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Society Fishries And Sciences Education
[ Article ]
Th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for Fisheries and Marine Sciences Education - Vol. 32, No. 3, pp.713-724
ISSN: 1229-8999 (Print) 2288-2049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0
Received 25 Mar 2020 Revised 24 Apr 2020 Accepted 19 May 2020
DOI: https://doi.org/10.13000/JFMSE.2020.6.32.3.713

마른김 가공업 실태와 문제점에 관한 연구

백은영
한국해양수산개발원(부연구위원)
A Study on the Current State and Problems of Laver Drying-Processing Industry
Eun-Young BAEK
Korea Maritime Institute(researcher)

Correspondence to: 051-797-4503, eybaek@kmi.re.kr

Abstract

In 2019, exports of Laver surpassed tuna, the No. 1 market, and ranked No. 1 in agricultural and marine products exports, consolidating the status of the export industry as well as the domestically produced Laver industry. The export performance, which has never been reduced since 2010, after achieving $ 100 million in exports of Laver, is very encouraging. It can be said that the driving force of such rapid growth is attributable to the division of Laver industry in Korea. In particular, Laver cannot exist as a complete product without going through Laver Drying-processing. In this respect, Laver Drying-processing industry is very important and is essential for the continuous development of the Laver industry. However, despite the importance of Laver Drying-processing, prior studies are very limited. In this study, after briefly summarizing the development background of the domestic Laver Drying-processing industry, I would like to understand the current status and problems of Laver Drying-processing industry and suggest implications.

Keywords:

Division of laver industry, Laver drying-processing, Current status and problems

Ⅰ. 서 론

2019년 국내 김 산업의 성적표는 생산(1억 7,746만 속)과 수출(7,275만 속) 모두에서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다시 한 번 김 산업 위상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2019년 김 수출액 또한 2010년 1억 달러 달성 이후 매년 고공행진을 보여 5억 7,954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농수산 수출액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국내 김 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우리나라만이 가진 독특한 김 산업의 분화 구조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Kim et al., 2016). 특히 물김은 채취 이후 빠른 부패로 가능한 단시간에 가공 체제에 돌입되어야만 제대로 된 상품 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마른김 원조(原藻)인 물김은 5개월 남짓 한정된 시기에만 생산되는 반면 소비는 연중 이루어져 김 생산은 가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김이 상품으로서 판매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공이란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따라서 마른김 가공은 김 산업에 있어 생산과 수출의 가교 역할은 물론 우리나라 김 산업 발전을 지속시키는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김 가공업에 대한 선행연구는 매우 미흡하다. Kim(1993) “김 가공업의 입지와 경관에 관한 연구”는 30년 전 전북 부안군을 대상으로 지리학적 측면에서 수행된 연구로 전국 현황 파악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한편 Park(2018) “마른김 가공업체의 경영효율성 분석”은 DAE 기법을 이용해 최근 마른김 가공업체의 효율성과 비효율성 유발 요인을 지적하고 정책제언을 제시한 것으로 최근 마른김 가공업에 대해 추진된 유일한 연구로 꼽을 수 있다.

이 외에도 Kim(1984) “기업적 김양식 경영의 성립조건에 관한 연구”, Ock(2011) “한‧일 김 산업의 발전과정 분석과 당면과제 연구”, Kim et al. (2016) “김 산업의 산업적 분화가 가지는 경제적 의의와 문제점”, Baek(2016) “소비자의 김 구매형태 조사연구” 등 대부분의 연구는 김 산업에 초점을 두고 일부에서 마른김 가공업의 태동과 현황 등에 언급한 선행연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먼저 국내의 마른김 가공업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국내 마른김 가공업의 발달 배경에 대해 간단히 정리한 후, 마른김 가공업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여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방법

최근 대규모 마른김 가공업체들의 신규 진입으로 중‧소형 마른김 가공업체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마른김 가공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자 (사)한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에서 2019년 4월 한 달 동안 전국 6시·도 23시·군에 위치한 350여곳(건조기 382대)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했다.

본 조사는 전수 조사로 추진되었지만, 동 연구를 위해 자체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가 아닌 (사)한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에서 최근 동향 파악을 위해 내부적으로 수행된 것임을 사전에 밝혀두고자 한다. 특히 본 조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내의 마른김 가공 능력만을 파악하는데 초점을 두고, 설문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조사항목(지역별 마른김 가공업체수, 건조기 보유수, 1일 마른김 생산량, 연간 가공일수 등)이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마른김 가공업의 중요성과 기존 선행연구가 매우 미흡한 점 등을 감안해 (사)한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에서 제공받은 내부자료를 본 연구에 활용했다.

2. 김 산업 분화 탄생 배경

먼저 마른김 가공업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국내 김 산업이 분화된 배경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 김 양식에서부터 김 산업 분화까지 전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의 최초 김 양식은 전라남도 광양의 Kim Yi Ik(金汝翼:1606~1660)에 의해 1650년 경 보급되었으며, 이는 일본 최초 김 양식보다 약 40년 앞선 기록이다(Kim et al., 2016).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김 양식기술이 발전하면서 김 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지금까지 김 양식어업의 발전단계는 크게 5 단계(‘전래적 단계’, ‘초기 산업기’, ‘발전기’, ‘성숙기’, ‘재편기’)로 구분된다(Kim and Han, 2006). 먼저 전래적 단계에서는 김 생산이 전부 자급자족으로 이루어졌으며, ‘초기 산업기’부터 김 양식이 도입되었는데, 이는 일제 강점기 이후부터이다. 이는 오늘날 면허제도와 유사한 「조선어업령」의 전용어업권이 시행되면서 김 양식이 가능해졌다. ‘발전기’에는 석유화학공업과 같은 사회기반산업 발전으로 양식기술 개발이 촉진됨과 동시에 일본으로부터 망홍(網洪) 도입으로 김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에서 김 종자 도입과 함께 국내 김 종자 개량도 동시에 이루어졌고, 인공종묘와 채묘기술의 실용화도 추진되었다. 그리고 ‘성숙기’인 1990년부터는 김 산업의 분화가 본격화되었다. ‘초기 산업기’까지 김 생산은 어가들에 의해 가내수공업으로 마른김이 제조되었으나, 197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정부 주도의 일본식 자동건조기 도입과 함께 김 산업 분화가 진행되는 계기가 되었다. ‘발전기’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 가공업체에 의한 임가공을 통해 양식어가들이 마른김을 가공하여 판매한 점이다(Kim et al., 2016). 또한 ‘성숙기’에 들어서는 부류식 김 양식 등의 양식기술 발달로 규모화가 가능하면서, 양식어가들은 생산에서부터 마른김 가공·판매까지 원스톱 경영보다 물김 생산에만 집중하게 되었고, 이로써 양식과 가공이 점차 분화가 진행될 수 있었다.

이렇게 1990년대 본격화된 김 산업 분화는 국내에 전례 없는 김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게 되었고, 수출 증대의 기반을 다지는데 한몫을 하게 되었다. 이는 2000년대 이후 현재의 김 산업 분화(종자, 물김, 마른김·조미김, 수출)구조가 고착화되는 근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Fig. 1] 참조).

[Fig. 1]

Korea’s Laver industry Structure.Source : KMI FOC

3. 마른김 건조기 도입

김 생산에 있어 가공은 필수 공정인데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언제 마른김의 가공 개념이 처음 도입되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1980년대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1978년 전까지 대부분 수작업에 의해 자가로 김 생산이 이루어졌다(Kim, 1984). 이를 명백히 입증할 수 있는 근거자료는 Kim(1984) ‘1978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정부지원에 의해 일본식 자동건조기가 도입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일본식 자동건조기의 도입 이후 효과를 경험한 생산자들이 정부보조가 아닌 자부담으로 건조기를 도입했는데 엄청난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이는 1983년 자동건조기 보급대수를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데, 건조기(자동+반자동) 도입 건수는 1978년 대비 대폭 증가한 383대이었다. 이 수치는 2019년 전국 마른김 건조기 대수(382대)와 비슷한 규모이다(<Table 1> 참조). 이 당시 건조기 구입은 정부지원과 자부담으로 도입될 수 있었는데, 이 중 정부지원은 63대(16.4%)에 불과했지만 자부담 구입대 수는 320대로 전체의 83.6%를 차지했다. 2019년 역시 자부담은 297대로 전체의 77.5%를 차지해 약 40년 전과 비교해서도 대동소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Comparison of dried Laver drying in 1983 and 2019.

1983년 자부담 건조기 비율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그만큼 마른김 가공이 수익을 담보할 정도의 수익성을 낼 수 있었다고 해석되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1984년 김 양식의 총 시설자금은 300만 원 정도가 소요된 반면, 마른김 가공업 경우 1억 2,000만 원의 막대한 투자비 없이는 진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Kim, 1984). 지금도 마른김 건조기 구입(2019년 기준)에는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데, 1983년보다 최소 10배 이상 비싼 평균 10~15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부담을 통한 건조기 도입 비율이 높다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최근 수출 증가 등으로 마른김 가공 규모가 대형화된 것은 사실이나, 1980년대와 같이 일정 부분의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현재 전국의 물김 생산량보다 국내 마른김 가공능력이 훨씬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독특한 김 산업 분화 구조 하에서는 가공업체들이 김 양식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체제도 아닐 뿐더러 가공 일수 조정 등을 통해 경영을 영위해 나가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Ⅲ. 연구 결과

1. 마른김 가공업 분포 현황

수산물의 가공업이 발달하기 위한 성립 조건으로는 원료 조달, 풍부한 노동력, 신기술 도입 용이성, 접근성이 필요하다. 우선 수산물은 부패가 쉽고 선도 유지가 어려운 탓에 가능한 주요 산지를 중심으로 가공업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데, 마른김 가공업 역시 이와 유사하다. [Fig. 2]는 지역별 마른김 가공업체 분포 현황을 나타낸 것으로, 전국에서 김 생산이 가장 많은 전남지역의 마른김 가공업체수는 251곳으로 전체의 80%에 육박했다.

[Fig. 2]

Distribution ratio of Laver Drying-processing Company by region.Source : Laver Drying-processing association internal data

다음으로는 충남 17.6%(56곳), 전북 2.5%(8곳), 부산 0.6%(6곳), 인천0.3(1곳) 순이었다. 물론 김 생산량이 많은 만큼 다수의 마른김 가공업체수가 분포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역별로는 가공업체의 규모별 편차가 커 가공업에도 빈익부 부익부 현상이 만연해 있다.

<Table 2>는 전남지역의 마른김 건조기대수 현황을 1983년과 2019년을 비교한 것이다. 1983년에는 전남지역에서만 전자동과 반자동 건조기 대수를 모두 합해 총 383대였으나, 2019년의 경우 271대로 약 30% 줄었지만 모든 지역의 마른김 가공 능력은 40년 전보다 월등히 향상되었다. 따라서 건조기대수 증감만의 단순 비교는 제약 조건이 많지만, 40년 전 대비 지역별 마른김 건조기수의 동향 파악은 가능하다.

Comparison of dried Laver drying in 1983 and 2019 in Jeonnam.

먼저 고흥지역은 1983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57대로 해남지역 다음으로 많았으며, 완도지역도 48대로 71.4%가 늘었다. 1980년에는 주요 김 산지였던 완도와 고흥지역 자동건조기의 시설당 경영체수는 각각 465.9호, 215.6호로 전통방식인 수작업으로 김이 양식되고 있었다. 이후 마른김 건조기 도입이 점차 증가했다.

이에 반해 2019년 해남지역은 1983년 대비 29.6% 적은 88대, 무안지역도 82.6% 적은 8대, 기타지역 역시 절반 이상 급감한 70대에 불과했다. 1980년대 당시 자동건조기 도입은 김 주산지가 변모하게 된 계기로 간주될 수 있을 만큼 김 산업에 있어 획기적이었다.

해남(20.6호), 무안(9.8호), 기타지역(79.7호)의 김 경영체가 상당히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른김 건조기가 도입될 만큼 김 경영체당 양식면적이 넓었고, 이는 결국 신규면허 확보를 통해 대량으로 물김 생산 기반을 갖추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Ock, 2011).

마른김 건조기 보급은 국내의 김 산업 특징인 분화 구조를 갖추는데 크게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김 산업 발전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2. 국내 마른김 가공능력

우리나라 마른김 가공업의 분화는 양식어가로 하여금 가공을 외부화하고 김 양식어업에 집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고 볼 수 있다(Kim, 2016). 이에 우리나라 물김 생산량과 마른김 가공능력을 비교하여 현재 상황을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Fig. 3]은 국내 마른김 건조기의 규모별 점유율을 나타낸 것이다.

[Fig. 3]

Dry Laver dryer share by size.Source : Laver Drying-processing association internal data

국내 마른김 건조기 규모는 최소 6연식에서부터 최대 14연식까지 8단계로 구분된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12연식*2열로 전체의 34.0%였으며, 다음으로 10연식(20.7%), 8연식(12.6%), 10연식*2열(11.3%) 순이었다. ‘6연식’의 경우 1일 마른김 가공능력은 2,000속인 반면, ‘14연식*2열’은 4배 이상 많은 8,500만 속으로 건조기 규모에 따라 가공 능력 편차가 매우 크다.

다음으로 국내의 마른김 건조기 가공능력을 알아보면, 2019년산 마른김 생산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약 1억 7,800만 속이었다. 그러나 국내 마른김 가공능력은 생산량보다 23.4% 많은 2억 2,000만 속 내외로 추정된다(<Table 3> 참조). 지역별 김 생산량과 마른김 가공능력을 살펴보면,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먼저 주요 김 산지인 전남지역은 김 생산량보다 15.4% 많은 2,000만 속의 가공능력을 보유했다. 해남과 고흥지역에 이어 주요 김 산지인 진도지역은 생산규모에 비해 연간 마른김 가공능력은 65.9% 적은 1,280만 속으로 생산량(3,752만 속)보다 무려 2,500만 속 적다. 또한 신안과 완도지역의 마른김 가공능력은 김 생산량 대비 각각 14.9%, 5.2% 적었다. 이에 반해 기타지역(장흥, 강진, 무안, 목포 포함)은 물김 생산량(722만 속)보다 3배 이상 많은 3,500만 속 내외였다. 이는 2017년 목포 대양산단에 대규모 마른김 가공시설을 갖춘 업체들이 진출했기 때문이다.

Annual processing capacity by region.

한편 해남지역은 우리나라 마른김 가공의 보고라 할 수 있을 만큼 가장 많은 건조기(88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마른김 가공능력은 충남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연간 4,200만 속(80.6%)을 가공할 수 있는 능력으로 물김 생산량보다 무려 약 2,000만 속 더 많다. 그러나 가공 능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왜냐하면 본고에서 적용한 가공 일수(114.9일/년)는 Park(2018) 연구결과를 그대로 적용한 수치로 만약 자본력을 겸비한 대형 가공업체라면 실제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가공 일수 확보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19년산은 역대 김 생산량 중 가장 많은 수치를 적용한 결과이나, 만약 이보다 적은 양의 김을 생산할 경우 분석한 가공능력과 물김 생산량 차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김 생산 증가 때보다 감소 시 원조(原藻) 확보를 위한 가공업체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 질 수 있으며, 특히 자본력을 갖춘 대규모 업체들을 중심으로 독과점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마른김 가공업이 경쟁적 구조를 갖게 된 큰 요인은 마른김 가공 시 고정비가 많이 소요되는 반면 변동비가 매우 적어 가공 능력을 증대시킬 수 밖에 없다. 이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중·소규모 마른김 가공업체들은 가동 일수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가공을 포기하는 등 마른김 가공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한편, 충남지역 마른김 건조기는 71대로 해남보다 적지만, 연간 가공능력은 해남보다 무려 600만 속 많은 4,800만 속이었다. 이는 동 지역 물김 생산량보다 3배 이상 많은 양을 가공할 수 있다. 전남보다 후발 주자였던 충남지역의 마른김 가공업체들은 당초 전남지역에서 일부 이주했거나, 물김 생산에서 마른김 가공으로 전환 혹은 신규로 진입한 사례들이 많다. Chungnam(2016)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조미김 가공업체(300곳)가 충남지역에 분포하고 있는데, 이는 전남지역보다 지리적 접근성이 좋고, 다량의 마른김 생산으로 조미김 가공용 원료(마른김)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충남지역은 전국 물김의 생산 규모 순위로는 5~6위에 불과하나, 마른김과 조미김의 가공능력은 타 지역보다 우위를 점유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김 산업의 분화로 얻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인천‧경기지역은 김 생산량에 비해 마른김 가공업체가 단 1곳에 불과하여 생산된 물김 대부분이 충남지역으로 유통되어 가공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마른김 가공업체는 물김 생산과는 무관하게 집중되어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김 산업의 분화 특징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부족한 가공용 물김 확보를 위해 잉여 생산 지역에서 부족한 지역으로의 물김 매수와 이동이 빈번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원산지 표시제와 수산물 이력제 등과 같은 시스템 도입에는 매우 취약한 구조이다.

일본과 같이 양식어가가 생산에서부터 가공까지 관여하는 생산 시스템과 달리 우리나라 경우 물김과 마른김 생산의 완전한 분화 체제에서는 해당 지역의 모든 물김이 마른김으로 가공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 있지 않아, 물김 생산과 동시에 타 지역으로 가공을 위해 원조(原藻)가 운반될 수밖에 없는 유통구조를 갖고 있다. 관계자 조사결과, 마른김 가공을 위해서는 토지비용을 제외한 초기 투자비가 약 30억 원(12연식*2열 기준) 내외의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 따라서 자본력이 부족할 경우 마른김 가공으로 진입자체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시설 관리를 위한 전문적 노하우와 유지보수를 위해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최근 진입한 신규업체들은 대규모 자본과 일정 규모 설비들을 갖추고 있어 일부 건조기만으로도 다수의 소형 건조기 가공능력을 충족하고도 남는다.

김 생산 시기는 겨울철(10월~5월) 약 5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이 시기에 마른김 가공업체들은 다량의 원조(原藻) 확보를 통해 마른김 가공으로 수익을 내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정 시기에 원조(原藻) 구매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물김 생산증감 여부와 관계없이 가공업체들과의 과다경쟁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산지가격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최근 생산량 증가에도 산지가격은 하락보다 오히려 어기 말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Fig. 4] 참조).

[Fig. 4]

Monthly Laver production and production price trend.Source : KMI FOC

통상적으로 어기 말에는 물김의 품질 저하 등으로 산지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 왔으나, 최근 수출 증가세로 가공업체들의 물김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다.

한편 생산량 감소로 높게 형성된 산지가격은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규모 가공업체들에게는 가공 일수 단축 등과 같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결국 마른김 가공업체들의 경영수익 악화로 이어져 구조조정까지도 초래될 수 있다.

3. 문제점

1990년대 김 산업의 분화가 본격화된 이후 동일 체제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일본 및 중국과는 달리 한국의 독특한 김 산업의 분화 구조로 이제까지 국내의 김 산업 경쟁력 제고에 매우 혁신적인 체제였다고 보여 진다. 과거 서양인들 사이에 김이 블랙페이퍼(black paper)라 불리며 기피했던 것과 달리 최근 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국에서는 블랙푸드(black food)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이 중 김이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Baek, 2015).

이처럼 세계인들이 김을 즐겨 찾는 글로벌식품으로 탈바꿈하기까지는 자동건조기 도입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김 산업 분화의 특수성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온 마른김 가공업이 없었더라면 전 세계 절반에 가까운 110개국으로의 한국산 수출은 불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저변의 확대도 더디었을 것이다.

2019년 김 수출 1위의 결과는 이제까지 농수산물 수출액 중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참치를 제치고 처음으로 정상에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또한 김 산업 규모 3조 원까지 확대되는데 마른김 가공업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 현재 물김 소비가 전무한 김 소비 특성 상 마른김으로 가공되어야만 상품으로써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공을 빼 놓고서는 김 산업의 존재를 논할 수 없다.

이처럼 마른김 가공업의 중요성이 다방면에서 입증된 만큼 앞으로 우리나라 김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마른김 가공업에 대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위생 문제이다. 과거에는 식품의 선택 기준이 단순히 영양 공급원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건강과 기능성에 관심을 두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과거보다 식품 안전성에 더 많은 관심을 두는 이유일 것이다.

마른김 역시 식품 안전성 문제와 관련성이 매우 깊다. 마른김 가공공장은 열악한 환경 등으로 미생물 오염에 매우 취약하다. 일부에서는 노후화된 시설에 대한 현대화가 진행되고 있으나,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정부 지원 역시 적다. 따라서 대부분 가공업체들은 자부담으로 추진해야 하지만, 위생설비 및 시스템 구축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며 이는 결국 경영비 가중으로 이어져 쉽지 않다. 특히 노후화된 시설은 생산 능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김 품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특히 작업장과 보관시설 및 용수시설 등에 대한 위생시설 개선이 시급하다.

둘째, 이물질 혼입이다. 물김 유통은 대부분이 선상에서 경매되며, 경매 이후에는 크레인을 통해 트럭에 실려 전국의 마른김 가공공장으로 운반된다. 채취과정에서부터 이물질을 전량 걸려 내기는 힘들다.

마른김 가공공장에서도 2~4단계에 걸쳐 이물질 선별기를 도입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쉽게 개선되고 있지 않다. Lee(2013)에 따르면 마른김 평균 이물질 혼입률은 10% 내외로 연간 10억 건 정도로 많은 편이다. 혼입된 이물질은 주로 나이론사 등과 같은 해양쓰레기도 있으나, 새우 등과 같은 바다 생물이 혼입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비자들은 새우 등과 같은 바다생물 역시 모두 해로운 이물질로 간주하고 있다. 이물질 문제는 소비자의 신뢰성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중요하다.

[Fig. 5]

Dried Laver processing plant foreground and processing facility photo.Source : Author direct photography

일본에서도 고령화 등으로 수산분야의 인력확보가 심각한데 마른김 가공업계 역시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마른김 전 공정이 전자동 시스템으로 전환되었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는 반드시 사람 손에 의해 김 한 장 한 장의 이물질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물질 검사를 물김 가공단계에서부터 마른김 완성단계까지 3단계(기계~관능검사)에 걸쳐 추진되고 있다. 특히 마지막 관능검사는 기계가 아닌 사람 손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많은 비용과 노력 및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경우 특히 이물질 제거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가능한 소비자에게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함이다.

[Fig. 6]

Japanese dried seaweed debris removal photo.Source : Author direct photography

셋째, 용수 문제이다. 김 가공 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물로 해수와 담수 모두 필요하다. 담수는 가공을 위한 전처리 과정에서 필요하며, 현재 대부분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다. 용수 수질은 양질의 김 생산과도 관련성이 크다. 따라서 마른김 가공업체들의 정화시설 여부에 따라 마른김 품질이 결정될 수 있다. 특정 시기에 김 가공이 집중되는데, 이에 맞춰 많은 용수도 필요하다. 이로 인해 지하수 부족 현상이 자주 발생하며, 부족한 용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수를 재사용하는 사례도 잦다. 현재 국내 건조기(382대) 기준으로 1일 필요 용수량은 21만 8,000~27만 2,000톤 내외이다. 마른김 건조기 중 전체의 42%를 차지하는 12연식*2열과 14연식*2열의 경우 한꺼번에 대량의 마른김을 가공할 수 있다. 이는 결국 마른김 가공 시 한 번에 많은 용수가 필요하다는 것이기도 한데, 특히 마른김 건조기 시설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상시 용수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 부족한 용수 확보를 위해 저수지 물 등을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마른김 가공에 필요한 용수는 결국 안전성과도 직결되는 문제로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에 정부에서는 2016년부터 “마른김 가공용수 정수시설”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현재 전남과 충남지역 지원업체는 138곳(전남 : 94곳, 충남 : 44곳)으로 전체 가공업체수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전국으로 확대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과 예산이 소요될 수 있다. 동 국고보조 사업은 국고·지방비(60%)가 지원되더라도 자부담(40%)이 필요하다. 그러나 동 시설은 안전한 김 생산을 위한 순수 고정비로 직접적인 경영수익 증대로 연결까지는 효과가 매우 미흡하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공업체들에게는 안전한 김 생산을 위해 신규 설비 도입과 재투자 비용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다. 최근 소비자들은 김에 대한 위생관리는 물론 안전성 문제 등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을뿐더러 한번 신뢰가 실추되면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안정적인 김 생산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정책적 지원과 고민이 필요하다.

넷째, 과다 경쟁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의 마른김 가공능력은 물김 생산량을 훨씬 상회할 정도로 규모화되어 있다. 그러나 겨울철에만 김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어 다수의 가공업체들은 5개월 남짓 기간 내 원조(原藻) 확보를 위해 무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별로 물김 생산량 대비 가공능력 편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자본력을 갖춘 대형 가공업체들에게는 가능한 많은 원조(原藻) 확보가 결국 경영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국의 물김 매입을 위해 치열한 경쟁구조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결국 경쟁력 없는 중·소형 마른김 가공업체들의 도태는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과거보다 김 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가 등으로 산지가격 하락 없이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양식어가들의 수익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그러나 마른김 가공업계는 다르다. 분화 체제에서는 양식어가들은 물김 판매단계에서 책임 소재가 종료되기 때문에 매년 높게 형성된 산지가격은 일정 부분 수익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에 따라 양식어가들은 다수확 가능한 종자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갈수록 높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불법시설 확충과 활성처리제 남용 등 양적 물김 생산에만 집중하고 있다.

한편 마른김 가공업체들은 많은 물김이 생산되는 시기에 가능한 저렴하게 물김 매수를 통해 많은 양의 마른김을 생산해 내야만 경영 유지가 가능하다. 이에 마른김 가공업체들끼리의 과다 경쟁이 잦아지고 있고, 이는 가공업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마른김 가공업체들은 단시간에 가능한 많은 양의 마른김을 생산해 내기 위해 메인 컨트롤 박스에서 1일 마른김 생산량을 높이거나 건조 속도 등을 과도하게 빨리 설정하는 등 무리수를 두고 있다. 건조 속도를 빨리 설정할 경우, 기기차체의 흔들림으로 마른김 중량 오차(10~20%)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Park, 2018). 이는 결국 균일 제품생산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품질 저하로 이어져 수요자 니즈에도 부합할 수 없게 된다. 이는 결국 마른김 가공업체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으로 귀결되어, 마른김 가공업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국내의 김 산업 2차 발전에 원동력이 되었던 물김과 마른김의 산업적 분화는 2024년 10억 불 김 수출 달성을 목전에 두고 새롭게 조명되어야 한다. 물김 생산을 능가한 현재 가공능력을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점은 마른김 가공업체들의 과다 경쟁과 경영악화로, 이는 양질의 김 생산을 통한 경쟁력 제고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합리적인 해결 방안들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Ⅳ. 결 론

본 연구는 김 생산 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국내 마른김 가공업의 실태와 문제점에 초점을 두고 살펴보았다. 국내 김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의 이면에는 물김과 마른김의 산업적 분화 구조가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점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전 세계 주요 김 생산국인 한중일 중 김 산업 분화가 추진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를 근간으로 2010년 국내 김 수출은 1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었으며, 2019년까지 한 번도 꺾이지 않은 채 수출 기록을 갱신하면서 농수산물 수출금액 중 김 수출 1위의 영광을 얻게 되었다. 이러한 수출 성적은 수산업계에도 이례적이며, 앞으로 김 수출확대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특히 물김이 제대로 된 상품으로 판매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공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함은 물론 국내 김 산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중요성은 널리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선행연구에서도 잘 나타나 있는데, 김 관련 연구 대부분은 생산과 수출, 그리고 소비에 관한 연구들로 순수 마른김 가공업에 대한 연구는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 마른김 가공업의 발달에 대해 정리해 본 후, 국내 김 산업 분화의 중요한 계기로 간주되는 국내 최초 마른김 건조기의 도입된 배경에 대해 살펴보았다. 특히 건조기 도입 전까지는 김 생산자가 가공까지 책임지는 형태의 가내수공업으로 김 생산이 이어져 왔지만, 건조기 도입 이후 물김 생산과 가공의 분화가 본격화되었다.

그러나 이제까지 분화로 인해 국내 마른김 가공업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이와 더불어 여러 가지 문제점도 낳았다. 첫째는 위생문제이다. 현재 마른김 가공업은 안전성에 매우 취약한 편이며, 위생설비를 도입할 여력도 충분치 않다. 정부 지원을 통해 시설 현대화 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전체의 20% 내외로 다수에게 혜택이 지원되고 있지는 않다.

둘째는 이물질 혼입이다. 마른김 가공공장에서 이물질 선별기 등을 도입하고 있지만, 100% 제거에는 역부족이다. 이물질 혼입률이 마른김 생산량의 10% 내외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점을 감안하면 이 문제 또한 양질의 김 생산을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따라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어장청소 등과 같은 물김 생산단계에서부터 해양쓰레기 절감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가공단계에서도 이물질 제거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는 용수이다. 김 가공 시 용수는 필수 요소로 품질제고와도 직결된다. 현재 국내 마른김 가공업체들이 김 가공을 위해 필요한 용수량은 22~27만 톤/일 내외이다. 이들 대부분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으나, 마른김 가공을 위해 일시적으로 많은 양의 지하수를 이용할 경우 고갈될 소지가 높다. 더구나 부족한 용수 확보를 위해 저수지 물로 대체하는 사례들이 있어 안전성에 매우 취약하다. 이를 해결하고자 전남과 충남지역에서는 “마른김 가공용수 정수시설”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2020년 현재 지원업체 수는 138곳으로 전체의 1/3수준에 불과하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마른김 가공 시 상수도 물 사용을 전면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 현재 고비용으로 당장 도입이 어려울 수 있지만, 산업용의 경우 지자체별로 다른데 기본요금이 톤당 700원부터 책정된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김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마른김 가공업의 용수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숙원과제이다. 따라서 안전한 김 생산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넷째는 과다 경쟁이다. 앞에서도 살펴보았던 것과 같이 마른김 가공능력에 비해 물김 생산량이 현저히 적은 상황 속에서 가공업체들의 원조(原藻) 확보를 위해 경쟁이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가능한 많은 물김 생산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양식어가들 사이에서 마른김 가공업체들은 가능한 저렴하게 많은 원조(原藻) 확보가 중요하다. 마른김 생산 증감 여부는 곧 경영수익과 직결되는 문제로 가공업체들에게 과다경쟁은 피할 수 없다. 더구나 자본력과 대규모 시설을 갖춘 마른김 가공업체의 경우 가격 교섭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며, 반면 경쟁력이 없는 중소형 규모의 가공업체들은 가공 일수 단축 등으로 경영난 해소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 그러나 마른김 가공업계가 자본에 의존한 규모화만 추구해 나간다면 결국 경쟁력 없는 다수의 중‧소형 마른김 가공업체들의 도산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생산되는 김은 단순 가공능력 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김이라는 상품 가치가 제대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타이밍 내에서 물김 수집과 분산 그리고 가공을 통해 상품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마른김 가공업체 간의 과당 경쟁 체제는 앞으로 우리나라 김 산업의 미래를 담보하는데 한계가 있다. 더구나 이들은 (사)한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제도권 제지도 받지 않을뿐더러 최근 일본의 대규모 자본이 마른김 가공업계에 진입한 사례도 있어 향후 국내 마른김 가공업은 더 치열한 경쟁 구조에 놓이게 되었다.

중소형 마른김 가공업체의 대부분은 김 업계 1‧2세대들로 다년간 축적된 가공 노하우와 전문성을 두루 겸비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특정 시기 집중적으로 생산된 김을 효율적으로 처리‧가공함으로써 국내 김 산업 발전에 상당수 일조해 온 역군들이다. 따라서 이들의 도산은 국내 김 산업의 귀중한 자산을 잃는 동시에 김 산업 구조조정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김 산업계에서도 이들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공생해 나갈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먼저 양식어가와 가공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공동협력 체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먼저 마른김 가공업체는 가공 일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양식어가와의 타협 없이는 성립할 수 없기 때문에 서로 합리적인 협력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연간 마른김 가동 중단 일수는 설날 전후로 연간 4일 뿐이며, 김 생산 어기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가동되고 있다. 분화된 국내 김 산업은 다시 과거로 회귀할 수 없지만, 앞으로 마른김 가공업의 구조재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김 산업은 중국 및 일본과 달리 저렴하고 안정적인 양산체제의 장점을 지녀 해외시장에서 많은 수요를 창출할 수 있었다. 이는 한중일 김 수출 단가에서도 쉽게 알 수 있는데, 한국산(2017년 기준)은 kg당 24.3달러로 일본(37.9$/kg)과 중국(29.4$/kg)보다 낮다(Baek, 2018). 따라서 수출시장에서 지금보다 높은 가격대에 한국산 김이 경쟁력을 갖춰 나기기 위해서는 양질의 김 생산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첫 걸음은 현장에서부터 상호 협의 하에서 상생 방안이 모색될 때 가능할 것이다. 전 세계 절반인 110개국의 김 수출대상국 수성(守成)은 우리나라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동시에 2024년 10억 불 김 수출 목표를 달성시키기 위해서라도 지금과 같은 양적 생산만으로 김 산업에 승부수를 걸어서는 안 된다. 결국 물김은 반드시 가공단계를 거쳐야만 판매될 수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경쟁관계가 아닌 마른김 가공도 김 생산 범주에서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김 품질향상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한 발작씩 양보하는 자세와 지혜가 요구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사)한국마른김생산자연합회 내부자료 제공에 의해 연구되었음.

이 논문이 나오기까지 아낌없는 자문을 해 주신 김자오 회장님 그리고 대신수산영어조합법인 최봉학 대표님, 전남대학교 경상학부 김연수 교수님께 사의를 표합니다.

References

  • Baek EY and Lee YH(2018). A Study on the Analysis of Laver Export Competitiveness in Korea, China and Japan, The Journal of Korean Island,30(3),139~159. [https://doi.org/10.26840/JKI.30.3.139]
  • Baek EY(2015). Export status and expansion plan of domestic Laver, KMI Quarterly Fisheries Outlook Review, 02(03), 7~20.
  • Chungnam(2016). 3Agricultural Innovation University Laver industry development process, 2016. 7, 69~70.
  • Jung KJ(2011). Sanitary Laver processing method, 2011 Korea Laver Research Association Presentation, 2011. 10, 1~30.
  • Kim BH and Han GS(2006). Study on the establishment of a Large-Scale management system for laver farming grounds, Ministry of Oceans and Fisheries, 5~17.
  • Kim BH, Lim DH and Yi JH(2016). Economical Meaning and Problem concerning Industrial Differentiation of Laver Industry, The Journal of Fisheries Business Administration, 47(1), 47~61. [https://doi.org/10.12939/FBA.2016.47.1.047]
  • Kim SH(1993). A study on the location and landscape of the seaweed processing industry, The Korean Association of Professional Geographers, 29, 36~62.
  • Kim YS(1984). The Conditions of the Entrepreneurial Laver Culture, The Journal of Fisheries Business Administration, 15(1), 96~113.
  • KMI FOC. Seaweed Fisheries Outlook, Each month. https://www.foc.re.kr/web/obstats/stats.do?rbsIdx=82, .
  • Laver Drying-processing association internal data.
  • Lee SM(2013). Laver consumption trend and Laver industrial competitiveness strengthening plan, 2013 Korea Laver Research Association Presentation, 2013. 12, 121~130.
  • Local government data.
  • Ock YS(2011). The Research on the Development Steps and Facing Problems of Korean and Japanese Laver Industry, The Journal of Fisheries Business Administration, 42(2), 113~130.
  • Park HJ, Kim JU and Jang YS(2018). A Study on the Management Efficiency of Laver Drying-processing Company, The Journal of Fisheries Business Administration, 49(1), 37~50. [https://doi.org/10.12939/FBA.2018.49.1.037]

[Fig. 1]

[Fig. 1]
Korea’s Laver industry Structure.Source : KMI FOC

[Fig. 2]

[Fig. 2]
Distribution ratio of Laver Drying-processing Company by region.Source : Laver Drying-processing association internal data

[Fig. 3]

[Fig. 3]
Dry Laver dryer share by size.Source : Laver Drying-processing association internal data

[Fig. 4]

[Fig. 4]
Monthly Laver production and production price trend.Source : KMI FOC

[Fig. 5]

[Fig. 5]
Dried Laver processing plant foreground and processing facility photo.Source : Author direct photography

[Fig. 6]

[Fig. 6]
Japanese dried seaweed debris removal photo.Source : Author direct photography

<Table 1>

Comparison of dried Laver drying in 1983 and 2019.

Classification 1983 2019
Source : Kim(1984), In 2019, The internal data of each municipality
Total(A) Number of machines 383 382
Govement subsidy Number of machines, 63 86
Own funds(B) Number of machines, 320 296
Rate of own-funded machine(%)(B/A*100) 83.6% 77.5%

<Table 2>

Comparison of dried Laver drying in 1983 and 2019 in Jeonnam.

Classification Total Goheung Wando Haenam Muan The rest
Source : Kim(1984), In 2019, Laver Drying-processing association internal data
1983 Number of machine 383 27 28 125 46 157
2019 Number of machine 271 57 48 88 8 70
Rate of increase (B/A*100, %) -29.2 111.1 71.4 -29.6 -82.6 -55.4

<Table 3>

Annual processing capacity by region.

Classification laver production
(A)
processing capacity
(B)
ratio
(B/A*100)
Source : KMI FOC, Laver Drying-processing association internal data
Total
(ten thousand bundle)
17,746 21,907 23.4
Jeonnam subtotal 13,887 16,029 15.4
Sinan 1,206 1,026 -14.9
Jindo 3,752 1,280 -65.9
Haenam 2,324 4,197 80.6
Wando 2,827 2,679 -5.2
Kohung 3,055 3,387 10.9
The rest 722 3,458 379.1
Jeonbuk 1,033 724 -29.9
Chungnam 1,399 4,784 242.0
Busan 677 290 -57.2
Incheon‧Kyngki 749 80 -89.3