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자 이전의 ‘악(樂)’과 ‘시(詩)’에 관한 思想 연구
Abstract
The purpose of the study is to explore ways to utilize the research results revealed through the analysis of perceptions of ideas about music and poetry in modern education. During the period from the end of the Western Zhou Dynasty to Confucius, it was basically recognized as less than the sensuous pleasure provided by ‘music’ and ‘poetry’, but it gradually developed to the point where it was recognized that beauty is the harmony of opposing elements. This beauty of harmony very quickly expanded to the relationships between humans and nature, and between individuals and society, and it was recognized that it was different from the initial beauty of sensuous pleasure. In particular, he recognized the social nature of beauty and the deep relationship between beauty and goodness. At first, music and poetry were inseparable, but gradually became separated. Music is the tao that governs the country, and poetry is the sung word that prays to heaven, praises ancestors, and describes important historical events and achievements among rituals that celebrate religious and political ancestral rites and merits.
Keywords:
Music, poetry, Thought, The beauty of harmonyI. 서 론
미는 인류 이전부터 존재했던 특별한 자연 규율이나 자연 속성이 아니다. 자연의 속성이나 규율은 오로지 인류의 자연의 속성이나 규율은 오로지 인류의 사회생활을 통해서 인식되고 통제·이용되며, 인간의 긍정적인 사고의 대상이 될 때 비로소 미의 의미를 가지게 되고, 미의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Jang, 2022).
중국 고대 미학의 기초는 선진 시기(先秦時明)에 세워졌다. 선진 시기는 일반적으로 춘추전국시대를 가리킨다. 이 시기의 미학은 원시무술 종교의 관념 전통에서 벗어나 이성주의의 경향을 띠고 있다. 특히, 유가나 도가 두 학파의 미학은 상호 대립적이면서도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며, 수 천 년 동안 중국 미학에 영향을 끼쳐 왔다(Jang, 2022).
중국 공자 이전 시대 심미 관념의 발생과 기원 및 그 발전은 전문적으로 연구할 필요성이 다양하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악과 시에 대한 연구는 자료의 미흡으로 매우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자료가 부족하더라도 누군가에 의해 연구를 시작해야만 후속 연구가 진행되므로 작은 주춧돌 하나를 놓는다는 심정으로 이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본 논문에서는 공자 이전 시기의 문자 기록에 나타나는 악과 시에 나타난 사상과 관련된 내용을 연구하고자 한다.
공자 이전의 많은 정치가와 사상가들은 각종 예술에서 악과 시에 관련되는 내용들을 논의하였다. 가령, 사백(史伯), 극결(郤缺), 악공 주구(州鳩), 오거(伍擧), 오나라의 공자 찰(札), 자산(子産), 안영(晏嬰) 등이 단편적으로 악과 시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다(Lyu, 2012). 이러한 언급들 및 기타 미학 사상과 관련된 자료는 『左傳』, 『國語』, 『尙書』, 『周禮』 등에서 나타나며, 고대 전적으로 보존되어 있다(Kim, 2012). 체계적인 면모는 부족하지만 원시 씨족 사회 이후의 중국 고대 심미 관념의 발전과 변화를 선명하게 반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화 민족의 심미 관념이 지니고 있는 몇몇 주요한 특징들을 드러내고 있다.
서주 말엽에서 공자에 이르기까지의 시기에는 기본적으로 ‘악’, ‘시’가 주는 감각적 유쾌의 미만 인식하였으나(Jang, 2023), 점차 발전하여 미는 대립적인 요소의 조화(調和)라는 것을 인식하는 데까지 이르렀다(Jang, 2023). 이러한 조화의 미는 인간과 자연, 개체와 사회의 관계로까지 매우 빠르게 확대되어, 초기의 감각적 유쾌의 미와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기에 이르렀다(Jang, 2022). 특히, 미의 사회성, 미와 선의 깊은 관계까지도 인식하게 되었다. 선진미학은 매우 복잡한 역사적 배경에서 발생되었다. 본 연구는 전술된 과정에서 나타나게 되는 악과 시의 인식 변화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따라서 중국 공자 이전의 문헌에서부터 악과 시에 대한 인식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미학사상 중 심미의 대상에서 악과 시의 관계에 대한 관심은 중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담론이다(Song, 2018). 악과 시의 관계는 서로 다른 사물들의 상호 연관과 작용 속에 발전한 것이다. 중국 고대 미학의 자연 형식인 악과 시에 대한 감관이 항상 일종의 정신 관조나 혹은 편협한 도덕성의 교훈으로 치우치게 함으로써, 현실 규범과 질서가 자연에 부합되도록 요구되었고, 이를 통해 자연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감상을 주도하였다. 중국 역대 심미 의식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악’과 ‘시’를 보는 사상이 동양 ‘고전미’의 이상을 하나의 전형으로 체현하고 있다(Song, 2018). 이러한 이상은 오랜 기간 동양 예술의 발전을 지배하였다. 이러한 점을 살펴서 ‘악’과 ‘시’의 관계를 연구함으로써 현대의 악·시의 원형을 조명하고 미의 추구는 악과 시를 통해서 행해지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계승·발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상고시대 심미 관념의 발생은 악과 시를 통해 그 발전의 계기로 삼은 것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필요성이 많이 제기되는 과제이다. 따라서 공자 이전 시기의 문자 기록에 나타나는 미학과 관련된 내용 중 악과 시에 관한 사상을 연구하고자 한다.
이 논문은 악과 시에 관한 사상을 연구하고자 이들이 기록된 고대 전적을 찾아 분석하여 현대인의 삶에서 실천할 바를 찾아보려고 한다. 이를 통해 삶의 지혜를 얻고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 지침을 마련하는데 이 연구의 목적이 있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중국 공자 이전의 악과 시에 관한 사상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수집된 자료는 악과 시에 관한 사상을 찾아볼 수 있는 고문헌인 『좌전』, 『국어』, 『상서』 등이다. 이에 수록된 미학 사상 중에서 악과 시에 관한 사상을 통하여 상고시대의 악과 시의 관계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의 악과 시에 관한 사상이 어떻게 활용되어 왔는지를 살펴서 오늘날 삶의 지혜와 미학 교육의 방향을 안내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내용을 찾아보는 것을 연구 대상으로 한다.
2. 연구 방법
중국 공자 이전의 고문헌에서 악과 시에 관한 사상이 기록된 내용을 수집하여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켜 왔는지를 분석하는 것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2023년 12월부터 고문헌을 수집·분석하고, 약 6개월 동안 악과 시에 관한 사상이 드러나는 학자들이나 통치자들의 인식을 추출하여 해석하고 연구 결과를 도출하였다. 연구 결과에 나타난 내용을 분석하고 결론을 도출함과 아울러 논문의 시사점과 연구의 제한점, 향후 연구 진행 방향 등을 제시하며 본 연구를 마무리한다.
Ⅲ. 연구 결과
중국 고대 미학 중 ‘음악(樂)’과 ‘시(詩)’에 관한 이론은 극히 주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공자 이전에는 미의 문제에 관해서 근본적인 견해가 제기되었음은 물론, ‘음악’과 ‘시’에 관해서도 견해들이 가끔 나타나고 있었다.
1. 음악에 관한 사상
공자 이전의 ‘음악’에 관한 이론은 주로 두 방면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음악’과 ‘시’의 관계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음악’과 ‘덕(德)’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이는 또한 ‘음악’이 사회의 윤리·도덕에 대해서 일으키는 작용에 관한 문제이다(Lee, 2006). 이 문제는 사실상 연구자가 앞 연구에서 미와 선의 관계가 ‘음악’이라는 종합 예술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을 언급한 바 있다. 고대의 ‘음악’이란 기악과 가무가 일체로 합쳐진 것이기 때문이다.
공자 이전의 고문헌 속에서의 ‘음악’에 관한 언급들을 살펴보면, ‘음악’과 ‘덕’의 관계 문제에 관해 한두 차례 언급하고 있다. 『좌전』문공(文公) 7년에 진(晋)나라의 극결(郤缺)이 조선자(趙宣子)에게 한 말을 기록하고 있다(Lǐ et al., 1993).
『하서(夏書)』에서 말하기를, “기쁜 일을 알리고, 위엄으로써 살피고, 구가(九歌)로써 격려하여, 그로 하여금 나쁜 것을 배우지 못하게 해야 한다. 구공(九功)과 관련된 덕행은 모두 노래할 수 있었으니, 그것을 일러 구가라 했다. 육부(六府)와 삼사(三事)를 일러 구공이라 한다. 수(水), 화(火), 금(金), 목(木), 토(土), 곡(穀)을 일러 육부라 하고, 덕행을 바르게 하고(正德), 쓰임을 이롭게 하고(利用), 민생을 풍요롭게 하는(厚生) 것을 일러 삼사라 한다. 도리에 합당하도록 행하는 것을 일컬어 덕(德)과 예(禮)라 한다. 예가 없으면 즐겁지 않은데, 이것이 반란이 일어나는 까닭이 된다. 우리의 덕을 가히 노래할 수 없다면, 그 누가 당신에게 복종하겠는가? 어찌 복종하는 자로 하여금 우리들을 누가 노래하도록 하지않는가?”
이는 진(晉)나라 극결이 조선자에게, 어떻게 하여 맹주가 될 수 있는가를 가르치는 말이다. 그는 ‘제후가 되는 관건’은 공덕에 있다고 보았다. 이미 귀속된 제후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공격하지 아니하고, 덕과 의로써 그들을 감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하서』 가운데 있는 말을 인용하여, “구공과 관련된 덕은 모두 노래 부를 수 있다.”라는 견해를 제기했다(Lǐ et al., 1993). ‘구공의 덕’을 노래하는 것을 거치고, 또 거기에 예를 가하면 제후들로 하여금 모두 귀속되게 하고, 반란을 일으키는 자가 없게 할 수 있다. 이는 확실히 전문적으로 ‘음악’의 문제를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도리어 명확하게 ‘음악’은 ‘덕’을 노래하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Lee, 2006).
『좌전』 양공 11년에 또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즉, 정(鄭)나라는 진나라와 동맹을 맺기 위해 각종 예물들을 진의 제후에게 바쳤다. 그중에는 병거(兵車)와 무기 이외에도 악사 세 사람, 종 32개와 박(鎛), 경(磬) 등의 악기 및 여악(女樂) 16명 등이 있었다(Lǐ et al., 1993). 이들은 모두 ‘악’을 연주할 때 필요하였다. 진의 제후는 다시 이들 악사와 악기, 여악의 절반을 진나라 안의 세력이 강대한 위강(魏絳)에게 바쳤다. 위강은 자신은 아무런 공로도 없으므로 받을 수 없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Lǐ et al., 1993).
무릇 음악으로써 덕을 편안하게 하고, 의로써 처신하며, 예로써 행하고, 믿음으로써 지키고, 인으로써 독려한다. 그런 연후에 나라를 안정시킬 수 있고, 봉록을 함께 누릴 수 있으며, 먼 곳에 있는 사람도 스스로 찾아올 수 있게 할 수 있다. 이것이 이른바 ‘음악’이다. 『書』에서 말하기를, “편안함에 거하면서도 위급함을 생각한다.”라고 했다. 생각한즉 갖추어짐이 있고, 갖추어진즉 근심이 없다. 그러므로 감히 이것을 경계로 삼을지어다.
이 또한 전문적으로 ‘음악’을 논한 글은 아니다. 이는 위강이 진의 제후가 그에게 악사와 악기, 여악을 준 것을 기회로 삼아 진의 제후에게 충고를 한 것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악과 덕의 관계도 언급하여, “악으로써 덕을 편안하게 한다.”는 주장을 했다(Lǐ et al., 1993). 이는 극결이 말한, “악으로써 구공의 덕을 노래한다.”는 견해와 뜻이 일치한다. 이것들은 모두 정치, 윤리, 도덕상에서 악의 사회 작용을 지적하고 있다.
『좌전』 양공 29년에 오(吳)나라 공자(公子) 찰이 제(齊)나라에 문안 인사를 온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거기에서 노(魯)나라의 종경(宗卿)으로 부임한 숙손목자(叔孫穆子)를 보고 그는, “선한 사람을 좋아하지만 선한 사람을 가릴 줄 모르고, 큰 정치에 임해서 신중히 선한 사람을 등용하지 않고 있어서 장차 큰 화가 미칠 것이다.”라고 비평했다(Confucius et al., 2003). 정치의 도리를 설명하기 위해서, 찰은 주나라 음악을 들어보기를 청하였다. 그는 주나라 음악에 대한 평론을 통해 나라를 다스리는 도를 말하려고 했다. 다음의 인용문은 주나라 음악에 대한 찰의 긴 평론이다(Lǐ et al., 1993).
⋯⋯악공에게 그를 위해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노래하게 했다. 찰은 그 음악을 듣고 나서 평하기를, “훌륭하도다! 비로소 기초가 확립되기 시작했구나!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백성들은 근면히 일하며 원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왕(王)을 노래하자, “훌륭하도다! 음악이 생각케 하나 두렵지 않으니, 주공이 동쪽으로 정벌 갈 때의 음악이로다.”라고 평했다.
‘정(鄭)’을 노래하자, 그것을 듣고 나서, “훌륭하도다! 음악이 지나치게 섬세하여 백성들이 감당하기 어렵겠구나! 그것은 아마도 멸망하기에 앞서 성행되는 음악 같구나!”라고 평했다.
‘제(齊)’를 노래하게 했다. 그것을 듣고 나서 그는, “훌륭하도다! 웅대하기가 마치 큰 바람이 이는 듯하다! 동해에 드러나 보이는 것은 태공(太公)의 국가가 아닐까? 국가를 이루 헤아릴 수 없다.”라고 평했다.
‘빈(豳)’을 노래 부르게 하자 그가 말하기를, “훌륭하도다! 그 방탕함이여! 즐겁되 지나치지 아니하다. 이는 아마도 주공(周公)이 동으로 정벌을 나갈 때의 음악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秦)’을 노래 부르게 하자 말하기를, “이것을 일러 하(夏)나라의 음악이라 한다. 대개 하나라 음악에 능하면 웅대한 기상을 지니게 된다. 지극히 웅대해지면 주(周)의 예스러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그를 위해 ‘대아(大雅)’를 노래 부르게 하자 그가 말하기를, “광대하고 빛나도다! 굽이치는 듯하면서도 곧아서, 마치 문왕의 덕과 같도다!”라고 했다.
‘상소(象箾)’와 ‘남약(南籥)’을 추는 것을 보고 나서 말하기를, “훌륭하도다! 감동적이구나!”라고 평했다.
‘대무(大武)’를 추는 것을 보고 말하기를, “아름다운 음악이로다! 주 왕실의 성대함이 이와 같았구나!”라고 했다.
‘대하(大夏)’를 추는 것을 보고 나서, “훌륭하도다! 근면하면서도 덕스럽다 하지 않으니, 우(禹)가 아니면 그 누가 그를 길렀겠는가?”라고 평가했다.
그를 위하여 ‘패(邶)’와 ‘용(鄘)’ 및 ‘위(衞)’를 노래하게 하였다. 음악을 듣고 나서 찰이, “훌륭하고도 심후하도다! 우수가 섞여 있으면서도 궁색함이 없다. 내 듣건대, 위(衛)나라의 강숙(康叔)과 무공(武公)의 덕이 이와 같았다고 하니, 그것은 ‘위풍(衞風)’과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라고 평했다.
‘위(魏)’를 노래하게 했다. 그러자 그는, “훌륭하도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같도다! 기세가 웅대하면서도 완약하고, 어려우면서도 쉽다. 덕행으로써 보조할 수 있어야 현명한 군주라 할 수 있다.”라고 평했다.
그를 위해 ‘당(唐)’을 노래하게 했다. 그러자 그는, “생각이 심후하도다! 도당(陶唐)씨의 유민이여! 그렇지 않다면 왜 그토록 깊이 근심하는가? 훌륭한 덕성을 갖춘 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누가 이와 같을 것인가?”라고 했다.
‘진(陳)’을 노래하게 하자 그가 말하기를, “나라에 군주가 없는데, 오래 갈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회(鄶)’ 이하는 비평한 바가 없다.
‘소아(小雅)’를 노래하게 하자, 그것을 듣고 그가 말했다. “훌륭하도다! 수심이 있으면서도 망설임이 없고, 원망스러워 하면서도 말로 나타내지 아니하니, 아마도 그것은 주(周) 왕조의 덕행이 쇠미할 때의 음악인 듯싶다. 거기에 도리어 선왕의 유민이 있다.”라고 평했다.
‘송(頌)’을 노래하게 하자 그가 평하기를, “지극하도다! 곧으면서도 오만하지 아니하고, 곡진하면서도 굴욕적이지 않고, 가까우면서도 급박하지 않고, 멀면서도 마음에서 벗어나지 아니하며, 방탕하면서도 혼란스럽지 않다. 반복적이면서도 싫증나지 아니하고, 슬프면서도 우수에 젖지 아니하고, 환락적이되 지나치게 음란하지 아니하고, 사용해도 부족하지 아니하고, 폭이 넓으면서도 드러나지 아니하며, 베풀되 소모하지 아니하고, 취하되 먹지 아니하며, 처하되 낮지 아니하고, 행하되 흐르지 아니한다. 오성(五聲)이 조화롭고 팔풍(八風)이 평화로우며, 절도가 있고 질서가 있다. 그것은 성덕(德)이 함께 한 바이다.”라고 했다.
‘소확(韶濩)’을 추는 것을 보고 말하기를, “성인은 위대하지만, 도리어 부끄러운 덕이 있다. 성인의 어려움이여!”라고 했다.
‘소소(韶箾)’를 보고 나서 평하기를, “덕이 지극하고 크도다! 흡사 하늘이 덮이지 않음이 없는 듯하고, 땅에 실리지 않음이 없는 듯하다. 비록 심히 덕이 성하다 할지라도 여기에 덧붙이지는 못한다. 지극히 아름답도다! 다른 음악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라고 했다.
공자 이전의 옛 문헌 가운데 이것은 매우 드물게 음악에 대해 직접 평론한 한 편의 장편 문장으로서 매우 높은 문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주악(周樂)’에 대한 찰의 감상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전편이 모두 “훌륭하도다!”와 같은 감탄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소위 ‘미’라는 개별적인 점에서 음악의 미를 언급한 것을 제외하고는 절대 다수의 부분에서 음악으로서 노래 불리는 공덕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것은 ‘관지(觀止)’의 음악(‘소소’의 춤을 가리킴)으로 칭찬되고 있는데, 그것은 덕이 지극하여, 더 이상 가미할 것이 없을 정도에까지 도달했기 때문이다. 찰이 비록 음악을 감상하기는 했지만, 더욱 주요한 것은 두예(杜預)의 주해에서 말한 바와 같이, “소리에 따라 시정(時政)에 참여한다거나, 혹은 소리를 논하여 시정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 목적이 ‘나라의 흥쇠를 알기 위함이다(Confucius et al., 2003).’ 현대적 의미로 볼 때, 이것을 음악과 무용에 대한 감상이라고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지만 중국 고대 미학에서 음악과 덕은 또 얼마나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는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동시에 또 극결이 말한, ‘음악’은 ‘구공(九功)의 덕을 노래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증명하고 있다(Lee, 2006).
상술한 『좌전』에 보이는 기록 중의 음악과 덕에 관한 언급 이외에도, 『국어』의 「晋語‧八」 편에서는 사광(師曠)의 이른바 “무릇 음악은 산천의 바람을 열어 광활한 세상에 덕이 빛나게 한다.”는 주장이 있다(Lee, 2006). 이는 극결 등의 주장과도 흡사하므로 여기서는 다시 논술하지 않도록 한다. 『상서』의 「虞書‧堯典」 중에 이른바, “팔음(八音)이 능히 조화로울 수 있고, 서로 윤리를 벗어나지 않아서 신과 인간이 서로 조화를 이룬다.”라고 하는 말은 비록 악과 화의 관계를 논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화는 앞에서 논술한 바와 같이 윤리·도덕을 벗어날 수는 없다(Lee, 2006). “신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고, 돌을 두드리자 뭇 짐승들이 모두 춤을 추었다.”고 하는 것은, 물론 찰이 “관지(觀止)의 덕이 지극하도다!”라고 칭찬하던 표현이다(Confucius et al., 2003).
중국 고대 미학에서는, ‘음악’과 덕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음악’은 덕의 표현이라는 주장은 바로 ‘미와 선은 동일하다.’는 사상의 또 다른 형태이다(Lee, 2006). 그것의 사회적 근원은, 첫째, ‘음악’과 감각 기관의 향수 사이에는 보다 명확한 연계가 있다는 점이다. 둘째, 그것은 또 원래의 신성하고 엄숙한 사회적 의의를 보존하고 있다. 먼저 이러한 의의는 ‘음악’이 일종의 예술 활동이 되는 상황 하에서, 이미 상고 시대의 토템 무속의 활동과는 구분되기 시작했다. 선진 시대 이성 정신의 세례 속에서 윤리·도덕과 정치 의의에 대한 강조로 변하였다.
이상으로 공자 이전의 ‘음악’에 대한 몇몇 주요 견해들을 살펴보았다.
2. 시에 대한 사상
다음에서는 다시 ‘시(詩)’에 관한 견해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이 방면에 대한 견해들은 음악과는 크게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한 것은 중국 고대 미학 중에서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시언지 (詩言志)’라는 기본 명제를 제기했다는 점이다.
비교적 초기의 문헌 재료로 볼 때, ‘시언지’의 주장은 『좌전』 양공 27년에 한 번 보이고, 『상서』의 「순전」에 한 차례 보인다. 전자는 조맹(趙孟)이 자전(子展) 등 7인과 함께 시를 짓는 정황과 경과를 기술할 때, “시는 뜻을 말하는 것이다(詩以言志).”라고 하는 견해를 제기했다(Lee, 2010). 후자는 순(舜)의 말을 기록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즉, “시로써 지(志)를 말하고, 노래로써 길게 말한다. 소리로써 길게 응하고, 율(律)로써 소리를 맞춘다. 이에 여덟 가지 음이 능히 조화를 이루면 서로 윤리에 벗어날 수 없고, 신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게 된다(Lee, 2006).” 이는 반드시 순이 한 말이라고는 볼 수 없으나, 이로 미루어 보아 ‘시언지’란 견해의 기원은 매우 빠르며, 또 시와 음악은 최초에는 분리될 수 없었다. 『상서』의 「요전」에 “시는 마음속 뜻을 표현하는 것이고 가(歌)는 말로 노래 부르는 것이다(詩言志, 歌永言).” 라고도 하였다.(Lee, 2010)
‘시언지’에 대한 함의는 대대로 서로 다른 견해가 있었다. 역사적으로 고찰해 보면, 상고시대 씨족 사회 속에서는 후세의 개인 정감을 펴고, 문예 작품으로 간주되는 시를 생산할 수 없었다. 당시에 이른바 시라고 하는 것은, 종교성과 정치성을 지닌 제사나 공로를 경축하는 의식 중에서, 하늘에 기도하고 조상을 칭송하며, 중대한 역사적 사건과 공적을 기술하는 노랫말이었다(Bok, 2010). 시를 짓는 사람은 무속을 관장하는 사람들이었으며, 후세에 일컬어지는 ‘시인’은 아니다. 이러한 노랫말에는, 비록 문예의 요소(가령, 리듬과 압운, 자구의 작용에 주의)를 포함하고 있지만, 결코 후세의 이른바 문예 작품이 아니며, 종교적이고 정치적인 역사 문헌들이다(Bok, 2010).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과거에 이미 지적한 사람이 있었다. 유사배(劉師培)는 “문학은 무속의 벼슬아치에서 연유했다.”고 하여, 무속과 제사의 구분이 불명한 시대에는 문학이 제사와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Moon, 2012).
무릇 고대의 문장에는 항상 기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므로 무속을 관장하는 자는 문사에 특히 뛰어났다. 지금 ‘주례(周禮)’의 제사를 관장하는 것을 살펴보면, 가령 육축(六祝)과 육사(六詞) 등은 문장의 각 문체가 대부분 여기에서 연유하고 있다. 또, 송(頌)으로써 공덕을 천지신명께 고하고, 명(銘)으로써 공덕이 빛나는 것을 선조에게 드러내 보인다. 그러므로 또한 제사와도 서로 연계되어 있다. 이것이 곧 운(韻)이 있는 문장이다. 비록 한 가지 품격은 아니지만, 그 대강을 종합해 보면 항상 제사로부터 말미암고 있다(Seo, 1959).
이렇듯 제사로부터 말미암아 생겨난 시는 『시경』의 「송(頌)」과 「대아(大雅)」 중에서도 그 자취를 발견할 수 있다. 「송」 중에는 소위, “공로를 세워 줄 것을 천지신명께 제사를 지낸다.”고 하는 등의 제사에 관한 말이 적지 않다(Nam et al., 2001). 「대아」에는 ‘왕의 정치가 흥쇠하는 까닭’을 말하는 기록이 많다. 그러므로 천지신명에게 공덕을 아뢰고, 정치 역사의 큰 사건을 기술하는 것은, 이른바 ‘시언지’ 최초의 실제 내용이다. 「國風」 중의 시가 나온 후에야 비로소 개인의 서정적 의미를 띤 시가 나오기 시작하였다(Lee, 2014). 아울러 「국풍」 중에 보이는 작품이라 할지라도 춘추 및 전국 시대에는 항상 문예 작품으로 간주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역사 문헌으로 대하여, 단장취의(斷章取義)적으로 외교 상황에 사용하는 글로 보거나, 어떤 정치 이론 및 철학적 견해를 증명하는 근거로 삼고 있다(Lee, 2014). 기본적으로 공자로부터 시작해서, 특히 맹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시가 지니고 있는 문예 작품으로서의 특징이 서서히 의식되었다.
Ⅳ. 결 론
이상에서 논술한 공자 이전의 음악과 시에 관한 사상 및 앞에서 서술한 화(和)를 미라고 보고, 또 미와 선을 통일하려는 사상은 후세 공자 미학이 탄생하는 데 있어서 주요한 바탕이 되었다. 공자가 공헌한 바는, 그의 ‘인학(仁學)사상’으로부터 출발하여 이러한 사상들을 고도로 개괄하고 종합함과 동시에 한층 더 발전시켜, 이전에 미처 보지 못했던 형태로 나아가게 하여 중국 고전 미학의 기본 관점을 확립했다는 데 있다.
음악과 시는 처음에는 불가분의 관계 속에서 분리될 수 없었다. 점차 음악은 덕을 노래하거나 정치, 윤리, 도덕상의 사회작용을 중시하였고, 나라를 다스리는 도(道)로 활용되었다. 이것은 음악과 덕이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시는 뜻을 말하는 것으로 무속인의 벼슬아치로부터 나왔으며 문학과 제사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이 드러났다. 종교성과 정치성을 지닌 제사나 공로를 경축하는 의식 중에서, 하늘에 기도하고 조상을 칭송하며, 중대한 역사적 사건과 공적을 기술하는 노랫말이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선진시대의 악과 시가 정치, 종교, 도덕과 윤리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었던 바와 비교하면 현대에는 음악과 시 그 자체의 창의적인 본질이 더 활용되고 있다고 사료된다. 그러나 본질적인 활용 중심을 넘어 교육적 측면에 음악과 시의 활용을 통한 창의 및 인성, 정서함양이 4차산업 혁명 시대에 결핍된 도덕과 윤리를 바로 세우는데 기여할 수 있은 것으로 사료된다.
공자 이전의 음악과 시에 대한 사상 연구는 무엇보다 남아있는 사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사료가 충분하지 않으니 역사적 사실을 확정할 수 없고 역사적 사실이 확정되지 않으니 그에 대한 인과관계도 분명하지 않고 또 그 역사적 의미 또한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중국 공자 이전의 연구는 사료와 사료 사이의 공백을 부득이 합리적 추론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논리적인 추정을 하더라도 여전히 많은 부분은 빈 공간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겨우 남아있는 사료라고 하더라도 그 사료적 가치를 전적으로 믿을 수 없다. 수천여 년이란 긴 시간이 지나며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왜곡되기도 하고 또는 옮겨 쓰는 과정에서 글자를 잘못 쓰거나 때로는 생략되기도 한다. 또 대부분 그 시기에 기록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수합되고 정리된 것이다. 일차 사료가 아니라 과거의 어떤 역사가의 철학과 서사 방식에 따라 재편집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후속 연구가 진행되어 선진 시대의 음악과 시에 대한 의미의 정립과 악과 시의 의미가 구체화되어 이의 교육적 활용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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