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영아반 교사의 어려움에 대한 질적 메타분석
Abstract
The research was to expand understanding of the lives of infant class teachers and obtain policy implications related to the teachers by meta-analyzing qualitative researches related to the difficulties experienced at childcare centers. It selected 15 qualitative researches containing the voices of infant class teachers at childcare centers among academic journal studies published over the past 10 years (2014-2023), and synthesized the meaning of difficulties for them. As a result of the analysis, the meanings of difficulties experienced by the teachers fall into five core conceptions: ‘uncomfortable relationships with parents’, ‘a society that doesn't respect infant teachers as a professional’, ‘limitations of educational support’, ‘burden of infant caring’, and ‘excessive workload’. Based on the results, the need to refigurating the relationship between care and education, the curriculum redesign for pre-service teacher, and improving multi-layered infant class teacher support systems were proposed.
Keywords:
Infant teacher, Chidlcare, Caring, Qualitative meta-analysisⅠ. 서 론
일반적으로 영아기(嬰兒期)는 출생부터 2세까지 생의 어린 시기를 뜻한다. 영아기는 인간 출생 이후 변화와 성장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기로, 주변 환경은 영아의 발달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시기에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특히 부모를 포함한 일차 양육자나 어린이집에서 만나는 보육교사와의 관계는 영아의 건강과 안전과 같은 기본적인 삶의 질과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을 뿐 아니라 영아가 세상을 배우는 중요한 장인 것이다.
2022년 12월 말 기준으로 행정안전부가 제공한 주민등록인구통계(https://jumin.mois.go.kr, 인출일 2024.4.1.)에 따르면, 우리나라 0-2세 영아는 총 786,567명으로 총인구(51,439,038명)의 약 1.5%에 해당된다. 그리고 동일 시점을 기준으로 보건복지부의 보육통계((https://www.mohw.go.kr, 인출일 2024.4.1.)를 살펴보면, 어린이집 영아반(0-2세)에 재원하고 있는 영아가 총 651,700명으로 확인되었다. 통계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영아 인구의 약 82.9%가 어린이집 영아반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기본보육(09:00~16:00)과 연장보육(16:00∼19:30)의 시간을 고려해 볼 때, 우리나라 대다수 영아가 평일 최소 7시간부터 최대 10시간 30분의 시간을 어린이집에서 또래와 교사와 함께 지내고 있는 셈이다.
제4차 표준보육과정에 따르면, 어린이집의 영아반 교사는 놀이의 특성, 의미, 가치를 이해하여 영아가 즐겁게 놀이하면서 배우는 경험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영아에게 적합한 환경을 구성하고, 바람직한 상호작용을 하여 영아가 놀이에 몰입하고 놀이를 확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20). 또 영아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씻기고, 입히고, 먹이고, 재우고, 배변을 돕거나 지도하는 등 신체적 돌봄을 포함하여 영아의 다양한 감정을 표정과 몸짓과 언어 등으로 표현하고, 또래와의 갈등을 긍정적으로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정서적 돌봄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Ryu and Lee, 2024).
영아기의 특성과 어린이집에서 영아가 보내는 시간, 그에 따라 담당해야 할 다중적 역할을 상기해 보면, 영아교사의 삶이 녹록하지 않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영아교사의 삶은 교사들의 목소리를 드러낸 연구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영아교사들이 학부모와의 갈등(Seo et al., 2017),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단순 돌봄과 보호자라는 사회적 인식(Eom and Han, 2020; Ryu and Lee, 2015), 교사로서의 자신감 부족(Lee, 2021), 동료와의 갈등(Park and Seo, 2015; You, 2015), 과도한 업무량(Baik, 2022) 등으로 인해 겪는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
한편, 현 정부는 그동안 이원화 되어 있던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체계를 통합하는 이른바, ‘유보통합’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교육부를 중심으로 단계적 추진을 진행하고 있다. ‘영유아 중심의 질 높은 새로운 교육돌봄체계 마련’을 목표로 1단계(2023∼2024)와 2단계(2025~)로 구분하여 진행하고 있는 상황으로, 「정부조직법」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의 개정을 비롯하여, 유보통합에 소요되는 재원 확보나 중앙 및 지역의 재정 통합, 관리체계 일원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Moon et al., 2023). 특히, 영유아교사의 처우개선이나 자격 및 양성체제 개선 과제와 관련해서는 교사 집단 간 요구가 다양하고 시각 차이가 있어 협의가 쉽지 않은 점이 난도가 높은 과제로 남아있다. 유치원 교사와 보육교사의 통일된 자격 취득 여부, 영유아 교사의 처우 기준(보수 및 수당 표준화), 영유아 교사의 근무 여건과 복지, 교원 연수 및 승급 등에 대한 지침 등에 대해 이익 당사자인 영유아교사집단 간 갈등과 우려, 불안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3-5세 유아를 교육대상으로 운영되는 공립유치원의 교사들 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가입되어 있는 교사들은 교육부 산하의 기관에 0~2세 영아가 다니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단체 표명하며, 유보통합의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mbc뉴스, https://imnews.imbc.coml, 2023-12-16 보도). 그러한 갈등과 우려, 불안의 근저에는 교육과 보육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와 함께 어려운 영아교사로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이란 문제가 깊이 관여되어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유보통합의 본격 추진을 앞둔 현 시점에서 영유아교사의 삶, 특히 영아교사의 삶을 다시금 들여다볼 필요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교사집단 내에서도 기피되고 있는 영아반 교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어려움을 덜어낼 방법은 없는지, 생의 이른 시기의 중요한 과정을 담당하는 영아교사의 삶은 어떠하면 좋을지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진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질적 메타분석은 기존 발표된 연구물들이 제시한 영아교사의 삶의 현상에 대한 축적된 지식에 근거하여 종합적으로 결론 내리고, 새로운 해석과 제안을 도출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론이다(Na, 2008). 이러한 방법론을 적용하여 유아교사의 생태교육 경험(Jang, 2022)이나 유아특수교사의 놀이중심교육과정 실행 경험(Seo, 2023) 등 유아교사의 목소리를 담은 질적연구의 결과를 종합한 시도들을 찾아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최근 10년간 발표된 연구자료 중 영아교사의 목소리를 담은 질적 연구를 선정하여 영아교사가 경험하는 어려움의 의미를 메타분석 해보고자 한다. 영아교사들이 이야기하는 삶의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탐색함으로써, 영아교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나아가 영아교사 관련 정책적 함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문제는‘어린이집 영아반 교사가 이야기하는 어려움의 의미는 무엇인가?’로 정리된다.
Ⅱ. 연구 방법
1. 분석대상
본 연구에서는 최근까지 10년간 발표된 영유아교육분야 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중 어린이집 영아반 교사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연구, 특히 영아반 교사로서 경험하는 어려움을 읽을 수 있는 질적 연구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대상을 선정하기 위해 학술데이터 플랫폼(한국교육 학술정보원, 한국학술정보원, DBpia, 국회전자도서관, 교보스콜라, 한국학술지인용색인)을 이용하였으며 키워드 검색, 즉 ‘영아반 교사’, ‘영아반 보육교사’, ‘영아 보육교사’, ‘영아 교사’가 연구제목이나 연구의 주제어로 포함되어 있는 자료들을 검색하였다. 일차적으로는 60편의 연구가 수집되었으며, 이 중 예비교사나 장애영유아 교사가 연구참여자인 경우와 연구내용이 영아교사의 어려움과 관련 없는 경우를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그 결과, 15편의 연구가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되었다(<Table 1> 참조).
2. 자료분석
질적 메타분석(qualitative meta-synthesis)은 분석대상인 질적 연구들에서 핵심요소를 발견하고 이를 재개념화하여 해석하는 방법론으로서, 개별 연구물을 폭넓게 수용할 수 있고 새로운 이론이나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Lee and Lee, 2017). 본 연구는 이러한 질적 메타분석 방법을 적용하여, 어린이집 영아반 교사의 어려움을 제보한 질적 연구들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해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Lim and Lee(2018)의 연구를 참고하여 일곱 단계의 과정을 거쳐 대상 논문의 내용을 분석하였다. 먼저, 1단계는 연구문제나 주제를 정하는 시작하기로, 본 연구에서는 어린이집에서 영아반 담임으로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의 경험, 특히 영아반 교사로서 마주하는 어려움에 초점을 맞추었다. 2단계에서는 초기 관심과 관련된 것을 정하는 과정으로, 주제 관련 15편의 학술지 논문을 분석대상으로 선정하고 연구물을 반복적으로 읽는 작업을 3단계로 이어 진행하였다. 이때 해당 연구에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포함 되어있는 의미를 탐색하며 개념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15개 논문에서 68개 주제와 35개 하위주제로 어린이집 영아반 교사가 경험하는 어려움의 의미를 개념화 하였다. 예를 들면, Moon and Hwang(2016)의 논문에서는 ‘1-a. 일일 작업’, ‘1-b. 연장 근무’, ‘1-c.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오류’, ‘1-d. 가족 모두를 위한 알림’으로 영아교사의 어려움을 4개 의미 주제로 개념화 하고, 개념을 부호화 하였다.
연구물의 관련성을 결정하는 4단계에서는 연구물들의 개념을 종합하고 재개념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각 개별 연구물에서 추출한 개념들 간 유사성을 중심으로 범주화 하는 작업을 수행하였으며 이 과정은 더 이상의 작업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까지 반복되었다. 그 결과, 68개 주제와 35개 하위주제를 의미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5개의 묶음으로 범주화 하였다. 5단계의 변형하기 단계에서는 5개 범주를 근거로 범주별 핵심적 개념, 즉 ‘학부모와의 불편한 관계’, ‘영아교사를 전문가로 존중하지 않는 사회’, ‘교육적 지원의 한계’, ‘영아 돌봄의 부담’, ‘과다한 업무’를 도출하였다. 이어서 핵심 개념을 조직화하고 해석하면서 변형을 종합하는 6단계를 거쳐, 종합한 것을 표현하는 마지막 7단계에서는 도출한 핵심 개념이 잘 드러나는 목소리를 해당 연구에서 발췌하여 제시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였다.
Ⅲ. 연구 결과
분석 대상 논문에서 제시한 영아교사들의 목소리를 종합하여 분석한 결과, 어린이집 영아반 교사가 겪는 어려움은 ‘학부모와의 불편한 관계’, ‘영아교사를 전문가로 존중하지 않는 사회’,‘교육적 지원의 한계’, ‘영아 돌봄의 부담’, ‘과다한 업무’의 5개 핵심 개념을 도출할 수 있었다(<Table 2> 참조).
1. 학부모와의 불편한 관계
영아교사로서 살아가며 겪는 어려움으로 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연구에서 발견되었다. 보육의 전문성을 불신하는 것을 비롯하여 영아교사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과도한 요구를 하는 학부모들이 영아교사에게는 불편한 대상으로 위치함을 엿볼 수 있다.
부모님들도 그냥 단순히 교사라는 인식보다는 ‘아, 우리 애 맡아서 봐주는’ 약간 그런 식으로 인식을 하고 계시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안타깝죠. -교사 P(Ryu and Lee, 2015)-
아이가 아파서 꼭 먹어야 되는 경우에는 저희가 당연히 투약을 하지만 배즙을 시간에 맞춰 먹여달라거나 비타민, 유산균을 먹여달라거나 하는 건 좀 과한 것 같아요. -K교사(Seo et al, 2017)-
맞벌이 부부 같은 경우에는 바빠서 그런지 기본생활습관 교육을 저희한테 요구하세요. 기저귀 떼게 해 주세요, 앉아서 밥 먹게 해 주세요, 양치질 습관 들게 해 주세요. -G교사(Park and Seo, 2015)-
아이들 울고 진짜 바쁜 시간에 어머니는 지금 급하다고 자기 아이 상담을 위해서 교사를 거의 전담하려고 하시는 분도 계시거든요. 지금 간단하게 얘기하고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고 해도 계속 얘기를 끊지 않고 하세요. -D교사(Park and Seo, 2015)-
분석대상 연구를 통해 영아교사의 전문성을 신뢰하지 않는 부모, 자신의 자녀만 위하고 편의를 요구하는 이기적인 부모와의 관계에서 교사들은 갈등과 피로감을 경험하고 있음을 생생하게 읽을 수 있다.
2. 영아교사를 전문가로 존중하지 않는 사회
분석대상 연구들에서 읽을 수 있는 영아교사들의 어려움은 근거리에서 접하는 학부모와의 불편한 관계뿐 아니라, 보육과 영아 보육교사에 대한 사회 전반적 인식이나 시스템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보육의 전문성과 보육교사의 윤리를 불신하며 어린이집의 CCTV 설치를 의무화 하고 교사들을 잠재적 학대자로 의심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갖게 되는 영아교사들의 회의를 읽을 수 있다. 또 영아교사들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의 관리부처 이원화에 따른 유치원과 어린이집 지원의 차별, 유치원교사와 어린이집 교사 자격 경로의 차이, 유아는 교육대상이고 영아는 단순 돌봄의 대상으로 보면서 유아교사와 영아교사의 전문성에 차등을 두는 인식 등이 얽혀있는 사회 속에서 영아교사로서 살아가는 어려움을 이야기하였다.
처음 영아반을 맡게 되었을 때 ‘저 어린이집 교사예요.’했더니 ‘너, 보모냐?’이런 식으로 얘기하실 때, 저는 영아들을 보육하고 교육도 하는데 그런 이미지로 비춰지는 게 되게 자존심 상하고 안 좋았어요. 제 주변 사람들은 저를 보면 “아직도 거기서 일해?” <중략>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나이가 많은 데 아직도 교사로 일하나 봐라는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아요. -H교사(Eom and Han, 2020)-
영아교사에 대한 인식 자체가 뭔가 유아 교사와는 좀 분리되어서 생각되어지는 것 같아요. 유아교사는 뭔가를 가르치는 교사라는 느낌이 훨씬 강하고, 영아교사는 뭔가를 그냥 돌봐주는, 그냥 아줌마, 아줌마까지는 아니지만 그냥 그런 사람들 중에 하나? 그냥 그런 식으로 생각하시는. <중략> 같은 교사라고 해도 영아 교사하고 유아 교사가 좀 다르게 대우받는 것 같기도 하고. -교사 D(Ryu and Lee, 2015)-
아이 엄마가 된 후에도 유치원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치원에 원서를 넣었는데 결혼하면 가정일 때문에 못하게 되니 어린이집에 가는 게 좋겠다며 저를 받아 주지 않았어요. 너무 어처구니 없었는데 어린이집이 더 쉽나 싶어서 어린이집 갔거든요. 사실 애기 키우니깐 더 어린 영아는 돌보기가 아무래도 낫겠죠. 근데 월급 받고 많이 당황스러웠어요. 이것 받고 일한다는 게 얼마나 실망스럽고 처절한 마음이 드는지 몰라요. -F교사(Yeo and Kim, 2015)-
CCTV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데요. <중략> 저는 사실 순전히 아이가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거든요. <중략> 그런데 내년부터 어린이집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종일 감시 속에서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나 고민이 돼요. -김지영교사(Jo and Jun, 2016)-
인정은 개인의 자아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조건으로, 사회적 인정을 경험하며 긍정적 자기 의식을 형성한다(Honneth, 2011). 영아교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교사들을 영아보육의 전문가로 존중하고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시선을 엿볼 수 있다.
3. 교육적 지원의 한계
분석한 논문에서는 영아들이 의미 있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교사로서 잘 해내고 있는지, 교수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교사들의 갈등이 드러난다. 영아와의 소통의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영아에게 충분히 교육적 지원을 하지 못함을 고민하는 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영아교사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 일단 아이들하고,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되지 않기 때문에, 아가들이 원하는 걸, 과연 교사인 내가 아가들이 원하는 걸 교사가 해 주고 있는가? 그리고 그게 정말 이 아이가 `원하는 게 그거였는가?’그게 가끔은 의문이 들 때가 많죠. -교사 A(Sung and Choi, 2015)-
아이들이 한 가지 교구를 가지고 오랫동안 놀 때도 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일 때. 그런데 그게 놀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몰입이 아니라 소유나 집착같이 보이거든요. 다른 놀이도 하도록 유도하긴 하는데, 잘 되지 않기도 하고‥‥아이가 흥미를 갖는데 제지하는 것이 맞나 고민도 돼요. -이교사(Lee, 2021)-
같은 모양, 같은 색깔, 같은 크기의 똑같은 장난감을 가지고도 서로 자기 것이라고 다투고 울 때 어떻게 지원을 해 주어야 하는지 난감해요. -교사A(Park and Park, 2023)
제가 생각하기에 유아교육이랑 영아보육이랑은 정말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진짜. 4년 동안 유아에 대한 것만 배우고, 영아에 대한 것은 한두 과목만 했는데, 막상 현장에서 영아를 딱 맡으니까. <중략> ‘어? 나는 유아교육을 전공했는데, 영아보육을 하네? 영아보육에 대한 지식은 많이 없는데, 내가 그동안 유아교육하면서 배운 거를 써먹을 수가 없고’ 하니까, 좀 그런 것도 회의가 들고. -교사 J(Ryu and Lee, 2015)-
대학에서 영아의 특성은 이론적으로 학습하지만 실제로 영아반 수업을 본적도 없고 실습할 기회가 없었으니까 영아들의 대답이나 엉뚱한 반응에 그냥 웃으면서 넘어가야하는지 판단이 잘 안 섰어요. 또 ‘내가 하는 수업이 맞는 건가 엄마 역할만 하는 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영아반 수업이지?’ 한동안 고민했죠. -F교사(You, 2015)-
영아교사들로부터 들을 수 있는 이러한 어려움 배경에는 영아의 발달적 특성과 더불어 예비교사교육과정의 한계, 즉 영유아교사자격증 취득 과정에서 영아기 발달에 적합한 교육적 지원에 대한 내용이나 실습의 부족과 같은, 교육역량을 숙련할 기회가 부족한 현실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4. 영아 돌봄의 부담
영아기는 출생 이후 전 생애에서 발달이 가장 급속하게 일어나며 성인에 대한 의존도도 가장 높은 시기이다(Yang et al., 2017). 오랜 시간 영아와 함께 있는, 영아가 의존하는 성인인 교사의 판단과 행동은 영아의 기본적인 생존의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영아는 안전, 제일 중요한 게 안전이고 그 다음이 식습관.. 제가 볼 때 어려운 게 무엇이냐 하면 안전이에요. 교실이 영아에게 적합하게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 맞아요. <중략> 이게 책상을 갖다 놓으면 넘어져서 다칠까봐 걱정이고. -교사 C(Sung and Choi, 2015)-
실외놀이를 하면서 안전에 대한 두려움과 이동할 때 우려되는 안전상의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이다. 항상 안전이 먼저 떠올라서 안전이 민감한 부분이라 다치면 안 되니까 그리고 영아들을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영아들에게 자꾸 제약을 하게 되고 그게 되게 어려운 것 같아요 안전만 자꾸 보게 되는 것 같아요. -D교사(Lee and Kim, 2020)-
적응 기간에는 많이 힘이 들어요. 엄마하고 떨어져 있는 동안 많이 보듬어 주어야 하고 안아 주어야 하는 상황이 많아서 힘들어요. 만1세 경우는 3-4명을 동시에 안고 업고 해야 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더라고요. 엄마가 보고 싶은 아이들은 교사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고 아이들을 진정시켜야 하니까 더 많이 업어주고 달래 줄 수밖에 없는 거죠. 집에 가면 온몸이 쑤시고 손, 무릎 등의 관절이나 허리가 너무 아파요. -A교사(You, 2015)-
몸이 힘들어요. 금세 지쳐요. 유아들과는 다르게 같이 부딪혀야 하고, 영아들은 왜 그렇게 많이 넘어져요? 자기 혼자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줘야 하고, 안아줘야 하고, 뭐하면 들고 뛰어야 해요. 저랑 안 떨어지겠다고 하면 계속 안고 있어야 했던 이런 것들, 몸이 정말 많이 힘들더라고요. 나이도 들다 보니 요즘은 안아서 못 올려 주겠어요. -G교사(Eom and Han, 2020)-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영아반을 더 안 하려고 하는 게 예전에 영아반 하면서 허리를 다쳤었거든요. 좀 과로하고 하면 그런 신호가 와요. 아이들 계속 안고 스킨쉽 해야 하니까. -연구참여자 3(Ahn, 2014)-
분석한 논문에서 들려주는 교사들의 목소리를 통해 영아기의 특성에서 비롯되는 어려움, 즉 안전사고에 대한 두려움, 신체적 돌봄에 따른 소진이 영아교사들에게 어려움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영아의 건강과 안전 신체적 돌봄에 대한 부담은 결국 교사의 건강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5. 과다한 업무
어린이집 교사는 영유아와의 상호작용이란 직접적이고 본질적인 직무 외에도 해내야 하는 일들이 상당하다. 분석대상 논문에 나타난 영아교사들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영아들과 함께 있는 시간 속에서 영아에 대한 책임만으로도 힘이 드는데, 거기에 더하여 부모나 원장의 눈치를 살펴 행해야만 하는 업무들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토로한다.
시간이 오래 걸려요. 알림장은 쓰는 시간에 집중해서 적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일을 병행하기도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한 시간 이상의 시간이 온전하게 필요한 것 같아요. 그날 끝내야 하는 업무잖아요. 근무 시간 내에 작성을 못하면 집에 돌아가서 써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아요. -이OO교사(Moon and Hwang, 2016)-
놀이흔적을 남겨 부모님께 사진으로 보내고, 놀이실행에 대한 평가를 쓰고, 키즈노트로 부모님과 매일 소통을 해야 하니 휴게시간도 사용하지 못하고, 퇴근 시간이 늦거나, 집으로 일을 싸가지고 가는 경우가 많아요. -교사C(Park and Park, 2023)-
이게 낮잠 시간에 낮잠 지도 후에 이걸 빨리빨리 어쨌든 해야되는 일인 거잖아요. 그것도 그렇지만 또 일과 중에 그 사진 때문에 목 메이는 거잖아요. 어쨌든 이 아이한테 한 장이든 두 장이든 어떤 활동사진을 올려 줘야 되니까⋯⋯. <중략> 이 키즈노트 때문에 뭔가 낮잠 시간에 공동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가 없어요. -교사1(Baik, 2022)-
특히 제가 맡고 있는 0세반 3명의 아가들은 사실 교사 대 아동 비율의 적정함으로 볼 때 1:1이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 3명을 동시에, 한꺼번에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육해야 한다는 건 아가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제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고 제 속마음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죠. 저희 영아교사들에게는 너무 잔인하고 가혹한 근무환경이라는 생각에... -C교사(Hwang and Lee, 2021)-
적응이 먼전데 원장 선생님은 엄마들도 있으니까 수업에도 좀 신경 써 줬으면. 원장선생님도 빨리 뭔가 활동들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그게 부족해보이니까 저희한테도 활동물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도 할려고 하는데 애들이 울음을 안그치니까. -B교사(Park and Seo, 2015)-
영아보육의 현실에 대한 교사들의 이야기에서 영아 대 교사 비율, 대체 및 지원 인력의 부족 등 어린이집 근무 환경 관련 정책적, 제도적 한계를 읽을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개선이 향후 과제로 적극적으로 논의되어야 함을 확인할 수 있다.
Ⅳ. 결 론
영아교사의 목소리가 담겨있는 질적 연구의 메타분석을 통해 연구자는 어린이집 영아반 교사의 어려움을‘학부모와의 불편한 관계’, ‘영아교사를 전문가로 존중하지 않는 사회’, ‘교육적 지원의 한계’, ‘영아 돌봄의 부담’, ‘과다한 업무’의 다섯 가지 핵심 개념으로 정의하였다. 이러한 영아교사의 어려움은 크게는 ‘보육을 바라보는 부모를 포함한 사회 인식의 편향성’, ‘영아교사로서 갖추어야 할 교육역량의 함양 기회 부족’, ‘영아교사에 대한 제도적 지원의 한계’의 세 측면에서 다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영아교사가 겪는 어려움의 배경을 다시 이야기하면서, 영유아교육 관련자들의 향후 과제를 제안해 보고자 한다.
첫째, 영아교사가 전문가로서 부모와 사회로부터 존중받기 위해서는 ‘교육’과 ‘보육’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언어를 다시 써야 한다.
여러 선행연구에서 보고하였듯이 부모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영유아교사들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e.g. Chung, 2022; Kim and Kwon, 2021; Kim and Lee, 2015; Lee, 2020). 본 연구에서 분석한 논문에서 드러난 영아교사들의 이야기에도 부모와의 불편한 관계를 생생하게 읽을 수 있었다. 부모 스스로 수행해야 할 최소한의 기본적인 역할을 방기하고 그것을 영아교사에게 위임하는 부모, 영아교사의 일을 전문적인 것으로 여기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부모 등의 모습이 교사들의 제보를 통해 볼 수 있었다.
Lee(2023)는 영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는 보육료를 정부에 신청하고 인증하는 권한을 지닌 자들로, 어린이집의 재정을 좌우하는 고객의 위치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어린이집(교사)은 불편한 부모들, 즉 영아교사를 전문가로 인식하지 않는 한편 부모의 역할을 교사에게 무리하게 요구한다는 것이다. 갑-을의 관계로 위치 설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부모들에게 영아교사가 당당하게 행동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들로 하여금 영아교사를 존중하지 않도록, 부모로서 자신의 행위성(parent agency)을 스스로 소외시키도록 만든 것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그 배경에 오랜 시간에 걸쳐 정당화 되어 작동되어 왔던 교육과 돌봄의 관계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근대 서구의 백인 남성 중심 사회에서는 돌봄(caring)을 교수(teaching)보다 덜 전문적인 것,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적합한 일로 위치시키면서 그것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평가절하 하는 경향을 강요해 왔고, 이러한 인식이 각종 제도에서의 차별과 돌봄 관련 직종에 대한 편향적 이미지를 형성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초중등학교 교원에 비해 영유아교육기관의 교원의 전문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것, 연령이 어린 학습자일수록 여성 교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점, 국공립유치원 교사 외 사립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교사의 급여 수준이 초중등 교원에 비해 낮다는 것 등도 이러한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해석가능하다.
영유아교육 분야로 초점을 좁혀 보면, 유보통합 아젠다가 만들어진 현재까지도 여전히 ‘유치원(교육=교수) 대 어린이집(보육=돌봄)’의 대립 구도가 작동하면서 교육이 보육보다, 교사의 교수행위가 돌봄행위보다, 유치원 교사가 어린이집 교사보다 더‘전문적’이라는 집단적 신념이 정당화되어 왔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회적 통념은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이어진 영유아교육에 대한 이분화된 행·재정적 체계에 기인한 것으로,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의 이원 체계가 교육부로 일원화되고 행재정적 지원체계가 정비되는 유보통합 환경에서는 교육과 보육, 교수와 돌봄의 관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교육(敎育)과 보육(保育)이 이항분리의 의미도 아니다. 사실상, ‘육(育)’에 ‘기르다’, ‘자라다’의 의미가 담겨있으므로, 교육이라는 말에는 이미 교수와 돌봄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영유아기는 교수행위와 돌봄행위가 분리되지도 않거니와 분리해서도 안 되는 시기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영유아교사나 정책입안자, 연구자들은 지금까지 구분하여 사용해 왔던 ‘유아교육(education)’과 ‘보육(caring)’이란 언어를 포괄적 기표, 즉 ‘영유아교육(educare)’으로 전환하고 이를 정책적, 학술적, 교육 실천의 장에서 공통어로써 적극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부모를 포함한 사회 전반적으로 ‘영유아교육’의 전문성을 그리고 ‘영유아교사’를 전문가로 인식하고 존중하는 분위기 확산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영아교사의 교육적 지원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예비영유아교사 교육과정을 재구축해야 한다.
분석대상 논문을 통해 영아교사들이 영아의 요구를 이해하기 어려워한다거나 영아에게 적합한 교육적 지원에 자신 없어 하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와 함께 예비영유아교사 교육과정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예비영유아교사 교육과정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가? 현행 제도 하에서는 대학에서 영유아교육 관련학과를 졸업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무시험검정 과정을 거쳐 6세 미만 영유아 대상의 어린이집 교사 자격과 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 유아 대상의 유치원 교사 자격을 얻게 된다. 이러한 예비영유아교사 자격취득의 교육과정에 대해 여러 연구자들이 그 한계와 개선 방향을 꾸준히 제안해 왔다(Jin and Lee, 2020; Lee, 2019; Lim et al., 2019). 이를테면, 예비영유아교사 교육과정이 놀이 및 활동 중심의 통합교육과정을 실행하고 있는 영유아교육현장에 적합하도록 교과중심의 프레임워크를 바꾸어야 한다, 유치원교사 자격증 취득 과정에서 필수 이수해야 하는 교직과목을 최소화해서 영유아교육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더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수 이수과목을 줄이고 대학의 교육과정 편성 자율성을 확대하여 시대⋅사회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영유아교육 현장을 이해하고 실천적 지식과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단기집중적 실습이 아니라 지속적, 장기적 현장실습 체계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교사양성과정을 ‘학자 되기 위한 학문중심, 이론중심 배우기’, ‘오래된 이론, 서양이론의 교육학 이론 배우기’, ‘이론과 긴밀히 연계되지 않는 충분하지 않는 수박 겉핥기식 교육실습’으로 비판한 Kim(2008)의 표현이 예비영유아교사 교육과정과 여전히 다르지 않은 현실이 이들 주장의 기저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예비영유아교사의 교육과정의 편제나 내용, 방식의 한계뿐 아니라, 이원화되어 있는 교사자격 취득과정으로 인해 영아교육에 대한 충분한 준비 없이 영아반 교사가 되는 제도적인 문제또한 세밀히 재검토되어야 한다. 대학에 설치되어 있는 영유아교육 관련 학과를 졸업하면서 2급 보육교사 자격이나 2급 유치원정교사 자격, 또는 그 둘 다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는 한편, 보육교사 자격만으로는 유치원에 근무할 수 없으나 유치원 교사 자격으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다. 유치원교사 자격증만 취득한 경우에는 영아에 대한 이해나 발달적 특성을 습득하고 영아교육의 실제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고 영아반 교사가 되는 문제가 있다.
2023년 4월 유보통합추진위원회가 공식 출범하면서 유보통합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유아교사 자격과 양성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Kim(2023)은 보육교사와 유치원교사로 이원화 되어있던 체계를 0-5세 영유아교사로 통합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교사의 전문성 강화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4년제 학과(가칭. 영유아교육과)에서 영아발달, 영아지도 과목을 포함하여 전공 최소 50학점 이상과 교직 22학점 이상을 이수하여 영유아교사 통합자격을 취득하자는 아이디어다. 현행 예비영유아교사 교육과정을 재구축하는 시도로, 유아뿐 아니라 영아에 대한 이해와 교육적 지원 역량을 함께 갖춘 우수한 교원을 양성하는 방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협의와 합의가 필요한 때라 하겠다.
셋째, 영아교사의 돌봄 부담을 완화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다층적 지원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오랜 시간을 영유아와 함께 지내는 교사는 그 어느 직업군보다도 심리적, 신체적 부담이 크고 이에 따라 소진을 경험하기 쉬운 상황에 있다(Joo and Lee, 2019). 특히 개별 발달의 속도 차이가 크고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성인에 대한 의존도가 강한 영아를 담당하는 교사가 느끼는 부담과 고단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본 연구에 등장하는 교사들뿐 아니라, 여러 연구자들이 영아교사의 스트레스와 소진을 야기하는 과다한 업무 등의 요인들에 주목하고 영아반 교사의 근무 환경 개선을 촉구해 왔다(예. Kim, 2023; Park and Park, 2023; Yang et al., 2017). 이와 관련하여, 영아교사를 지원하기 위해 근무환경 개선비 인상 지원, 영아반의 보조교사 지원 배치, 영아반 보조교사의 직무 가이드라인 개발 및 보급, 영아교사를 위한 컨설팅 지원 사업 활성화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안되어왔다.
교사들의 목소리에 집중해 볼 때, 행정적 지원의 차원에서 특히 시급한 것은 영아 대 교사 비율을 개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제10조에 따라 0세반은 3:1, 1세반은 5:1, 2세반은 7:1의 영아 대 교사 비율의 정원을 상정하고 있다. 신체적 돌봄의 요구가 많고 안전 사고의 위험이 높은 영아기의 특성을 상기해 볼 때 현행 정원 비율은 너무 과도한 부담을 교사에게 부과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반별 영아의 비율을 줄이는 것이 영아교사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데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재정적 측면에서 영아교사 인건비의 실질적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어린이집은 호봉산정 기준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지 않고 저임금으로 영아반 교사를 채용하거나 고경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영아교사라는 이유로 도리어 제대로 처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Park and Lee, 2020). 보수는 경력에 따른 교사로서 전문성 인정의 문제뿐 아니라 영유아교육 분야의 고용안정성과도 직결되는 것이란 점을 고려하여, 보다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유보통합 체계가 제대로 안정되고 영유아교사 통합자격을 지닌 교사들이 영아교육의 노고와 어려움을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
행·재정적 차원의 지원 외에도 영아교사의 자기돌봄을 위한 심리지원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군·구 단위로 설치 운영되고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와 같은 전달체계가 교사들을 위한 각종 연수나 상담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또 영아반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심리적으로 지원받기 위해서는 대체 및 보조교사 체계가 원활하게 운영되어야 하는 것이 필수 전제임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영아를 교육적으로 지원하는 전문가로서 영아교사가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교사 대 영아 비율의 하향 조정, 교사의 실질적 인건비 보장, 대체 및 보조교사 제도의 정착 등 다차원적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임을 이 연구를 통해 다시금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찾으며 결론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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