연구를 시행하였다. 연구결과 교사의 집행의지, 수업선택과 전과제도 고려, 특성화고등학교 특별전형 입시제도 개선, 성취수준 미달 학생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Shin and Song(2015)은 직업교육에 필요한 학습환경의 설계요소를 근거이론을 통해 연구하였다. 연구를 통해 도출된 설계요소들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실제적 맥락은 인과적 조건으로실제적 과제에 영향을 미치고, 환경 인프라는 맥락적 조건으로 적절한 코칭과 스캐폴딩에 중재적 조건으로 작용하며, 다중적인 역할과 관점, 전문가의 프로세스 모델링, 성찰 및 표현기회제공은 실제적 평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Choi et al.(2016)은 특성화고등학교와 마이스터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산학협력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강화되며 소멸되는 과정을 근거이론을 바탕으로 연구하였다. 연구결과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구심체 역할과 시스템화가 필요하며, 정부의 산학협력 평가에서 양적인 측면만을 강조하지 않으며, 산학협력 네트워크에서의 기업과 학교의 역할을 분명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상의 직업계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근거이론 선행연구들 역시 현재 이론적 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이기에 근거이론 연구법을 통해 시사점을 제안하였다. 따라서 이론적 기반이 부족한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현재상황과 미래발전방안을 제시하기에 적절한 연구법이라 사료된다.

1. 연구 방법

가. 조사 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전국 11개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현직 교사 23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인터뷰는 2022년 4월 10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하였다. 인터뷰에 참여 교사의 정보는 <Table 1>과 같다.

<Table 1>

Object of investigation

나. 측정 도구

본 연구를 위해 연구 절차는 첫째, 수산·해운계고등학교 관련 선행연구와 관련문헌을 고찰하였다. 둘째, 수산·해운분야 교육에 종사 중인 현직 교수 3명과 현직 교사 4명의 전문가 패널을 통해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미래를 위한 주제들을 선정하였다. 셋째, 선행연구와 문헌고찰 및 전문가패널 면담을 통해 질문지의 방향성을 분석하고 이를 수정·보완하여 수산·해운계고등학교 교사 대상 심층 면담 질문지를 개발하였다. 넷째, 해당 질문에 적합한 인터뷰 참여 교사 선정하여 심층 면담을 진행하였다. 다섯째, 인터뷰 자료를 바탕으로 전사 후 이를 바탕으로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을 실시하였다. 위 연구 절차를 도식화하면 아래의 [Fig. 1]과 같다.

[Fig. 1]

Major procedure of study.

수산·해운계고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심층 면담 질문지의 구성은 <Table 2>와 같다.

<Table 2>

Composition of questionnaire

1.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미래에 대한 주요 개념과 범주

인터뷰를 바탕으로 범주화를 위해 질적연구 보조 프로그램인 Taguette를 활용하여 개방코딩을 시행하였으며, 70개 의미 단위와 26개 하위 범주, 6개 범주를 도출하였다. 구체적 내용은 <Table 3>과 같다.

<Table 3>

Major Concepts and Categories for the Future of Fisheries and Maritime High School

2.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위기에 대한 패러다임 모형

Lim(2014)에 따르면 축코딩 패러다임 모형은 개방코딩에서 도출된 범주들 간의 관련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범주의 속성과 차원을 밝히고, 범주들이 인과적 조건, 맥락적 조건, 중심현상,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전략, 결과에 의해 서로 교차되고 연결되는 맥락을 보여준다(Hwang and Chung, 2015). 축코딩을 통한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미래 인식에 대한 패러다임 모형은 [Fig. 2]와 같다.

[Fig. 2]

A paradigm model for the future perception of fisheries and shipping high schools.

1. 결론

본 연구는 수산·해운계고등학교 교사들이 인식하는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현재 놓여진 위기 요인과 이를 극복하는 미래발전방안을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의 수산·해운 관련 교과를 수업 중인 전체 11개 고등학교의 23명의 선생님과 FGI를 실시하였다. 전사한 인터뷰 내용은 근거이론 분석 방법을 기반으로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의 단계를 통해 분석하였다.

주요 연구 결과를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산·해운계고등학교 교사들은 현재 겪고 있는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위기의 원인을 학령인구의 감소에 따른 신입생의 감소, 수산·해운계고등학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러한 원인들이 서로간의 상호작용을 하여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은 큰 문제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은 부정적 인식을 심화시키고,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에서 부정적 인식은 인문계 고등학교나 타 계열 직업계고등학교로의 인재 유출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둘째, 수산·해운계고등학교 교사들은 현재 겪고 있는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위기를 유발하는 구조적 조건으로 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족, 타 고등학교와의 상대적 소외감,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혼선으로 보고 있다. 부정적 인식과 신입생 감소로 인해 학력 수준이 부족한 학생들이 수산·해운계고등학교에 입학하여 학생들의 기초학력 문제로 전공수업의 진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면 수산·해운계고등학교 출신 졸업생들의 경쟁력이 약해져 더욱 부정적 인식이 심화 될 것이다. 또한 수산·해운계고등학교는 학생 수와 학교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비대면 콘텐츠와 같은 부분에서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며, 이러한 부분은 기초학력의 부진의 심화를 유발시킨다. 현장 선생님들의 이러한 고통과 달리 수산·해운계고등학교는 교육부와 해양수산부의 이원화된 정책 모두를 만족시켜주어야 하기 때문에 심각한 구조적 문제에 놓여져 있다.

셋째, 이러한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위기상황에서도 교사들의 부단한 노력과 의지가 돋보인다. 많은 교사들이 비록 수산·해운계고등학교가 외형적으로 작은 반면 그만큼 내실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교사학습공동체와 같은 교사역량강화와 학교간의 정보교류와 협업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넷째,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미래발전방안을 위해 산업체와 교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홍보활동, 학생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학생 인성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정보화에 대한 접근 능력 강화와 같은 상호작용들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상호작용들을 바탕으로 학교/학과 존속을 위한 법적 제도 마련, 교사충원을 통한 양질의 교육시행, 취업과 진로에 적합한 인재양성, 전공기술과 정보지식의 융합형 인재양성이 이루어진다면 4차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미래 인재양성이 가능할 것이다.

2. 제언

이상의 연구를 바탕으로 정책적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존치를 위한 법적 제도적 보호가 필요하다. 수산·해운업은 수요와 공급의 논리가 아닌, 대한민국 기초 산업의 근간을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식량주권과 국가경쟁력을 위한 최소한의 수산·해운업 필요 인재의 인원을 정하고 해당 인원들이 최선의 역량을 낼 수 있는 인재로 성장시켜야 한다. 하지만 현재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경우 학교의 역량과 업무가 과도하게 신입생 유치에 집중되어 있다. 최소한의 양성 인원을 정하고 양질의 인재로 육성하여 사회에 보탬이 된다면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이미지는 보다 긍정적으로 될 것이다.

둘째, 양질의 교육을 위한 교사 충원이 필요하다. 현재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경우 교사 충원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기간제교사의 비중이 높은 문제점이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미래 세대를 이끌어 나갈 젊고 유능한 교사가 확충이 필수적이다. 또한 현재 교육부와 해양수산부의 이중적인 구조에 따라 교사들의 행정 업무도 이중적이기 때문에 역량 있는 교사의 충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융합형 인재양성이 필요하다. 4차산업혁명이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산업에서 신기술을 접목하여 보다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3D업종의 인식이 큰 수산·해운업인만큼 신기술을 통해 변화하고 혁실할 수 있는 부분도 그만큼 클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의 한계는 교사 입장에 한정되어 연구를 한 점이다. 향후 수산·해운계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들이 인식하는 수산·해운계고등학교의 미래에 대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